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6화 〉 387.제안에 대해 고심을 하다.
"난...네 여인이 되겠다고 말한 적 없어..."
당서윤은 민망한듯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싫어?"
".........싫은 건 아니지만.."
당서윤은 우물쭈물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럼 가자."
선우는 당서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오래 기다렸잖아. 더 기다리게 하고 싶진 않아."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선우의 손을 맞잡았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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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능소화는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입을 열었다.
설마 자신이 누군가를 언니라고 부를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잘했어요."
그녀의 말을 들은 옥령은 기쁜듯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어색하도다."
능소화는 민망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괜찮아요, 하다보면 익숙해질거에요."
옥령은 그녀에게 위로하듯 말을 이었다.
그녀는 대견한듯 능소화를 바라보았다.
사실 옥령은 능소화가 이처럼 간단히 언니라는 호칭을 입에 담을 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군주라는 지고한 신분을 갖춘 그녀가 누군가를 친근히 부른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황족이라는 신분은 잠시 접어두고 선우의 여인으로서 예를 갖추었다.
그 모습이 기특하여 웃음이 절로 나왔다.
"캬하하하하 나한테도 언니해봐 언니 해봐."
옆에 있던 요랑이 재밌다는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그대는 선우의 여인이 아니지 않은가?"
그녀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반박을 하였다.
어찌 선우의 여인도 아닌 이가 언니라는 말을 요구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선우 친구야!"
"친구한테는 언니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으으으....구두쇠."
"구두쇠라니! 본녀는 베품이 부족한 그런 이가 아니다!"
"언니라는 말은 아끼잖아."
"경우가 다르지 않은가!"
능소화와 요랑은 투닥거리며 말 싸움을 이어갔다.
어울리지 않는듯 어울리는 두 사람이었다.
끼이이익
두 사람이 다투고 있을 때
갑자기 내빈실 문이 열리더니 이내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밖으로 사라졌던 선우와 당서윤이었다.
"선우! 서윤!"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요랑은 반가운듯 언성을 높였다.
"오셨어요?"
옥령 또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응.."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다른 이들의 인사를 받았다.
당서윤의 경우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인 채 내빈실 안으로 들어왔다.
"잠깐만요, 그 손은 대체?"
그때 얌전히 있던 금적화가 선우와 당서윤의 손을 가리키며 의문을 내비쳤다.
".........."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민망한지 입을 꾹 다물었다.
당서윤과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심산이었건만 막상 말을 하려고 하니까 민망한 감정이 올라왔기 떄문이었다.
"잘 해결됐나보네요?"
그때 앞에 있던 옥령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선우와 당서윤과의 관계를 대충 어림짐작한듯 싶었다.
"잘됐네요. 저는 당 소저같은 여인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랍니다."
그녀는 선우를 대신하여 쇄기를 박았다.
"........선우..이게 대체.."
그 말을 들은 능소화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선우가 또다시 여자를 늘렸을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선우를 통해 당서윤과 거짓 정혼관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였다.
그런데 별안간 거짓 정혼관계였던 여인과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됐어."
선우는 말하면서도 뻘쭘한 지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
한 편 당대부인의 경우 무척이나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전 남편의 동생이었던 당서윤과 한 남자를 공유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떄문이었다.
기분이 이상하였다.
뭔가 야릇하면서도 배덕감같은 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다들....할말이 있어...아까 그렇게 혼나놓고 이런 말하긴 조금 그런데....더 이상 서윤이를 기다리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
선우는 앞으로 발을 슬며시 내딛으며 입을 열었다.
"당서윤을 정인으로 맞이할 심산이야."
선우는 확신에 찬듯한 얼굴로 모두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여인들은 제각기 다른 표정을 지었다,
옥령의 경우 그럴 줄 알았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당대부인의 경우 뽀얀 피부에 홍조가 어리더니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능소화의 경우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인지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무슨 번갯불에 콩 튀기듯 연인을 추가한다는 말인가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생각하였다.
아무래도 능소화에게는 납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이다.
"서윤이에게는 언제나 호감을 품고 있었어 . 가장 어려울 때 그리고 가장 힘들 때 곁에서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준 은인같은 존재였거든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감정을 발전시키지는 않았어. 친구를 잃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말이야."
선우는 올곧은 눈으로 모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오늘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듣게 되었어. 당서윤이 나를 좋아한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 말이야.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기분은 날아갈듯 행복했어.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 아니였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선우는 붙잡고 있는 당서윤의 손을 들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난 내 감정에 솔직해질 심산이야. 당서윤을 정인으로 맞이할거야. 기존처럼 가짜가 아닌 진정한 연인으로서 말이야."
여인들은 그런 선우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말했잖아요. 저는 서열 정립과 평등한 사랑만 있다면 불만없다고요."
그떄 옥령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당대부인 또한 뒤어이 입을 열었다.
"............."
능소화의 경우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이해가 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상반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살짝 주억거렸다.
본부인인 옥령이 허락한 일이었다.
자신이 토를 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잘...부탁드려요."
그녀들의 허락이 떨어지자 당서윤은 부끄러운듯 말을 더듬으며 입을 열었다.
민망한 감정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의 감정을 눈치 챈 것인지
옥령은 천천히 당서윤에게 다가가 그녀를 감싸주었다.
그녀의 따뜻한 온기를 느낀 당서윤은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기 시작하였다.
"고마워요...정말...고마워요.."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고마움을 표하였다.
옥령은 그런 당서윤의 어깨를 천천히 두드리며 다독이기 시작하였다.
분명 사랑받고 싶은 그녀의 설움을 십분 공감한 것이리라
두여인의 포옹은 당서윤이 울음을 멈출 될 때까지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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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할게 있어."
당서윤이 어느정도 진정을 하자 선우는 여인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흠칫
순간 장내 있던 여인들이 모두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쉴새없이 폭탄같은 발언을 내뱉던 선우였다.
경화군주와 북해궁주를 정인으로 맞이했다는 말.
북해궁주의 경우 임신까지 했다는 말.
그리고 당서윤을 정인으로 맞이했다는 말까지
하나같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는 말들이었다.
그런 선우가 한가지 더 말할 게 있다고 하니 괜스레 걱정이 되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말을 할 심산이라는 말인가
"너희들 모두 알고 있을거야. 이예설에 관련된 이야기인데..."
여인들은 긴장 어린 시선으로 선우의 입을 바라보았다.
"이예설이요?!"
"이예설은 안돼요!"
"대체 언제 그녀와!?"
선우가 이예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여인들은 즉각적으로 반발을 하였다.
"아니...일단 들어봐.."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말도 꺼내기 전에 과민 반응을 하니 당혹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미리 말해두겠지만 그녀는 허락할 수 없어요. 그녀는 이재원의 딸이라고요!"
"맞아요! 더구나 요랑님과 아가씨께 상처를 입힌 여인이예요! 그런 여인을 어찌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나도 반대야, 원한도 원한이지만 그녀의 뒤에 있는 이재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여인들은 하나같이 언성을 높이며 반대의견을 피력하였다.
혹시나 선우가 이예설마저 정인으로 맞이하겠다는 말을 할까 두려운듯 보였다.
'내가 이렇게 믿음이 없었나?'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냥 여자 이름을 하나 말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반발하였을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아니, 들어봐..그녀를 정인으로 맞이할 생각은 없어."
선우는 그녀들의 오해를 풀기위해 재빨리 말을 이었다.
정인은 무슨 얼어죽을 정인이라는 말인가
워낙 첫인상이 안좋아서 지금도 쥐어박고 싶은 생각이 가득한 이예설이었다.
그런 여인을 뭣하러 정인으로 맞이한다는 말인가
"그럼 대체 왜 그녀의 이름을 언급한건가요?
선우의 말을 들은 옥령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그녀가 제안을 건네왔거든."
"제안이요?"
"제안!?"
선우의 말을 들은 여인들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반문을 하였다.
궁금증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인질로 잡힌 주제에 대체 무슨 제안을 한다는 말인가
"그녀가 그러더군. 이번에 천무맹에서 후계 선출을 위한 경쟁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이야."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사실이야, 당가도 언니로부터 협조 공문을 받은 상황이야."
그의 말을 들은 당서윤이 생각났다는듯이 말을 이었다.
"그럼 내용에 대해선 모두들 대충 알겠네?"
"응, 이번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뛰어난 인재를 휘하에 두고 있는 지이고 휘하에 두고 있는 인재들끼리 각축전을 벌인다고 들었어."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알고 있는 사실을 덤덤히 말하였다.
후계 경쟁이라면 그녀 또한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당진설의 협조공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예설이 제안하더라고. 이번 후계 경쟁 때 자신의 뒤편에 서달라고 말이야."
".........뭐...뭐라고!?"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황당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선우에게 반문하였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인가
어찌 독왕의 제자라는 대외적인 신분을 갖춘 선우에게 협조를 요청한다는 말인가
"그리고 나는 그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선우는 놀란 눈을 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의견을 피력하였다.
"말도 안돼요!"
그때 당서윤의 옆에 있던 금적화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선우의 발언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선우님은 대외적으로 독왕의 제자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잖아요? 당가의 세력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당진설이 아닌 이예설에게 붙을 생각을 할 수 있죠?"
그녀는 말도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내 생각도 마찬가지야. 당가는 그동안 언니를 통해 수많은 혜택을 받아왔어. 덕분에 상당한 성세를 누릴 수도 있었고 말이야! 이제와서 그걸 뒤집을 수는 없어!"
당서윤 또한 동조한다는듯 언성을 높였다.
선우는 차분한 표정으로 그녀들의 말을 경청하였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서윤아"
"말해."
"지금 당장 이예설을 죽일 수 있어?"
".........."
"아니면 주소양은?"
"........."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입을 꾹 다물었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무력적으로 두 여인을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예설의 경우 자신의 손으로도 충분히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연약한 존재였고 주소양의 경우 선우가 나선다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죽일 수는 없었다.
그녀들의 뒤에는 천무맹이라는 거대한 세력과 그 거대한 천무맹보다 위험한 남자인 이재원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당가는 풍전등화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야. 이예설과 주소양이라는 어마어마한 변수 때문에 말이야. 그녀들은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원한을 지고 있는 상태야. 그리고 그녀들 뒤에는 이재원이라는 천하제일인이 버티고 있지."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지금이야 강제로 그녀들을 억누르고 있긴 하지만 만약 그녀들이 이재원에게 인질로 잡힌 사실과 경위를 밝힌다면 당가는 멸문할지도 몰라."
"............"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입을 꼭 다물었다.
선우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대로 두 여인들의 존재는 시한 폭탄이나 다름없었다.
그것도 당가를 멸문의 구렁텅이 속으로 넣을 지 모를 거대한 시한 폭탄말이다.
이예설이 되었든 주소양이 되었든
당가에 대한 원한을 이재원에게 얘기하는 순간 당가는 결단나고 말 것이다.
아무리 선우가 경지를 뛰어넘어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당가의 존폐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선 당진설과의 의리보다는 실리를 택하는게 옳다고 생각해."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예설이 제안을 했어. 만약 이번에 자신들 뒤에 서준다면 케케묵은 원한따위는 전부 잊어주겠다고, 뿐만 아니라 당진설에 준하는 아니 그 이상의 혜택을 당가에게 안겨주겠다고 말이야."
선우는 진지한 눈빛으로 당서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혹하지 않아? 충분히 긍정적으로 검토해볼만 하지 않냐구?"
".......매력적인 제안이라는 것에는 부정하지 않을게."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애써 답하였다.
확실히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아니 오히려 무척 좋을 제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존폐마저 걸려있는 원한 관계 청산은 물론이고 어마어마한 혜택마저 받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걸리는 게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어떻게 믿지?"
바로 그녀에 대한 신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