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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412화 (413/1,419)

〈 412화 〉 413.공범으로 만들셈이란다.

"어미의 말을 듣지 않을셈이더냐?"

어느새 이예설 앞에 선 주소양은 무미건조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당장 풀어줘요!"

주소양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발끈하며 언성을 높였다.

그녀는 지금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올랐다.

분명 지금은 당장 무릎 꿇고 빌어도 시원치 않을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찌 등뒤에서 지풍을 날려 점혈을 가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에게 말이다.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안하지만 그럴수는 없단다."

주소양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슬픔이 가득 서려있었다.

"어째서!"

"어미는 네가 아비에게 모든 진실을 밝히는 것을 원치 않는단다."

주소양은 진심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이 불륜 관계가 들통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영원히 말이다.

잘못된 관계라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애초에 남편과 딸을 가진 유부녀가 젊은 남자와 바람이 났는데 어찌 잘못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런 사실을 굳이 들춰서 모욕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

또한 선우와의 관계를 파탄내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이예설이 자신의 부정을 이재원에게 알린다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수십년 동안 쌓아왔던 명예는 물론 장선우와의 달콤한 관계까지 모두 말이다.

중원의 모든 이들은 자신과 장선우를 지탄할 것이고 이재원은 장선우를 죽이고말 것이다.

아주 처참하게 말이다.

그런데 어찌 이예설을 얌전히 돌려보낼 수 있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이었다.

"어머니는 양심이 없는건가요? 그런 잘못을 저질러놓고 진실이 밝혀지길 원하지 않는다니!"

"누구나 지탄할만한 잘못이니 드러나길 원치 않는 것이란다. 구태여 허물을 까발리는 것을 어찌 가만히 놔둘 수 있겠니? 더구나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선우님이 죽고 말아. 어미는 사랑하는 그이가 죽는 걸 원치 않는단다."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끝까지 장선우에 대한 걱정이군요! 어머니한테는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도 없는 건가요?"

"미안하긴 하지, 하지만 신경 쓰일 정도로 미안하진 않구나."

주소양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뭐...뭐라고요!?"

그녀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당황한듯 되물었다.

미안한데 미안하지 않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애초에 날 방치한 건 그이였어! 날 이렇게 만든 건 이재원이라고!"

주소양은 항변하듯 언성을 높였다.

"널 출산하고 니 아비가 날 몇 번 안아줬는지 아느냐?"

주소양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예설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고작 다섯 번이었다! 다섯 번말이다!"

그녀는 오른 손을 쫙 편채 강조하듯 말하였다.

"그것도 시원치 않은 표정을 가득 품은 채 말이다. 너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

"이게 정상적인 부부관계라고 생각하느냐는 말이다!"

주소양은 눈가에 물기를 적시며 말을 이었다.

과거의 설움이 치솟아오르는듯 싶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부정을 저질러도 되는 이유가 되지는 않아요!"

"아니 충분하다! 너는 모른다! 사랑하는 이에게 버림받는 비참함을! 매일 달구어진 몸을 스스로 달래야하는 설움을 말이다!"

주소양은 비통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정당화하지 마세요."

"뭐라!?"

"정당화하지말라구요! 애초에 그런게 싫었으면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면 되잖아요! 외롭다! 애정이 필요하다! 안아달라!"

"내가 말을 안한 것 같더냐? 너는 내가 네 아비 앞에서도 내숭을 떨며 품위만을 지켰다고 생각하느냐? 몇 번이고 애원하였다. 나를 바라봐달라고 나를 안아달라고! 마치 창녀들이나 입을 법한 천박하기 짝이 없는 옷까지 입으면서 말이다!"

주소양은 화가난듯 얼굴을 붉히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런데도 소용없었다! 네 아비는! 이재원은! 항상 나를 거부했다는 말이다! 거대한 젖이 부담스럽다면서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체 내게 뭘 어떻게 더 하라는 말이냐!"

".............."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 여자로서 부정을 당하였다. 그런 기분을 너는 아느냐? 미안하지 않냐고 물었더냐? 내 다시 말해주겠다. 전혀 미안하지 않다!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이재원이니까!"

주소양은 물기어린 눈빛으로 이예설을 노려보며 언성을 높였다.

"................."

주소양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입을 꾹 다물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사이가 소원하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파탄나있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였다.

자신을 출산한 것은 대략 이십여년 전

그말인즉슨 이십여년 동안 고작 다섯번의 관계밖에 맺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던가

천하제일인 이재원과 여중제일인 주소양의 부부관계는 남이라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건조한 사이였던 것이다.

"언제나 그와 헤어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날 외롭게하고 다른 여자만 찾아다니는 그와 헤어지고 싶었다는 말이다."

"......그런데...왜..헤어지지 않은거죠?"

"네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주소양은 올곧은 눈빛으로 이예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적어도 너만큼은 행복하길 바랬으니까."

"근데...왜!...왜! 이제와서! 지금까지 잘 참아오셨잖아요! 그런데 왜! 그것도 하필 딸뻘인 남자와!"

"선우님만이 내 가치를 알아주었니까."

주소양은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뭐..뭐라고요!?"

"그는 내게 말하였다. 내 흉측할 정도로 거대한 가슴이 좋고 풍만한 엉덩이가 좋다고 말이다. 이재원이 징그럽다며 거부했던 모든 것들을 말이다!"

"............"

"그런데 내 어찌 그런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는 자연의 이치였고 순리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그런!"

"반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 그는 이 어미를 압도할 정도로 강하고 잘생겼으며 탄탄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아랫도리마저 튼실하다. 여인으로서 어찌 반하지 않을수 있겠느냐?"

주소양은 몽롱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이제 너도 성인이 되었으니까 클만큼 컸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제 어미도 여인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하고 싶구나. 선우님과 함께 말이다."

".............."

주소양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침묵을 하였다.

주소양의 끝없는 폭로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남편을 이재원을 사랑하지 않다니

부정을 저지른 것이 미안하지 않다니

여인으로서 행복을 추구하고 싶다니

하나같이 이해가 가지 않는 발언들 뿐이었다.

머리가 아파왔다.

그것도 미치도록 말이다.

이예설은 말없이 오랫동안 고심을 하였다.

"........어머니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이내 힘없이 입을 열었다.

"충분히 서운할 수 있고 비참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부를 당했는데 어찌 비참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아내로서도 여자로서도 인정받지 못한 기분이 들었을거에요."

이예설은 슬픔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이해해주는 거니?"

그녀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물론이죠. 저도 여자인걸요? 아직 남자나 사랑에 대해선 잘모르지만 어머니가 받았을 외로움과 고독함을 충분히 공감해요. 저도 만약 어머니께서 저를 부정하셨다면 참지 못했을거예요."

".....설아"

그녀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감동받은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사랑스러운 딸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이 사실을 아버지께 알려야한다고 생각해요. 아버지에게도 기회를 줘야하지 않겠어요? 반성하고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말이에요."

싸늘

순간 주소양의 얼굴이 싸늘하기 그지 없게 식어버렸다.

뒤어이 나온 이예설의 말이 무척이나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설아, 이 사실을 알게된다면 네 아비는 어미를 죽일 것이란다. 넌 그게 좋니?"

"그럴리가요. 아버지는 이십여년 전 무림을 구한 영웅이에요. 게다가 협을 실천하는 협객으로서 많은 사람의 존경을 한몸에 받은 호인이라구요. 분명 어머니를 용서해주실거예요. 그리고 스스로를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실 거예요."

이예설은 확신에 찬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그리고 이예설의 확신에 찬듯한 목소리를 들은 주소양은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래도 그녀와 자신은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어서 풀어주세요. 아버지껜 제가 잘 말해볼게요."

"설아"

주소양은 차가운 음색으로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네가 잘못 생각한 것 같구나."

"네?"

"나는 네 아비와 잘해볼 생각이 없다. 그가 잘해준다고해도 말이다."

"네!?"

"이미 선우님을 뿌리깊게 사랑하게 되었는데 어찌 그런 부정을 저지른단 말이더냐."

"장선우를 사랑하는게 부정이잖아요!"

"아니 이건 사랑이지. 진정한 사랑말이다."

"말도 안되는! 제가 그걸 용납할 것 같나요!"

이예설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어미가 행복할 수 있도록 냅둘수는 없겠니?"

주소양은 애원하듯 그녀에게 말하였다.

"어머니의 행복은 잘못된거라고요!"

"어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주소양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잘못된게 있다면 이십여년 전 선우님이 아닌 이재원과 만난 것이 잘못된거겠지."

"이이이익!"

그녀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이를 악물었다.

아버지인 이재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그녀를 보니 부아가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어미는 평생을 선우님 곁에서 행복하게 살거란다. 그러니 너도 협조를 해주렴."

"협조할 리가 없잖아요!"

이예설은 반발하듯 언성을 높였다.

어찌 사랑하는 어머니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있다는 말인가

아버지인 이재원의 무관심과 방치는 동정할 여지가 있긴 하였지만 그렇다고 선우와의 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었다.

"설아, 정말 협조할 생각이 없는거니?"

주소양은 슬픈 눈빛으로 이예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없어요! 차라리 죽이세요!"

이예설은 결연의 의지가 담긴 눈빛으로 주소양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정말 어쩔 수 없구나."

그 말을 들은 주소양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이예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뻗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이예설은 눈을 꾹 감았다.

주소양이 해코지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설마 살인멸구?'

눈을 감은 이예설은 생각하였다.

미쳐버린 어미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쓰담 쓰담

그때 갑자기 뺨에서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깜짝 놀란 이예설은 재빨리 눈을 떴다.

그러자 부드럽게 자신의 뺨을 쓰다듬고 있는 주소양의 모습이 보였다.

".........죽이려고 한게 아니었나요?"

이예설은 떨리는 심장을 간신히 가라앉히며 입을 열었다.

"겁이 많구나...아가...어미가 어찌 딸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이더냐?"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던 주소양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죽이시지 않으면 후회할거예요. 저는 풀려나는 즉시 아버지께 고할테니까요."

이예설은 괜한 자존심을 세우며 강한척을 하였다.

죽일 수 있으면 죽여보라는 태도였다.

"귀엽구나. 자존심을 세우는 모습조차 말이야."

주소양은 그런 이예설을 귀엽다는듯이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누누히 말하지 않았느냐? 어미는 사랑하는 딸을 죽일 생각이 없단다."

"그럼 어떻게 할셈이죠? 혀라도 잘라버릴 심산인가요? 아니면 손가락?"

"끔찍한 말을 하는구나. 어찌 어미가 사랑하는 딸에게 그런 잔혹한 짓을 저지른다는 말이더냐?"

그녀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짐짓 충격받은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딸이 자신을 그런식으로 바라봤다는 생각을 하니 새삼 상처가 된듯 하였다.

"그럼 어떻게 할셈이죠?"

"공범으로 만들셈이란다."

주소양은 입가에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공...범이요?"

그녀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의문에 가득 찬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불륜을 저지른 당사자는 주소양과 장선우 단 둘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을 공범으로 만든다는 말인가

"그렇단다. 공범."

그녀의 의문 어린 표정이 귀여운 것인지

주소양은 더욱더 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꼬집

주소양은 손을 뻗어 이예설의 앞섶을 꼬집듯 붙잡았다.

찌이이익

그리고 그대로 찢어버리기 시작하였다.

거침없이 말이다.

"꺄아아악! 뭐하는거에요!"

그 모습을 본 이예설은 반발하였다.

별안간 이게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찌이이익 찌이이익 찌이이익

하지만 그런 이예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주소양은 손짓을 멈추지 않았다.

잡아당기고 찢기를 반복하기 시작하였다.

찌이이익

출렁

이내 앞섶이 완전히 찢어지고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새하얀 젖가리개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찌이이익

이내 치마가 찢어지고 이예설의 늘씬하고 탄력있는 허벅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이예설은 순식간에 속옷밖에 남지 않은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다.

어미인 주소양의 손에 의해서 말이다.

이예설은 수치심에 얼굴을 잔뜩 붉혔다.

그리고 원망 어린 시선으로 주소양을 노려보았다.

불구대천의 원수를 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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