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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464화 (465/1,419)

〈 464화 〉 465. 좀더...때려줘도...괜찮을 것 같아요.

거절하고 싶었다.

거절하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당가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손에 닿을 거리에 모든 것들이 다있는데 뭣하러 밖으로 나돌아다닌다는 말인가

인간에게는 여러가지 욕구라는 것이다.

식욕, 성욕, 그리고 수면욕

이 세가지 기본적인 욕구를 완전히 충족됨으로서 인간은 비로소 충만함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선우는 현재의 삶이 무척이나 행복하고 충만하였다.

평생 한 번 볼까 말까할 정도의 여인들이 수두룩하였고 손만 뻗으면 쪼르르 달려와 안겨들었으며 말 한마디면 온갖 산해진미들이 코앞까지 대령되었다.

게다가 잠 또한 하루종일 잔다해도 뭐라하는 이들이 없을 뿐더러 질좋은 수면을 위해 푹신한 침상과 따뜻한 침구까지 준비되어있는 상황이었다.

선우에게 당가란 가히 무릉도원이라 칭해도 어색치 않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복한 생활을 마감하고 어찌 이재원이라는 악마같은 새끼가 있는 천무맹으로 들어가라는 말인가

어불성설이었다.

가고 싶지 않았다.

가고 싶을 리 없었다.

하지만 거절 할 수가 없었다.

명분이 너무나 환상적인 탓이었다.

당진설의 암살 의뢰와 이재원의 소집 통지서

이 두 가지 요인이 그를 천무맹으로 향하게 만드는 명분이 된것이다.

당진설과 척을 지지 않은 채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

그리고 이재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천무맹을 향해야하는 것이다.

"망할"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천무맹을 향해야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알고 있지만 막상 그곳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 까닭이었다.

장삼일적 모두에게 무시당하던 그때를 말이다.

장삼과 융화된 선우에게 천무맹은 껄끄럽기 그지 없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온갖 모욕과 멸시를 받아온 까닭이었다.

천하제일인의 제자면서 재능이 부족한 둔재

완벽한 맹주의 유일한 오점으로 불리우며 말이다.

그런 곳을 어찌 기쁜 마음으로 갈수 있겠는가

'가도...한 달 뒤에나 갈 줄 알았는데.'

짜증이 절로 치밀어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소집 통지서가 왠 말이냐고......"

선우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한탄하였다.

"맹주의 변덕이겠지."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진짜 가기 싫어서 그래."

선우는 애원하듯 말을 이었다.

"없어..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선우의 물음에 당서윤은 고개를 살며시 가로저으며 말을 이었다.

"나도 웬만하면 너를 천무맹으로 보내고 싶지 않아. 네게 이재원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역겨운 존재인지.......천무맹이 얼마나 껄끄러운 곳인지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당진설은 널 지목했고 이재원은 널 불렀으니까. 여기서 최선은 천무맹을 향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당서윤은 슬픈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

선우는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하였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은 탓이었다.

그도 알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천무맹으로 향하는 것이 가장 최선책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지킬 수 있는 최선책 말이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돼도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천무맹에 대한 응어리진 감정이 그를 망설이게 하는 것이다.

"선우."

선우가 말이없자 당서윤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가고 싶지 않다면 가지 않아도 돼."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네가 당가를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까지 희생할 의무는 없으니까."

그녀는 진지하기 그지 없는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천무맹을 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건 아니야. 네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도록 했으면 해. "

".........."

"너의 족쇄가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말이야."

"하지만....내가 만약 거부한다면 당가는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해."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마음 같아선 거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만약 천무맹으로 향하는 것을 거부할 경우 당가는 고스란히 이재원과 당진설의 분노를 감당해야했다.

"당가의 문제야."

"아니 내 문제이기도 해."

선우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당가는 내가 사랑하는 여인들과 함께 편히 쉴 수 있는 유일한 보금자리니까."

선우는 진심 어린 눈빛으로 당서윤을 마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럼 천무맹으로 향할 생각이야?"

"응, 그럴 생각이야."

"정말 괜찮겠어?"

당서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괜찮아, 어차피 후계 경쟁을 위해서 가야할 곳이기도 했고 말이야."

선우는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이재원이 얼마나 강한지 눈으로 확인해보지 뭐."

"몇 번 마주치지 않았어?"

"그때는 경지가 낮아서 그 새끼가 얼마나 강한지 짐작이 안되었거든."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얼마나 강한지 말이야."

선우는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가게 되었으니 이재원의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에 마주쳤을 때는 경지가 일천하여 그가 얼마나 강한지 짐작조차 못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를 것이다.

초절정에 불과했던 때와는 달리 인간을 초월했다고 전해지는 반선의 경지에 도달하였으니 말이다.

".........정말 괜찮겠어?"

선우의 호기로운 말에도 당서윤은 불안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사랑하는 그이를 불구덩이 속에 밀어넣은듯한 기분이 든 까닭이었다.

"괜찮아.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뭐."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역용이 괜찮겠어?"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괜찮을거야. 축융공은 골격자체를 뒤틀어버리는 역용술이니까.....유심히 보지 않는 이상 들키지는 않을거야."

"........그래도 유심히 보면 어떻게 해?"

"유심히 봐도 그 새끼는 멍청해서 못 알아볼거야."

".........너무 낙천적인거 아니야?"

그녀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원래 인생은 긍정적으로 살아야하는거야. 그럼 우주의 기운이 도와주거든."

선우는 슬며시 미소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

"뭔데...그 혹세무민들을 선동할 것 같은 말은.."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렇게 진지한 상황에서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한다는 말인가

"어쨌든 걱정마. 너도 알잖아? 내가 요상하게 운이 좋은거. 이번에도 분명 운이 좋게 해결할 수 있을거야."

선우는 주인공 보정을 염두해둔 채 천천히 말을 이었다.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주인공 보정을 믿어보기로 하였다.

주인공 보정이 있다면 고생은 뼈빠지게 해도 자신이 죽을 일은 만들지 않을 것이다.

"선우."

당서윤은 진지하기 그지 없는 표정으로 그를 불렀다.

"한 가지만 약속해줘."

"뭔데?"

"무모한 짓 하지 않기로."

"무모한 짓?"

"그래, 운에 기대서 무모한 짓 하지마....운이 이상하게 좋긴 하지만 영원히 그 운이 지속될거라는 보장은 없잖아....그러니까....위험할 것 같으면 도망가라고.......네가 도망가도 아무도 널 탓하지 않을테니까."

"걱정마, 무슨 일이 생길것 같으면 냅다 도망가버릴테니까."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과장된 동작을 취한 채 말을 이었다.

"말이라도 못하면......"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익살스럽게 걱정을 덜어주려는 선우의 의도가 눈에 보인 까닭이었다.

'귀여운 녀석.'

당서윤은 생각하였다.

이 철없어 보이는 연하의 낭군이 한 없이 귀엽다고 말이다.

집무실에는 훈훈한 공기가 흐르기 시작하였다.

*************

".......선우님. 오셨나요?"

주소양은 붉게 상기된 얼굴로 선우를 반겼다.

분명 오늘은 그녀가 안길 차례가 아니었다.

아직 사흘이나 남은 것이다.

그런데 갑작스레 선우가 처소를 방문하니 심장이 두근 거리기 시작하였다.

"잘 지냈어?"

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태연히 안부를 물었다.

"네에....물론이지요..선우님께서..배려해주신 덕분에...편안하고 풍족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주소양은 온몸을 농염하게 배배꼬며 말을 이었다.

"그...그래?"

그녀의 반응을 본 선우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딱히 배려를 해줬던 기억이 없던 탓이었다.

"네에, 이렇게 처소도 조용하고 한적한 곳으로 주시고..."

'남는데가 여기 밖에 없던 건데...'

"전문 시비는 물론 매일 진수성찬을 올려주시더군요....고마워요..선우님."

주소양은 몽롱하게 풀린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그녀가 받는 대우는 그냥 손님이라면 누구나 받는 대접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감격하고 고마워하니 되려 당혹스러움이 느꼈다.

"그...만족한다면 다행이네.."

선우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후훗..모두 선우님의 거룩한 배려 덕분이랍니다...정말..선우님은...너무 완벽한거 같아요...잘생긴...외모....탄탄한 몸매........자상한...마음씨...게다가..거대한 남근까지..어쩜..그렇게.."

그녀는 여전히 몽롱한 눈빛으로 선우를 마주보며 그를 찬양하기 시작하였다.

듣는 사람이 절로 부담을 느낄 정도로 말이다.

"남...근?!"

그녀의 찬양을 듣던 선우는 당혹스러운듯 말을 내뱉었다.

어디 여염집 아녀자가 이렇게 음탕한 말을 내뱉는다는 말인가

그것도 천무맹의 안주인이라는 여자가 말이다.

"어멋...죄송해요...저도 모르게 그런 음탕한 말을......하지만..너무 확고한 사실이라....입조심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

선우의 지적을 들은 주소양은 짐짓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래...말조심해서..나쁠 것은 없으니까.."

선우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내뱉었다.

여러모로 상태가 이상하긴 했지만 굳이 지적하고 싶지 않았다.

"그나저나....선우님...어쩐 일로...제게 방문하셨나요? 오늘은 제 차례가 아니잖아요?"

주소양은 무척이나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 오늘은 할 말이 있어서."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아...궁금하네요...대체 무슨 말을 해주시려고...이렇게 야심한 시각에.....제 방문을 두드렸는지 말이에요."

주소양은 뜨거운 눈길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말해두는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다."

선우는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런게....뭘까요?.....전 모르겠는데....선우님이...가르쳐주실래요?"

주소양은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천천히 선우에게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요염하고 농염한 몸짓을 하면서 말이다.

"아니 그런거 아니라니까?"

선우는 당혹스러운듯 비명성을 내질렀다.

"괜찮아요....목적이라는건...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거잖아요?...저는 목적이 바뀌어도 상관없답니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주소양은 뜨거운 눈길로 선우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터업

"아니 상관있어. 상관있으니까 얌전히 있어!"

이내 선우는 그런 그녀의 양어깨를 붙잡아버렸다.

이대로 냅뒀다간 그녀가 더욱더 폭주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하흐으으응!"

그러자 이내 그녀의 입에서 옅은 신음성이 튀어나왔다.

무척이나 음란하고 야한 신음성이었다.

"아니! 신음을 왜 질러!?"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외쳤다.

별안간 신음성을 왜 내지른다는 말인가

"하아...하아...선우님께...붙잡히니...저도 모르게 느껴버려서요.."

주소양은 볼을 빨갛게 붉히며 말을 이었다.

"허어."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녀의 미친 소리에 정신이 가출해버린 탓이었다.

'이거...내 탓이지?'

이내 선우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한없이 도도하고 권위적이던 그녀가 닿는 것만으로도 신음을 흘릴 정도로 음탕하고 음란한 여자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 탓이었다.

'일단 진정시키자.'

이내 선우는 손가락을 들어 그녀의 이마에 튕겨버렸다.

잔뜩 흥분한 그녀를 진정시킬 심산이었다.

"악!"

이마에 손가락이 닿자 주소양이 비명성을 내질렀다.

상당한 고통이 찾아온 까닭이었다.

"이제 정신이 들어?"

선우는 이마를 부여잡고 있는 주소양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아...네에....좀더...때려줘도...괜찮을 것 같아요."

"............"

"오늘은 이런 걸 할셈이신가요? 좋아요....저는 얼마든지 맞을 각오가 되어있답니다....혹시 회초리도 준비하셨나요?........아니면 채찍?......모든 즐겁게 맞을게요....하아...선우님......."

그녀는 잔뜩 흥분한 채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

그 모습을 본 선우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을 상상도 못하였기 떄문이었다.

'대체 얼마나 변태가 된거야?'

선우는 경악하였다.

그녀의 밑바닥까지 본듯한 느낌이 든 까닭이었다.

그리고 생각하였다.

아무래도 그녀와 제대로 된 대화를 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아"

선우의 입에서 깊고 무거운 한숨이 내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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