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6화 〉 487. 팽가련의 딸, 이기연
"그러니 너는 그를 그저 쓰고 버릴 장기말 정도로만 인지하고 있도록 하거라. 어떤 관심도 두지 말라는 말이다. 알았느냐?"
"장기말이요?!"
"그래, 그는 그저 장기말이다. 이번 후계경쟁이 끝나면 가차없이 버려질 장기말 말이다....그러니 너도 그리 알도록 하거라."
"..알.겠어요. 어머니."
그녀의 물음에 이기연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스물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고수라면 분명 품에 안을 인재이것만 대놓고 적대하는 그녀의 모습에 의아함이 든 까닭이었다.
"그래, 아주 착하구나. 우리 딸"
그녀의 대답을 들은 팽가련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고민없이 답하는 그녀의 태도에 만족감이 든 까닭이었다.
"네 배필은 격이 맞는 상대로 어미가 찾아주도록 하마."
"네, 저는 어머니만 믿을게요."
팽가련은 그제야 안심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확고하게 말해두었으니 착한 이기연이라면 자신을 거역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어머니가 왜 이렇게 과민 반응을 하는 걸까?'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 달리 딸인 이기연은 그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언제나 냉정 침착 도도한 어머니가 이렇게까지 과민반응하는 이유가 너무나 궁금한탓이었다.
'한 번 찾아가봐야겠다.'
그녀는 이내 결심하였다.
장안의 화제로 급부상한 강명을 직접 만나기로 말이다.
그런 딸의 앙큼한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팽가련은 싱글벙글 미소를 지은 채 이기연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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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 초절정에 올랐다는게 진짜입니까?"
"대주! 검강 보여주세요 검강!"
여기저기 대원들의 상기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나중에 나중에"
그들의 말에 강명은 귀찮은듯 손을 휘휘저으며 말을 이었다.
"에이! 닿는 것도 아니고 좀 보여주세요!"
"맞습니다!"
"싫어, 임마."
강명은 단호하게 끊어낸 뒤 그대로 책상에 앉았다.
쿵
그리고 그대로 엎어져버렸다.
"잘거니까 깨우지마라. 꺠우면 왕복싸대기 다섯번이다."
엎어진 강명은 협박성이 다분한 말을 내뱉은 후 눈을 감아버렸다.
"...........어째 초절정에 올랐다는 양반이 변한게 없네?"
"대주는 대주니까?"
"초절정에 올라도 일을 하기 싫어하는건 여전히 똑같나 보군."
그 모습을 본 대원들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수련을 제외한 모든 일을 귀찮아하는 대주의 변함없는 성정에 헛웃음이 나온듯 하였다.
"자자 일들하자고. "
"그래 일이나 하자."
대원들은 각자 일을 하러 자리로 돌아가버렸다.
이내 집무실에는 오직 강명만이 남게 되었다.
'흐으으음........'
눈을 감은 강명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에게 갑을관계에 대해 정확히 인지 시켜준지 벌써 이틀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간 그녀는 자신에게 어떠한 행동도 보여주지 않았다.
돈을 주려고 하지도 않았고 여자를 주려고 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일조차 제대로 배정하지 않았다.
그저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무언가를 요구할 때까지 말이다.
'슬슬 달아오를 때가 됐을텐데?'
꽤나 오랜 기다림에 강명은 의문이 들었다.
그녀와 관계를 하던 중 음양조화기를 흘려놓았던 강명이었다.
분명 지금쯤 욕정이 차올랐을 것이 분명할진대
너무나 조용하였다.
마치 폭풍전야처럼 말이다.
'언제쯤 오려나.'
강명은 고민에 빠졌다.
여기서 먼저 움직이는 것은 하수였다.
그녀가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어야했다.
아쉬운 티를 내는 순간 주도권이 빼앗기고 말테니까말이다.
'빨리 와라. 팽가련. 미친듯이 따먹어서 성욕에 미친 암퇘지로 전락시켜주마.'
강명은 속으로 조용히 빌었다.
어서 그녀가 찾아오기를
잔뜩 흥분한 몰골로 찾아와 자신의 집무실에서 스스로 박히기를 말이다.
그렇게 속으로 팽가련의 방문을 빌고 있을 때였다.
똑 똑 똑
갑자기 집무실 문이 두드려지기 시작하였다.
'왔다!'
그 소리를 들은 강명은 확신할 수 있었다.
팽가련이 왔다는 것을 말이다.
"들어오십시오."
강명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끼이이익
그러자 이내 문이 열리더니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평균보다 작은 키
양갈래로 묶은 윤기 있는 머리.
큰 눈망울이 매력적인 귀여운 외모.
작은 키에 비해 우월할 가슴.
강명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강명은 저 여자를 알고 있었다.
어찌 모를 수가 있겠는가
팽가련의 딸이자 이번 후계 경쟁에서 모시게 될 여인일텐데 말이다.
'이기연!'
강명의 표정이 침중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어머, 오라버니 오랜만이에요."
그때 귓가에 이기연의 말랑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움찔
그러자 이내 강명의 몸이 살며시 떨리기 시작하였다.
과거 장삼일적 그녀와 몇 번 마주친 적 있는 강명이었다.
이렇다할 친분은 없었지만 그녀의 말랑거리는 목소리가 매력적이라며 몇 번이고 생각하던 장삼이었다.
오랜만에 그 말랑거리는 목소리를 들으니 살짝 설렘이 찾아들었다.
"어서오시오, 이 소저."
강명은 최대한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여기서 심리적으로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들켜서는 안되었다.
"에이, 이소저라뇨..너무 딱딱하잖아요. 연아라고 불러주세요. 오라버니."
그의 말에 이기연은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녀가 웃자 깨물어주고 싶은 만큼 귀여움이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존나 깨물고 싶다.
하지만 강명의 속내는 훈훈해지기 시작하였다.
표독한 제 어미와 달리 말랑거리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은 그녀였다.
"그나저나 무슨 일입니까 소저."
"어머, 꼭 용건이 있어야 이곳에 오나요?"
"그래도 방문 목적이 있을 것 아닙니까?"
"헤헤, 당연히 오라버니 보려고 왔지요."
이기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소동물이 절로 떠올려지는 귀여운 미소였다.
'주머니에 넣어서 기르고 싶네.'
강명은 생각하였다.
주머니에 넣어서 기르고 싶다고 말이다.
"목적이 없다면 돌아가주시지요. 저는 지금 바쁩니다."
강명은 그녀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팽가련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딸인 이기연의 존재는 방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재빨리 내쫓아버리는 것이 계획에 이로운 것이다.
"아이이잉....내쫓지말아주세요."
강명이 축객령을 내리자 이기연은 비음 섞인 애교를 부리며 귀엽게 몸을 바둥거렸다.
'흐음'
그 모습을 본 강명은 깊은 고심에 잠겼다.
확실히 귀여웠다.
내쫓기 힘들정도로 말이다.
남자는 귀여운 것에 환장을 한다.
보호본능이 절로 자극되어 가슴이 뭉클거리기 때문이다.
지금 이기연은 그런 남자의 본능을 제대로 건드리고 있었다.
그것도 눈에 빤히 보이는 노골적인 애교로 말이다.
'여우같은 년.'
강명은 방심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안됩니다. 이만 나가시지요."
강명은 다시금 그녀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무척이나 단호한 어조로 말이다.
"강 오라버니는 너무 딱딱해요."
이기연은 그런 강명의 모습이 불만스러웠는지 볼을 잔뜩 부풀렸다.
'하아...더 딱딱한게 있다고 드립치고 싶다.'
그리고 그 귀여운 모습은 강명에게 심장을 폭격당하였다.
말을 더 섞고 싶다는 욕구마저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저 궁금해요!"
이기연은 조막만한 입을 크게 벌리며 말을 이었다.
"뭐가 말입니까?"
"오라버니가 얼마나 강해졌는지에 대해서 말이에요!"
"나중에 후계 경쟁때 보시지요."
"지금 볼래요!"
"거절합니다."
"거절을 거절할래요!"
이기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말장난할거면 나가주세요."
벌컥
강명은 집무실 문을 완전히 열어버린 후 그녀에게 말하였다.
"장난도...안받아주고....매정해요."
이기연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니, 그게 시무룩할 일입니까?"
강명은 어이없다는듯 말을 내뱉었다.
"서운한걸 어떡해요."
"..후우 알겠습니다. 나가라고 하지 않을테니 편히 있으세요."
강명은 머리를 거칠게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와락
"와아 오라버니 최고!"
그러자 이내 이기연이 그대로 강명에게 안겨들었다.
"뭡니까!? 저리 가십시오."
강명은 당황한듯 언성을 높였다.
이건 또 무슨 짓이란 말인가
"에이 부끄러워하지마세요. 강 오라버니."
이기연은 그런 강연에게 더욱더 엉겨붙기 시작하였다.
물컹
'앗!'
그러자 이내 그녀의 거대한 가슴의 감촉이 몸에서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닿고만 것이다.
이기연의 큼지막한 가슴이 말이다.
"떨어지십시오!"
강명은 이기연의 머리를 잡고 그대로 밀어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좀처럼 밀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누가 팽가 핏줄 아니랄까봐 더럽게 세네.'
저벅 저벅
그때 강명의 귓가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를 들은 강명은 재빨리 기감을 퍼트렸다.
우우우우우웅
그러자 상당히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팽가련.'
그렇다.
팽가련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어쩐다.'
강명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 팽가련은 분명 욕정을 참지 못하고 자신을 방문하였을 것이다.
음양조화기로 어마어마한 욕구를 심어놓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만약 여기서 이기연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지레 겁먹고 도망갈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고민에 빠졌다.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릴까하고 말이다.
번뜩
그때 그의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이며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즉흥적이면서 자극적인 계획이 말이다.
"진짜 안비킬겁니까?"
강명은 짐짓 무서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안비킬건데요?"
강명의 물음에 이기연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강명이 곤란해하는 모습에 재미가 들린듯 하였다.
"안비키면 후회하실겁니다."
"어떻게 후회하게 만들건데요?"
이기연은 궁금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저벅 저벅 저벅
귓가에 팽가련의 발소리가 더욱더 크게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이내 강명은 알수 있었다.
그녀가 코앞까지 왔다는 사실을 말이다.
"후회 안할 자신 있습니까?"
"없는데요?"
이기연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기대감이 한껏 담겨있었다.
고지식하고 딱딱한 강명이 자신을 어떻게 후회하게 만들지 궁금하였기 때문이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이내 발소리가 더욱더 크게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후회해도 늦었습니다."
터억
말을 마친 강명은 이기연을 내려다보더니 그대로 뒷목을 잡았다.
츄으읍
그리고 고개를 살짝 숙여 그녀에게 입맞춤을 하였다.
"으으읍!?"
갑작스러운 강명의 입맞춤에 이기연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그녀는 입을 떼어내려고 하였지만 소용없었다.
강명은 그녀의 입술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그 묘한 입술의 감촉에 홀린 이기연은 몽롱한 표정을 지은 채 입술을 내주고 말았다.
저벅
뚝
그리고 들려오던 발소리가 멈추었다.
'주연 등장'
강명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가 등장한 것이다.
츄으으읍
팽가련을 의식한 강명은 집요하게 입맞춤을 이어갔다.
무척이나 농밀하고 진하게 말이다.
파닥 파닥
그러자 손을 파닥거리며 어떻게든 그를 떼어내려고 했던 이기연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입맞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강명은 천천히 혀를 내밀기 시작하였다.
할짝 할짝
그리고는 그녀의 입술을 천천히 핥기 시작하였다.
부드럽고 천천히 말이다.
덜 덜
그러자 이기연은 입술을 파르르떨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러운 혀의 진입에 두려운 마음이 든듯하엿다.
하지만 강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혓놀림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입술을 핥고
입술 사이 틈을 비집고 들어갔으며
이내 이빨을 핥았다.
그러자 그녀의 이빨이 서서히 열리더니 부드러운 혓바닥이 튀어나오기 시작하였다.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혀를 내밀어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츄르릅
츄르르릅
이내 두 사람의 혀가 하나로 포개지더니 뱀이 교미하듯 몇 번이고 휘어감아지기 시작하였다.
본격적인 입맞춤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입맞춤을 열중하던 강명은 천천히 시선을 뒤로 돌렸다.
뒤에는 충격적인 표정을 지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팽가련의 모습이 보였다.
강명은 눈가를 반달처럼 휘게 만들었다.
그녀가 볼 수 있도록 보란듯이 말이다.
그러자 이내 팽가련이 온몸을 덜덜 떨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뒤를 돌아 곧바로 빠르게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자리를 피한 것이다.
'됐어.'
강명은 만족스러운 감정을 느꼈다.
그녀에게 더할나위없는 충격을 줬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쪽도 마무리 해볼까?'
이내 강명은 천천히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푸하!"
그러자 입맞춤을 나누던 이기연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채 곧바로 입을 떼어내었다.
부웅
그리고는 강명의 뺨을 향해 전력으로 손바닥을 휘둘렀다.
짝
이내 절묘하게 찰진 소리가 방안을 울리기 시작하였다.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 좀더 순서를 지키라고요!"
이기연은 화가난듯 얼굴을 잔뜩 붉힌 채 고함을 내질렀다.
휘익
그리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바깥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빠른 걸음으로 말이다.
강명은 붉게 달아오른 뺨을 만지작거리며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