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569화 (570/1,419)

〈 569화 〉 570. 두 마귀들의 음험한 계략

"음...양마 말이오?"

이내 정신을 차린 이재원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채 당진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음양마라는 존재에 당혹스러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네에, 반세기전 천하제일마라고 불렸던 음양마 말이에요."

이재원의 물음에 당진설은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자라면 수뇌부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겁니다."

그녀는 확신에 찬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특유의 잔인성과 고강한 무공으로 무림의 공포로 여겨졌던 존재가 바로 음양마였다.

그런 그가 지목된다면 꼬장꼬장한 수뇌부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미 수십년 전 자취를 감추었다고 소문이 난 인물이오!"

이재원은 말도 안된다는듯이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납득할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음양마는 무림에서 수십년 전 자신에게 패퇴하여 자취를 감추었다고 알려진 이였다.

그런 자가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고 쉽사리 믿어줄리 만무한 것이다.

"자취를 감춘거지. 죽은게 아니지 않나요?"

"..그..그건 그렇지만!"

"그 정도 사실이라면 충분하답니다."

당진설은 만족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하기에는 말이에요."

그녀는 확신에 찬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믿지 않을 것이오. "

이재원은 고개를 좌우로 살며시 저으며 말을 이었다.

이미 범인으로 몰릴대로 몰린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음양마를 지목하며 범인이라고 주장해봤자 믿어줄리 만무한 것이다.

분명 핑계라고 여기고 더욱더 의심에 찬 표정을 짓고 마리라

"그럼 믿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당진설은 별일 아니라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대체 어떻게 믿게 만들라는 말이오!?"

이재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건 무척 간단한 일이에요."

당진설은 진지한 눈빛으로 이재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간단한 일!?"

이재원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수십 년전 자취를 감췄다고 알려진 음양마를 용의자로 믿게 만드는 일이 어찌 간단하는 말인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네에, 음양마를 보여주면 되니까요."

"........좀더 자세히 말해보시오."

이재원은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부군 말씀대로 이제와서 수십년 전 자취를 감췄던 음양마를 용의자로 지목한다고 믿는 이는 없을 거예요. 오히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수를 쓴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당진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를 직접 목격하게 된다면 모두가 믿을 수밖에 없을거예요.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말이에요."

당진설은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

"음양마를 어찌 목격하게 만든다는 말이오? 나는 그자가 어디서 뭘하는지 알지 못하오."

이재원은 모르겠다는듯 그녀에게 물었다.

혹하는 계획이기는 하나 가장 중요한 음양마가 문제였다.

그가 어디에서 뭘하고 있는지 알수도 없을 뿐더러 자신에게 협력따위를 해줄 리 없었기 때문이다.

"꼭 진짜 음양마를 섭외할 필요는 없지요."

이재원의 물음에 당진설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가짜를 내세우자는 말이오!?"

이재원은 뜨악하는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네에, 대역을 내세운다면 충분히 속일 수 있을 거예요."

이재원의 물음에 당진설은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대역따위에 속아넘어갈리 만무하오!"

이재원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부군, 인간이라는 동물은 무척이나 단순해서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믿으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의 말을 들은 당진설은 고혹적인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오?"

이재원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시발년이, 말 좀 쉽게하면 어디가 덧나냐?'

이 독사같은 년은 다좋은데 말을 너무 어렵게 한다.

이해하기 위해선 자존심을 굽히고 다시 되물어야하는 것이다.

"겉보기에 그럴듯하면 진짜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는 말이에요."

당진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완벽한 무대 위에 그럴 듯한 명배우들만 있다면 이 연극은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을 거랍니다. 대역을 내세운다해도 말이예요."

당진설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이재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때요? 제 연극에 주역이 되실 심산이 있으신가요?"

당진설은 환한 미소를 지은 채 그에게 또다시 제안을 하였다.

"..............."

그 말을 들은 이재원은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하였다.

수상하기 짝이 없는 그녀의 제안에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겠소."

하지만 이내 이재원은 그녀의 제안을 수락하였다.

이미 벼랑끝까지 내몰려있는 상황이었다.

수상하기 짝이 없는 제안이었지만 무조건적으로 득이 되는 제안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역시 사랑스러운 부군 다워요. 이렇게 현명한 선택을 하시다니 말이예요."

이재원이 제안을 수락하자 당진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재원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만족감이 차오른듯 싶었다.

"그럼 난 이제 뭘하면 되오?"

이재원은 담담한 어조로 그녀에게 되물었다.

'부군께서는 주역인 만큼 맡으신 역할이 많답니다."

그의 물음에 당진설은 고혹적인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다음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이재원이 수행해야할 모든 것들을 말이다.

그리고 이재원은 그런 그녀의 말을 하나라도 빼먹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하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계획이라는 것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재원의 방 안에서는 두 마귀들의 음험한 계략이 깊어지기 시작하였다.

***********

"흐음..."

팔복당주 허삼관은 침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꽤나 오랫동안 기다렸건만 정작 주역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맹주도 너무하는군."

그때 옆에 있던 험상궂은 대머리의 장한, 목기당주 두곽이 콧김을 몇 번이고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는 불만이 가득 차 있었다.

맹주로부터 소집을 명령 받은 지 벌써 반시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정작 소집을 명한 맹주가 코빼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찌 불만이 차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정하게. 두 당주"

그러자 옆에 있던 허삼관이 그를 만류하였다.

"형님, 벌써 반 시진이 흘렀습니다. 어찌 진정할 수 있겠습니까?"

두곽은 허삼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슨 사정이 있지 않겠는가?"

허삼관은 짐짓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흥, 사정은 무슨, 수뇌부들의 기를 죽이려는 심산인 것이 뻔합니다."

두곽은 인상을 찌푸리며 불쾌하다는듯 말을 이었다.

사람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은 무척이나 실례되는 짓이었다.

이런 실례되는 짓을 일부러 한다는 것은 의도가 너무나 명확하였다.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기다리는 위치에 불과하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어찌 불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억측일세. 맹주가 어찌 우리에게 그러겠는가?"

허삼관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어찌 그러기는요? 뻔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구씨세가 멸문 사건에 대해 물고 늘어지기 전에 기를 죽일 심산인 것입니다. 아무도 함부로 질문할 수 없도록 말입니다."

두곽은 화가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

그의 말을 들은 허삼관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맹주라지만 너무하는군."

"우리가 맹주의 하수인은 아니지 않나?"

"안하무인이라는 말이 절로 어울리는 구려."

그가 입을 다물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속에서 품고있던 맹주에 대한 반발이 터져나온듯 싶었다.

저벅 저벅 저벅

그때 회의장 바깥쪽에 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

그러자 회의장에 있던 이들이 순식간에 입을 다물어버렸다.

끼이이익

이내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들이 입을 모아 비난하던 남자.

천무맹주 이재원이었다.

"미안하구려. 내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 이리 늦게 되었구려."

이재원은 미안함이 가득 찬 표정은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참으로 궁금하군요. 대체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었기에 이 수많은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셨는지 말입니다."

그 말을 들은 목기당주 두곽이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재원의 사과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듯 싶었다.

'시발새끼가 존나 좆같이 말하네.'

그 말을 들은 이재원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퉁명스러운 두곽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까닭이었다.

'하아...시발...참자..참아..'

하지만 이내 그는 끓어오르는 속을 가라앉히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성질을 부렸다간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장이 안좋아서 말일세. 측간을 좀 들락날락 거렸다네."

이재원은 부끄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참으로 인간적이시군요. 맹주."

그 말을 들은 목기당주 두곽은 비웃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의 말을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하하하하 현경에 다다른 본 맹주도 사람일세."

이재원은 짐짓 유쾌한듯한 웃음을 터트렸다.

"어쨌든 다음부터는 조심하도록 하겠네."

그리고는 이내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

그 말을 들은 두곽은 이내 수긍하듯 입을 다물었다.

맹주가 저자세로 나오는 상황에서 뭐라 타박하기도 애매하였기 때문이다.

"그럼 나도 자리에 앉아야겠군."

이내 이재원은 천천히 상석쪽으로 향하였다.

털썩

그리고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저희를 소집한 연유가 무엇입니까?"

그가 자리에 앉자 그의 맞은 편에 앉아있던 팔복당주 허삼관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자신들을 소집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대들과 긴히 상의할 일이 있어서 말일세."

"상의할 일 말입니까?"

허삼관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되물었다.

"그렇다네."

이재원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혹여 그 상의할 일이라는게 구씨세가의 멸문에 관한 일입니까?"

"아닐세."

그의 물음에 이재원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상의할 내용은 후계 경쟁에 관한 이야기일세."

이재원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후계 경쟁 말씀입니까?"

그의 말을 들은 허삼관은 황당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직 구씨세가 멸문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마무리도 짓지 않은 상태에서 후계 경쟁을 언급하는 이재원의 태도가 말이다.

"맹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벌떡

그때 허삼관에 옆에 있던 목기당주 두곽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이내 이재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언성을 높였다.

"말이 안될 것이 무엇이라는 말이오?"

이재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되물었다.

"아직 구씨세가 멸문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된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가 아닙니까? 그런데 어찌 이런 상황에서 후계 경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말입니까? 전후 관계가 뒤바뀌지 않았느냐 이 말입니다!"

목기당주 두곽은 시뻘개진 얼굴로 고래고래 고함을 내지르며 언성을 높였다.

그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수뇌부로서 맹을 위해 봉사하던 구자엽이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것도 천무맹의 코앞에서 말이다.

그런데 어찌 저렇게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다는 말인가

"전후 관계가 뒤바뀌지 않았네."

그의 말을 들은 이재원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현재 구씨세가에 관한 수사는 상당한 전력이 투입되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네. 만약 그들이 새로운 단서를 찾아낸다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걸세. 그러니 그때까지 그저 다른 의제에 대해서도 상의를 나누자고 제안한 것 뿐일세. 결코 전후 관계를 뒤바꾼게 아니라는 말일세."

이재원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두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이런 끔찍한 사건을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후계 경쟁을 입에 담는 것은 시기상조이지 않습니까?"

"자네 주장은 사건이 해결될때까지 몇 달이고 몇 년이고 기다렸다 다른 주제에 대한 회의를 나눠야한다는 말인가?"

이재원은 차가운 눈빛으로 두곽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 것은..아닙니다....그저 구씨세가에 대해 좀더 비중있게 다뤄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움찔

그 눈빛을 마주한 두곽은 몸을 움찔떨더니 이내 기어가는듯한 목소리로 의견을 피력하였다.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르군. 나는 모든 의제들을 전부 동등히 다뤄야한다고 본다네. 자네들의 월봉은 전부 맹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네. 그런데 의제 하나에 붙잡힌 채 끙끙 앓고 월봉만 축내게 된다면 어찌 맹원들이 수뇌부를 신뢰할 수 있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일세."

이재원은 짐짓 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구씨세가가 멸문했다는 사실을 잊은게 아닐세. 그저 미뤄두었을 뿐. 지금도 충분한 인력을 동원하여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말도록 하게. "

"........알겠습니다."

이재원의 말을 들은 두곽은 마지못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감정적인 호소를 정론으로 받아치는 맹주의 화술을 당해내지 못한 까닭이었다.

"자아, 그럼 이제 본제로 돌아가도록 하지."

두곽이 수긍하자 이재원은 만족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후계 선발 방식에 대해 제안할게 있소."

이재원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수뇌부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