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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576화 (577/1,419)

〈 576화 〉 577. 망신을 당하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이재원은 12갑자에 다다르는 거대한 내력을 일시에 분출하였다.

그러자 연무장 전체가 태허일기공의 기운으로 뒤덮이게 되었다.

저릿

연무장 전체를 감싸는 태허일기공의 기운에 선우는 온몸이 저릿해지는 감각을 느꼈다.

넓게 퍼져있던 태허일기공의 기운들이 일시에 그를 압박하였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내력이다.'

선우는 살며시 감탄을 하였다.

내력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각종 영약들을 종류별로 다처먹는 기연을 얻은 놈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막상 그의 내력을 직접 겪어보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공령지체를 이룩한 것도 아닐진대

어찌 연무장 전체를 일시에 감쌀 정도의 내력을 운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

괴물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모습이리라

'주인공은 주인공이라 이건가?'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었다.

건곤대나이로 한방 먹였다고는 하지만 방심을 하면 안될 것 같았다.

찌질하고 추악하지만 그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였으니 말이다.

우우우우우웅

선우는 내력을 살짝 방출하였다.

그러자 그를 압박하고 있던 태허일기공의 기운들이 일시에 해소가 되었다.

차르르륵

그리고 내력을 용미연검에 단번에 주입하였다.

그러자 이내 낭창하게 흐트려져있던 용미연검이 꼿꼿하게 세워지기 시작하였다.

이내 두 사람은 검을 겨눈 채 서로를 노려보며 대치를 이어갔다.

그렇게 얼마나 대치를 하였을까

이내 이재원이 땅을 박차더니 선우를 향해 그대로 날아들었다.

쇄애애애액

그의 검이 선우의 가슴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재빨리 횡으로 검을 휘둘러 그의 검을 들어올렸다.

콰쾅

이내 두 사람의 검이 맞부딪혔고 굉음이 터져 나왔다.

내력과 내력이 충돌하며 폭음이 터져나온 것이다.

'하아, 새끼 이걸 막네?'

이재원은 자신의 검을 막아낸 선우를 바라보며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웬만한 범인이라면 눈으로 쫓을 수조차 없는 검속이었다.

그런데 그런 검을 여유롭게 막아낸 것이다.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가오 상하게!'

이재원은 그대로 선우의 검을 튕겼다.

그리고 다시금 검을 휘두르며 선우를 압박하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그런 이재원의 검격을 어렵지 않게 받아내기 시작하였다.

상하좌우

기본은 사방四方이었다.

사방을 기준으로 압박해오는 검격을 튕겨낸다면 어렵지 않게 받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상해.'

선우는 의아함을 느꼈다.

그의 검로가 너무나 쉽게 읽혔기 때문이다.

어디로 날아들지

어떤 힘으로 압박할지

눈에 뻔히 보였다.

어렵지 않게 방비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이상하였다.

그는 분명 천하제일인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절대고수였다.

또한 고금제일마라고 자칭하던 음양마조차 끝장내지 못한 괴물이었다.

그런 그가 예상보다 가깝게 느껴졌다.

그가 약한 건 아니었다.

그가 내지르는 검에는 거대한 거력이 담겨있었고 쾌속하였으며 화려한 변초는 꽤나 위협적이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절대자의 위치에 올라선 강자라고 하기엔 압도적이지 않았다.

검마에게 느껴졌던 두려움이

스승이었던 음양마에게 느껴졌던 경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기진 못하겠지만 뛰어넘을 수있을 것 같다는 자신이 들었다.

그렇기에 의아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커다란 태산처럼 느껴졌던 그가 이제는 뛰어넘을 수 있는 동산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이렇게.......약했던가?'

선우는 용미연검을 들어올려 그의 검을 튕겨내었다.

그리고 빠르게 압박을 하기 시작하였다.

지금껏 쌓아왔던 검의 정수들을 말이다.

찌르기를 하는 척하다 그대로 방향을 가슴을 베어들어가기 하였다.

방비가 어려운 옆구리쪽을 흝듯이 베어가기도하였다.

압박을 가하였다.

지금껏 목숨을 걸고 축적해왔던 검의 진수들을 말이다.

콰쾅

그렇게 얼마나 검을 휘둘렀을까

주르륵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이재원이 슬금슬금 뒤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선우가 휘두르는 검격에 밀려서 말이다.

'시이이바아알!'

이재원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점점 선우의 검격이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것이 체감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거야? 이새끼?'

이재원은 의아함이 들었다.

분명 처음 검을 섞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날카롭지 않았다.

충분히 갖고 놀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검을 섞고 또 섞을수록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검이 무거워지고 날카로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싸우는 도중 성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발새끼야아아아!!!! 강자를 상대로 성장하는 건 내 특권이야아아!'

이재원은 속으로 분노를 토해내었다.

자신을 경험치 삼아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배알이 꼴렸기 때문이었다.

다른 이를 경험치 삼을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특권이었다.

이 무협지 세계의 선택을 받은 자신만의 특권말이다.

분노가 치솟기 시작하였다.

무언가 빼앗기는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우우우우우웅

이재원은 내력을 더욱더 강하게 방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신체능력이 더욱더 활성화되면서 검격이 더욱더 무겁고 빠르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콰쾅 콰쾅 콰쾅

'크윽.'

이재원의 검격을 마주한 선우는 속으로 신음성을 내뱉었다.

검로는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였지만 그 검에 담긴 힘은 무시할 수 없는 커졌기 때문이었다.

변초든 허초든 모두 힘으로 씹어버렸다.

선우는 점점 뒤편으로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거력이 담긴 그의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망할.'

선우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설마하니 이렇게 거력을 뿜어댈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무슨 후기지수를 상대하면서 이렇게 전력을 내뿜는다는 말인가

'이새끼, 컨이 안되니까 딜로 찍어누르네.'

선우는 생각하였다.

이대로 가다간 속절없이 밀리고 말것이라고 말이다.

현재 선우는 정체를 감추기 위해 음양조화신공과 태허일기공을 대신 흉내낸 만류귀원신공을 몸에 담고 있는 상태였다.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는 스포츠카의 엔진 대신 소형차의 엔진을 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재원의 무지막지한 거력을 받아내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콰쾅

그때 다시금 폭음이 터져나왔다.

"크윽!"

주르르륵

그러자 선우의 신형이 속절없이 밀리기 시작하였다.

거력을 견뎌내지 못하고 그대로 밀리고 만것이다.

'뒈져라!'

이재원은 선우가 뒷편으로 속절없이 밀려난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검을 치켜들고 최대출력의 검격을 날려버린 것이다.

그는 생각하였다.

욕을 좀 먹더라도 이 자리에서 죽이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이다.

자신보다 더욱더 주목을 받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던 특권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저 남자를 말이다.

쇄애애애애애액

이재원의 거력이 그대로 담겨있는 검이 선우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저건 못막는다.'

그리고 그 흉흉하기 짝이없는 거력을 마주한 선우는 생각하였다.

저건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만류귀원신공의 출력으로는 도저히 막아낼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막을 수 없다면...그대로 되돌려주마.'

우우우우우웅

선우는 내력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의 주위에 녹빛의 기운들이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흉내낸 만류귀원신공이 극성으로 운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다음 선우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온몸의 감각들이 더할 나위없이 예민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감각으로 흐름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코앞까지 날아드는 이재원의 흉흉한 거력의 흐름을 말이다.

그러자 머지않아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코앞까지 다가오고 있는 거력의 흐름을 말이다.

삼 장

거력의 기운이 공기마저 찢어발기며 그대로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이 장

거리가 너무 가까워 살갗에 소름이 돋아날 정도의 압력이 느껴졌다.

일 장

선우는 느낄 수 있었다.

더 시간을 끌었다간 온몸이 찢어발겨질 것이라고 말이다.

선우는 내력으로 거력의 흐름을 붙잡았다.

'비틀어져라.'

그리고 그대로 비틀어버렸다.

이재원 본인 스스로에게 말이다.

콰콰콰쾅

그러자 거대한 폭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거력이 그대로 되돌려지면서 이재원의 내부에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아아아악!"

내부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이재원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부웅

그리고는 이내 그의 신형이 공중에 부웅 뜨기 시작하였다.

폭발력으로 인해 발생한 충격파가 그의 몸을 날려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쇄애애애애액

이내 이재원의 신형은 공기를 꿰뚫는 파공음을 내며 그대로 뒤편으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쿠쿠쿠쿵

우르르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재원의 신형은 연무장 외벽에 닿게 되었고 곧이어 외벽을 그대로 무너뜨려버렸다.

충격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내린 것이다.

"하아...하아..하아.."

선우는 거친 숨결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상상이상의 거력을 비트느라 상당한 심력이 소모된듯하였다.

'이새끼....진짜 죽이려고 했네.'

선우는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이재원이 진심으로 자신을 죽이려고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까닭이었다.

".................."

한편 그 광경을 지켜보던 세인들은 입을 턱하고 벌렸다.

눈앞에 벌어진 일련의 상황이 너무나 놀라워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과거 천마로부터 무림을 구원하였던 영웅이

천하에 적수가 없다고 여겨지던 천하제일인이

무림 최고의 무력단체인 천무맹의 맹주가

무적무신 이재원이

벽에 처박혀버렸다.

그것도 무척이나 꼴사나운 모습으로 말이다.

이제 막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신성의 손에 의해서 말이다.

어찌 놀랍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 경악을 하지 않을 수있겠는가

"..............맹주가....당했어?"

팔복당주 허삼관이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너무나 놀라워 진행자라는 신분조차 잊은 채 사견을 내뱉은 것이다.

"천무맹주가....벽에..처박혔어?"

"어찌...어찌..이런 일이.."

"천하제일인이...당했어.."

"저자가..장..선우!?"

"차기 천하제일인이라는 말이...허명이 아니었어.."

"신성이다! 신성이 출현하였다!"

"와아아아아아!! 맹주를 뛰어넘는 신성이 출현하였다!"

이내 사람들은 환호를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신성의 등장은 예나지금이나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법이었다.

무신으로서 이십여년동안 전 무림에 군림하고 있던 이재원이 새로운 신성에 의해 속절없이 당하고 말았다.

그 사실이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웅장하게 만들기 시작하였다.

"와아아아아아 검신劍神이다! 검신劍神의 출현이다!"

사람들의 환호가 끝없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뭐여.'

그들의 환호를 들은 선우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천무맹의 안마당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이런 환호를 받을 줄 전혀 예상치 못하였기때문이다.

자신은 맹주인 이재원을 벽에 처박아버렸다.

꼴사나운 모습을 연출시켜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환호라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선우는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누군가는 여전히 경악스러운 얼굴을 내비치고 있었다.

또 누군가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또 누군가는 적대적으로 자신을 노려 보고 있었다.

수 많은 감정들이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나쁘지 않네.'

그 감정을 온전히 받아낸 선우는 생각하였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라고 말이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수많은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중심에 자신이 서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렇게 선우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한 여운을 만끽하고 있을 때였다.

우르르르

이재원이 처박혀버린 연무장 외벽에서 돌덩이들이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재원!'

그 소리를 들은 선우는 재빨리 시선을 외벽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이내 선우는 볼 수 있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서있는 이재원의 모습을 말이다.

'멀쩡했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아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비트는 것조차 버거울만큼의 거력을 되돌려버렸다.

아무리 그가 현경의 고수라지만 그정도 거력이라면 상당한 타격을 입었으리라 예상을 하였다.

그런데 꼴을 보아하니 큰 타격을 받은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너무나 멀쩡한 꼴이었으니 말이다.

'주인공은 주인공이라는 건가.'

선우는 생각하였다.

보정이 옮겨졌다고는 하지만 남아있는 주인공의 잔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이다.

"대단하군."

그때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이재원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정말 대단해."

무척이나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이다.

오싹

순간 그 목소리를 들은 선우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불길한 느낌이 온몸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조금 더 진심을 보여줘야할듯 싶구나."

이재원은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챙그랑

그다음 들고 있던 검을 그대로 바닥에 던져버렸다

영롱하기 짝이없는 절세보검은 애물단지마냥 내팽겨쳐버린 것이다.

"감당해보거라."

이내 이재원은 차가운 눈빛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말하였다.

그리고 손을 들어올리더니 허공에 대고 가벼이 휘저었다.

무척이나 부드럽고 천천히 말이다.

그 순간

푸슉

피륙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뭐지?'

그 소리를 들은 선우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화끈 화끈

그리고 이내 어깨죽지에서 화끈거리는 감촉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시선을 내려 어깨죽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검에 베인듯 자상이 나있는 어깨죽지를 말이다.

'언제!?'

선우의 표정에 의문이 서리기 시작하였다.

대체 언제 어깨를 베였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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