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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467화 (468/1,419)

〈 467화 〉 468. 천무맹으로 향하다.

"그럼...가볼게."

선우는 퀭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어제 무슨 일 있었어?"

당서윤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별일 아니야."

그녀의 물음에 선우는 한동안 말이없더니 이내 별일 아니라는듯 고개를 저었다.

"별일 아닌 모습이 아닌데?"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물었다.

"진짜 별일 아니야....그냥.....방마다 돌아다니면서 작별인사하느라...지친 것 뿐이야."

선우는 피곤에 쩌든 눈빛으로 당서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알만하군."

그 모습을 본 당서윤은 알겠다는듯이 말을 이었다.

분명 몇 달을 못 볼 생각에 진한 작별인사를 했었을 것이다.

"......죽을 뻔했어."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앓는 소리를 내었다.

밤새도록 쉼없이 돌아가며 그녀들을 만족시키고 다녔던 그였다.

뼈가 삭는 고통을 직접 체험해버린 것이다.

만약 음양조화신공이라는 희대의 색공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복상사로 삶을 마감했을 것이 분명하였다.

"전부 네 업보잖아? 달게 받도록 해."

그녀는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내심 저 바람둥이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 까닭이었다.

"..너무해."

선우는 상처받은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너무하긴 무슨."

쭈욱

당서윤은 그 모습이 내심 귀여웠던 것인지

선우의 볼을 살며시 잡아당기며 말을 이었다.

"아야야야야...아파.."

"아프라고 잡아당긴거야."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너 또 이상한 여자 꼬여오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그녀는 짐짓 살벌한 시선으로 선우를 째려보며 입을 열었다.

"아야야야야야 불가항력이었다니까!"

선우는 비명성을 내지르며 억울한듯 소리를 내질렀다.

"불가항력이든 뭐든 좀 참아봐! 벌써 아홉명이나 있잖아! 이 난봉꾼아!"

"알았어! 알았다니까!"

선우는 언성을 높이며 큰소리로 약조를 하였다.

"이번에도 만약 여자를 꼬여오면 진짜 진짜 개만도 못한 놈이야! 약속한다고!"

"그러면서 또 어길 생각이지!"

쭈우욱

이내 당서윤이 더욱더 강하게 선우의 볼을 잡아당기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약속해도 그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진짜야! 진짜로 약속할게!"

"믿는다?"

이내 당서윤은 잡아당기던 선우의 볼을 슬며시 놓아주며 물었다.

"절대! 절대로! 믿음에 배반하지 않을게."

선우는 올곧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그 어느때 보다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물론 당서윤은 그런 그를 무척이나 불신하는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말이다.

"눈빛이 왜 그래?"

그 눈빛을 마주한 선우가 딴지를 걸었다.

"내가 뭘?"

"불신에 가득 차 있잖아!"

"그럼 믿을 수 있게 행동하던가!"

"이번에는 진짜라니까! 내가 아무리 발정난 개라지만 설마 이번에도 여자를 늘려오겠어? 지금도 감당키 힘들어하는 거 봤잖아? 이미 한계라고"

선우는 억울하다는듯 소리를 내질렀다.

"..........."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입을 꾹 다물었다.

확실히 선우의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차고 넘치게 많은 여인을 데리고 있는 그였다.

그것도 하나같이 평생 한 번 마주칠까 말까할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들로 말이다.

여기서 여인을 더 늘린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내가 너무 과민한 건가.'

이내 그녀는 생각하였다.

자신이 너무 과민한게 아닐까하고 말이다.

"믿을게"

이내 당서윤은 진지한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탁월한 선택이야!"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반색하며 언성을 높였다.

"대신 이번에도 약속을 어기면 진짜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게 할거야!"

"당연하지!"

선우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동의를 하였다.

이번에는 자신이 있던 탓이었다.

강하윤의 경우

자신이 무협지 안으로 떨어지긴 전부터 좋아하던 최애의 캐릭터였다.

당당하고 공명정대한 성격

협이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행하지도 않는 협객으로서의 면모까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고 개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더이상 무협지 속에 그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당서윤과의 약속을 어길 확률도 0에 수렴할 수밖에 없었다.

확고하게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너무 확신에 차있는거 아니야?"

"확신할 수 있으니까!"

"그러다 또 불가항력이 발동되면 어떻게 하려고?"

"온몸으로 거부해야지."

"말은 잘해요."

당서윤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내 당서윤은 천천히 손을 뻗었다.

움찔

그러자 선우는 몸을 움찔하고 떨었다.

그녀가 볼을 잡아당기는 것은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든 까닭이었다.

쓰담 쓰담

하지만 그런 선우의 예상과는 달리 그녀는 선우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정성스럽게 말이다.

"몸 조심해야해."

당서윤은 걱정이 가득 어려있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당연하지."

"다쳐서 돌아오면 진짜 가만 안둘거야."

".........응"

선우는 작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눈가에 어린 걱정이 대번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럼 조심히 다녀와."

이내 선우의 뺨에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당서윤이 별안간 고개를 기울더니 그대로 뺨에 입을 맞춘 것이다.

"..........이왕이면 입에 해주지 그랬어."

"몰랐어? 우리 파혼한 사이잖아? 보는 눈도 있는데 어떻게 그래?"

"누가 본다고....그래.."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 것도 몰라?"

당서윤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볼에 입을 맞추는 건 괜찮고?"

"이정도쯤이야.....과거의 연인에게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지."

"몰랐네. 당가가 그렇게 개방적일 줄이야."

선우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녀와의 잡담이 재밌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그녀와 대화를 하다보면 정말 동년배 친구와 말장난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느껴진다.

분명 성향적으로 잘맞는다는 증거이리라

"이정도 가지고 뭘.....그리고 어제 나만 안기지 못했잖아."

당서윤은 흑요석같이 고운 눈동자를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이정도 욕심은 부려도 돼."

그녀는 맑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미소는 무척이나 청량하면서 상쾌하였다.

그리고 선우는 그 모습에 넋을 놓아버렸다.

그녀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동시에 가슴속 깊은 곳에서 어마어마한 정복감과 성취감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이렇게 현명한 여자가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하고 상쾌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자가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신만을 생각하며

자신만을 위한다는 사실이 와닿았기 때문이었다.

"서윤아"

선우는 진지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불렀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선우야."

당서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화답을 하였다.

그리고 그 미소는 다시금 선우의 심장을 두근대게 만들었다.

"출발 시간 조금만 늦출까?"

이내 선우는 그녀에게 제안을 하나하였다.

"왜?"

"너무 사랑스러워서 당장 껴안고 뒹굴고 싶어서"

선우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마구 입맞추고 벗기고 박고싶었다.

사랑하는 그녀를 말이다.

"꺼져."

당서윤은 그런 선우의 제안을 단호하게 끊어내었다.

"왜에에."

선우는 앙탈부리듯 말을 이었다.

"이미 충분히 늦었잖아. 그리고 그런 식으로 새치기하고 싶지 않아. 내 차례는 지났으니까"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다른 애들은 다 한 번씩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고 나까지 그렇게 할순 없잖아?"

당서윤은 맑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미련없이 가버려."

그녀는 선우를 마차쪽으로 슬며시 밀며 말을 이었다.

"아쉬운데...."

선우는 미련이 남은듯 작게 읊조리며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녀의 확고함을 알기에 딱히 떼를 쓰진 않았다.

당서윤은 지키고자 하는건 꼭 지키는 그런 여자였으니 말이다.

덜컹

이내 선우는 마차의 문을 열어젖혔다.

"어서와요. 선우님."

"어서오세요....선우님"

문을 여니 아름다운 두명의 여인이 선우를 반겨주었다.

천검후 주소양과 그의 딸인 천봉 이예설이었다.

아무래도 미리와서 마차에서 대기하고 있던듯 하였다.

"미안해, 오래 기다렸지."

선우는 미안한 기색으로 그녀들에게 사과하였다.

이미 출발시간을 반시진이나 초과한 그였다.

밤새 여러 여인들과 뜨거운 작별인사를 나눈 탓에 늦잠을 자버렸기 때문이었다.

"아니에요. 그렇게 오래 안기다렸어요."

"맞아요. 저희도 방금왔답니다."

선우의 사과에 주소양은 고개를 살며시 좌우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무척이나 살갑고 부드러운 태도였다.

"그럼 몇 달동안 잘부탁해."

""네에.""

그녀들은 활기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선우와 여행가는 것자체가 즐거운듯이 보였다.

털썩

끼이이익

이내 마차에 착석한 선우는 닫혀있던 마차의 창을 천천히 열었다.

"서윤아 금방 돌아올게."

그리고 창에 얼굴을 내민 채 말을 이었다.

"늦게 와도 되니까. 다치지만 말고와."

그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받았다.

"걱정마. 내가 얼마나 강한지 알잖아?"

선우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자만은 금물이야. 이 바보야."

당서윤은 골치 아프다는듯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실력이 보장되면 그건 자신이지."

선우는 자신있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지금의 자신은 예전과는 전혀 달랐다.

저항조차 못한 채 벌벌 떨던 때와는 차원이 다른 고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재원을 제외한 그 어떤 누구도 자신을 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으이그...알았으니까 어서가."

"맞다, 서윤아 올 때 선물 사올까?"

"필요없어. 가기나 해."

"아니 그래도 나름 멀리가는 건데. 갖고 싶은 거 없어?"

"없으니까 빨리가!"

당서윤은 출발은 하지 않고 시간을 떼우는 선우를 보며 언성을 내질렀다.

안그래도 늦은 주제에 어찌 이리 여유를 부린단 말인가

"승질은....알았어......출발해주세요."

그녀의 고함소리에 움찔한 선우는 마부쪽을 바라보며 말을 내뱉었다.

"알겠습니다....이럇!"

그 말을 들은 마부, 당걸은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이내 채찍질을 하였다.

히이이잉

덜컹 덜컹

이내 말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더니 마차가 덜컹거리며 이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출발하는 것이다.

천무맹을 향해서 말이다.

덜컹 덜컹

이내 마차는 당가의 정문을 통과하였고 당서윤은 점점 멀어지는 마차의 뒷모습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선우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면서 말이다.

이내 마차가 완전히 시야에서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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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이이이

지이이이이

선우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바깥을 보니 아무렇게 자라있는 풀과 나무들이 눈안에 가득 들어왔다.

지이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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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시선을 돌려 마차바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차에 있는 나무의 결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지이이이이

이번에 선우는 눈을 감았다.

덜컹거리는 마차 안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할 심산이었다.

지이이이이

지이이이이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만 봐!"

이내 선우는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자신에게 진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두 모녀를 향해서 말이다.

"그만 보라뇨. 딱히 선우님을 본적 없는데요?"

주소양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맞아요...그냥 앞자리니까...보게 된 것뿐이에요."

이예설 또한 그녀에게 동조하여 시치미를 떼기 시작하였다.

마치 억울하다는듯이 말이다.

"거짓말하지마! 내가 못 느꼈을 것 같아!? 내가 뭘하든 계속 나만 바라봤잖아!"

선우는 답답한듯 가슴을 두드리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인간을 초월했다고 여겨지는 현경에 도달한 그였다.

그렇기에 그 발달된 감각은 여타 인간들하고는 차원을 달리하였다.

선우는 발달 된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을 집요하게 쳐다보는 두 모녀의 뜨거운 눈빛을 말이다.

처음에는 그냥 마주보고 있기에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뭘하든 끈덕지게 따라붙는 시선에서 그는 느낄 수 있었다.

이 변태 모녀가 작정하고 자신을 관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쩔 수 없어요. 전부 선우님 잘못이에요."

주소양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뭔 소리야! 내 잘못이라니!"

선우는 억울한듯 소리를 내질렀다.

지들이 쳐다봐놓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선우님이 너무 잘생겨서 그런 거잖아요?"

"맞아요!"

주소양의 말에 이예설은 동의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건 또 무슨 논리야!"

"잘생기고 매력있는 남자에게 시선이 가는건 어쩔 수 없는 암컷의 본능이랍니다."

주소양은 얼굴을 슬며시 붉히며 선우에게 말을 건네었다.

"................"

그녀의 노골적인 말을 들은 선우는 당황한듯 입을 꾹 다물었다.

이 여자에게 부끄러움이란 없는 것인가

딸 앞에서 무슨 말을 지껄인단 말인가

"그러니까 신경쓰지마세요. 너무나 당연한 시선이니까요."

주소양은 몽롱하게 풀린 눈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눈빛은 선우를 당황하게만들었다.

주소양의 캐릭터가 완전히 붕괴되었다고 느낀 까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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