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1화 〉 382.요랑아, 네가 최고야.
몸을 일으키는 요랑의 모습을 확인한 선우는 침중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요랑이 인면지주의 모습으로 돌아갔을지는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거죠?"
이예설은 멍한 표정을 지은 채 요랑을 바라보았다.
"납득이 가지 않아요."
"뭐가?"
선우는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어...어째서 육부인에게 묻혀뒀던 추종향이 저 괴물에게 맡아지는 거죠?"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 입을 열었다.
요랑이 사람인줄 아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에게 인면지주의 모습을 한 요랑은 무척이나 생소할 것이다.
".........."
그녀의 물음을 들은 선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육부인은 괴물의 뱃속에 들어있어요."
그때 옥령이 재빨리 끼어들어 말을 이었다.
선우가 난감해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뭐라고요!?"
그 말을 들은 이예설은 놀란듯 되물었다.
그 말인즉슨 잡아먹혔다는 말이 아닌가
"어떻게...그럴 수가.."
"그대로 집어삼켜진 상태예요. 그녀가 소화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구해야해요."
"......그런"
그 말을 들은 이예설은 당혹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설마하니 육부인이 저런 괴물의 뱃속에 들어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후우'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요랑의 정체가 들통나지 않은듯 했기 때문이었다.
"옥령."
그때 선우가 옥령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 말씀해주세요."
옥령은 뜨거운 눈빛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진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일단 이예설을 데리고 마을 바깥으로 나가줄래?"
선우는 옥령에게 이예설을 부탁하였다.
옥령이 영물이라는 사실은 극비 중에 극비였다.
이예설에게 들킬 수는 없는 노롯이었다.
"네!? 하지만...."
선우의 말을 들은 옥령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화경인 자신조차 중독시킬 정도로 강력한 독기를 내뿜는 요랑을 선우에게 홀로 맡기는 것이 영 꺼림칙 했기 때문이었다.
"걱정하지마. 저 정도 독기로는 나를 해하지 못하니까."
그녀의 걱정을 읽은 선우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은 무척이나 자신이 넘쳐보였다.
"그치만.."
하지만 그런 선우의 자신에도 옥령은 걱정을 쉽사리 버리지 못하였다.
선우가 강하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그녀였다.
신검합일에 다다랐고 천왕신권이라고 불리우는 황보강과 여중제일인이라고 불리우는 주소양조차 가뿐히 제압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걱정이 앞섰다.
만에 하나 그가 상처를 입을까 걱정이 된탓이었다.
"괜찮아."
선우는 그런 옥령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라면 괜찮아."
선우는 확신에 찬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빈말이 아니었다.
현경에 올라 인간을 초월하게 된 선우였다.
게다가 인간을 초월한 육체와 만류귀원신공과 음양조화신공을 융합하여 독에 대한 완전에 가까운 면역을 얻게된 그였다.
그런 선우에게 요랑이 내뿜는 독따위가 무서울 리 없었다.
요랑이 아니라 독왕이나 독마가 살아돌아온다고해도 자신을 중독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하였다.
끄덕
".......믿을게요."
선우의 확신에 찬 눈빛을 마주한 옥령은 고개를 살짝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믿어줘서 고마워."
선우는 그런 옥령이 기특한 듯 부드럽게 그녀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이예설은 눈살을 찌푸렸다.
정혼자도 있는 새끼가 딴 여자랑 저지랄을 떨고 있으니 혐오감이 든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으까
선우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옥령을 충분히 달래주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옥령도 그런 선우를 따라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저 여자, 도망치지 않도록 잘 감시해줘. 속이 시꺼먼 여자라 무슨 짓을 벌일 줄 모르니까."
선우는 손가락으로 이예설을 가리키며 옥령에게 신신당부를 하였다.
"그런 짓 안해요!"
이예설은 발끈한듯 언성을 높였다.
"무슨 말을 하든 믿지 말고 만약 튀려고 하거나 헛소리를 지껄이면 그대로 머리통을 후려버려 알았지?"
선우는 그런 이예설의 딴지를 애써 무시한 후 말을 이었다.
"걱정마세요. 선우. "
옥령은 맑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너."
예쁘게 답하는 옥령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은 선우는 이예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도망치면 뒤진다."
"안도망가요! 어차피 이제 한 배를 탄 몸아닌가요?"
"그건 아직 모를 일이고."
선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예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따뜻한 눈빛으로 옥령을 바라보던 때와는 전혀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너 아까 눈깔 예쁘게 안뜨더라? 한 번만 그따위로 쳐다보면 작열독으로 지져버린다."
이내 선우는 인상을 찌푸렸던 이예설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
그 말을 들은 이예설은 입을 꾹 다물었다.
설마하니 인상을 찌푸렸던 것까지 봤을 줄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난 경고했어. 허튼짓하는 순간 동맹이고 뭐가 백치가 될 때까지 작열독으로 절여버린다고 말이야."
선우는 사나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위협하듯 말을 이었다.
"알...알았다고요!"
그 눈빛에 겁을 집어먹은 이예설은 더듬대며 답을 하였다.
"그럼 먼저 갈게."
말을 마친 선우는 그대로 보라빛 독무 사이로 신형을 날렸다.
이내 그의 신형이 흐릿해지더니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전설상의 경지인 이형환위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옥령과 이예설은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상상이상의 속도에 경악스러운 감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선우...경지가 더욱 높아졌구나.'
그 모습을 본 옥령은 깨달았다.
선우의 경지가 더욱더 높아졌다는 사실을 말이다.
각성은 물론 궁신탄영조차 없이 그저 가볍게 내딛는 것만으로도 이형환위를 시전하였다.
분명 그의 화후가 더욱더 깊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멍
한 편 이형환위를 눈앞에서 목격한 이예설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어미조차 속절없이 패하였는데 어찌 강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설마하니 이형환위를 저리도 가볍게 시전할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이형환위는 전설 속에서나 나오는 초극의 신법이었다.
그런 신법을 저리도 자유자재로 시전하니 경외감이 들었다.
'무조건 저 남자를 끌어들여야해!'
이내 그녀는 생각하였다.
경합을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선우를 끌어들여야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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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애애애애애액
선우의 신형이 바람을 가르며 독지대를 지나가기 시작하였다.
독지대에 진입하고 지독하기 짝이 없는 독기들이 시도때도 없이 몸에 스며들었지만 선우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스며든 독기 전부가 자신의 힘으로 환원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내달렸을까
요랑의 거체가 눈앞에 전부 들어왔다.
뚝
이내 걸음을 멈춘 선우는 족히 십이척은 될만큼 거대한 요랑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거대하였고 흉물스러웠다.
마치 맨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말이다.
"요랑."
선우는 눈살을 찌푸린 채 요랑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악!"
선우의 말을 알아들은 것일까
요랑이 산천이 떨릴 정도로 거대한 괴성을 내질렀다.
부웅
그리고 선우를 향해 거대한 다리를 내리쳐버렸다.
그대로 찍어죽일 심산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녀의 뜻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선우가 그대로 팔을 뻗어 그녀의 다리를 막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집에 가자."
선우는 거친 음성을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악!"
부웅
요랑이 반대쪽 앞발을 들어올린 후 그대로 선우를 향해 찔러버렸다.
"비틀어져라."
선우는 건곤대나이신공을 운용하여 그녀의 다리를 그대로 꺾어버렸다.
"캬하아아아아아아악!"
다리에서 어마어마한 고통을 느낀탓일까
요랑이 고통어린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놀만큼 놀았지?"
선우는 요랑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크아아아아악!"
요랑은 뒷발 두 개를 들어올린 후 선우에게 날려버렸다.
"비틀어져라."
선우는 다시금 건곤대나이를 운용하여 뒷발 두개를 서로 부딪히게 만들었어.
콰콰쾅
이내 두 다리가 맞부딪히더니 그대로 바스라져버렸다.
"키햐아아아아아아악!"
순식간에 네 개의 다리를 잃은 요랑은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설마하니 이렇게 순식간에 다리를 잃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캬아아아악!"
요랑은 남은 다리들을 한꺼번에 들어올린 후 선우에게 내리꽂았다.
쇄애애애액
콰콰콰콰쾅
이내 네 개의 다리가 쉴새없이 움직이며 땅을 내리치기 시작하였다.
"비틀어져라."
우드득
우드드득
이내 선우의 말 한 마디에 그녀의 남은 다리들이 기형적인 방향으로 꺾이더니 완전히 떨어져나가게 되었다.
"캬하아악...카아아악..."
모든 다리를 잃은 요랑은 한꺼번에 밀려온 극심한 고통에 울분어린 비명성을 토해내었다.
저벅 저벅
선우는 울분을 토해내고 있는 요랑의 곁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갑각에 손을 올렸다.
"흩어져라."
우드드드득
콰드드드득
그와 동시에 그녀의 갑각에 금이 가더니 일제히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캬아아아아아악!"
요랑은 갑자기 갈라지는 갑각에 당황스러운 괴성을 내질렀다.
우우우우웅
그리고 재빨리 요력을 끌어올렸다.
어떻게든 갑각의 붕괴를 막을 심산이었다.
콰드드드드득
하지만 붕괴는 더욱더 가속화되었고 이내 모든 갑각들이 일제히 부숴져버렸다.
쿠쿠쿵
쿠쿠쿠쿵
요랑을 감싸고 있던 모든 갑각들이 떨어져내리기 시작하였다.
거대한 몸통, 거대한 다리 모든 것들이 전부 말이다.
그리고 이내 갑각 속에 감춰져있던 인간 형태의 요랑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갑각으로 몸을 부풀리며 감쌌을 뿐 완전히 변이를 한 것은 아닌듯 싶었다.
요랑은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다.
"요랑."
선우는 눈을 감고 있는 요랑을 불렀다.
번쩍
그러자 요랑의 눈이 번쩍 뜨여지더니 흉성 어린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캬하아아아아악!"
선우를 본 요랑은 괴성을 내지르며 경계를 하였다.
자신을 해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집에 가자."
선우는 자신을 경계하는 요랑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캬하아아아악!"
"이제 더이상 너를 혹사시키지 않을게."
"캬하아아악!"
"더이상 멀리 떠나지 않을게."
"캬하아아아악!"
"그러니까 이제 가자."
"캬하아아악!"
선우의 끊임없는 설득에도 불구하고 요랑은 그저 괴성을 내지를 뿐 그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아직도 화가 많이 났나보네."
선우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캭! 캭 ! 캭!"
선우가 다가오자 요랑은 조막만한 손을 맹렬히 휘두르며 저항을 하였다.
선우는 그런 요랑의 반항을 애써 무시한채 그녀의 코앞까지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천천히 양팔을 벌린 후 그녀의 몸을 꼬옥 껴안았다.
"캬아아악!"
선우의 포옹에 격렬히 반항하던 요랑은 그대로 선우의 목덜미를 물어버렸다.
어떻게든 죽이고 말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선우는 방어하지 않았다.
나름의 울분을 풀라는 의도였다.
"미안해."
요랑을 껴안은 선우는 천천히 요랑의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많이 늦었지."
꽈아아악
요랑은 선우의 목덜미를 더욱더 꽉 물어재꼈다.
"네 얘기는 다 들었어. 엄청 고생했다고 하더라."
꽈아아악
"미안해. 내가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이렇게 네가 가출할 일도 없었을텐데 말이야."
선우의 목덜미에서 피가 새어나오기 시작하였다.
요랑의 이가 피부가죽을 뚫어버린 것이었다.
쓰담 쓰담
"고생했어. 그동안 정말 열심히 해줬더라."
선우는 요랑의 머리를 애정어린 손길로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순간
선우의 목덜미를 물고있는 요랑의 치악력이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하였다.
"고마워. 나 없는 동안 많이 열심히 해줘서."
쓰담 쓰담
이내 선우의 목덜미를 물고 있던 요랑의 치악력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죽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아닌 그냥 갖다댄 수준으로 격하된 것이다.
"요랑아, 네가 최고야."
이내 요랑은 목덜미에서 이빨을 완전히 떼어내었다.
그리고 몸을 천천히 뒤로 뺀 후 선우를 바라보았다.
이내 흉악한 본능만 남아있었던 그녀의 눈동자에 흉성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이성 어린 눈빛이 돌아왔다.
이성이 돌아온 것이다.
".......선우?"
이성이 돌아온 요랑은 놀란듯한 눈빛으로 앞에 있는 선우를 바라보았다.
"잘잤어?"
그녀의 이성이 돌아온 것을 확인한 선우는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렁 그렁
선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요랑의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기 시작하였다.
눈앞에 있는 선우의 모습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직시한 까닭이었다.
"후에에에에에엥!"
이내 요랑은 서럽다는듯이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대로 선우를 향해 안아들었다.
"우아아아아앙!!!!!선우야!!!!!! 선우야!!!"
요랑은 선우의 이름을 쉴새없이 부르짖으며 더욱더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
그의 얼굴을 보자 설움과 그리움 그리고 반가움이 한꺼번에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요랑은 선우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은 채 더욱더 크게 울어젖혔다.
그리고 선우는 그런 요랑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녀의 울음소리가 멈출 때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