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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380화 (381/1,419)

〈 380화 〉 381. 그녀들과 재회를 하다.

콰콰쾅

이내 옥령의 검끝이 요랑의 머리통과 부딪혔다

그러자 이내 굉음이 터져나왔다.

"콰아아아아악!"

요랑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두개골에서 느껴지는 갑작스러운 고통에 괴로움을 느낀 탓이었다.

'..단단해.'

그녀의 머리를 꿰뚫을 심산으로 검을 휘두른 옥령은 당혹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단번에 꿰뚫을 심산이었다.

그런데 설마 생채기 조차 나지 않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다.

"캬야아아악!"

요랑은 괴성을 내지르며 팔을 휘둘렀다.

부웅

껍질 위에 올라타있는 옥령을 공격할 요랑이었다.

그 기척을 느낀 옥령은 그대로 뒤편으로 몸을 날렸다.

이내 요랑의 다리는 허공에 휘둘러졌고 옥령은 무사히 공격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요랑과 어느정도 거리를 벌린 옥령은 침중한 눈빛으로 요랑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머리를 노리는 것은 무리인듯 싶었다.

최고의 무리가 담긴 광검조차 뚫지 못할 정도로 단단하니 말이다.

그녀는 검을 고쳐쥐었다.

이번에는 심장을 꿰뚫어버릴 심산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악!"

그때 요랑이 괴성을 내지르더니 이내 여덟개의 다리로 온몸을 감쌌다.

이내 입에서 보랏빛 독기를 내뿜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내뿜어진 보라빛의 독기들은 천천히 그녀의 거체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한겹 두겹 세겹 네겹

보라빛 독기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층층히 쌓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요랑의 거대한 거체를 완전히 가려버렸다.

"..........."

그 모습을 본 옥령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지기 시작하였다.

저 상태라면 섣불리 접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요랑이 품고 있는 독은 화경인 자신조차 중독시킬 위험이 있을 정도로 무척이나 농후하였다.

인간 형태로 변이를 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거체에 퍼져있던 독들이 한순간에 농축되었기 때문이었다.

'어떡하지?'

옥령은 고민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저렇게 독기로 가득 찬 상태라면 그녀를 죽이는 것은 물론이고 접근하는 것조차 불가능하였다.

뿐만 아니었다.

휘이이이익

몸을 감싸고 있는 독기의 크기가 점점 커지더니 조금씩 범위를 넓히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가다간 마을 전체가 독지대로 바뀌어버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숨을 들이키기만 해도 사망에 이를 정도로 지독하기 짝이 없는 독지대로 말이다.

옥령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난감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

옥령은 검에 내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상당한 내력이 휘몰아치더니 그대로 검에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부웅

옥령은 내력이 스며든 검을 그대로 독기로 뒤덮여있는 요랑을 향해 휘둘렀다.

쇄애애애액

그러자 날카롭기 짝이없는 검풍이 생성되더니 그대로 요랑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내 검풍이 보랏빛 독기를 뚫고 요랑에게 닿더니 타격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요랑은 별타격이 없는듯 전혀 미동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옥령은 더욱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요랑이 독기를 퍼트리며 농성에 들어간지 벌써 반나절이 흘렀다.

해가 떨어질 정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요랑은 여전히 미동이 없었다.

그저 가만히 독지대의 범위를 넓히며 사태를 관망할 뿐이었다.

옥령은 침중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독지대는 마을의 절반이상을 잠식해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거체가 반절이상은 작게 보일 정도로 거리가 벌어졌다.

독기가 퍼진 만큼 거리를 벌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는 안돼!'

옥령은 생각하였다.

더이상 거리를 벌렸다간 반격의 기회조차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녀에게 접근해야했다.

이 모든 상황을 종결시키기 위해선 말이다.

옥령은 심각한 눈빛으로 눈앞에 있는 독기들을 바라보았다.

독기가 품고 있는 선명한 보랏빛 색상이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화경인 자신조차 잡아먹어버릴지 모를 정도로 강력한 독기라는 사실을 말이다.

꿀꺽

옥령은 침을 꿀꺽 삼켰다.

상당한 긴장감이 치솟아올랐기 때문이었다.

저 정도 독기라면 내성이 없는 자신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목숨이 걸린 일이 긴장되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발을 내딛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맘편히 관망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독기의 범위는 갈수록 커져만 갔다.

만약 이 상태로 냅두게 된다면 공격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릴 것이다.

한 번에 도약할 수 있을 때 공격을 해야했다.

슈슉

빛무리에 감싸인 그녀는 다시금 땅을 박차고 신형을 앞으로 쏘아내었다.

이내 그녀의 신형이 보랏빛 독기들을 향해 쏘아져나가더니 그대로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쇄애애애액

이내 요랑의 코앞에 도달한 그녀는 빛살같은 검을 내질렀다.

검에는 속도가 붙은 만큼 어마어마한 거력이 담겨있었다.

콰콰쾅

이내 옥령의 검이 요랑의 몸을 감싸고 있던 앞발에 적중하였다.

콰지직

그러자 다리가 그대로 짓뭉개지더니 이내 완전히 바스라지기 시작하였다.

'부족해.'

옥령은 재빨리 다리를 디딤 삼아 뒤편으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착지한 그녀는 다시금 요랑에게 달려들었다.

콰콰쾅

그녀의 검은 이번엔 요랑의 반대쪽 앞발에 적중을 하였다.

적중 당한 앞방은 그대로 바스라져버렸고 이내 요랑의 가슴팍이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옥령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몸을 날렸다.

심장을 단숨에 꿰뚫을 심산이었다.

부웅

콰쾅

하지만 이내 뒤편에 있던 다리가 그녀의 심장을 감쌌고 옥령의 검은 다른 다리에 작렬하게 되었다.

'크으윽!'

기회를 놓친 옥령은 인상을 약간 찌푸렸다.

하지만 이내 다시금 검을 고쳐쥐고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콰콰쾅

그리고 요랑은 그런 그녀의 검으로 부터 급소를 보호하기 위해 몇 번이고 다리를 움직였다.

콰콰쾅

그렇게 몇 번의 격돌이 오갔을까

이내 요랑의 다리가 옥령이 내지른 광검光劍에 의해 전부 부숴지게 되었다.

그녀의 급소를 막아줄 방패가 전부 사라진 것이다.

"키에에에엑!"

다리가 전부 부숴진 요랑은 두려운듯 신음성을 내뱉었다.

자신의 급소를 지켜줄 다리들이 전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요랑은 생각하였다.

자신이 죽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녀의 눈이 공포로 물들여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아무리 기다려도 후발 공격이 들어오지 않았다.

의아함을 느낀 요랑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래를 내려보니 사냥감이 검을 땅에 꽂은 채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케케케케케켈"

그 모습을 본 요랑은 웃음을 터트렸다.

사냥감이 독에 절여졌다는 사실을 인지한 까닭이었다.

그간 어찌 어찌 버텨가며 공격을 이어가긴 했지만 이제 한계가 온듯하였다.

"캬아아아아아악!"

요랑은 괴성을 지르며 승리를 자축하였다.

그리고는 느긋한 표정을 지으며 사냥감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쓰러지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으으윽!'

옥령은 속으로 고통어린 신음성을 내뱉었다.

요랑과 대치하는 사이 지독한 독기가 온몸에 스며들었기 때문이었다.

최대한 저항한다고 저항했건만 내성이 없는 자신에게 저 지독한 독기를 버티는 것은 무리인듯 싶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그녀는 고심에 잠겼다.

공격을 이어갈지 아니면 잠시 후퇴를 할지에 대해서 말이다.

요랑은 여덟개의 다리를 전부 잃었고 급소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검만 뻗는다면 심장에 닿을 정도로 무척이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공격을 이어간다면 독지대를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한번 형성된 독지대는 요랑이 죽는다고 사라지진 않을테니까 말이다.

아니 오히려 시체로 인해 더욱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더 고민에 잠겼다.

검을 뻗는다면 그녀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마저 죽게될 확률이 높았다.

만약 이대로 도망친다면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같은 기회를 다시 선점하기 힘들 것이다.

'...........'

오랜 고민에 빠진 옥령은 이내 결심을 내렸다.

콰쾅

그리고 남은 내력들을 최대한 끌어모은 뒤 독지대 바깥으로 신형을 날렸다.

슈슉

그러자 얼마지나지 않아 빛무리가 온몸을 감싸더니 그녀의 신형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타탁

이내 독지대에서 멀찍히 떨어진 곳에 도착한 그녀는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었다.

최대한 독기를 밀어낼 심산이었다.

우우우우웅

이내 그녀는 내력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재빨리 회복을 하고 요랑을 공격할 심산이었다.

우우우우우웅

이내 단전에서 끌어올린 내력들이 온몸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퍼져나간 내력들은 온몸에 스며든 독기들을 천천히 몰아내기 시작하였다.

'크으윽!'

그 과정에서 옥령은 속으로 고통 어린 신음성을 내뱉었다.

다행히 골수까지 미치지는 않았으나 상당히 깊게 스며든 독기들이 쉴새없이 날뛰었기 때문이었다.

아팠다.

아파도 너무 아팠다.

칼에 베이는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극심한 고통에 옥령은 서서히 집중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집중...해야해!'

집중이 풀리는 것을 느낀 옥령은 마음을 최대한 다잡고 내력을 운용하였다.

여기서 집중이 풀렸다간 그대로 잠식되어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으으으윽!'

옥령은 이를 악문 채 내력 운용을 이어갔다.

탁 탁

그때 등 뒤로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 감촉을 느낀 옥령은 당황하였다.

운기조식 중에는 결코 시전자를 건드려서는 안된다.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흐트러진다면 그대로 기혈이 뒤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순간 집중이 흐트러진 옥령은 독기들이 온몸에 잠식되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옥령의 눈에 절망이 어리기 시작하였다.

그때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몸속으로 잠식되어가던 독기들이 서서히 배출되더니 이내 등에 닿아 있는 손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뭐지!?'

그 이변을 느낀 옥령은 당혹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어찌 잠식해가던 독들이 그대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말인가

'설마 당서윤?'

그녀는 생각하였다.

어느새 마을에 당도한 당서윤이 자신을 구해준게 아닐까하고 말이다.

'기회야!'

이내 이변을 기회라고 여긴 옥령은 내력을 극성으로 운용하여 독기들이 더욱더 빠르게 배출될 수 있도록 돕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독기들이 등에 닿은 손으로 빠져나가버렸다.

번쩍

이내 모든 독기가 빠져나간 것을 느낀 옥령은 눈을 번쩍하고 떴다.

그리고 재빨리 고개를 돌려 뒤편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구해준 이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옥령의 얼굴이 멍하게 풀려버렸다.

젼허 예상치도 못한 인물이 뒤편에 앉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우?"

옥령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안녕?"

이내 뒤편에 앉아있던 선우는 머쓱한 표정을 지은 채 손을 살짝 흔들었다.

그리고 옥령은 선우를 그대로 향해 달려들었다.

이내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옥령은 쉴새없이 눈물을 흘렸다.

"흐극...흑...흑...흐흐흑...흐그윽."

그녀는 아무런 말도 없이 울고 또 울었다.

너무나 반가웠고 너무나 기뻤지만 야속함과 서운함 그리고 속상함이 동시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상반된 두 감정이 만나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울었다.

그저 울고 또 울었다.

자신의 마음이 정리될 때까지 말이다.

쓰담 쓰담 쓰담

선우는 그런 그녀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달래고 또 달래주었다.

그녀가 진정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흐극...흐극...왜.흑...이제야..흐극..온거에요."

그녀는 울음섞인 목소리로 선우에게 야속함을 토로하였다.

"......미안해."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그저 사과만 하였다.

자신이 어떤 말을 한다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탓이었다.

자신은 늦었다.

반년을 약속했지만 약속 기한보다 한달이나 더 지나고서야 되돌아온 것이다.

그런 자신이 어찌 변명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 사과를 하여 미안함을 토로할 뿐이었다.

"제가..흐극..얼마나..보고 싶었는지...흐흑..알아요?"

"......미안해."

"..흐으윽...그래도..괜찮아요...왔으니까...왔으니까...괜찮아요."

옥령은 눈물을 잔뜩 흘린 채 선우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선우는 그런 옥령을 더욱더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그러자 그녀의 온기가 온몸에 퍼져나갔다.

"저..기요?"

감동의 재회를 하고 있는 그들의 귓가에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우와 옥령은 고개를 살짝 올려 옆을 바라보았다.

옆에는 뻘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예설의 얼굴이 보였다.

"감동의 재회를 방해한 것 같아. 죄송한데요. 저거 움직이는데요?"

이예설은 앞쪽에 있는 요랑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선우는 재빨리 앞편을 바라보았다.

앞을 보니 어느새 다리를 재생한 요랑이 몸을 일으켜세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침중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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