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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401화 (402/1,419)

〈 401화 〉 402.성의표시

'원한의 크기가 너무 컸나?'

그녀의 거절을 들은 선우는 아차 싶었다.

생각해보면 그녀의 원한 크기를 너무 낮게 책정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입막음을 하기 위해 주소양을 강제로 관계를 맺었다.

철저히 굴복시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말이다.

그 원한의 크기가 작을 리가 없는 것이다.

'실수다.'

선우는 생각하였다.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이다.

이예설은 주소양이 자신과 강제로 관계를 맺은 사실을 몰랐다.

그렇기에 은원 관계를 쉽사리 청산해준다는 말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면 안되는데.'

선우는 난감한 감정을 느꼈다.

첫 단추부터 완전히 어긋나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선우는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하였다.

적법한 해결책을 찾기위해 고심에 빠진 것이다.

"너무 불합리해요."

그때 주소양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렇긴 하죠?"

선우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받았다.

확실히 불합리하였다.

애까지 딸려있는 유부녀를 강간했는데 그렇게 쉽사리 은원청산을 요구하다니 말이다.

불합리하긴 하였다.

"네, 선우님께 너무 불합리해요. 좀더 다른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주소양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네에?"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자신에게 불합리하다니?

"선우님께선 차기 천하제일인이라는 거대한 명예마저 저버리시고 저희를 도우러 오셨어요. 당가와 연까지 끊으면서요. 그런데 어찌 은원 청산으로 그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있겠어요."

"..............."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주소양의 전혀 예상치 못한 발언에 당황하였기 때문이었다.

선우는 신색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그녀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혹여 자신이 놓친게 있거나 잘못 들었나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여자, 무슨 말하는거야!?'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쉬운 사람은 자신인데 어째서 지가 저자세를 취한다는 말인가

"저는 선우님께서 더욱더 보상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해요."

주소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괜찮은데?"

선우는 애써 거절을 하였다.

"아니요. 그럴 수는 없어요. 저는 대가없이 받는 호의는 좋아하지 않아요."

"대가가 없다니? 은원 청산을 해주기로 했잖아?"

"그...그거야...저희가 잘못한게..크니까...완전히..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지만...그렇다고...선우님의 호의를 대신할 정도로..크다고 할 수는 없어요."

선우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우물거리며 말을 이었다.

'당신 강간당했잖아! 이 아줌마야!'

선우는 목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간신히 삼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선우의 눈에는 황당함이 가득 차 있었다.

극 저자세로 나오는 주소양의 태도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이러는 거지?'

선우는 괜스레 의심이 들었다.

그가 아는 주소양은 자존심이 무척이나 강한 전형적인 명문가 출신의 여인이었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 사람이 반년만에 백팔십도 바뀔 수 있다는 말인가

'일단 거절하자.'

선우는 생각하였다.

독이든 사과를 굳이 따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이다.

"아니야, 난 은원 청산과 당가에 대한 지원만으로 충분해. 더구나 이길지 질지 모르는 상황이잖아? 참가한 것만으로 그정도 약속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선우는 정론으로 그녀를 설득하였다.

자신이 참가한다고 무조건 후계 위를 탈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애초에 얼마나 많은 인재를 품고 있냐는 취지였다.

질적으로 우수해도 숫적으로 밀린다면 질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아니요. 선우님이 있다면 무조건 이길 수 있어요."

선우의 말을 들은 주소양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확신하다는듯 말을 이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확신의 빛이 가득 차 있었다.

"중원의 그 어떤 인재도 선우님에 비할바는 아닐테니까요."

그녀는 확신하였다.

선우가 승리로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일 것이라고 말이다.

고작 스물 여덟의 나이에 화경 상경에 다다른 자신을 일방적으로 개패듯이 패버렸다.

여중제일인이라고 불리우는 자신을 말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그의 경지가 화경 상경을 뛰어넘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위대한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지금 선우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할 수있는 이는 단 한사람밖에 없었다.

천하제일인이자 천무맹의 맹주인 이재원말이다.

그런 선우를 어찌 후기지수따위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비교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수준의 격차가 아득히 차이가 났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선우를 차지하는 자가 천무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생각하였다.

후계위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 선우에게 보상을 해줘야한다고 말이다.

"진짜 괜찮다니까? 그냥 당가와 천월궁 사이에 있었던 은원만 해결해주면 된다니까? 당가에 대한 지원이랑 말이야."

선우는 당황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무슨 여자가 이렇게 고집이 세다는 말인가

"그런 걸로는 부족해요. 선우님은 조금 더 보상 받으셔야해요."

선우의 말에도 불구하고 주소양은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게 주소양과 선우 사이에 한바탕 실랑이가 오가기 시작하였다.

주소양은 무언가 보상해야한다며 열변을 토해내었고 선우는 그런 것따위는 필요없다면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누구하나 포기하는 이는 없었고 말은 길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

선우는 입을 꾹 다물고 침묵을 하였다.

아무리 말해도 주소양의 쇠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선우는 의문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주소양이 무슨 생각인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좋아."

이내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러다간 날이 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뭘 줄 수 있는데?"

"........그...러니까."

선우가 단숨에 허락을 하자 주소양은 당황한듯 말을 더듬기 시작하였다.

그에 대한 보상이 부족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뭘 줘야할지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돈이라..던가."

"당가가 얼마나 부자인지 모르는거야? "

"...그럼.....무공이라던가.."

"너 나보다 약하잖아.."

"..병장기라던가.."

"내게 용미연검이 있는 걸 잊은거야?"

선우는 그녀의 말을 하나하나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우...우"

모든 제안이 거절당하자 주소양은 울상을 지었다.

생각해보니 마땅히 줄만한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당가는 현재 중원 오대 거부를 넘보고 있다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거부였다.

그런 당가의 후계자인 선우에게 돈따위가 눈에 밟힐 리 없었다.

무공 또한 마찬가지였다.

선우는 자신조차 우러러볼 정도로 지고한 경지에 올라서 있는 절대고수였다.

그런 그에게 무공을 가르친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었다.

병장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미 무림 육대기보 중 하나인 용미연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병장기 욕심이 있을 리 만무하였다.

'나는 줄수 있는 것이 없구나.'

그녀는 생각하였다.

마땅히 줄 수있는 것이 없다고 말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그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

주소양은 침묵을 하였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을 하였다.

그가 원하고 기뻐할만한 보상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곰곰히 생각하던 주소양의 얼굴이 급격하게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마치 잘익은 홍시처럼 말이다.

선우에게 줄만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여자를..."

얼굴을 능금처럼 잔뜩 붉힌 주소양은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여자!?"

선우는 황당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이건 또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왜 또 납치라도 하게?"

선우는 곱지않은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그런게 아니에요."

선우의 눈을 마주한 주소양은 재빨리 도리질치며 입을 열었다.

"그럼 제자라도 팔게?"

".......아니요."

"그럼 대체 어떤 여자를 내게 바치게?"

선우는 우습다는듯이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가 접대를 한다는 것자체가 말이 안되었기 때문이었다.

무림에서 최고로 고귀한 핏줄을 타고난 그녀였다.

평생 아쉬운 것 없이 살아온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대체 어디서 접대할만한 여자를 공수해온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그.....저라도..괜찮으시다면..."

주소양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개미가 기어가는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뭐!?"

물론 신체능력이 극한에 다다른 선우에게는 천둥소리만큼 크게 들렸지만 말이다.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건 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란 말인가

주소양이 접대를 하겠다니!?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

선우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주소양은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어마어마한 민망함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침묵이 유지되었을까

"방금 이야기는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이내 선우의 입에서 단호한 음성이 튀어나왔다.

반말이 아닌 무척이나 정중한 말투로 말이다.

"......하지만.."

"이보세요. 주 부인, 정신차리세요. 당신 애 딸린 유부녀예요. 그런 사람이 접대를 하겠다뇨? 남편도 있는 사람이 그래도 됩니까?"

".........."

"비록 천월궁에서 제가 당신과 관계를 가지긴 했지만 그건 입막음 때문이었지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닙니다."

선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 관계는 사랑하는 사람과 하세요. 저는 당신과 그런 관계가 될 생각 없으니까요."

선우는 단호한 어조로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무슨 불륜조장 만화도 아니고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남편은 물론 애까지 버젓이 있는 유부녀가 접대를 제안하다니 말이다.

"............"

선우에게 호된 일침을 들은 주소양은 축 늘어졌다.

훌쩍 훌쩍

그리고 이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용기내어 한 말이 거절당하자 비참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흐극...흑...흑..흑"

뿐만 아니라 남편과 딸에 대한 미안함과 배덕감 또한 동시에 올라왔다.

"저는 갑니다. 딸을 불러드릴테니 잘 상의해보세요."

선우는 그런 주소양을 바라보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딱히 그녀를 위로해줄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가지마세요..흐극..."

주소양은 떠나가려는 선우를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그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왜 이러십니까?"

선우는 와락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제가....잘못했어요...제발...떠나지 말아주세요..."

그녀는 떠나려는 선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재원을 투영하였다.

이예설을 임신한 이후 한 번도 자신을 찾지 않았던 이재원의 뒷모습을 말이다.

그의 매몰찬 뒷모습을 보니 버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비참하게 말이다.

선우는 그런 주소양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톡 톡 톡

그리고 천천히 손을 올려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기 시작하였다.

"안가겠습니다. 그러니 울지 마십시오."

선우는 그녀를 달래주며 입을 열었다.

"흐극...흑...흑...죄송해요..저는..흑..그저....흐극..선우님에게..조금이라도...성의를 표시하고 싶어서.."

그녀는 눈물을 쉴새없이 흩뿌리며 말을 이었다.

"이해합니다. 과한 은혜를 받으면 갚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니까요. 저는 그런 마음을 탓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양심없이 받아먹기만 하고 입은 싹 닫아버리는 그런 자들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선우는 부드럽게 주소양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성의 표시가 너무 과했습니다. 남편과 딸까지 있는 주 부인께서 접대라뇨? 어찌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다는 말입니까? 사랑이 없는 관계는 허무함만 남을 뿐입니다."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흐극...흑...선우님은...제가...매력이 없나요?"

"......갑자기 이야기가 어찌 그렇게 흘러간다는 말입니까?"

주소양의 말을 들은 선우는 당황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그게 아니라면 어째서 그렇게 일언지하 거절한다는 말인가요?"

주소양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흑....흑....흑...선우님도 이 흉측하게 큰 젖통을 보며 경멸하신거죠?"

주소양은 거대하기 짝이 없는 가슴 한쪽을 들어올리며 그에게 물었다.

'.........뭐야, 시발.'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이걸 달래줘야할지 냅둬야할지 판단이 안섰기 때문이었다.

"아닙니다. 주부인같이 아름다운 여인이 매력이 없을 리 없지 않습니까?"

선우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녀를 달래기 시작하였다.

앞으로 동맹을 맺을 그녀였다.

그녀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하지마세요!"

주소양은 선우를 노려보며 언성을 높였다.

"당신도 흉측할 정도로 커버린 젖통과 징그럽게 자라난 엉덩이를 보고 저를 경멸하는 거잖아요!"

주소양의 눈빛에는 원독이 차 있었다.

그녀는 사실 알고 있었다.

남편인 이재원이 어째서 자신을 소홀하게 대하였는지 말이다.

가슴과 엉덩이 때문이었다.

이예설을 임신을 한 후 커다랗게 자라버린 젖통과 엉덩이가 문제였던 것이다.

이재원은 작은 가슴에 적당한 엉덩이의 취향을 가진 남자였다.

그런 그가 커다란 가슴과 육덕진 엉덩이를 가진 주소양을 좋아할리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생각하였다.

선우 또한 이재원과 다를바 없다고 말이다.

커다란 젖통과 엉덩이를 가졌기에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이다.

'아니 그게 제일 꼴리는데 뭔소리야!'

한편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맹렬하게 반박하였다.

가장 꼴리는 부위가 커다란 젖통과 육덕진 엉덩이건만 무슨 소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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