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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544화 (545/1,419)

〈 544화 〉 545. 압도적인 신위를 선보이다.

"소협, 대답해주세요."

이화영은 차갑기 그지없는 눈초리로 선우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 쓰레기같은 년은 절 두고 하는 말인가요?"

"그건 스스로가 가장 잘 알지 않겠습니까?"

그녀의 물음에 선우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아...그럼 제 이야기는 아니네요. 명가의 후손이자 품위와 예절을 아는 제가 그런 쓰레기일 리 없을 테니까요."

그녀는 눈꼬리를 반달처럼 휘게 만든 뒤 입을 열었다.

언뜻 보면 무척이나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뭐, 편할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선우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

이화영은 그런 선우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매서운 눈초리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그를 노려봤을까

"소협은 건방진 것 같군요."

"제가요?"

"네에, 나이에 맞지 않은 거만함이 잔뜩 배어있습니다. 이는 무인으로서 독이나 다름없는 일이지요."

"재밌는 말이군요. 누가보면 소저께서 저를 무척이나 잘아는 줄 알겠습니다."

"명가의 후손답게 식견 또한 타고난 것이 제 장점이지요."

"그렇군요. 확실히 명가의 후손이라면 그에 걸맞는 우수함을 갖추고 있을 것도 같군요."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수긍한다는듯 고개를 살며시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어느 가문의 누구입니까?"

선우는 의문이 서려있는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저....저를...모르시나요?"

"오늘 처음 본 사람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선우는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으득

선우의 말을 들은 이화영은 이를 으득하고 갈았다.

그가 일부러 자신을 모른척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까닭이었다.

그는 말하였다.

자신에게 부모를 들먹이면서 자매를 욕하는 쓰레기같은 년이라고 말이다.

전부 보고 있었던 것이다.

처소 앞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말이다.

그런 그가 자신을 모를 리 만무하였다.

'버러지 같은 놈이!'

그녀는 눈빛에 분노가 서리기 시작하였다.

자신을 맥이려는 그의 의도에 짜증이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진정하자.'

하지만 이내 그녀는 분노를 가라앉히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흥분을 하면 그의 의도대로 행동하는 꼴밖에 되지 않았다.

이럴 때일 수록 뜨거운 분노보단 차가운 분노가 필요하였다.

절대 얕보이지 않을 북풍한설 같은 차가운 분노가 말이다.

"소협은 최고의 후기지수라는 명성에 비해 식견이 무척이나 좁군요. 심산유곡에 틀어박혀 무공만 익힌 까닭일까요?"

이화영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말에는 가시가 잔뜩 돋아나 있었다.

"하하하하하....그럴 지도 모르겠군요. 확실히 틀어박혀 무공만 익히다보니 성정이 편협해지긴 했습니다. 무용하다 여기면 관심을 두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

그의 말을 들은 이화영의 눈빛에 다시금 분노가 서리기 시작하였다.

저 말을 해석하며 그에게 자신은 무용無用한 존재나 다름없다는 말이 아닌가

화악

그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지금껏 살며 이런 모욕적인 언사를 들어본 적이 없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에게 선우의 언사는 더할 나위없는 수치심을 차오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소저께서는 어느 명가의 핏줄을 이어받으신 분이십니까?"

선우는 궁금하다는듯 그녀에게 물었다.

"당가나 황보세가는 아닐테고.....그럼 혹시 하북제일(河北第一)이라고 불리우는 팽가인 겁니까?"

"......틀렸습니다."

"그렇다면 호남 진주에 위치한 언가.....?"

".......그 또한 틀렸습니다."

"아! 그렇다면 신기제갈(神機諸葛)이라고 불리우는 제갈세가의 핏줄을 이은 소저시군요!"

선우는 깨달았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모용세가입니다."

이화영은 이를 빠드득 갈며 말을 이었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일부러 모른 척을 하며 자신을 조롱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모용세가를 깜빡했군요."

선우는 무척이나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정말 까먹었다는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화영은 알 수 있었다.

이 남자가 자신을 모욕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비아냥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소협께서는 제가 마음에 드시지 않으신가보군요."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 처음 봤는데 마음에 들고 안들고가 어디있겠습니까?"

" 당신은 절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있어요. 아니 명백히 적대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모욕을 줄만큼 말이에요."

"피해의식이 심하시군요. 제가 어찌 알지도 못하는 이를 모욕한다는 말입니까? 애초에 관심도 없는데 말입니다."

"모를 일이죠. 저 얼굴만 반반한 멍청이의 환심을 사려고 그러는 것인지......아니면 저 멍청한 여자에게 연민이라도 느낀 것인지"

이화영은 눈짓으로 선우의 옆에 서있는 이소란을 눈짓하며 말을 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확신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저를 적대하고 모욕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이화영은 차가운 눈동자로 선우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제 언사가 모욕적이셨나봅니다?"

"모욕적일 뿐 아니라 무례하고 저열하더군요."

"그런가요? 그래도 저는 소저처럼 부모를 들먹이면서까지 깎아내리지는 않았습니다만?"

"처음부터 봤던거군요. 저와 이소란 간의 다툼을"

"그걸 다툼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제가 보기엔 일방적인 괴롭힘으로 보이던데요?"

"약하면 잡아먹히는게 무인의 사고방식이 아닌가요? 그건 그녀가 약하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소협"

"재밌는 말을 하는군요. 소저. 협俠을 숭상하는 천무맹의 무인이 약육강식弱肉强食을 논하다니 말입니다."

"그게 무인의 본질이니까요."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 역은 생각해본 적이 없으신가봅니다."

"역이라뇨?"

"소저가 약자가 되었을 때의 입장을 말입니다."

"그런 일 따위가 있을 리 없잖아요."

선우의 말을 들은 이화영은 피식 웃으며 반박을 하였다.

자신이 약자의 입장이 된다니 그런 일 따위가 일어날 리 없지 않겠는가

배경과 핏줄 외모 명예 그리고 재력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태어난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을 대체 누가 약자로 만든다는 말인가

"그럼 한 번 겪어보시겠습니까?"

"뭐라고요?"

"약자가 되었을 때의 입장을 말입니다."

선우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저와 척을 지겠다는건가요?"

"그건 틀린 말입니다. 소저."

그녀의 말에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살며시 저으며 말을 이었다.

"제 벗을 울게했을 때부터 소저는 이미 제 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뭘 어떻게 할셈인가요?"

"일단 뺨을 한대 갈길 심산입니다. 그래야 제 벗의 속이 좀 풀릴 것 같군요."

선우는 한쪽 구석에서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이소란을 눈짓하며 말을 이었다.

"그걸 제가 용납할 것 같나요?"

그녀는 비웃음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게 바로 약육강식이 아니겠습니까? 강자가 어찌 약자의 용납따위를 들어준다는 말입니까?"

선우는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소협은 오만하군요. 어찌 그리 스스로의 강함을 확신하시나요?"

"어찌 범이 스스로 산군임을 모르겠습니까? 본능적으로 아는 법이지요."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녀는 차가운 눈동자로 선우를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제 뒤에는 현 천하제일인 천무맹주와 무림 명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모용세가가 있습니다. 또한 천무맹 내에서도 저를 지지하는 장로들과 후기지수들이 수두룩하지요."

그녀는 선우를 바라보며 설명하듯 말을 이었다.

"만약 저를 잘못 건들었다간 큰 낭패를 보게 될 것입니다. 자칫 잘못했다간 아버지가 직접 당신을 처벌할지도 모르지요. 그런 저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녀는 비웃음이 가득 담긴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웃음에는 네까짓게 감히 가당키나하냐는듯한 무시가 서려 있었다.

"가능할 것 같은데요?"

"오만하시군요."

"오만인지 아닌지는 직접 시험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선우는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그의 눈에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듣자하니 못하는 말이 없구나."

그때 그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모용강이 입을 열었다.

"누가 누구의 뺨을 후려친다고?"

모용강은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선우를 노려보았다.

"이화영 소저의 뺨을 후려칠 예정입니다."

"내가 그걸 용납할 것 같더냐!"

"누누히 말하지만 이건 강자의 특권입니다. 약자의 용납따윈 들을 필요가 없지요."

"내가 약자라는 것이냐!?"

그 말을 들은 모용상은 황당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강자처럼 느껴지지는 않는군요."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허어"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모용강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 밖에 나오지 않은 탓이었다.

자신이 누구란 말인가

비록 방계 출신이었지만 핏줄마저 뛰어넘는 특출난 재능으로 직계 중에서도 극소수만 익힐 수 있다는 두전성이斗轉星移와 유리검琉璃劍을 전수 받은 모용세가 최고의 고수 중 하나가 아니던가

변방에 위치하여 수많은 마인들의 피난처로 자리잡았던 요녕에서 수많은 마인들을 토벌하며 마인들의 씨를 말려버린 요녕 땅에서 전설같은 일화를 만들어낸 영웅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런 자신이 약하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었다.

"아무래도 네놈에게는 무림 선배로서 교정이 필요한듯 하구나!"

"그럴 주제가 된다면 얼마든지 환영하겠습니다."

선우는 입가에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노오옴!"

이내 모용강은 선우를 향해 빠르게 손가락을 내질렀다.

혼을 추적하며 꿰뚫는다 전해지는 모용가의 비전 지공

추혼지(追魂指)를 발현시킨 것이었다.

쇄애애액

이내 추혼지는 선우의 어깨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그대로 어깨를 꿰뚫어버릴 심산이었다.

덥석

선우는 손을 뻗어 모용상의 손가락을 덥석 잡아버렸다.

뿌득

그리고는 옆쪽으로 그대로 꺾어버렸다.

"끄아아악!"

그러자 모용상의 입에서 비명성이 내질러졌다.

꼼짝없이 손가락이 옆으로 부러져버렸기 때문이었다.

부웅

손가락이 옆으로 꺾여버린 모용상은 내력이 가득 담긴 주먹으로 그대로 휘둘렀다.

그와 거리를 벌릴 심산이었다.

덥석

하지만 선우는 이번에도 그의 주먹을 잡아버렸다.

꾸우욱

그리고는 그대로 힘을 주기 시작하였다.

마치 으깨버릴듯이 말이다.

"끄아아아악!"

모용상의 입에서는 다시금 고통 어린 비명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주먹을 압축시키는듯한 그의 악력에 어마어마한 고통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위험하다.'

모용상은 생각하였다.

이대로 잡혀있다간 위험할 것이라고 말이다.

우우우우웅

이내 모용상은 내력을 극성으로 운용하였다.

그리고 온몸의 감각을 날카롭게 벼리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이내 손가락과 주먹을 붙잡고 있는 장선우의 악력의 방향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되돌려져라!'

그 방향을 느낀 모용상은 외쳤다.

되돌려지라고 말이다.

"어?"

순간 모용상을 붙잡고있던 선우는 살며시 뒤편으로 밀려났다.

그를 압박하고 있던 힘이 반발하더니 이내 그대로 되돌려졌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신겁니까?"

선우는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모용상을 바라보았다.

의아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를 압박하고 있던 힘의 방향이 바뀌더니 그대로 되돌려졌다.

마치 건곤대나이처럼 말이다.

어찌 의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두전성이斗轉星移."

선우와 겨우 거리를 벌린 모용상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말하였다.

"모용가의 비전으로 네 놈이 가한 알량한 힘을 그대로 되돌린 것이다!"

그는 위협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힘을 되돌리는 신비한 공능으로 그에게 겁을 줄 심산이었다.

"호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선우는 겁을 먹긴 커녕 감탄사를 내뱉었다.

건곤대나이와 비슷한 두전성이의 효용에 흥미가 돋아났기 때문이었다.

'한 번 시험해보고 싶네.'

호기심이 든 선우는 모용상을 향해 걸음을 떼었다.

부웅

그리고 그를 향해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쇄애애애액

이내 선우의 주먹이 모용상의 안면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하였다.

'온다.'

모용상은 그런 선우의 주먹을 주시하였다.

그리고 내력을 끌어올려 다시금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날아드는 주먹이 가진 힘의 크기와 방향이 그대로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되돌려져라!'

그는 내력을 이용하여 그 힘의 방향을 그대로 되돌리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안면이 아닌 그의 안면을 향해 말이다.

멈칫

순간 주먹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모용상은 확신할 수 있었다.

두전성이斗轉星移가 성공적으로 발동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제 그대로 방향을 틀어 자신의 얼굴을 후려치고 말 것이다.

모용상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선우의 주먹은 다시금 가속도가 붙더니 그대로 모용상의 안면을 가격하였다.

"끄아아악!"

안면을 가격당한 모용상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무방비 상태로 맞은터라 상당한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부웅

이내 얼굴을 직격당한 모용상은 그대로 뒤편으로 날아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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