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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385화 (386/1,419)

〈 385화 〉 386.친구이자 연인이 되다.

타타탁

당서윤은 흐르는 눈물을 애써 가리며 전속력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최대한 거리를 벌려야한다는 심산이었다.

스스로 저지른 추태가 너무나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선우가 없는 사이 가주 대리로서 모두를 지휘하고 관리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하던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이 어린 아이처럼 눈물을 흩뿌렸다.

어찌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신법까지 발휘해가며 달리고 또 달렸다.

그 어떤 이도 쉽사리 쫓아오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인적이 드문 곳에 도착한 당서윤은 걸음을 멈췄다.

외곽 지역에 있는 작은 연못이 있는 곳이었다.

'이정도면 되겠지.'

그녀는 생각하였다.

이렇게 멀리까지 왔다면 쉽사리 쫓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아"

걸음을 멈춘 당서윤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스스로의 감정이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좀더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좀더 직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설움이 치솟더니 꼴사나운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어찌 이해할 수가 있겠는가

언제나 스스로가 이성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던 그녀였다.

감정에 휘둘리는 상황이 너무나 어색하고 이상하였다.

'모르겠어.'

그녀는 알 수가 없었다.

선우가 파혼을 요구한 순간 어째서 속상함과 설움이 치솟았는지 말이다.

그녀는 연못에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얼굴을 비쳐보았다.

안을 들여다보니 눈물 범벅이 되어있는 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당서윤은 어색함이 들었다.

울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기 그지 없었기 때문이었다.

눈물을 글썽인 적은 있어도 이렇게 서럽게 울어본 적이 없는 그녀였다.

이런 모습이 어색하고 이상했다.

'왜...이러는 거야.'

그녀는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졌다.

어째서 이렇게 됐을까하면서 말이다.

털썩

그녀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양팔로 다리를 감싸고는 고개를 숙였다.

몰려드는 우울감에 마음이 울적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대로 며칠동안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끄러움이 가실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툭 툭

누군가 어깨를 두드리는 감촉이 느껴졌다.

깜짝 놀란 당서윤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뒤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은 남자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선우!?"

그녀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그...안녕?"

선우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 또한 지금 상황이 무척이나 어색한듯 싶었다.

"어떻게...여기에.."

그녀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선우가 어떻게 자신이 있는 곳까지 찾아왔는지 말이다.

연못이 있는 곳은 외곽 중에서도 외곽이었다.

과거 낯가림이 심하던 어머니를 위해 아버지께서 인적이 드물다 못해 없는 곳에 만들어준 곳이었기 떄문이었다.

그런데 어찌 그런 곳을 이렇게 쉽사리 찾아온다는 말인가

그것도 아무런 기척도 없이 말이다.

그녀의 얼굴에 의문이 담기기 시작하였다.

"그냥 여기 있을 것 같아서."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말..도 안되...여긴 외곽이라고.."

".......그냥 느껴졌어."

선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저 기감을 넓게 펴트려 그녀의 기운을 찾은 것 뿐이었기때문이었다.

현경에 오르고 기감의 범위가 어마어마하게 넓어진 것은 물론 기운만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해진 그였다.

당가 내부를 기감으로 뒤덮은 뒤 당서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왜 왔어."

당서윤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냥."

선우는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가, 혼자 있고 싶어."

"이렇게 우는데 어떻게 그냥 가냐?"

"우는 거 아니야. 그냥 먼지 들어간거야."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변명하듯 말을 이었다.

"거짓말하지 말고"

그녀의 변명을 들은 선우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되도 않는 말로 끝까지 자존심을 세우려는 그녀가 귀여워보였기 때문이었다.

"신경쓰지말고 가. 어차피 넌 외인이잖아? 나같은 걸 뭐하러 신경써?"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외인이라니."

"그럼 네가 외인이지. 외인이 아니야? 피가 이어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데릴 사위가 된 것도 아니잖아?"

당서윤은 뾰족한 음색으로 말을 내뱉었다.

"..........."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설마하니 그녀가 이런 식으로 말을 할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제 신경쓰지말고 당가를 떠나! 이제 네 뒤에는 더욱더 멋진 뒷배가 생겼잖아!"

"말을 왜 그런식으로 하는 거야!"

선우는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녀의 날카로운 말에 억울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어찌 당가를 버린다는 말인가

선우는 애초에 당가를 뒷배로 생각해본 적 없었다.

같이 성장할 동료로 생각해온 것이다.

그런데 어찌 저런식으로 말을 한다는 말인가

"내가 틀린 말했어?"

"당연히 틀리지! 나는 단 한 번도 당가를 뒷배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

"그럼 언제고 버리고 떠날 헌신짝처럼 생각했다는 거야?"

"그런 말이 아니잖아!"

선우는 화가난듯 상기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런게 아니면 뭔데! 대체 뭐냐고!"

"같이 성장하고 서로 도움을 받을 동료로 생각해왔어!"

"그런 놈이 정혼자 자리를 내던지고 황실의 데릴 사위로 가?"

"..........."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침묵을 하였다.

틀린 말이 아니였기 때문이었다.

"너 좋을 때는 정혼자라고 씨부리면서 취할건 다 취하고 이제 더 좋은 조건이 생기니까 옮겨 가는 거잖아? 안 그래?"

"그런게 아니라고!"

"그런게 아니면! 대체 뭔데!"

당서윤은 언성을 높이며 말을 이었다.

"나는 네가 왜 이러는 지 이해가 안돼. 애초에 정혼이라는 것자체가 가짜였잖아. 그저 보여주기 식이고 내가 섭정을 할 수 있는 빌미에 불과했잖아? 앞으로도 당가주의 모습으로 섭정을 할거고 장선우는 그저 독왕의 제자라는 신분으로 남을 뿐이잖아? 대체 뭐가 문제가 되는데!"

선우는 이해가 안된다는듯 말을 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서윤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지 말이다.

선우가 아는 그녀는 무척이나 이성적이고 직관적이고 무심한 성격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무척이나 감정적이게 변한 것이다.

"너한텐 가짜였겠지만 난 아니야!"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설움이 올라왔는지 다시금 눈물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혼약에 대한 약속이 가벼울 리 없잖아! 난 진심이었어. 진심으로 너랑 혼인할 생각을 했다고!"

"뭐..라고?"

순간 선우는 뇌에 정지가 오는 것을 느꼈다.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진심이었다니!?

"너는 그럼 지금껏 내가 무덤덤한 성격이라서 정혼자 행세하는 걸 그대로 넘겼다고 생각해?!"

"............"

그런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입밖에 꺼냈다간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번질 것 같았기 에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리 내가 무덤덤해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두고볼 리가 없잖아!"

"............"

"넌 정말 쓰레기 새끼야!"

당서윤은 눈물을 흩뿌리며 입을 열었다.

"............."

그리고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좋아하다니?

자신을?

대체 언제부터?

수많은 의혹들이 머릿속에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호감은 있었지만 선을 넘지 않았던 선우였다.

그녀가 딱히 자신을 좋아하는 티를 낸적이 없었기도 하였고 괜스레 우정에 금이 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가 차이게 된다면 친분관계마저 위태로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선을 긋고 그녀와 친분관계만을 유지하였다.

그녀는 무림에서 만난 이들 중 가장 친근한 존재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그녀가 속마음을 고백하였다.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다면서 말이다.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

선우는 멍한 표정으로 당서윤을 바라보았다.

서글피 울고 있는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선우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녀의 볼에 흐르고 있는 눈물을 천천히 닦아주기 시작하였다.

"하지마. 건들지마."

그녀는 연신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딱히 선우의 손길을 제지하지 않았다.

"서윤아."

선우는 그런 당서윤의 모습을 보더니 이내 그녀를 불렀다.

"미안해."

그리고 사과를 하였다.

"사과하지마......그냥....혼자..좋아하고..혼자...실망한 것 뿐이니까."

선우의 사과를 들은 당서윤은 울적이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녀는 생각하였다.

선우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말이다.

결국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한 자신이 부른 결과였으니 말이다.

"정말...몰랐었어..네가 내게 그런 감정을 품고 있었을 줄이야."

"됐어...됐으니까 그만 말해....."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비참함이 드는 것을 느꼈다.

마치 사랑을 갈구하는 애정이 결핍된 여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서윤아."

".............."

"오기 전에 옥령이 말해주더라."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내가 너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 것 같다고 말이야."

선우는 진지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 너는 내 소중한 친구이고....남녀 간의 진한 애정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말을 들을 수록 비참함이 중첩되었기 때문이었다.

친구로만 바라보는 남자에게 대체 무슨 감정을 품었다는 말인가

"그런데 지금은 그녀의 말이 이해가 되. 내가 너를 오래 기다리게 했다는 말이 말이야."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치켜세웠다.

"난 항상 네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어. 하지만 감히 그 이상의 감정을 품지는 못했어. 유일한 친구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래서 너와 선을 긋고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지."

선우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네가 마음을 밝히기 전까지는 말이야. "

".............."

당서윤은 민망한듯 얼굴을 붉혔어.

"네 말을 듣고 욕심이 생겼어. 호감 이상의 감정을 품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욕심이 말이야. 그리고 욕망이 생겼어. 너를 안고 싶다는 욕망이 말이야."

선우는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너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고 생각해."

선우는 뜨거운 눈빛으로 당서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서윤아, 만약 첫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이라면 내게 다시 꿸 기회를 주지 않을래? 이번에는 가짜가 아닌 진짜 네 연인이 되고 싶어."

"흐흑....흐극...흑...흑..."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그의 고백을 들으니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하고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알수는 없었지만 무척이나 벅찬 감정이었다.

"흐흐흐흑...흐그극.."

원체 눈물이 없던 그녀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감정 기복 따위는 존재치 않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울었다.

어린 아이처럼 쉴새없이 말이다.

선우는 그런 그녀를 양팔을 벌려 꼬옥 안아주었다.

선우의 품에 안긴 당서윤은 더욱더 서럽게 울음을 이어갔다.

선우는 그녀가 진정 될때까지 그녀의 뒷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었다.

.

.

.

.

.

.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울음을 그친 당서윤은 재빨리 선우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의 품에 안겨 어린 아이처럼 울어젖혔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움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

선우의 품에서 얼굴을 뗀 당서윤은 민망한듯 얼굴을 붉히며 선우의 시선을 피했다.

"다 울었어?"

선우는 상냥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으응."

당서윤은 부끄러운듯 간신히 답을 하였다.

"그렇게 울음이 많을 줄 몰랐어."

선우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놀리지마."

그녀는 얼굴을 잔뜩 붉히며 말을 이었다.

선우는 천천히 손을 올렸다.

"놀리는게 아니야. 귀여워서 그래."

그리고 그녀의 붉게 상기된 볼을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당서윤은 선우의 부드러운 손길에 더욱더 민망함이 올라왔지만 굳이 제지하지 않았다.

그의 손길을 받는 것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돌아갈까?"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디로?"

"모두에게."

".........."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입을 꾹 다물었다.

다시 돌아가기엔 민망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철로 만든 인간처럼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았던 자신이었다.

그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한 자신이 눈물을 보였다고 생각하니 민망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안가면 안될까?"

"안돼."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모두에게 말해줘야하거든."

".....뭐를?"

"새로운 여인을 맞이했다고 말이야."

선우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화악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은 얼굴을 화악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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