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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599화 (600/1,419)

〈 599화 〉 600. 천무맹에서 날아온 서신.

타는듯한 붉은 머릿결과 붉은 눈썹이 인상적인 절세미녀

능소화는 한없이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시야에 자신 못지 않은 아름다운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귀여움이 잔뜩 묻어나오는 커다란 눈망울

귀여움과 상반되는 오똑한 콧날

장난기 어려있는 입매를 갖춘 절세미녀, 요랑이 말이다.

눈이 번쩍 뜨일만큼 아름다운 두 여인은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았다.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를 노려보듯이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화르르륵

갑자기 거대한 불길이 연무장을 가득히 치솟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요랑을 그대로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화아아아악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요랑은 뒤편으로 그대로 튀어올랐다.

콰아아아아

이내 그녀가 있던 자리에 어마어마한 화염이 덮쳐들었다.

그리고 화염을 여유롭게 피한 요랑은 각력에 집중을 하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웅

그러자 가슴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내단에서 어마어마한 요력이 순환을 하더니 이내 그녀의 다리에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쭈욱

그리고 그녀는 몸을 활처럼 젖혔다.

콰쾅

그다음 땅을 박참과 동시에 몸을 튕겨 앞으로 그대로 뻗어나갔다.

쇄애애애애액

그러자 그녀의 신형은 바람을 꿰뚫는 소리를 내며 그대로 앞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하였다.

마치 빛살처럼 빠른 속도로 말이다.

"아니?!"

그 모습을 본 능소화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요랑의 가속법이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건 궁신탄영이었다.

선우가 애용하던 가속법말이다.

부웅

이내 빛살처럼 다가온 요랑은 능소화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대로 죽통을 갈겨버릴 심산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요랑의 계획은 속수무책이 되고 말았다.

화르르르륵

갑자기 능소화의 온몸이 불길에 휘감겼기 때문이다.

마치 호신강기를 두른 것처럼 말이다.

치이익

"아아아악!"

이내 불길의 범위 안에 들어온 요랑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생살이 타는듯한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요랑은 주먹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더 접근했다간 주먹이 완전히 타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요랑은 빠르게 발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능소화를 그대로 차버렸다.

주르르르륵

그러자 능소화의 신형이 사정없이 밀리기 시작하였다.

"으아아아악!"

그와 동시에 요랑의 비명성이 울렸다.

그녀를 차버리면서 신발이 녹아버린 것은 물론 발바닥에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아파! 아파! 아프다구!"

데굴 데굴 데굴 데굴

요랑은 이내 발바닥을 부여잡고 땅바닥을 구르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영물이라지만 생살이 태워지는 고통을 참는게 영 어려운 까닭이었다.

"괜찮은가?"

그 모습을 지켜보던 능소화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다가갔다.

아무래도 화력을 너무 올려버린듯 하였기 때문이다.

"몰라! 이 바보야! 이렇게 화력을 높이면 어떡해!"

요랑은 소리를 내지르며 그녀를 탓하기 시작하였다.

"그대가 먼저 뜨뜻미지근하다고 도발하지 않았던가!"

바보라는 말을 들은 능소화는 발끈하며 언성을 높였다.

그녀는 억울하였다.

먼저 불길이 약하다고 도발했던 이는 요랑이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바보라 비난을 가한다는 말인가

"당연히 허세지! 눈치가 있으면 눈치 채야할 것 아니야!"

"그걸 본녀가 어찌 안다는 말인가! 아프면 아프다 제대로 말해야할 것 아닌가!"

"몰라 몰라! 아파! 아파다구!"

"그대는 재생 능력이 있지 않은가? 재생하도록 하라!"

"네 불꽃은 재생이 잘 안된단 말이야!"

요랑은 울상이 된 얼굴로 능소화를 바라보며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 다시금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하였다.

온몸에 흙먼지 투성이가 될 때까지 말이다.

본래라면 이정도 화상정도에 눈물을 보일 그녀가 아니였다.

하지만 능소화가 쏘아보낸 불꽃으로 입은 화상은 그 경우가 달랐다.

기존의 화상보다 고통이 극심하였으며 재생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후유증이 심하게 남는 것이다.

그러니 눈물을 글성일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진정하거라. 본녀가 의당으로 가 약을 받아오도록하겠다."

그 모습에 심각함을 느낀 능소화는 낯빛을 굳히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불꽃에 마음이 담긴듯 하였다.

요랑이 재생조차 하기 힘들어하는 걸보니 말이다.

"가지마아아!"

그 말을 들은 요랑은 데굴거리는 걸 멈추더니 이내 언성을 높였다.

"약을 발라야할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본 능소화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혼자 있기 싫어! 옆에서 위로해줘!"

요랑은 떼를 쓰기 시작하였다.

아플 때 가장 서러운 것은 곁에 누군가 없을 때였다.

그 사실을 잘알고 있는 요랑이었기에 그녀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후우...알았다."

그 말을 들은 능소화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털썩

그리고 천천히 요랑의 곁에 다가가더니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흙먼지가 가득 묻어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탁 탁

"이리 오도록 하거라."

능소화는 무릎을 두어번 치며 말을 이었다.

데굴 데굴 데굴

그녀의 말을 등은 요랑은 데굴데굴 구르더니 이내 능소화의 무릎에 안착하였다.

"머리 쓰다듬어줘."

그리고는 그녀에게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알겠느니라."

쓰담 쓰담

그 말을 들은 능소화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하였다.

무척이나 익숙하다는듯이 말이다

쓰담 쓰담

그리고 요랑은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며 재생에 온 정신을 집중 하기 시작하였다.

파스스스

그러자 화상으로 상처입은 그녀의 발바닥이 천천히 회복되기 시작하였다.

빨갛게 달아올라있던 피부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발바닥 전체에 가득했던 물집이 하나둘 터지며 진물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 다시금 새살이 돋아나기 시작하였다.

온전하게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 됐어."

이내 요랑은 머리를 쓰다듬고 있던 능소화를 올려다보며 말하였다.

"전부 재생한 것인가?"

능소화는 궁금하다는듯 물었다.

"응, 이제 안아파."

요랑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다행이다. 걱정했느니라."

능소화는 그제서야 안심이 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혹여 그녀의 화상이 재생되지 않아 흉이질까 걱정을 하였기 때문이다.

"걱정은 불을 내뿜기 전에 하지 그랬어?"

"말하지 않았는가? 그대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줄 알았다고!"

"그래도 조심했어야지!"

요랑은 그녀를 타박하기 시작하였다.

아픔이 사라지니 그녀에 대한 얄미운 감정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러게 되도 않는 도발을 왜 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안하면 상대해주지 않잖아!"

"그렇지 않다. 정중히 부탁했어도 본녀는 성심성의껏 그대와 겨뤄주었을 것이다."

"거짓말! 요즘따라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피하잖아!"

요랑은 불만섞인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녀는 불만이었다.

요선妖仙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선

수많은 깨달음이 필요하였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얻기 위해선 정신적인 수양은 물론 강대한 존재와의 전투를 통한 수양 또한 필요하였다.

그렇기에 요랑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있는 옥령과 강하윤 그리고 능소화에게 비무를 요청하였다.

더욱더 높은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따라 그녀들이 비무를 피하기 시작하였다.

바쁘다는둥

할 일이 많다는 둥

약속이 있었다는 둥 말이다.

그게 너무나 불만이었다.

어찌 영물을 이리도 괄시한다는 말인가

"그건..."

요랑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찔리는지 말을 더듬었다.

사실 그녀는 요랑과의 비무에 살짝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녀의와 비무를 즐겼었다.

자신보다 화경 상경이상의 강함을 가지고 있는 요랑의 가공할만한 힘이 수련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비무가 삼일이 되고 일주야가 되고 삼주야되고 한달이 되니 슬며시 거부감이 들기 시작하였다.

영물인 그녀의 체력이 거의 무한에 가까운 까닭이었다.

내력으로 싸우는 자신과는 달리 타고난 육체적인 능력만으로 싸우는 그녀는 체력만 보충되면 언제든 싸울 수 있었다.

그게 능소화에게 부담이 되었다.

그녀와 달리 내력은 물론 체력까지 소모되는 자신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비무는 이중고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와 비무를 하면 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항상 전력으로 불을 뿜어내기에 옷이 멀쩡한 적이 없었으며 여기저기 끈적한 거미줄이 묻어 항상 몸을 씻어야하는 고충이 생긴 것이다.

그리하여 슬며시 그녀의 비무 요청을 거부하기 시작하였고 나중가서는 그녀를 피해 도망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그 행동이 아무래도 요랑의 신경에 거슬린듯 싶었다.

"나빠!"

그녀가 말끝을 흐리자 요랑은 토라진듯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렸다.

그녀가 자신의 말에 인정한듯 싶었기 때문이다.

'........귀여워.'

그 모습을 보던 능소화의 입가에 푸근한 미소가 지어졌다.

요랑의 독보적인 귀여움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귀여웠다.

품에 안고 놔주고 싶지 않을 만큼 말이다.

'정말 반칙같은 아이야.'

그녀는 감탄을 하였다.

저렇게 예쁜 주제에 귀엽기까지한 요랑의 이기적인 매력에 말이다.

"웃어? 내 말이 우스워? 죽을래?"

한 편 능소화의 푸근한 미소를 마주한 요랑은 조막만한 주먹을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자신을 비웃고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요랑. 내 사과하겠느니라."

그 말을 들은 능소화는 화들짝 정신 차리더니 이내 사과를 하였다.

토라진 그녀를 보고 웃는 것은 아무래도 예의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흥, 됐네요! 나 갈거야!"

벌떡

이내 요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삐져도 단단히 삐진듯 싶었다.

"화 풀거라. 요랑 본녀가 맛난 당과를 주겠느니라."

능소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요랑을 달래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당과를 미끼로 말이다.

"됐거든? 나도 방에 가면 산더미처럼 쌓여있거든?"

가주 대리인 당서윤을 제외한다면 당가 내에서 가장 많은 월봉을 받고 있는 요랑이었다.

그런 그녀가 당과같은 것에 넘어갈 리 만무하였다.

이미 넘칠 정도로 많은 당과들을 구비해둔 것은 물론 당과 및 각종 먹거리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개인 숙수까지 고용하였기 때문이다.

"우우우.."

그 말을 들은 능소화는 울상이 되었다.

아무래도 그녀의 마음을 푸는데 시간이 걸릴 듯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여인이 이런저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그때였다.

타타타탁 타타타탁

어디선가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경화군주님! 요랑님!"

뒤이어 다급한 목소리마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한창 말다툼을 하고 있던 능소화와 요랑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다급히 뛰어오고 있는 금적화의 모습이 그녀들의 시야에 비치기 시작하였다.

"적화네?"

"금 부인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본 두 여인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녀가 연무장에 나타난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비무를 펼치기 전 신신당부를 했었다.

자신들이 싸우는 동안 연무장에 함부로 오지말라고 말이다.

자칫 잘못하면 싸움에 휘말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능소화는 현경에 다다른 반선이었고 요랑은 현경에 가까운 영물이었다.

둘의 싸움에 휘말린다면 모르긴 몰라도 가벼운 부상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 자명하였다.

그렇기에 비무하기 앞서 경고를 했었다.

옥령과 강하윤을 제외하면 함부로 접근하지 말라고 말이다.

그런데 어찌 금적화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말인가

의아함이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금적화는 얼마나 빨리 달려온 것인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무슨 일이야?"

요랑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대체 무슨 일로 자신을 찾아온 것인지 말이다.

"하아...하아..가주 대리의 호출이 있었어요."

그녀는 거친 호흡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서윤이가?"

그녀의 말을 들은 요랑은 의아한듯 되물었다.

"네에......당장....회의실로 모여달라는 전언이 있었어요."

"왜 부른대?"

"오전에 천무맹에서 서신 한 통이 왔는데 그것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서신?"

요랑은 궁금하다는듯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별안간 날아든 서신의 정체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설마 선우한테서 온건가?!"

이내 요랑은 눈빛을 반짝이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천무맹으로 떠난 선우로 부터 서신이 온게 아닐까라는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그건 아닌듯 싶어요."

그 말을 들은 금적화는 고개를 살짝 좌우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서신에는 천무맹주의 직인이 찍혀져있었다.

그런 것을 선우가 보낼리 만무한 것이다.

이재원의 팔을 잘라버린 선우가 말이다.

"..........에이."

그 말을 들은 요랑은 노골적으로 실망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원하던 소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당진설 그 개같은 년이 돈 달라고 보낸 서신 아니야?"

요랑은 인상을 찌푸린 채 말을 이었다.

요근래 당진설로부터 돈을 부치라는 서신을 몇 번이고 받은 그녀였다.

그렇기에 대번 짜증부터 났다.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맹주 직인이 찍혀있었거든요."

"맹주 직인이?"

그녀의 말을 들은 요랑은 의아한듯 되물었다.

맹주 직인이라니?

그렇다면 서신을 쓴 이가 천무맹주라는 소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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