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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455화 (456/1,419)

〈 455화 〉 456. 적반하장賊反荷杖

"선우님.....어째서...그런..일을."

강하윤은 비에 맞은 강아지처럼 처량한 표정을 지은 채 선우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슬프고 처량한 감정이 가득 서려있었다.

"하윤......."

선우는 그런 강하윤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녀가 자신에게 실망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파왔기 때문이었다.

"모녀를....동시에...범하다니요...어째서..어째서..그런 일을...저지르신건가요..어째서..사마외도나...할 법한..일을...그렇게 저지르신건가요...저..너무..슬퍼요...너무..가슴이 아파요..."

그녀는 애처롭게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었어."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대체.....무슨..일이..있었던건가요?"

그녀는 슬픈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어떤 질책도 어떤 분노도 없었다.

그저 슬픔과 의문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야기가 길어질거야..괜찮겠어?"

"전부...전부다...빠짐없이...들어드릴게요...그러니까...부디 모두 말씀해주세요...선우님이 품고 있는 전부를요."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좋아."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전부 들려줄게.....내가 숨기고 있던 모든 것들을 말이야."

선우는 결연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우우우우웅

그리고 내력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우득 우득 우득

그러자 이내 뼈가 뒤틀리기 시작하였다.

뿐만 아니었다.

코가 움직이고 눈이 커졌으며 입매가 바뀌기 시작하였다.

우드드득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선우의 얼굴은 그의 본래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선이 굵은 멋들어진 남자는 사라지고 선이 고운 잘생긴 청년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니?!"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강하윤은 경악을 하였다.

눈앞에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장삼!?"

그녀는 놀란듯 소리를 내질렀다.

과거 봉황대의 수많은 여협들을 강간하고 무림공적으로 선포되었던 이재원의 제자

장삼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다시 인사드리죠. 제 이름은 장삼입니다. "

선우는 진지한 눈빛으로 강하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과거 누명을 받고 쫓겨난 천무맹주 이재원의 제자이지요."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오랜만입니다. 사모님."

그녀의 표정이 더할나위없이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

"어째서...네가...그런..."

강하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충격에 너무나 당황한 까닭이었다.

차기 천하제일인이자 최고의 후기지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장선우의 정체가 장삼이었다.

천무맹에서 수많은 여협들을 간살하고 도망친 패륜아 장삼말이다.

어찌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믿기지 않았고 믿고 싶지도 않았다.

모든 것을 내어준 이가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른 무림공적이었다니

"대체...이게 어떻게 된거죠?"

그녀는 믿기 싫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대체...어째서...당신이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거죠? 그는 ...그는...나쁜 사람이에요...선우님과 달리...나쁜 사람이라고요...그런데 어째서...그런 모습으로....있는건가요.."

강하윤은 배신감에 온몸을 덜덜 떨며 말을 이었다.

한눈에 봐도 무척이나 불안하고 위태로워보였다.

"아니라고..해주세요...장난이라고...제발..아니라고...해주세요..흐극..흑."

이내 강하윤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고 또 애원하였다.

제발 장난이었다고 거짓말이라고 해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장난도 거짓도 아닙니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저는 장삼입니다. 이재원의 제자이자 무림공적으로 선포되었던 패륜아 말입니다."

"어째서.....흐극...어째서..당신이...장삼인건가요...저는...당신을 사랑하는데...당신을 좋아하는데.....어째서 가장 혐오하는 범죄자가 당신인거냐구요!"

이내 강하윤은 쉴새없이 눈물을 흘리며 분노에 찬 고함을 내질렀다.

슬펐다.

그리고 화가났다.

자신의 부하들을 잔인하게 간살한 장삼에 대해서

그리고 그런 그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스스로에 대해서 말이다.

"하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부르지마요! 다정하게 부르지 말라구요! 저는.....저는....당신의 적이에요!"

".....하윤"

"듣기 싫어요! 제발...제발...입을 다물어 주세요....저를 더이상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구요...흐극..흑....흐윽...흑"

강하윤은 애원하듯 말을 이었다.

괴로웠다.

그가 장삼인 걸 알았지만 자신의 이름을 불러줄 때마다 가슴이 울렁였다.

게다가 조금더 자신을 불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겨움이 일어났다.

소중한 부하들을 앗아간 그에게 아직도 사랑을 느끼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역겨움말이다.

"하윤."

그녀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선우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더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불렀다.

"제 말을 들어주세요."

선우는 부탁하듯 말을 이었다.

"싫어요! 싫단 말이에요! 당신이 말할 때마다 역겨움을 느껴요!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 거짓처럼 느껴져요! 이런 상황에서 대체 무슨 말을 들으라는거죠? 싫어요....제발...제발."

강하윤은 애원하듯 말을 이었다.

"너무...너무 힘들어요...너무 힘들어요...당신이 저를 부를 때마다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직도 가슴이 울렁거려고 아직도 심장이 두근 거린다고요! 당신이 소중한 부하들을 간살하고 천무맹을 탈출한 무림 공적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스스로가 역겨워요! 역겹다고요!....그러니...제발...저를 ........힘들게 하지 말아주세요..제발요."

강하윤은 속에 있는 울분을 그대로 토해내며 그에게 부탁하였다.

제발 더이상은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고 말이다.

그녀는 협이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행하지도 않는 협의지사였다.

그런 그녀에게 생사대적이나 다름없는 선우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는 이 상황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찌 소중한 부하들을 간살하고 스승을 배신한 패륜아를 사랑할 수있다는 말인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당장에라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었다.

주르르륵

강하윤은 눈물을 흘렸다.

평생토록 눈물 한 번 제대로 보인적 없는 그녀였지만 이상하게도 선우의 앞에 있으니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하윤......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선우는 착잡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뭐라고요?!"

"당신도 정녕 제가 간살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나요?"

선우는 착잡한 표정을 지은 채 강하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마치 세상을 다 잃은 것과도 같은 진한 슬픔이 가득 서려있었다.

'....아'

그리고 그의 슬픈 눈빛은 강하윤의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하였다.

동시에 그를 끌어안아 위로하고 싶다는 모성이 일어났다.

'안돼!...안돼!'

하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격하게 저었다.

모두 장삼의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슬프네요."

그때 선우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당신이라면......조금더...제 말을...들어줄줄 알았는데......"

선우의 실망스럽다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

그리고 그 말을 강하윤의 마음을 격하게 흔들기 시작하였다.

그가 무림공적에 패륜아라는 사실을 알게된 그녀였지만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에게 선우의 실망에 찬듯한 표정은 너무나 뼈아프게 다가왔다.

그가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무척이나 슬픈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하윤이 힘들다면 저도 더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제 여자가 되어달라는 말도 철회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윤에게 전 그저 범죄자일 뿐일테니까요."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언뜻 보면 무척이나 차가운 태도와 말투였다.

선우는 지금 심기가 좋지 않았다.

어떤 말을 하든 사랑하겠다고 하던 그녀가

자신의 말을 듣지도 않고 무소통을 일관하는 모습을 보며 실망스러운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자연히 태도와 언행이 차가워질 수 밖에 없었다.

'아아아아'

그리고 그런 선우의 태도는 강하윤의 심장을 미친듯이 짓누르기 시작하였다.

아팠다.

너무나 아팠다.

체념한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차가운 태도가

여자가 되어달라는 말을 철회하겠다는 차가운 말투가

말이다.

눈물이 절로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잠..잠깐만요!"

강하윤은 이내 다급히 말을 내뱉었다.

"무슨 일입니까....당주."

이내 선우는 무척이나 사무적인 태도를 취한 채 그녀를 불렀다.

덜 덜 덜 덜

그리고 그 태도는 강하윤의 온몸을 떨리게 만들었다.

그가 더이상 자신을 하윤이라고 불러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까닭이었다.

싫었다.

그의 사무적인 태도가

싫었다.

다신 하윤이라고 불리지 못하는 것이 말이다.

"...흐극...흑.,..흑...흑...흐아아아앙!"

이내 강하윤은 서럽다는듯이 울음을 터트렸다.

속에 있던 설움이 순식간에 폭발한 탓이었다.

안그래도 선우에 대한 배신감에 감정이 미친듯이 동요하던 그녀였다.

그리고 장삼임을 깨달았음에도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에 자기혐오까지 느끼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선우가 선을 긋듯 딱딱하고 사무적인 태도를 취하니 설움과 슬픔 그리고 배신감 등 복합적인 감정이 미친듯이 치솟아버렸다.

이건 울수 밖에 없었다.

어찌 이런 상황에서 울지 않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

"하아아아아아아앙!"

마치 어린애 처럼 울고 또 울었다.

속에 있는 설움이 전부 날아가버리길 바라면서 말이다.

"아...아...저...당주?"

선우는 벙찐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불렀다.

그녀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자 당혹스러운 감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울고 싶은 것은 자신인데 어찌 그녀가 운다는 말인가

선우는 일단 그녀를 달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망스러운 감정을 느끼긴 하였지만 여전히 그녀가 좋은 선우였다.

그런 그녀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앙"

선우는 천천히 강하윤에게 다가갔다.

포옥

그리고 양팔을 벌려 그녀를 끌어안았다.

강하윤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선우가 이끄는대로 따라왔고 이내 그의 품에는 강하윤의 가녀린 몸이 그대로 안착하게 되었다.

"으아아아아아앙!"

선우의 품에 안착한 강하윤은 더욱더 서럽게 울기 시작하였다.

쓰담 쓰담 쓰담

"당주....그만...울어요...그만.."

선우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진정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하아아앙...흐아아아아앙...흐앙"

하지만 아무리 달래주어도 그녀는 더욱더 울어재낄 뿐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선우는 난감함이 들었다.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달래지?'

선우는 곰곰히 생각하였다.

대체 뭐가 그녀를 이렇게 서럽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흐음'

하지만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녀를 서럽게 만들 요소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흐름을 끊어놔야겠어.'

이내 선우는 나쁘지 않은 해결책을 하나 떠올렸다.

바로 흐름을 끊는 것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울음의 흐름을 말이다.

그녀를 껴안고 있던 선우는 천천히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서럽게 울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애처롭게 울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울어도 이렇게 예쁘네.'

선우는 속으로 감탄하였가.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양뺨에 손을 올렸다.

츄으읍

그다음 그녀의 앵두처럼 붉은 입술에 천천히 입술을 가져다대었다.

"우읍! 읍 읍!"

선우가 입을 맞추자 강하윤은 격하게 저항하였다

안고 달래는 것까지는 허용하였지만 입술은 싫은듯 하였다.

퍽 퍽 퍽

강하윤은 주먹으로 선우의 가슴팍을 수없이 두드리며 저항하고 또 저항하였다.

제발 떨어져달라고

그만 해달라고 말이다.

하지만 선우는 개의치않고 입맞춤을 이어나갔다.

그녀가 격한 저항을 멈출 때까지 말이다.

.

.

.

.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톡 톡 톡

이내 선우의 가슴팍을 두드리던 강하윤의 주먹이 현저하게 약해지기 시작하였다.

가슴이 울릴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 이제는 모기새끼 한 마리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하윤은 주먹질을 완전히 멈추어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양손을 선우의 양뺨에 올리고 입맞춤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감미롭고 달콤한 것을 음미하듯이 말이다.

츄으으읍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두사람은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의 입술 사이에는 투명한 실선이 이어져나왔다.

혼합된 두사람의 타액이었다.

"이제 진정돼요?"

선우는 뜨거운 눈빛으로 강하윤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에."

강하윤은 부끄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행이네요."

선우는 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구슬프게 울음을 터트리던 그녀가 진정되었다고 하니 기쁨이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왜 그렇게 울었어요?"

선우는 궁금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렇게 서럽게 울음을 터트렸는지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었다.

그 말을 들은 강하윤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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