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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607화 (608/1,419)

〈 607화 〉 608. 기선제압을 하다.

"그럼 지금 당장 서신을 띄워야 겠구려!"

당진설의 말을 들은 이재원은 화색을 띈 채 말을 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희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철천지 원수인 장선우을 죽일 수 있다는 희망이 말이다.

"아니요. 서신을 띄우지 않을거예요."

이재원의 말을 들은 당진설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을 이었다.

"어째서 말이요!?"

그녀의 말을 들은 이재원은 이해할 수없다는듯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협력을 제안한 당사자가 서신을 띄우지 않겠다니?

"서신으로 오갈 내용이 아닙니다. 맹주."

당진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현재 맹주의 행보는 온 무림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혹여 섣불리 서신을 보냈다간 중간에 검열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대체 누가 본 맹주의 서신을 검열한다는 말이오!"

이재원은 화가난듯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비록 장선우에 의해 팔이 잘리고 그에게 천하제일인의 칭호를 내어주긴 했지만 자신은 여전히 현경이라는 지고한 경지에 도달해있는 절대고수이다.

그런데 대체 누가 자신의 서신을 검열한다는 말인가

"검열할 만한 이들은 많습니다. 맹주를 끌어내리려는 세력일 수도 있고 정보단체일 수도 있으며 마교의 앞잡이일 수도 있지요."

당진설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현재 이재원은 온 무림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마교에 처들어가겠다고 공포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심해야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파악하려는 단체는 얼마든지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독왕에게는 어떻게 협력을 구한다는 말이오?"

당진설의 말을 들은 이재원은 궁금하다는듯 그녀에게 물었다.

어떤 식으로 협력의사를 전달해야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사안이 사안인 만큼 직접 오라버니께 찾아가는 편이 나을 거예요."

"독왕에게 직접?"

이재원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당진설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그 편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할테니까요."

당진설은 고개를 살짝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대 말이 옳소. 내 생각이 짧았구려."

이재원은 그녀의 말에 동의하였다.

중원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장선우를 죽이는 일이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야했다.

"최대한 빨리 당가로 가는 일정을 짜야겠소."

이재원은 의욕이 서려있는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맹주. 오라버니가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는 않는답니다."

그 말을 들은 당진설은 고혹적인 미소를 흘려말을 이었다.

"최대한 빨리 복수를 이룩하고 싶을 뿐이오.."

이재원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서두르면 될 일도 안되는 법이랍니다. 맹주."

당진설은 요사스러운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일단 오라버니와 협력하기 전 준비부터 끝마쳐야해요."

"무슨 준비를 말이오?"

"그의 팔다리를 전부 잘라버릴 준비를 말입니다."

당진설은 뱀처럼 표독스러운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팔 다리를 전부 잘라버린다니?"

이재원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이번에도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말 좀 쉽게해 요년아.'

이재원은 짜증을 내었다.

쉬운 말 놔두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지껄이는 건 당진설 때문이었다.

"당가로 떠나기 전 그를 고립 시킬 생각입니다. 그를 죽인다해도 아무도 옹호하지 않도록 말이에요."

당진설은 뱀같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호오."

그녀의 말을 들은 이재원은 감탄성을 내뱉었다.

그녀의 계략에 감탄이 절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독왕과 연계하여 장선우를 죽일 생각만 했던 이재원이었다.

뒷일 따위는 전혀 생각지 않은 것이다.

그를 죽였을 때의 상황이라거나 세인들의 반응을 말이다.

그런데 당진설은 그를 죽인 훗날까지 대비하고 있었다.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역시 치밀한 년이랑 작업을 하니까 편하네.'

이재원은 생각하였다.

당진설이 자신의 편에 선 것이 행운이라고 말이다.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던 복수를 확실히 정립하고 구체화시켜주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없었다면 자신은 그저 복수를 꿈꾸며 허송세월만 보냈을 것이다.

'요즘따라 예뻐보이네.'

이재원은 흘깃 흘깃 당진설을 훑어보았다.

하는 짓이 예뻐서 그런지 요즘 따라 미모도 물이 오른듯하였다.

와락

하지만 이내 이재원은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시야에 그녀의 거대한 가슴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에이, 섰던 좆도 뒈져버리네.'

그리고는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려버렸다.

그녀의 흉물스러운 젖탱이를 더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저히 무리였다.

저딴 몸을 보고 꼴리는 것은 말이다.

술에 취하지 않는 이상

저 젖탱이를 보고 좆을 세우는 것은 평생토록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 그냥 비즈니스만 하자. 비즈니스만...얘도 뭐 섹스를 바라는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그렇게 이재원이 깊은 상념에 빠져있던 때였다.

"맹주, 제 이야기 듣고 계신가요?"

이재원의 귓가로 그의 상념을 깨는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아, 미안하오. 내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느라."

이재원은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사과를 하였다.

물론 미안함따윈 전혀 없었지만 완벽한 비즈니스를 위해선 이정도 위선은 감수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습니다, 그럼 다시금 말씀해드리겠습니다."

이재원의 사과에 당진설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맹주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녀는 올곧은 눈빛으로 이재원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내 협조가 말이오?"

이재원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당진설에게 되물었다.

별안간 협조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수뇌부들을 소집해주세요."

"수뇌부들을 말이오?"

"네에, 소문이란 본디 위에서 아래로 확산되는게 일반적인 법이지요."

이재원의 물음에 당진설은 고혹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들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흘릴 심산이오?"

"맞아요. 그 편이 가장 자연스러울테니까요."

당진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꼭 그래야만 하오?"

이재원은 내키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수뇌부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정마대전에 찬동을 하긴 하였으나 허삼관처럼 자신에게 반감을 가진 이들이 수두룩한 곳이 바로 수뇌부들이었다.

그들 앞에서 도저리 치욕스러운 상황을 떠벌리고 싶지 않았다.

사과를 하러갔다가 되려 퇴짜를 맞았다는 말을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가오상한다고 시발.'

명예를 누구보다 중시하는 이재원이었다.

까마득히 어린 후배에게 팔이 잘린 것도 모자라 치욕스러운 일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도저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것이다.

"꼭 그렇게해만해요."

그런 이재원의 내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당진설은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납득이 안되는구려......수뇌부들에게 그런 사실을 알린다면 내 명예는 물론 맹주로서의 신뢰도마저 바닥으로 떨궈지게 될 것이오. 그런데 어찌 그런 사실을 알리라고 종용하는 것이오?"

이재원은 이해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니요, 그 반대가 될거예요."

"반대?"

"이번 일을 수뇌부에게 알린다면 맹주께서는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거예요."

그녀는 확신에 찬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게...정말이오!?"

"물론이죠. 저는 한 입으로 두마디를 하는 그런 여자가 아니랍니다."

당진설은 고혹적인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대체 어떻게...?"

이재원은 기대감이 가득 담겨있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리고 그 눈빛을 마주한 당진설은 요사스러운 눈빛을 반짝였다.

******

"이거 너무 제멋대로 아니오? 별안간 이렇게 소집을 하다니!?"

계방당주 차도진이 불만스러운듯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러게 말이오. 아무리 맹주라지만 우리를 너무 하수인 대하듯 하지 않소?"

옆에 있던 패월당주 유덕비 또한 그의 말에 동조하였다.

소집이라는 것은 본디 날짜를 하루 전에 알려주는 것이 예의였다.

당일에 곧바로 소집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기본 예의조차 없는 맹주의 행태에 말이다.

"이참에 한 번 호되게 질책을 해야겠습니다. 무슨 종놈을 부리는 것도 아니고 원."

소룡당주 기면식은 심각한 표정을 지은채 말을 이었다.

다른 당주들과 마찬가지로 갑자기 소집된 것에 대한 불만이 치솟은듯하였다.

"어허, 맹주가 무슨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겠소? 어찌 그리 무작정 비난만 한다는 말이오?"

그때 친맹파인 활빈당주 이대곤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몇 몇 반맹파의 당주들이 맹주를 비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맞소, 어찌 맹주를 이리도 비난한다는 말이오!"

"괜한 분란조장하지 말고 가만히 있는게 어떻겠소?"

그러자 친맹파의 당주들이 이대곤의 말에 동조를 하기 시작하였다.

"아니 그럼 예정도 없는 소집이 괜찮다는 말이오?"

계방당주 차도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대곤을 노려보며 언성을 높였다

"이유가 있어서 소집한 것이 아니겠소? 어찌 그대는 맹주를 이리도 못믿는다는 말이오?"

"믿을만 해야 믿지 않겠소?"

계방당주는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뭐라!"

그 말을 들은 이대곤은 발끈하며 언성을 높였다.

존경스러운 맹주가 믿을만 하지 않다니?

어찌 저리도 무도한 말을 지껄인다는 말인가

"까놓고 말해서 맹주가 한게 뭐가 있소?"

계방당주는 신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지난 이십여년간 회의때 마다 무게만 잡고 고개만 끄덕이지 않았소?"

"그건 맹주 나름 공감을 하고 맞장구를 쳐준 것에 불과하오!"

"퍽이나 그랬겠구려."

차도진은 한껏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는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노오오오옴!"

그리고 그 미소는 이대곤을 머리끝까지 화나게 만들었다.

친맹이라는 파벌을 떠나 맹주를 흠모하고 존경하고 있는 이대곤이었다.

그런 이재원에게 저런 신랄한 비난은 마치 가문을 모욕당한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하였다.

"한 번만 더 맹주를 무시한다면 칼을 뽑아야할 것이다!"

활빈당주 이대곤은 살기가 가득한 시선으로 차도진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벌떡

"뽑으라면 못 뽑을 줄 아시오?"

이대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계방당주 차도진은 냉큼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르릉

그리고 옆구리에 차고 있던 검을 슬며시 뽑아들었다.

벌떡

"관을 봐야 정신 차릴 놈이구나!"

이대곤 또한 지지않겠다는듯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대로 검집을 부여잡았다.

당장에라도 발출한 기세가 역력하였다.

"왜들 그러시오....진정하시오."

"아니 어찌 회의장에서 칼을 뽑는다는 말입니까. 어서 검을 거두시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다른 당주들이 그들을 뜯어말리기 시작하였다.

혹여 칼부림이 나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놓으시오! 내 오늘 존경스러운 맹주를 모욕한 저치에게 검이란 무엇인지 직접 가르쳐줄 심산이니!"

이대곤은 말리려는 당주들의 손을 뿌리친 채 말을 내뱉었다.

쉽사리 물러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혓바닥 안아프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계방당주 차도진은 비웃는듯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내 혓바닥은 멀쩡하니 걱정말고 그대의 목이나 간수하시구려! 내 목을 벨지도 모르니!"

"희안하군, 그렇게 빨아대는데 어찌 혓바닥이 멀쩡하다는 말이오?"

계방당주 차도진은 그를 조롱하며 말을 이었다.

촤앙

"이이이익!"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이대곤은 참지 못하고 검을 빼어들었다.

그대로 그를 베어버릴 심산이었다.

촤앙

그러자 차도진 또한 지지않겠다는듯 검을 억지로 뽑아버렸다.

말리려는 수뇌부들을 뿌리치면서 말이다.

이내 회의실 안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바뀌어버렸다.

누가 다칠지 모르는 심각한 상황으로 말이다.

벌컥

"지금 뭐하는 짓이오!"

그때 갑자기 회의실 문이 열리더니 천무맹주, 이재원이 튀어나와 호통을 내질렀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회의실 내부가 쉴새없이 진동하기 시작하였다.

호통에 상당한 내력이 담겨있는듯하였다.

"으으으으윽!"

"으으으으윽!"

그러자 회의실 안에 있던 이들이 하나같이 신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감당치 못할 어마어마한 기운들이 온몸을 휘감은 까닭이었다.

"내 분명 말하지 않았소? 한 번만 더 회의실에서 칼을 뽑아들면 본 맹주가 직접 처벌을 하겠다고!"

이재원은 화가난듯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는 검을 들고 있는 두 당주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누가봐도 화가 잔뜩 나있는 모습이었다.

"이제 자비는 없소!"

이재원은 허공에 대고 주먹을 연타로 내질렀다.

부우우웅

그러자 두 개의 권풍拳風이 검을 들고 있는 두 당주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미처 반응조차 못할 정도로 빠르게 말이다.

그리고 곧이어 두 개의 타격음이 퍼졌고 두 당주는 그대로 날아가버렸다.

콰콰쾅

이내 두 당주는 뒤편에 있는 벽에 처박혀버렸다.

무척이나 꼴사납게 말이다.

그리고 수뇌부들은 경악 어린 표정을 지은 채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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