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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461화 (462/1,419)

〈 461화 〉 462. 개가 되다.

"혈해의 살수들이 내 목숨을 노리고 갑자기 달려들었어. 물론 나를 이길 수는 없었지. 전부 비틀어 죽여버렸거든 그리고 하윤이 걱정되서 숲속으로 들어갔어. 가보니까 살혼에게 조금 밀리는게 보이더라고 그래서 재빨리 달려가서 살혼을 떡이 되게 패주었어. 그런데 왠걸? 살혼에게 몸을 갈아타는 기괴망측한 능력이 있는거야! 그래서 죽을 때까지 죽일 때까지 죽일 심산으로..........."

선우은 손발을 열심히 휘적거리며 며칠 전 있었던 일의 전말을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그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괴성한 흉내까지 내가면서 말이다.

"결국 다친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산속을 돌아다녔는데 버려진 오두막이 보이더라고 아마 사냥꾼이 버려둔 것 같아. 거기서 사흘간 묵었고 여차저차해서 이렇게 된거야."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끝맺었다.

"여차저차가 무엇인가요?"

선우의 말이 끝나자 옥령은 의문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정을 통하게 된거지..?"

"서론은 길고 본론은 너무 축약시킨 것 같은데요?"

옥령은 예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위화감이 느껴지는 미소였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위화감이 느껴지는 미소 말이다.

".....그런가?"

"네, 완전히 말이에요. 좀더 말해주세요. 그 여차저차가 어떻게 된건지 말이에요."

"그.....같이 술을 먹었는데.......그 날따라 너무 예뻐보이더라고.."

"그 말은 취기에 뜻하지 않은 실수를 했다는 말인가요?"

옥령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아니, 그런게 아니야...그..원래부터 호감은 가지고 있었거든...그런데 남편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부터는...쳐다보지 않고 헛된 마음을 품지 않으려고 노력했었어...그런데...그...견고했던 정신적인 방벽이 술에 의해 무너진거야..."

"결국 취기에 휩쓸린 건 인정하신거네요."

"취기가 있긴 했지만 절대 실수라고 생각지 않아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 쓰레기가 아니니까!"

선우는 확신에 찬듯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정말요?"

옥령은 의심에 찬듯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정말이고 말고!"

선우는 짐짓 찔리긴 했지만 이내 자신있게 답하였다.

"주소양과 이예설은요?"

"............"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반례를 들고 오니 할 말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주소양과 이예설의 경우

사랑한다기 보단 입막음을 위한 관계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더 정확하였다.

물론 성교를 나누면서 없던 정이 생기긴 하였지만 사랑하여 관계를 맺은 다른 부인들과는 엄연히 다른 관계인 것이다.

"그럼 다시 물을게요."

선우가 말이 없자 옥령은 맑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강 소저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그저 하룻밤에 불장난인가요? 아니면 정말로 사랑하는 건가요?"

".....사랑해...진심이야....말은 안했지만 강하윤은 오래전부터 동경하던 여인이었어...그런 여자가 내게 호감을 표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

선우는 옥령을 바라보며 속에 있던 진심을 토로하였다.

강하윤을 대하는 마음은 떡정이 생긴 주소양과 이예설과는 달랐다.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하룻밤의 불장난이라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으음....그렇게 말하니 질투가 나는데요..."

선우의 말을 들은 옥령은 짐짓 심술궂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니, 내 말을...그런 뜻이 아니라.."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녀의 속을 상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당황스러움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쭈욱

그때 옥령이 갑자기 손을 뻗었다.

그리고 선우의 볼을 천천히 잡아당기기 시작하였다.

"알아요. 그런 뜻이 아닌거."

옥령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장난 쳐봤어요. 선우의 당황하는 모습은 귀여우니까요."

옥령은 활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

그리고 그녀의 미소를 정면으로 마주한 선우는 얼굴을 붉혔다.

놀림을 받았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쑥스러움이 몰려든 탓이었다.

"항상 말했지만 제게 원하는 것은 두가지에요. 균등한 사랑과 정확한 서열이요. 그 정도만 지켜주신다면 저는 불만이 없답니다."

"...으응....안그래도 모두에 대해서 하윤에게도 설명을 해둔 참이야.."

"그럼 다행이네요. 저는 만족해요. 그리고 균등한 사랑은 오늘밤에 확인해봐야겠어요."

옥령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옥령, 정말 괜찮아?"

"뭐가요?"

"강하윤은.....이재원의 여인이었잖아.."

선우는 걱정스러움이 잔뜩 묻어나는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재원과 불구대천 원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 바로 옥령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과연 이재원의 이부인이었던 강하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괜찮아요. 과거에는 그랬지만 현재는 아니니까요."

선우의 말을 들은 옥령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게다가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있을 수는 없잖아요? 제 눈앞에 그런 쓰레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하는 낭군이 있는데 말이에요."

옥령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선우를 마주보며 입을 열었다.

"......옥령."

그 모습을 본 선우는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을 격하게 아껴주는 그녀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진 까닭이었다.

"대신 개가 된다는 약속은 잊지 말아주세요."

"응?"

선우는 의아한듯 그녀에게 되물었다.

그러자 옥령은 천천히 얼굴을 내밀더니 이내 선우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당분간은 뒤로만 할거에요."

무척이나 농염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이다.

"으응...알았어..걱정마....최선을 다해 개처럼 달려들게."

선우는 고개를 빠르게 끄덕이며 답을 하였다.

"어머, 기대되라."

이내 옥령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금 본래 자리로 되돌아갔다.

"저는 더 할 말이 없어요."

옥령은 선언하듯 말을 내뱉었다.

애초에 끝없는 사랑과 서열만 중시해준다면 문제가 없던 그녀였다.

강하윤이 새롭게 들어온다고 해서 불만이 있을 턱이 없었다.

"상공"

이내 당대부인이 입을 열었다.

"응, 말해, 가려."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 또한 령 언니와 다를바 없는 입장이에요. 하지만 상공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이주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파요.....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너무나 고역이랍니다. 더구나 상공의 체력이 무한한 것도 아니지 않나요. "

당대부인은 솔직한 내심을 털어놓았다.

여인을 늘리는 것은 상관없었다.

상당히 고전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그녀에게 영웅호걸이라는 말은 무척이나 당연하다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걸리는 것은 실질적인 피해였다.

현재 선우는 매일밤 여인을 바꿔가며 잠자리에 들고 있다.

최대한 평등한 사랑을 주기 위한 그만의 노력이었다.

하지만 그 숫자가 일곱이 넘어간 시점부터 문제가 되었다.

일주야를 기다려도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한창 몸이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당대부인 입장에서는 고역이 아닐 수가 없었다.

"................"

그녀의 불만을 들은 선우는 고심에 잠겼다.

마땅한 해결책을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혼자인데 부인은 여럿이 되니 발생하는 문제였다.

.

한 번 잠자리를 하면 일주일이나 기다려야하는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강하윤이 추가가 되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미안해."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사과를 하였다.

부부간의 성교는 무척이나 중요하였다.

특히 한창 성욕이 끌어오를 시기에 직면한 선우의 여인들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런 그녀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듯 싶었다.

"......최대한...해결책을 마련해볼게."

선우는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믿을게요..상공."

그의 말을 들은 당대부인은 고개를 살짝 주억거렸다.

영 못미더웠지만 하늘같은 상공의 말이었다.

믿어줄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돌려 요랑을 바라보았다.

"뭘 봐?"

요랑은 의문에 찬듯한 시선으로 그에게 물었다.

"뭐 할 말 없어?"

"없는데?"

"진짜?"

"응."

요랑은 깜찍한 얼굴을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넌 질투도 안나? 내가 새로운 여인을 들였잖아."

"질투가 왜나? 강하고 유능한 수컷에게 암컷이 끌리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요랑은 모르겠다는듯 그에게 물었다.

그녀가 지금은 비록 인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지만 기본적으로 그녀는 영물이었다.

그것도 인면지주라는 거대한 짐승이 깨달음을 얻어 변모한 영물 말이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 새로운 여인은 전혀 신경 쓸 대상이 아니었다.

매력적인 수컷에게 암컷이 끌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 그런 일을 가지고 탓을 한다는 말인가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고마워."

선우는 그런 요랑을 바라보며 고마움을 표하였다.

뭔가 시원스럽게 넘어가주는 면모가 고마웠기 때문이었다.

"대신 나도 뒤로 할래!"

"조용히 해."

선우는 민망한듯 얼굴을 붉힌 채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댄 후 입을 열었다.

옥령이 귓속말을 한 것을 어느새 엿들은듯 하였다.

"왜에에에! 왜 옥령만 좋은 거....우웁!'

터업

"조용히 해. 임마!"

이내 선우는 요랑의 입을 틀어막아버렸다.

민망하게 무슨 말을 한다는 말인가

선우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은 채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이번에 시야에 들어온 이는 능소화였다.

"실망이다!"

그녀는 선우를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대는 본녀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더냐! 어찌 본녀와 같은 매력적인 여인을 놔두고 다른 여인을 끌어들인다는 말인가!"

".......할 말 없네.."

"물론 본녀도 굴러들어온 처지이기에 할 말이 없긴 하지만! 그대는 여자를 끌어들이는 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더냐! 이러다간 중원에 있는 모든 여자가 그대의 여인이 될까 두렵다!"

능소화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선우가 당가에 들어온 것은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은 차였다.

그런데 그 사이에 끌어들인 여자만 네 명이었다.

요랑과 주소양 , 이예설 , 강하윤까지 말이다.

어찌 이리도 빠르게 여자를 끌어들인다는 말인가

영웅호걸이라는 말을 익히 알고 있던 그녀였다.

고위 관리들 또한 처첩을 여럿두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달동안 네 명은 너무 빠르지 않은가?

이정도면 난봉을 넘어 색마라 칭해도 어색하지 않을 행적인 것이다.

"그대는 개다! 발정난 개! 앞으로 개선우라고 부르겠다! 앞으로 말도 하지 말거라! 개소리만 하라는 말이다!"

"...........뭉멍."

"그런다고 진짜 개짖는 소리를 내뱉으면 어떻게 하느냐! 그대는 인간으로서 존엄조차 잊은 것이냐!"

능소화는 당황스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선우가 진짜 개짖는 소리를 낼지 몰랐을 뿐더러 생각이상으로 귀여워 심장이 두근거린 탓이었다.

"아니......개소리 하라면서.."

선우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화가나서 한 말이 아니더냐! 어찌 이런 것까지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말이더냐!"

".....미안해."

선우는 고개를 슬며시 숙였다.

"되었다......어찌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는가....감정을 억제하는 것 자체가.....어불성설인게지."

능소화는 체념한듯 말을 이었다.

화가 나 선우를 잔뜩 쏘아붙이긴 했지만 자신 또한 강하윤과 다를 바가 없는 처지인 것을 상기하였다.

만약 선우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제하였다면 자신은 이 자리에 존재하지 못하였을테니까 말이다.

"본녀는 그저. .그대가..조금은..자제를 하였으면 한다..........그대에게는 사랑을 나눠줄 여인이 충분하지 않은가? 그런데 대체 뭐가 부족해서 이렇게 쉴새없이 여인을 늘린다는 말인가....."

능소화는 슬픈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호소하였다.

조금은 자제를 해달라고 말이다.

수많은 여자들에게 씨를 뿌리고 싶은 것이 우월한 수컷의 본능이라고 하지만 선우는 그정도가 너무 강렬하였다.

무방비하게 모든 여자에게 씨를 뿌리고 다닌다면 그건 짐승과 다를바가 없는 것이리라

"........미안해."

선우는 기가 팍 죽은 표정을 지은 채 사과를 하였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었기에 사과를 하는 것 외에는 그녀에게 할 말이 없던 탓이었다.

".............."

능소화는 그런 선우를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후우"

그리고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자신이 선택한 낭군이었다.

약속을 어기고 여인을 또다시 늘린 것은 괘씸하였지만 기운이 없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해진 탓이었다.

"고개를 들거라. 선우. 장부는 함부로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다. "

"......하지만."

"그대는 이미 사과를 하지 않았는가?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외에 감정은 접어두도록 하라."

"......소화."

"대신 본녀도 그대가 개가 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겠다. 내일은 본녀의 차례라는 것은 잊지말도록 하라."

능소화는 선우의 시선이 민망한 것인지 얼굴을 붉힌 채 농을 건네었다.

"알았어! 최고의 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선우는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피식 피식 피식

그러자 장내에는 웃음꽃이 슬며시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의 헛소리에 긴장이 풀린 것이다.

선우는 농을 내뱉은 후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여인, 당서윤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녀만 설득한다면 모든게 끝난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좋아요, 그럼 강하윤 선배를 받아들이겠다는 결정에 이견이 없으신거죠?"

그때 그녀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흘러나왔다.

이미 받아들이겠다고 결정을 한듯 말을 잇는 것이다.

"........"

"......."

그녀의 물음에 여인들은 제 할말을 모두 한 것인지

누구하나 입을 여는 이가 없었다.

"그럼 결정이 되었네요. 강하윤 선배는 앞으로 선우의 부인으로서 대우를 받게 될 거에요. "

짝 짝 짝 짝

이내 내빈실 내에 박수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모두 강하윤을 반겨주는 소리였다.

"고마워요...다들...정말 고마워요.."

부인으로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자 강하윤은 감동에 젖은듯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이대로 쫓겨나면 어쩌지라며 고민을 하던 차 누구하나 반대하는 이 없이 반겨주니 감동이 물밀듯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강하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여인들은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그리고 선우는 의문에 찬 시선으로 당서윤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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