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1화 〉 412.어머니는 정말 부정한 여자예요!
"흑"
선우의 자지에 보지를 박아넣으며 쾌락에 빠져들었던 주소양은 순간 움직임을 멈추었다.
순간 등골에 어마어마한 오싹함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짧은 울음성이 귓가에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옆에서 말이다.
잘못들었나 싶을 정도로 미세하긴 하였지만, 그것은 분명 울음성이었다.
설움이 가득 담겨있는 울음성 말이다.
주소양은 고개를 슬쩍 돌려 선우를 바라보았다.
선우의 얼굴을 보니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또한 당황한 얼굴로 입을 벌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설마...설마..`
주소양은 차오르는 불안감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천천히 뒤편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예설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서였다.
질끈
그리고 이내 그녀는 볼 수 있었다.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딸의 모습을 말이다.
`허어`
그 모습을 본 주소양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부정을 저지르는 모습을 딸에게 빼도 박도 못하게 들켰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떡하지...어떡하지....대체 어떻게 해야하지...`
주소양의 눈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자신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노려보는 딸의 모습이었다.
이재원에게 외면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녀는 엄연히 남편이 있는 유부녀였다.
그런 그녀가 딸뻘 되는 남자와 부정을 저지른 것이다.
어찌 경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딸은 자신에 대한 어마어마한 경멸감과 실망감 그리고 배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본디 애정과 증오는 한 끗 차이라고 하지 않던가
평소 자신을 극도로 아끼는 이예설이었기에 배신감은 그에 비례하여 어마어마하게 클 것이 자명하였다.
그는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고 자신을 증오하게 될 것이다.
어마어마하게 말이다.
게다가 심할 경우 동맹이고 뭐고 전부 파기한 후 이재원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도 있었다.
부인인 자신이 부정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말이다.
주소양의 안색이 창백하게 굳어가기 시작하였다.
`시발 좆됐다.`
얼굴이 창백해진 것은 선우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예설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불륜 관계를 빼도 박도 못하게 들킨 것이다.
`어떻게 하지...어떻게 하지...어떻게 하지.`
선우는 속으로 쉴새없이 중얼거리며 고심에 빠지기 시작하였다.
상황을 설명할만한 타개책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런 방법이 있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이내 그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버젓이 살아있고 딸까지 있는 유부녀와 정을 통하였다.
그리고 그 광경을 딸에게 들키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어떤 변명으로 무마할 수 있다는 말인가?
무마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 근데 저년은 어떻게 깬 거야!`
절망감이 든 선우는 이내 의문이 들기 시작하였다.
자신은 분명 이예설의 수혈을 짚었다.
두시진은 거뜬히 잠들어있을 정도로 깊숙이 말이다.
그런데 어찌 중간에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인가?
`설마...두 시진이 지났나?`
보지에 자지를 박고 있던 선우는 천천히 주소양을 들어 올렸다.
쩔걱
"흐윽"
그러자 물소리가 나더니 이내 그녀의 보지에서 선우의 자지가 빠져나오기 시작하였다.
벌떡
자지를 완전히 빼낸 선우는 몸을 돌려 침상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가 창을 열었다.
그러자 저 멀리 뜨고 있는 해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이내 알 수 있었다.
자신과 주소양이 관계를 가진 시간이 두 시진을 한참 넘겼다는 사실이 말이다.
`허어`
그 사실을 깨달은 선우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주소양에게 쉴새없이 박느라 시간이 지나간 걸 완전히 잊어버린 것이다.
동이 틀 때까지 말이다.
`나는 머리에 정액이 찬 것인가.`
선우는 자책감이 들었다.
완벽히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선우는 뒤를 돌아 주소양을 바라보았다.
주소양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은 채 선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선우는 그녀에게 눈짓을 하였다.
완전히 벗겨져 버린 침의를 가리키며 말이다.
그러자 주소양은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이내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침의를 주섬주섬 주워입기 시작하였다.
선우 또한 걸음을 옮기더니 이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옷을 주워입었다.
이내 완벽하게 몸을 가린 두 남녀는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눈을 질끈 감은 채 자는 척을 하고 있는 이예설을 바라보았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두 남녀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예설은 여전히 눈을 질끈 감고 자는 척을 하였다.
부디 조용히 넘어가길 빌면서 말이다.
***************
"저...설아.."
주소양은 어색한 표정을 지은 채 사랑스러운 딸을 불렀다.
".........."
하지만 그녀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이예설은 그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몸을 돌린 채 그녀를 바라보지도 않고 있었다.
마치 대화조차 하기 싫다는 것처럼 말이다.
"..........."
그런 이예설의 반응에 상처를 받은 것일까
주소양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푹 숙였다.
토닥 토닥
선우는 그런 주소양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천천히 등을 토닥여 주었다.
주소양은 그런 선우의 토닥임을 느끼며 서운했던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히기 시작하였다.
"이예설."
이내 선우는 결심을 굳힌 것인지
굳은 표정을 지은 채 이예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선우의 목소리를 들은 이예설은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입을 다물었다.
주소양이 불렀을 때보다 더욱더 매몰찬 반응이었다.
"네가 무척 놀랐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해. 분명 놀라울 수밖에 없는 광경이었을 테니까. 어머니가 외간 남자와 잠자리를 갖는 광경을 봤는데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어?"
하지만 선우는 그녀의 매몰찬 반응에도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대화를 회피를 하는 건 잘못된 거야. 적어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진상규명 정도는 들어줄 수 있는 거잖아?"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그녀를 설득하기 시작하였다.
"단면만 보고 사건을 파악하는 것은 옳지 않아. 이예설."
".......대체...무슨...진상규명을 하겠다는 거죠?"
"..어째서...나와...주소양이...동침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진상규명 말이야."
"들을 필요 없어요!"
선우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뭐라고?"
"어떤 이유를 들든 남편과 딸이 있는 어머니가 당신과 바람이 났다는 사실이 변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대체 무슨 변명을 들으라는 거죠? 뭐 사랑하는 게 죄는 아니잖아? 이런 변명을 늘어놓을 생각인가요? 아니며 하룻밤 실수라고 비밀로 해달라고 빌 생각인가요?"
이예설은 무척이나 날카로운 어조로 찌르듯이 말을 이었다.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에게 정곡을 찔렸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예설에게 감성팔이를 할 생각이었다.
이재원이 얼마나 주소양을 외롭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주소양에게 어떻게 빠져들게 되었는지
이것저것 조미료를 팍팍 섞어서 한 편의 대서사시를 읊을 심산이었다.
감성적인 저 나잇대 여자에게 먹힐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말짱 도루묵이 된듯싶었다.
마냥 철부지인줄 알았건만 그녀는 본질을 결코 잊지 않았다.
`이게 아닌데.`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생각에 난감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네 어미는 내가 강간한거야."
선우는 급격히 계획을 수정하기로 하였다.
자신 혼자만 쓰레기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거짓말 하지말아요! 어머니가 즐기고 있는 표정을 전부 봤다고요!"
"즐긴 게 아니야! 내가 음약을 먹인 거지!"
"거짓말! 그런 사람이 들키니까 하던 짓을 멈추고 제 눈치를 보나요?"
"..........."
이예설의 말을 들은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의 말이 생각보다 예리하였기 때문이었다.
그간 은근 무시했던 것이 미안할 정도로 말이다.
"내가....특수한 기공으로 주소양을 조종..."
선우는 은근슬쩍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는 말을 내뱉으려고 하였다.
주소양이 음양조화신공에 중독된 것은 사실이니 마냥 거짓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만."
하지만 그런 선우의 말은 갑작스럽게 입을 연 주소양에 의해 제지가 되었다.
"이제 되었어요. 선우님."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답니다."
주소양은 고맙다는듯 선우에게 눈웃음을 치며 말하였다.
"딸아."
그리고 삐딱하게 앉아있는 이예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말한 것 중 틀린 것이 없구나. 네 말이 옳다. 어미는 눈앞에 있는 이 남자와 바람을 피웠단다."
주소양은 고개를 살짝 주억거리며 부정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하였다.
"내 자의로 말이다."
".......어머니.....그게...어떤 걸...의미하는지..아시나요?"
"부정을 저지른 것이 아니냐?"
"그런데 어찌 그렇게 담담할 수 있죠!"
이예설은 울분에 찬 음성으로 고함을 내질렀다.
"죄를 저지른 거잖아요! 아버지와 저를 배신한 거잖아요!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담담할 수 있냐 이 말이에요! 부끄럽지도 않나요? 부정을 저지른 것이 부끄럽지 않냐는 말입니다!"
이예설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언성을 높였다.
"부끄럽단다. 그리고 미안함을 느끼고 있단다. 너와 네 아버지에게 말이다."
"그런데 어째서 부정하지 않나요! 어째서 그렇게 흔쾌히 인정하시는 건가요!"
"이게 진실이니까"
"어머니는 정말 부정한 여자예요! 현숙하고 자애롭고 동경 받는 그런 여인이 아닌 천박하고 부정한 여자라고요!"
"그런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고개를 살짝 주억거리며 말하였다.
그런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무슨 변명을 늘어놓든 자신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그런 자신이 대체 무슨 낯짝으로 스스로를 변호할 수 있겠는가?
"..................."
그녀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배신감과 원망이 가득 차 있었다.
"대체...왜...어째서...그런...선택을 한건가요!"
"그가 좋기 때문이란다."
"뭐라구요?!"
"딸아, 어미는 온갖 비난을 감수할 만큼 장선우라는 인간이 너무나 좋단다. 이재원을 만난 게 실수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말이다."
주소양은 힘 있는 어조로 말을 이었다.
으득
그녀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이를 으득하고 갈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저딴 말을 지껄인다는 말인가?
"대체 그가 어디가 좋다는 거죠! 그는 어머니에게 더할 나위 없는 수치를 준 남자잖아요!"
"모든 게 좋단다. 그의 숨결, 피부 얼굴, 근육 목소리까지 전부 말이다."
그녀의 물음에 주소양은 몽롱하게 풀어진 얼굴로 말을 이었다.
"미쳤어요! 어머니는 미쳤다고요!"
그녀는 고함을 내질렀다.
주소양이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자신의 딸뻘인 남자에게 저렇게 열렬한 사랑을 쏟아낸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녀가 미친 것이 확신하였다.
"이 사실을 아버지께 알리겠어요!"
벌떡
이예설은 자리에서 벌떡 하고 일어났다.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딸아, 그래선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선우님이 죽고 말아…."
그녀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애원하듯 그녀에게 말하였다.
이재원의 독점욕에 대해 잘알고 있는 그녀였다.
만약 자신과 선우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천무맹의 모든 무인들을 끌고 당가에 쳐들어오는 것은 물론 선우를 살해하고 말 것이다.
아주 무참하게 말이다.
"끝까지 저 남자에 대한 걱정인가요!"
그녀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잔뜩 화가 난 듯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내질렀다.
그녀는 화가났다.
아비인 이재원에게 이 사실을 고하게 된다면 목숨이 위험한 것은 장선우만이 아니었다.
어미인 주소양의 목숨마저 위험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끝까지 장선우에 대한 걱정뿐이란 말인가?
그에 대한 사랑이 그리도 진하다는 말인가?
으득
이내 그녀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수많은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하였다.
소용돌이 치는 감정들의 정체는 배신감과 경멸감 그리고 질투였다.
배신감과 경멸감이 들었다.
가족을 배신한 주소양에게 말이다.
질투가 났다.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한 선우가 말이다.
"그가 죽든 말든 제 알바가 아니에요!"
화가 난 이예설은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진심으로 아비에게 고해바칠 생각은 없었지만 적어도 저 둘이 경각심을 갖기를 바랬다.
자신들이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말이다.
쇄애애애액
탁 탁 탁 탁
그때 갑자기 바람 꿰뚫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수많은 바람들이 온몸을 격타하기 시작하였다.
손가락 마디만 한 작은 바람들이 말이다.
뚝
`지풍指風!?`
이내 그녀의 걸음걸이가 멈춰버렸다.
몸이 그대로 굳어버린 탓이었다.
"설아, 어미가 가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그때 뒤편에서 주소양의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어미 말을 듣지 않을 셈이더냐?"
그녀의 말을 들은 이예설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