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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487화 (488/1,419)

〈 487화 〉 488. 선우가 넘어간 이유.

또각 또각 또각

팽가련은 빠르게 걸어나가기 시작하였다.

화가난듯 잔뜩 상기된 얼굴을 사정없이 찌푸린 채 말이다.

'강명! 네가..네가...네가 감히!'

그녀는 분노하고 있었다.

자신 뿐만 아니라 딸까지 넘보고 있는 강명에게 말이다.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과 정을 통한 몸이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딸인 이기연과 그런 애정행각을 나눈다는 말인가

'강명....네가 감히 연아와 입맞춤을.........'

팽가련은 아까 강명의 집무실에서 봤던 광경을 상기하며 더욱더 얼굴을 붉혔다.

강명과 이기연은 무척이나 끈적한 입맞춤을 맞추었다.

보는 사람이 절로 후끈해질 정도로 말이다.

혀와 혀가 맞닿으며 질척이는 물소리가 새어나왔고 눈빛에는 열화보다 뜨거운 정욕이 가득 차 있었다.

화가났다.

광경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그의 온몸을 천갈래 만갈래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네놈의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꿰뚫는구나!'

그녀는 생각하였다.

강명이 명백히 선을 넘었다고 말이다.

분명 그녀는 그에게 말하였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말하라고

원하는 것이 무엇이 되었든 전부 다 주겠노라

라고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딸은 아니었다.

이미 자신과 정을 통해놓고 어찌 딸까지 노린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이었고 패륜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오만방자함이 극치를 넘어서 하늘마저 꿰뚫고 있는 것이다.

'막아야해.'

그녀는 생각하였다.

그를 제재해야겠다고 말이다.

이대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음대로 활개치개 냅둘 순 없었다.

'....강명!'

팽가련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눈에는 살기가 잔뜩 어려있었다.

**************

저벅 저벅 저벅

이기연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머리속에는 한시라도 빨리 강명의 집무실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이 가득하였다.

그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움과 수치심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이기연은 속으로 쉴새없이 욕을 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한 강명에 대한 화가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처음이었는데! 처음이었는데!'

처음이었다.

남자와 입맞춤을 한 것은 말이다.

그렇기에 부아가 더욱 치밀어올랐다.

소중한 첫 경험을 뜻하지 않게 빼앗기고 만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말이다.

어찌 부아가 치밀어오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관심있다면 먼저 차나 한잔하자고 할 것이지! 어찌 다짜고짜 입술을!'

그가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한다면 못 받아줄 이유가 없었다.

그는 천무맹 최고의 후기지수로 거론되는 천룡검 강명이었으니까 말이다.

능력있고 잘생긴 남자가 관심을 표한다는데 싫어할 여인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사귀지도 않는 사이에 어찌 입을 맞추고 허벅지를 더듬는다는 말인가

그것도 남자 손 한 번 제대로 잡아본적 없는 처녀에게 말이다.

화가났다.

제대로 된 순서를 지키지 않는 그에게 말이다.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면 먼저 만남을 제안하고 차나 한잔하고 꽃놀이를 하며 친분을 쌓아야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부끄럽듯 천천히 손을 잡고 어깨동무를 하며 종국에는 입을 맞춰야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무시한 채 욕망대로 입을 놀린다는 말인가

아무리 자신의 앵두같이 반짝이는 붉은 입술이 탐이난다고 해도 말이다.

'무릎 꿇고 싹싹 빌지 않는한 절대 용서하지 않을거야!'

그녀는 생각하였다.

쉽사리 용서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벌을 받아야했다.

'애 간장좀 타봐라!'

자신을 함부로 대한 벌을 말이다.

***********

"후아아아아아암"

강명은 크게 기지개를 펴며 하품을 하였다.

그리고는 그대로 책상에 머리를 박아버렸다.

낮잠을 잘 심산이었다.

원래라면 근무태만으로 징계를 먹어도 할 말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본래 강명은 업무 중 수면을 통해 체력을 비축하는 글러먹은 인간이었기에 전혀 위화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새끼 의외로 꿀빠는 삶을 살고 있었네?'

그는 생각하였다.

강명이 참으로 편하게 살고 있다고 말이다.

내근직이라 일이라고는 도장찍는 것외엔 없었고 집법당주와 내연관계였기에 위에서 쪼는 상사도 없었다.

놀고먹어도 돈이 나오는 완벽한 삶인 것이다.

'이래서 사람이 재능이 있어야해.'

강명은 무림에서 무공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만약 강명이 형편없는 무공을 지녔다면 결코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하였을테니 말이다.

그렇게 여유로운 삶을 지내고 있던 때였다.

쾅 쾅 쾅 쾅

갑자기 누군가 집무실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주님! 대주님!"

곧이어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누구야!"

강명은 귀찮은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팽진입니다!"

"들어와라."

끼이이이익

강명의 허락이 떨어지자 집무실 문이 열리더니 이내 팽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무슨 일이냐."

강명은 귀찮은 티가 팍팍 나는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큰일났습니다!"

"무슨 큰일?"

"대부인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대부인?"

"네에!"

"그게 왜 큰일이야?"

"대부인께서 대주님을 찾고 계십니다!"

"나를? 왜?"

강명은 모르겠다는듯한 얼굴로 팽진에게 되물었다.

"추궁하러 오신 것 같습니다."

"추궁이라니?"

"아무래도 저번에 아가씨를 다치게 할 뻔한 일에 대한 추궁을 하러오신 것 같습니다."

"아니 다친 건 난데 왜 그쪽에서 추궁을 한다는 거야!? 이쪽에서 해도 모자랄 판국에!"

강명은 발끈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가라해. 바쁘다고."

강명은 기분 나쁜 티를 팍팍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그..아무리 그래도 대부인에게 축객령을 내리는 것은...."

강명의 말을 들은 팽진은 우물쭈물하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주소양을 내쫓는 일이 내키지않은듯 보였다.

"하아.....귀찮은데."

강명은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그리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누가봐도 귀찮음이 역력히 묻어나있는 모습이었다.

"지금 어디 있는데?"

"일단 접객실에서 대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알았어. 금방 준비하고 간다고 전해줘."

"알겠습니다."

강명의 말을 들은 팽진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말을 하였다.

그리고 곧바로 뒤돌아 밖으로 나가버렸다.

주소양에게 강명의 말을 전할 심산인듯하였다.

씨익

그가 나가고 강명은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타이밍을 잘맞추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이스 주소양.'

강명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여유로운 걸음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주소양이 있는 접객실을 향해서 말이다.

************

접객실

"왔군요."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간 별래무양하셨는지요. 대부인"

강명은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인사를 건네었다.

"그렇게 잘지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강대주"

주소양은 퉁명스럽게 말을 이었다.

"혹여 연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 연유는 강명 그대가 너무나 잘알고 있지 않습니까?"

"흐음........글쎄요.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강명은 고개를 좌우로 도리질치며 입을 열었다.

전혀 모르겠다는듯이 말이다.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그대는 곰과 같이 아둔하고 소처럼 우직하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사람들 눈이 삐었나보군요. 이렇게 여우같은 그대를 그리 평하다니 말입니다."

주소양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칭찬 감사합니다."

그녀의 말을 들은 강명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전 그대 때문에 불편하게 지냈습니다."

"어째서 입니까?"

"두가지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그대가 소중한 내 딸에게 상처를 입힐 뻔했다는 사실에 부아가 치밀어올랐기 떄문입니다. 쉽사리 가라앉혀지지 않더군요."

"그 일에 관해서는 사과 드리겠습니다.제가 아무래도 투쟁심이 과분하여 그릇된 실수를 할뻔 한 것 같습니다."

"잘도 포장하는군요. 살심을 그렇게 품은 주제에 말입니다."

"대부인의 착각입니다. 어찌 같은 집법당의 당원끼리 살심을 품는다는 말입니까?"

강명은 능글맞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흥, 말은 번지르르 잘하는군요."

주소양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대부인께서 정 불편하시다면 제가 정식으로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높으신 분이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행차하셨는데 어찌 누추한 이로서 사과 한마디조차 못하겠습니까"

"됐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군요."

주소양은 손을 들어올리고 가볍게 휘저었다.

사과따윈 필요없다는 듯이 말이다.

"흐음, 그럼 의문이군요. 사과를 받고 싶지 않으셨다면서 어찌 이렇게 친히 행차를 하신겁니까? 혹여 남아있는 다른 이유때문입니까?"

강명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맞아요. 제가 이곳에 방문한 목적은 두 번째 이유와 연관이 있습니다. "

주소양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혹여 불편하신 두번째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두번째 이유는 그대가 초절정에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어찌 그것이 불편하시다는 말입니까? 천무맹의 자랑스러운 후배가 큰 성취를 이뤘는데 칭찬을 해주셔야지요."

"모르는 척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여우군요."

주소양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원래라면 그대 말대로 칭찬을 받아 마땅한 일이 맞습니다. 천무맹에 뛰어난 인재가 두각을 드러낸다는 것은 곧 천무맹의 힘이 더욱더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후계 경쟁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는 도저히 그대를 칭찬해줄 수 없겠군요. 당신의 힘은 설아에게 위협이 될테니까요."

주소양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제가 두려우십니까?"

강명은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두렵지요. 설아가 후계위를 받지 못할 변수가 될 수 있을테니까요."

주소양은 작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해가 안되는군요, 대부인께서는 이미 장선우라는 걸출한 인재가 있지 않습니까? 듣기로는 잘생기고 몸도 좋고 무공까지 완벽한 팔방미인이라고 하던데...그런 자가 곁에 있는데 어찌 저같은 범부를 두려워하신다는 말씀입니까?"

강명은 이해가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십대 중반의 나이로 초절정에 오른 그대를 범부라고 지칭할수는 없지요."

주소양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가능성 말입니까?"

"후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입니다."

"얼굴에 금칠을 해주시는 군요."

"저는 진심입니다. 오직 그대와 장선우만이 유이한 가능성을 품고 있지요. 후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이한 가능성을 말입니다.

주소양은 진지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 가능성 때문에 제게 찾아오신겁니까?"

"그냥 못넘어가겠더군요. 장선우가 진다는 생각은 하진 않지만 변수를 용납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저를 어떻게 하실 심산이죠? 가능성이 실현되기 전에 미리 밟아두려는 생각이십니까?"

강명은 진지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아니요. 그 반대입니다."

강명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슬며시 웃더니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강명, 설아의 밑으로 들어오도록 하세요."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대가 원하는게 무엇이든 전부 들어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을 듣던 강명은 벙진 표정을 지었다.

".............농담이시죠?"

그러더니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척이나 황당하다는듯한 말투로 말이다.

"농을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주소양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허어..."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강명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헛웃음을 내뱉었다.

한눈에 봐도 어이없다는듯한 모습이었다.

"저는 지금 이기연 아가씨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마치 장선우가 저희쪽으로 넘어왔듯이 말입니다."

주소양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너무 당황스러워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군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장선우도 그런 반응이었죠."

주소양은 이해한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도 결국 저희 쪽으로 넘어왔습니다. 무척이나 흔쾌히 말이지요."

"...........그에게 대체 무엇을 약속한겁니까?"

강명은 떨리는 눈동자로 주소양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떤 것 같나요?"

".......모르겠습니다."

강명을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알고 싶으신가요?"

주소양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알고 싶습니다."

강명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주소양은 재밌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더니 이내 기막을 펼쳐 접객실 내부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한 줌의 틈도 없이 완벽하게 말이다.

"선우님이 넘어온 건 제 천박하고 발정난 개보지덕분이랍니다~"

주소양은 몽롱하게 풀린 눈빛으로 강명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입가에 침을 흘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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