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8화 〉 539. 소저!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것 입니까!?
추우욱
이내 절정에 도달한 이소란은 그대로 축 늘어지기 시작하였다.
한바탕 일을 치르고 나니 전신에 온힘이 빠져버린 듯하였다.
'졸려.'
껌뻑 껌뻑
그리고 극심한 피로가 찾아오기 시작하였다.
절정으로 인한 탈력감과 취기로 인해 수마가 찾아들었기 때문이었다.
스르륵
이내 그녀는 눈을 완전히 감아버렸다.
더불어 축 늘어진 몸이 선우의 몸위에 쓰러져버렸다.
수마에 빠져든 것이다.
"이소저?"
선우는 그런 그녀를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불렀다.
"..........."
하지만 이미 깊은 잠에 빠져든 그녀는 묵묵부답이었다.
"허어."
선우는 헛웃음을 토해내었다.
아무리 취기가 올랐다고 하지만 자지가 박힌 채로 잠이 들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웃기는 애네."
선우는 씨익 웃더니 이내 천천히 그녀를 들어올렸다.
쩌어억
그러자 서서히 자지가 빠지더니 정액과 애액이 홍수처럼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이내 자지를 완전히 빼낸 선우는 팔을 뻗은 후 그녀를 옆으로 뉘였다.
그러자 그녀가 품안에 들어와 있는 자세가 취해졌다.
선우는 시선을 옆으로 돌려 이소란을 바라보았다.
새근 새근
근심이나 걱정 따윈 하나도 없다는듯 기분 좋은 잠을 취하고 있었다.
쓰담 쓰담
선우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잘 자둬.'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이다.
***************
뒤척 뒤척
이소란은 연신 온몸을 뒤척이기 시작하였다.
침상이 아닌 딱딱한 바닥의 감촉이 그녀를 불편케하였기 때문이었다.
뒤척 뒤척
그렇게 얼마나 뒤척였을까
이내 그녀는 몸에 무언가 닿은 느낌이 들었다.
무척이나 딱딱하면서도 포근한 그런 물체였다.
그녀는 그 물체를 그대로 껴안아버렸다.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그 물체를 껴안고 있었을까
'그런데 이건 뭐지?'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의문이 들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방에 이런 물체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아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스르륵
궁금증을 참지 못한 그녀는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자신이 껴안고 있는 물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눈빛에 경악이 어리기 시작하였다.
껴안고있던 물체의 정체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거칠게 풀어헤쳐져 있는 검은 흑발
남자답게 진한 눈썹
투명한 피부
오똑한 코
다부진 입매
전제적으로 준수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남자.
'장선우?!'
그렇다.
그녀가 껴안고 있던 물체의 정체는 장선우였던 것이다.
'어...어째서!?'
이소란의 눈빛에는 의혹이 서리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기 떄문이었다.
자신의 옆에 어째서 장선우가 누워서 자고 있다는 말인가
'설마!?'
순간 이소란의 머릿속에 한줄기 불안한 가정이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재빨리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이..이럴수가!?'
그리고 경악을 하였다.
자신과 선우가 실오라기하나 걸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 아니었다.
바닥에는 핏물을 비롯한 온갖 흔적들이 가득 적셔져있었다.
'......아'
그 모습을 본 이소란은 이내 어젯밤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술자리를 파하기 싫어 억지를 부렸던 자신의 모습
주사위 게임으로 옷벗기를 제안했던 자신의 모습
그의 자지를 만지게 해달라고 떼를 쓰던 자신의 모습
참지 못하고 박아달려며 자위를 하던 자신의 모습
그의 자지에 강제로 올라탔던 자신의 모습
질내 사정을 강요했던 자신의 모습
모든 것이 떠올랐다.
화끈
더불어 그녀는 얼굴을 잔뜩 붉히기 시작하였다.
어젯밤 일을 떠올리니 수치심과 창피함 그리고 부끄러움이 미친듯이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이건 완전 탕녀잖아!'
그렇다.
자신은 탕녀였다.
싫다는 남자에게 억지로 성교를 강요하는 탕녀말이다.
'어떻게 하지......'
그녀의 얼굴이 심각해지기 시작하였다.
처녀를 상실했다는 슬픔보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들었다.
어찌보면 그를 강간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녀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고 있을 때였다.
"흐으음...음."
갑자기 선우는 몸을 뒤척이더니 그대로 팔을 그녀의 어깨 위에 올려버렸다.
"히익!"
그러자 이소란은 짧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갑작스러운 그의 접촉에 화들짝 놀란 까닭이었다.
번쩍
그 비명성을 들은 선우는 눈을 번쩍하고 떴다.
그리고 이내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던 이소란과 눈을 딱 마주치게 되었다.
"......뭡...니까?"
그녀와 마주친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가요?"
"어째서...소저가...제 방에 있는 겁니까?"
선우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여기.....소협의 방이 아니에요."
"제 방이 아니라고요!?"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다음 천천히 시선을 돌려 이곳저곳을 들러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어?"
그리고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눈을 바삐 돌리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알몸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듯이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으아아아아아아악!"
이내 정신이 번쩍 돌아온 선우는 비명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양손으로 재빨리 중요부위를 가리기 시작하였다.
"소저!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것 입니까!?"
중요 부위를 완전히 가린 선우는 분노에 찬 시선으로 이소란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그게요.."
선우의 시선을 마주한 이소란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더듬기 시작하였다.
"어떻게...어떻게...나한테...이런 짓을.."
선우는 그녀의 변명 따위는 듣지 않겠다는듯 말을 끊어버리고 실망한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소협...일단..제발...제 말을..들어주세요.."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무슨 변명을 한다는 말입니까!?"
"........그런.."
"전부 계획적이던 겁니까? 그런 겁니까?"
"아..아니에요!"
"술을 시킬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이런 음흉한 속내를 숨기고 있다는 걸 말입니다. 어떻게..사람을...이렇게....."
선우는 상처받은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
선우의 격한 반응을 본 이소란은 입을 꾹 다물고 침묵을 하였다.
그를 강간한 그녀의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나중에는.....소협도 즐기지 않았나?'
그렇게 속으로 고심하고 있던 중
그녀의 머릿속에 마지막 절정에 도달하기 전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가물가물하긴 하나 그는 분명 자신과의 성교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정액까지 가득 싸지 않았던가
"저..."
그녀는 천천히 입을 떼었다.
"소협도.....그...좋지 않으셨나요?"
"그게 무슨 망발입니까! 억지로 강간당한 성교가 좋을 리 없지 않습니까!"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발끈하며 언성을 높였다.
"하지만......어제는....."
"어제는 소저를 배려해준 것뿐입니다! 멋대로 자지를 박더니 그대로 고통스러워하는 걸 어찌 그냥 냅둡니까!?"
"............"
"소저께는 정말 실망했습니다. 저는 그저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너도 즐긴것 아니라니요? 그게 대체 무슨 망발이라는 말입니까? 어떻게...저한테...저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선우는 화가 잔뜩 난 음성으로 고함을 내질렀다.
그녀의 태도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은듯 하였다.
"죄...죄송해요."
선우의 말을 들은 이소란은 그에게 다급히 사과를 하였다.
듣고보니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엄연히 강간을 당한 피해자였다.
그런데 자신은 그런 그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하긴 커녕 죄를 모면하려는 수작을 부린 것이다.
미안함이 절로 치솟기 시작하였다.
"이제와서 사과를 하는 겁니까? 소저는 제가 화를 내야 그제서야 사과를 하는군요. 되었습니다. 그런 영혼없는 사과 따위 필요없습니다."
"아니에요....소협...그런게...아니에요...제가...잘못했어요...다...제 잘못이에요...한 번만..소협에게....용서를 바랄게요.."
그녀는 애원하듯 선우에게 사과를 하기 시작하였다.
".............."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잠시 침묵을 하였다.
벌떡
그리고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다음 상 위에 손을 뻗어 물병을 집어든 후 그대로 바닥에 쏟기 시작하였다.
콸 콸 콸 콸
쏟아진 물이 바닥을 잔뜩 적시기 시작하였다.
휙
이내 선우는 빈병이 되어버린 물병을 그대로 이소란에게 던졌다.
덥석
이소란은 선우가 던진 빈병을 얼떨결에 받아들었다.
"다시금 온전히 담아보세요. 그럼 용서해드리겠습니다."
선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
그러자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
선우가 무슨 의도로 저런 말을 하는 지 눈치 채었기 떄문이었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온전히 담는 것은 무리였다.
그는 용서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나는..정말..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구나.'
그렁 그렁
이내 그녀의 눈가에 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선우에게 못할 짓을 했다는 생각에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후회의 감정이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너무 미안하였다.
너무 후회가 되었다.
선을 제대로 넘어버린 스스로의 행동에 말이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앞으로 다시는 볼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선우는 울고있는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이내 입을 떼었다.
주섬 주섬
그리고 바닥에 벗겨져있는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하였다.
"..........소협....죄송해요."
그렁 그렁
이소란은 눈물을 글성거리며 그에게 사과하였다.
사과외에 다른 행동따윈 전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되었습니다.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선우는 그녀의 사과를 끝까지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그저 옷을 입고 나갈 채비를 할 뿐이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어느새 옷을 다 입은 선우는 그대로 문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잠..잠시만요!"
덥석
이소란은 그런 선우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이대로 그를 보낼 수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휘익
하지만 선우는 그런 그녀의 손길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쾅
거칠게 문을 닫은 채로 말이다.
"흐윽...흑..흑..흑..흑...흑..어쩌다...어쩌다..이렇게 된거지......."
그가 나가고 방안에 혼자 남게된 이소란을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어제까지만해도 좋았던 분위기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싸늘하고 냉랭하게 변했다는 사실에 자책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내 고급진 특실에는 이소란의 울음소리가 가득 차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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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 저벅
특실 밖으로 빠져나온 선우는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지금 필요한 건 속도였다.
그녀와의 충분한 거리를 벌릴 정도의 속도 말이다.
"대협, 어젯밤은 즐거우셨습니까?"
그가 빠져나오자 점소이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덕분에 기분 좋은 밤을 보냈다."
점소이를 마주친 선우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여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군요."
점소이는 홀로 특실밖으로 빠져나온 선우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분명 들어갈 때는 두 명이었는데 나올 때는 한 명이 되니 의아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본디 여인은 준비할 것이 많지 않겠느냐? 내 용무가 바빠 먼저 자리를 비우게 되었느니라."
선우는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말을 이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럼 아직 상을 치우면 안되겠군요."
선우의 말을 들은 점소이는 수긍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실히 여인들은 준비할 것이 많았다.
화장도 새로해야하였고 장식이나 옷도 남자보다 휠씬 가짓수가 많고 복잡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 괜스레 그녀의 기분을 망치지 말도록 하거라."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고 말을 이었다.
지금 그녀는 펑펑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 사람이 들어갔다간 분명 민망한 기분이 들게 뻔하였다.
울린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녀에게 부끄러움을 주고 싶진 않았다.
"걱정마십시오. 여협께서 나올 때까지 아무도 들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선우의 말을 들은 점소이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을 하였다.
"눈치가 빠르구나."
선우는 그런 점소이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은자에서 떼어낸 부스러기를 점소이에게 건네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은자 부스러기를 받은 점소이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감사를 표하였다.
뜻하지 않는 수입에 입이 귀까지 걸렸기 때문이었다.
'크흐흐흐 역시 특실 손님이 좋구나.'
은자 부스러기를 받은 점소이는 생각하였다.
과연 돈도 있는 놈이 잘쓴다고 말이다.
"그럼 난 이만 가보도록하겠다. 업무가 바빠서."
말을 마친 선우는 재빨리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살펴가십시오! 대협!"
점소이는 사라져가는 선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인사를 하였다.
선우는 그런 그에게 대충 손을 흔들어준 후 주루 밖으로 완전히 나가버렸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천무맹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다음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