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2화 〉 463. 암살 의뢰가 들어오다.
내빈실
"무슨 생각이야..."
선우는 의문에 찬 시선으로 당서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뭐가?"
"왜....안 혼내?"
선우는 모르겠다는듯이 그녀에게 물었다.
"혼나고 싶어?"
".....그런건..아니지만...잘못을 했으니까.."
선우는 우물쭈물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꼬집
"잘못했지. 너무 잘난 죄"
이내 당서윤은 선우의 볼을 꼬집으며 말을 이었다.
"아야야야...아파."
"아프라고 잡아당기는 거야."
당서윤은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누가 그렇게 잘나서 여기저기 여자 홀리고 다니래?"
당서윤은 도끼눈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미안.."
꽈아악
"미안해야지.....이 바람둥이야!"
이내 당서윤은 손가락에 더욱더 힘을 주었다.
"아야야야야야"
그러자 이내 선우의 입에서 비명성이 터져나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당서윤은 천천히 손을 떼어내었다.
"됐어, 이제 이걸로 용서해줄게."
그리고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고작 이런 걸로?"
선우는 의아한듯 그녀에게 물었다.
뺨이라도 한 대 때릴줄 알았더니 고작 이런 걸로 용서를 해준다니?
의아함이 들 수밖에 없었다.
"왜, 더 꼬집어줄까?"
당서윤은 슬며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아니.....그런 건 아니지만."
선우는 우물쭈물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화 난거 아니였어?"
"화났지. 근데 더 혼내긴 싫네."
당서윤은 어쩔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어째서? 귀여워서."
"응?"
"굳이 혼나려고 남아있는 것도 귀엽고 더 혼날까 끙끙 앓는 것도 귀엽고 생긴 것도 귀여워."
당서윤은 올곧은 눈동자로 선우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쓰담 쓰담
"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더 혼낼 수 있겠어?"
그리고 선우의 빨갛게 부은 양 뺨을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고작....그런 이유로?"
선우는 황당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귀여워서 그런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것도 있고....이렇게 될 것 같기도 했거든."
"정말?"
"내가 말했잖아, 이상하게 너는 여복이 터지는 것 같다고 평생 한 번 볼까말까한 미녀들이 이렇게 줄줄히 엮어지니까 말이야."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아닐거라고 부정하긴 했지만 결국 일이 이렇게 되니까.....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
"평생 이재원만 바라보던 주소양과 강하윤이 너한테 반했잖아? 이 정도면 거스를 수 없는 무언가의 의지라고 생각해."
당서윤은 부드럽게 선우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주인공 보정!'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이내 무언가 떠올릴 수 있었다.
스승인 음양마가 조언해주었던 주인공 보정을 말이다.
"그러니 죄책감 갖지마."
그녀는 씨익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처음이랑은 반응이 사뭇 다른데?"
선우는 처음 개가 되어버렸다는 말을 듣고 길길히 날뛴 그녀를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화가 났으니까....근데 강 선배가 너한테 반했다는 말을 듣고 아차 싶더라. 네 의지보단 초월적인 무언가의 의지가 깊게 연관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런 생각이 드니까 마냥 널 탓할 수는 없더라."
"고마워...이해해줘서."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고마움을 표하였다.
"뭘, 당연하잖아....넌 내 반쪽인걸?"
당서윤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미소를 마주한 선우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항상 느끼지만 딱딱한 저 얼굴이 미소가 그려지는 모습은 언제봐도 아름다웠으며 왠지 모를 성취감마저 느껴졌다.
"서윤아."
"왜?"
"혹시 개 보고 싶지 않아?"
"개?"
"응, 발정난 개 말이야."
선우는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안돼."
그의 제안에 당서윤은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어째서....너무해.."
"오늘은 령언니 차례잖아. 언니의 순서를 빼앗고 싶지 않아."
".........그건 그렇지."
이내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대신 내일 모레 보여줘......개가 되는거 말이야."
이내 당서윤은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걱정마, 인중견이 뭔지 보여줄테니까 말이야."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자신있게 답을 하였다.
당서윤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헛소리하는 것도 귀여워보인 탓이었다.
선우 또한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마주 웃었다.
배려와 고운 마음씨 그리고 드넓은 이해심까지
누나로서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당서윤을 보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고마워, 누나.'
이내 선우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훈풍이 불기 시작하였다.
***********
"왈왈! 왈 왈!"
선우는 개짖는 소리를 내며 네 발로 뛰어가기 시작하였다.
"꺄르르르!"
그러자 요랑은 기분좋은듯 웃음을 터트리더니 그대로 도망가기 시작하였다.
쿵 쾅 쿵 쾅
이내 두사람은 집무실 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초월적인 경지에 도달한 두 괴물들의 격한 움직임에 집기구가 버텨내지 못한 탓이었다.
"와르르르르 왈!"
이내 선우는 그대로 뛰어올라 요랑의 등을 덮쳤다.
"아아악! 잡혔다!"
요랑은 과장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으르르르르!"
선우는 그런 요랑의 위에 올라탄 후 사납게 으르렁거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진짜 개처럼 말이다.
와압!
그리고 이내 입을 크게 벌리더니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목덜미를 그대로 물어버렸다.
바둥 바둥
그러자 요랑은 격렬하게 몸을 뒤틀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괴로운듯이 말이다.
"으아아아악!"
이내 그녀의 입에서 비명성이 내뱉어졌다.
그 비명성에는 장난이 아닌 진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아아아악! 간지러워!...흐헤헤헤헤헤.....선우야! 간지러워!"
이내 요랑은 웃음섞인 비명성을 내지르며 몸을 바둥거리기 시작하였다.
목덜미가 참기 힘들정도로 간지러운 탓이었다.
"으르르르"
선우는 그런 요랑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의 목덜미를 문 채로 혓바닥과 이빨을 비빌 뿐이었다.
"흐히히히히...하하하하하하하"
이내 요랑의 웃음보가 터져버렸다.
너무 간지러워 도저히 참을 수 없던 탓이었다.
"왈 왈 왈"
그녀가 웃음을 터트리자 선우는 그제서야 목덜미를 간질이던 이빨을 떼어내었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힘차게 짖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만족스러운듯이 말이다.
쓰담 쓰담
"헤헤헤헤, 우리 개노무시키 잘했어."
요랑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더니 이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사랑스럽다는듯이 말이다.
"뭉멍! 뭉멍!"
그러자 선우는 만족스럽다는듯이 산뜻한 개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끼이이익
그때 갑자기 집무실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무척이나 깐깐해 보이는 인상의 귀부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지금....뭐 하시는거죠?"
그녀는 요랑의 위에 덮치듯 올라타고 있는 선우를 바라보며 당황한듯 말을 이었다.
"와아, 적화야 안녕!"
요랑은 그녀를 알아보고 손을 들어 인사를 하였다.
"금...부인 오랜만입니다."
그리고 선우 또한 고개를 슬며시 돌리더니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선우님.....아무리...급하셔도 그렇지...어떻게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면서까지.."
금적화는 엉망이 되어버린 집무실을 바라보며 황당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아니...오해입니다...금부인.."
선우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말하였다.
"대체 뭐가 오해라는 말입니까! 집무실은 엉망이 되어있지! 두사람의 옷은 흐트러져 있지! 게다가 무엇보다 요랑님의 위에 올라타 있지 않습니까!"
그녀는 자신이 느낀 바를 그대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눈에는 아무리 봐도 선우와 요랑이 성교를 하기 직전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것도 무척이나 격렬한 성교를 말이다.
괜스레 민망함이 올라왔다.
"이건...내가...개가 되려고..."
"개처럼 하겠다는 건가요!?"
금적화는 놀란듯 반문하였다.
".............."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골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저 개흉내를 내면서 요랑과 놀아주고 있던 것 뿐이었건만 아무래도 금적화에게는 성교를 하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은 탓이었다.
'너 때문이야!'
선우는 개흉내를 내며 놀아달라고 요청한 요랑을 노려보았다.
요랑 때문에 쓸데없는 오해를 샀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뭘 봐?"
요랑은 의문에 찬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귀여워서."
선우는 이를 빠드득 갈며 말을 이었다.
"알아."
요랑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귀엽다는 말은 무척이나 당연한 말이었다.
이미 스스로의 귀여움에 대해 충분히 객관화를 완료하였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객관적으로 봐도 귀여웠다.
그것도 무척이나 말이다.
너무 당연한 말을 하니 별 감흥이 없었다.
".........."
그녀의 너무나 당연한듯한 태도에 선우는 뻘쭘한 표정을 지었다.
당서윤을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를 정도로 당당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요랑주제에.'
선우는 갑자기 심술 궂은 마음씨가 돋아나기 시작하였다.
뭔가 괴롭히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착 착
선우는 요랑의 만두처럼 토실한 양 볼을 잡아버렸다.
"아이고 귀여워라."
그리고 그대로 이리저리 문대기 시작하였다.
"아아아....아파!"
"귀여워서 그래, 귀여워서."
선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장난을 이어갔다.
쾅
"아아아악!"
그리고 이내 충돌음이 터지더니 선우가 고통에 찬 비명성을 내질렀다
요랑이 그대로 머리를 박은 탓이었다.
"아파 요년아!"
선우는 이마를 부여잡으며 고함을 내질렀다.
"내가 먼저 아프다고 했잖아!"
요랑은 지지않겠다는 듯 고함을 내질렀다.
"그렇다고 머리를 박는 년이 어딨냐!"
"여기있다! 왜!"
"이게!"
선우는 머리통을 쥐어박으려고 주먹을 내밀었다.
하지만 요랑은 그의 주먹을 빠르게 피해버렸다.
마치 물이 흐르듯이 부드럽게 말이다.
와득
주먹을 피한 요랑은 선우의 팔을 그대로 물어버렸다.
"아아아아악!"
선우는 비명성을 내질렀다.
피부에 이빨이 파고드는 것을 느낀 까닭이었다.
"아파! 아파 아프다고!"
선우는 요랑의 머리를 밀어내며 고함을 내질렀다.
과연 영물인지 이빨이 박힌 것만으로도 상당한 고통을 느낀 까닭이었다.
요랑은 그런 선우의 고함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더 세게 이빨을 박아넣었다.
지금껏 처맞았던 것에 복수를 하듯이 말이다.
두 사람의 실랑이가 길어지기 시작하였다.
************
그렇게 실랑이를 벌인지 얼마나 흘렀을까
두 사람은 어느새 진정하였는지 서로 일정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씨익....씨익...씨익."
요랑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봉두난발이 된 모습으로 거침 숨을 몰아쉬었다.
"망할...피나잖아.....아오."
선우는 이빨이 박힌 곳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며 짜증을 내었다.
흉이 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제....진정 되셨나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금적화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녀는 뭔가 죄책감이 들었다.
자신이 쓸데없는 말을 해서 잘 놀고 있던 두사람을 괜시리 싸움을 붙인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니요, 역시 한대 쥐어박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선우는 이내 주먹을 말아쥔 뒤 말을 이었다.
일방적으로 당하니 분통이 터져서 안될 것 같았다.
"또 물리고 싶어?"
요랑은 잔뜩 성난 표정으로 선우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우우우우우우웅
이내 두 사람의 주변에는 투기가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두사람의 투쟁심에 무의식적으로 투기가 흘러나온듯 하였다.
"잠시만요!"
그 모습을 본 금적화는 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아무래도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급한거 아니면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끝납니다."
"적화 빠져 있어! 이제 집무실은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전장으로 바뀔거야!"
요랑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급한 일이에요!"
금적화는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
"급한 일?"
"응?"
그 말을 들은 한 사람과 한 영물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돌아보았다.
"천무맹에서 서신이 왔어요!"
시선이 몰리자 그녀는 품에서 서신 두장을 꺼내보이며 말을 이었다.
"누구한테요?"
선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천무맹주와 당부인께서 보내오셨어요."
"서윤이한테 갖다주면 되지 않습니까?"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들렸다온 참이에요. 곧바로 선우님께 가져다 달라고 하더군요."
"서윤이가요?"
선우는 의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뻗었다.
터업
그러자 이내 금적화는 그의 커다란 손 위에 서신 두 통을 건네주었다.
"흐음"
촤르르르
서신을 받든 선우는 그 중 한 통을 펼친 후 그대로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말이다.
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
"허어."
그의 입에서는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서신에 말도 안되는 소리가 적혀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보고 나를 암살해달라고?'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