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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368화 (369/1,419)

〈 368화 〉 369.불가해不可解의 존재.

콰콰쾅

굉음이 울려퍼지면서 대전 바닥이 그대로 부서져버렸다.

"크아아아아악!"

그와동시에 비명성이 울리더니 그대로 대전을 뒤흔들기 시작하였다.

"마뇌!!!!! 마뇌!!!!!! 마뇌!!!!"

이내 마뇌를 부르는 고함소리가 여기저기 울리기 시작하였다.

덜컥

이내 대전으로 통하는 문이 열리고 팔 한쪽이 잘려있는 마뇌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천마시여, 그대의 종복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마뇌는 재빨리 대전 바닥에 머리를 처박았다.

그리고 옥좌에 앉아 있는 천마에게 예를 갖추며 입을 열었다.

"어서!! 어서! 제물을 가져와라! 제물을 가져오라는 말이다!"

천마는 비명지르듯 언성을 높였다.

그의 몸 주위로 어마어마한 무형의 기운들이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알..알겠습니다! 조속히 대령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기운에 압도된 마뇌는 사색이 된 얼굴을 재빨리 끄덕이며 말하였다.

"크아아아아악!"

천마는 다시금 비명성을 내질렀다.

잘린 팔에서 참기 힘들만큼의 어마어마한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음양마!!!!! 음양마!!!!!"

천마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최악의 적을 연신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는 생각하였다.

이 모든 것이 그 변절자 때문이라고 말이다.

마교의 은혜를 입은 주제에 제 스승마저 죽이고 호교무공이라고 불리우는 건곤대나이까지 훔쳐달아난 변절자.

음양마 때문이라고 말이다.

"크아아아아악!"

더욱더 거센 고통에 천마의 비명은 더욱더 커졌다.

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위대한 경지에 이른 뒤 단 한번도 겪어본적 없는 고통이었다.

이재원에 의해 핏물이 되었을 때조차 고통을 느껴본 적 없는 그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음양마에게 당한 상처에선 고통이 느껴졌다.

그것도 현경을 뛰어넘었다고 전해지는 자신조차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한 고통이 말이다.

으드드득

천마는 이를 갈았다.

음양마에 대한 분노가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죽인다!..죽인다! 죽인다!"

천마는 핏발 선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외쳤다.

어마어마한 살의를 내뿜으면서 말이다.

끼이이익

이내 문이 열리고 벌거벗은 수십쌍의 남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 모습을 본 천마는 재빨리 온몸에서 쉴새없이 마기를 쏟아내었다.

그리고 이내 쏟아져내린 마기들이 거대한 해일이 되더니 그대로 수십쌍의 인간들을 덮쳐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아

마기에 덮쳐진 인간들은 하나 둘씩 천마에게 흡수되기 시작하였다.

머리카락, 피부, 뼈,혈액, 장기까지 모두가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대전 안에는 천마 홀로 남게 되었다.

누군가 방문따윈 한적 없던 것처럼 말이다.

"하아...하아..하아.."

고통이 일시적으로 해소된 천마는 비어있는 소매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팔은 재생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천마는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부족했던 것이다.

그간 수천에 달하는 무인들을 포식하였지만 여전히 부족했던 것이다.

"크아아아아아아!"

천마는 몸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무형의 기운을 그대로 폭발시켰다.

화가 너무나 도저히 제어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끼이이익

그때 다시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천마는 그대로 마기를 쏘아보냈다.

콰아아아아아아

마기의 해일이 다시금 뻗어가기 시작하였다.

촤아아아아악

하지만 이내 검은 해일이 갈라지더니 그대로 흩어져버렸다.

"이거..환영인사가 거칠구만. 주인이여."

"......검마."

천마는 대전 안으로 들어온 남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하하하하 재밌구만, 음양마에게 된통 깨졌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설마하니 이렇게 궁지에 몰려있을 줄이야."

"....진 것이 아니다."

천마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검마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어떻게 된 것이오?"

"비겼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음양마도 참으로 대단한 인간이군. 설마하니 인외의 괴물을 상대로 비길수 있다니 말이야. "

검마는 감탄하듯이 말을 이었다.

그는 실로 놀라워하고 있었다.

음양마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불멸에 가까운 존재와 비길 수 있을 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그래서 그 팔은 음양마에게 뜯긴 것이오?"

".....그렇다."

"크크큭, 이거 고금제일마라는 칭호는 음양마에게 넘겨줘야할지도 모르겠구만."

검마는 비웃음을 내비치며 말을 이었다.

"비웃으려고 온것인가?"

"당연히 아니지."

검마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선물을 가져왔소. 주인이여."

"선물?"

"주인이라면 환장할 놈이지."

천마의 물음에 검마는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데려와라!"

검마는 바깥쪽을 바라보며 외쳤다.

그러자 한 무사 하나가 꽁꽁 묶여져 있는 이연을 데려왔다.

"호오"

이연을 본 천마는 감탄성을 내뱉었다.

"어떻소?"

검마는 미소를 지으며 천마에게 물었다.

"최고의 선물이라는데는 동의를 하지."

천마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밧줄을 풀어라."

검마는 무사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하지만."

곁에 있던 무사는 당황한듯 말을 이었다.

무사는 눈앞에 묶여있는 남자가 이연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황실의 대장군이자 북방의 사신이라고 불리우는 이연 말이다.

그런 남자를 풀어주라고 하니 당혹스러움이 들었다.

"걱정말거라. 천마의 앞이 아니더냐? 그 누구도 너를 해치지 못한다. 게다가 그는 내공이 금제된 상태이다. 무엇을 겁낸다는 말이냐."

"알겠습니다."

검마의 말을 들은 남자는 이연의 눈치를 보며 천천히 밧줄을 풀기 시작하였다.

혹여 공격할 낌새라도 보이면 그대로 도망칠 심산이었다.

콰직

그때였다.

갑자기 귓가에서 이질적인 소리가 들려온 것은 말이다.

무사는 갑작스레 들려온 이질적인 소리에 눈을 껌뻑였다.

그리고 이내 머리부분에서 어마어마한 격통이 오는것이 느껴졌다.

"꿰어억"

그말을 끝으로 무사는 그대로 정신의 끈이 그대로 끊어지게 되었다.

사망을 한 것이다.

탁 탁 탁

순식간에 무사의 머리통을 터트린 이연은 허공에 머리를 털기시작하였다.

이마에 묻은 뇌수와 핏물을 털어내기 위함이었다.

"이런 천마여 왜 구해주지 않은 것입니까?"

검마는 탓하듯이 천마에게 말하였다.

"그는 고통의 연속인 현세를 벗어나 지상낙원인 내세로 간 것인 뿐이다."

"그가 독실한 신도였기를 빌어야겠군요."

검마는 슬며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역시 마도종자들이군."

그들의 대화를 들은 이연은 혐오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제놈 수하의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방관하니 말이야."

"수하를 죽인 놈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검마는 실실 웃으며 말을 이었다.

"흥, 적을 죽이는 것이 무엇이 대수라고."

우우우우웅

이연은 내력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이내 무사의 옆구리에 매어져 있던 검이 공중으로 띄워지기 시작하였다.

"어라? 내공을 분명 금제했을텐데?"

그 모습을 본 검마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분명 이연의 내력을 금제했던 그였다.

그런데 별안간 내력을 운용하는 걸보니 의아함이 들었다.

"난 위대한 경지에 이른 반선이다! 어찌 조잡한 금제로 나를 막을 수있다는 말인가!"

이연은 희번뜩한 눈빛으로 검마를 노려보며 외쳤다.

"네놈부터 죽여주마! 검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연의 검이 검마를 향해 빛살처럼 날아들었다.

쇄애애애애애액

"흐음"

검마는 자신에게 날아드는 검을 바라보더니 이내 검을 빼들었다.

그리고 부드럽게 검을 휘둘렀다.

이내 검마의 검과 이연의 검이 맞닿았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거력이 담겨있는 이연의 검과 충돌했음에도 불구하고 검마의 검에서는 굉음이 터져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아아아악

대신 무언가 베어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깜짝 놀란 이연은 앞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볼 수 있었다.

검끝부터 베어지고 있는 자신의 검을 말이다.

베인 것이다.

자신의 최후의 절초가 허무하게 말이다.

이연의 표정이 망연자실하게 바뀌기 시작하였다.

"귀엽네."

검마는 그런 이연을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바라보았다.

마치 어린 아이 재롱보듯이 말이다.

"............."

그 모습을 본 이연은 어마어마한 수치심이 올라왔지만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가 자신과 전혀 다른 차원에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은 까닭이었다.

"천마여, 어떠십니까?"

"경지는 일천하나 제물로는 족하다."

"다행이구만."

검마는 실실 웃으며 말을 이었다.

부웅

검마는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촤아아악

그러자 이내 이연의 두다리가 잘리더니 그의 몸이 그대로 땅에 처박혀버렸다

"크아아아악!"

이연은 다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비명성을 내질렀다.

이내 허벅지 아래로 감각이 없어진 느낌을 받았다.

"으아아아아악!"

이연의 입에서는 절망어린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체하지 않게 꼭꼭 씹어드시구려."

검마는 옥좌에 앉아 있는 천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유념하지."

그 말을 들은 천마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간만에 만찬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저는 가보겠소."

말을 마친 검마는 그대로 대전 밖으로 나가버렸다.

천마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가 나가자 이번에는 대전 바닥으로 시선을 돌렸다.

바닥에는 팔다리가 전부 잘려진 채 바둥거리고 있는 이연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천마는 미소를 지었다.

저런 꼴이 되고서도 살려고 발악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우스웠기 때문이었다.

"하나가 되자구나."

천마는 바둥거리는 이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우우우우웅

이내 그의 몸에서 끈적하고 음습하며 소름끼치는 마기가 분출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분출된 마기는 이연에게 조금씩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화아아아아악

"싫어....싫어!!...싫어!!!!!!!!"

이연은 골수까지 파고드는 마기로 인해 어마어마한 고통을 느끼게 되었고 이내 비명을 내질렀다.

"크아아아아아악!"

대전 안에는 과거 천하대장군이라고 불렸던 자의 처절한 비명소리만 울려퍼질 뿐이었다.

*******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대전 안에 들려오던 천하대장군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순간 멈추게 되었다.

벌컥

그러자 검마는 그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다시금 들어갔다.

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돌려 대전 안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대전 안은 깔끔하였다.

여기저기 부서진 자국이 있긴 하였지만 핏물 자국이라던가 시체가 머물렀던 자국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언제봐도 깔끔하군'

그 모습을 본 검마는 속으로 소름돋는 느낌을 받았다.

이연은 팔다리가 잘려있긴 했지만 분명 살아 있는 인간이었다.

그런데 그런 인간이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마치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이제 어떤 곳에서도 그가 살아 있었다는 흔적따위는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연히 잊혀질 것이다.

소름이 돋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식사는 맛있었소?"

검마는 옥좌에 앉아 있는 천마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꽤나 만족스러웠다."

천마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런것 치곤 팔이 여전히 헐렁하시구려."

검마는 여전히 재생되지 않고 있는 천마의 팔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현경의 고수를 흡수한 것정도로는 회복이 되지 않는듯 하다."

천마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허어"

그 말을 들은 검마는 헛웃음을 뱉어내었다.

설마하니 이연을 제물로 받쳤음에도 회복되지 않을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대체 음양마가 무슨 짓을 한 것이오?"

검마는 모르겠다는 듯이 그에게 물었다.

그가 아는 한 천마는 불멸의 존재였다.

일시적으로 퇴치는 할 수 있으나 죽일 수는 없는 불멸의 존재말이다.

그리고 그 불멸의 기반은 믿기 힘들정도로 빠르게 상태를 복원시켜주는 회복력이었다.

어떤 상처를 입었든 순식간에 복원을 시키는 것이었다.

그런 불멸의 존재의 회복력에 문제가 생겼다.

음양마라는 기인에 의해서 말이다.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으랴

"비틀더군."

"무엇을 말이오?"

"본좌의 불멸성을 말이야."

천마는 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게 가능한 일이오?"

검마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무리 그가 흐름을 비트는 건곤대나이를 익혔다지만 천마가 가진 불멸성은 공격이나 흐름이 아닌 개념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런데 어찌 그런 것을 비틀 수 있다는 말인가

".........그는..조화경에 이른 것입니까?"

검마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말을 이었다.

"그럴지도 모르지."

천마는 담담하게 말하였다.

그 말 그대로였다.

그는 조화경에 이르렀을지도 몰랐다.

모든 것을 초월하여 종국에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신선의 경지에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마선의 경지에 이른 자신이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은 것이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어.."

그 말을 들은 검마는 경악어린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인외의 존재인 천마를 제외하고 조화경에 다다른 이가 존재할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이해가 되었다.

수백년을 살아온 인외의 존재가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당한 이유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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