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7화 〉 338.얼음과 불꽃-3
능소화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연의 주먹이 바로 코앞까지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생각하였다.
저 주먹에 닿았다간 머리가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말이다.
쇄애애애액
귓가에 바람을 가르는 주먹소리가 들려왔다.
능소화는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퍽
그때 꽤나 굵은 타격음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통이 느껴지진 않았다.
"어딜 한눈 파는 거야!"
귓가에 북궁연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소리에 놀란 능소화는 재빨리 눈을 떴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코끝에서 멈춰선 이연의 주먹을 말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북궁연의 발이 이연을 밀어내고 있었다.
"보고만 있지말고 빨리 도와!"
북궁연은 발끈하듯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에 정신이 든 것일까
퍽
능소화는 그대로 발을 들어올려 이연을 걷어차버렸다.
주르르륵
그리고 두 여인의 합공에 이연의 몸은 뒤편으로 주르륵 밀리게 되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 넋 놓고 상대할 정도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말이야!"
이연이 뒤편으로 물러나자 북궁연은 타박하듯 언성을 높였다.
"....알았다."
그녀의 타박에 능소화는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답을 하였다.
"그리고 고맙다."
"감사 인사는 저새끼부터 골로 보내고 해!"
말을 마친 북궁연은 이연을 항해 손바닥을 뻗었다.
솨아아아아
그러자 다시금 거센 얼음폭풍이 그를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부웅
쇄애애애애액
그 모습을 본 이연은 검을 빠르게 휘젓더니 이내 검풍을 날려버렸다.
쾅
이내 검풍과 얼음폭풍이 충돌하였고 쏘아져나가던 얼음폭풍의 움직임이 잠시 주춤하기 시작하였다.
부웅 부웅 부웅
그 모습을 본 이연은 쉴새없이 검을 휘둘러 검풍을 쏘아내기 시작하였다.
쾅 쾅 쾅
이내 얼음 폭풍과 검풍이 대치를 하며 힘겨루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둘의 대치가 길어지자 능소화는 재빨리 이연의 좌측으로 이동하였다.
화르륵
그리고는 손에 불꽃을 피워내더니 이내 이연을 향해 쏘아보냈다.
콰아아아아아
어마어마한 화력이 이연에게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부웅
그러자 이연은 이번에는 불꽃을 향해 검풍을 날려버렸다.
쾅
이내 검풍과 불꽃은 맞부딪쳤고 대치를 하기 시작하였다.
부웅 부웅 부웅
이연은 검을 휘둘러 검풍을 날리고 날리고 또 날렸다.
쇄애애애애애액
북궁연과 능소화는 그런 이연에게 각 각 얼음폭풍과 불꽃을 끊임없이 쏟아부었다.
저자가 지치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북궁연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러다간 끝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탓이었다.
그는 검풍을 쉴새없이 쏘아보냈다.
마치 내력이 무한한 것처럼 말이다.
이대로 가다간 이쪽이 먼저 내력이 고갈될지 몰랐다.
북궁연은 반대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리고 이내 바닥을 향해 얼음폭풍을 쏘아보냈다.
콰콰콰쾅
그러자 바닥에 두꺼운 얼음 방벽이 솟아오르더니 그대로 이연의 검풍을 차단시켜버렸다.
그 모습을 본 북궁연은 그대로 손을 거둬들였다.
잠시 시간을 번듯 하였기 때문이었다.
"이대론 안돼."
북궁연은 재빨리 능소화를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방법을 강구해야돼."
"하지만 방도가 없다. 이연은 무한하고 공격조차 통하지 않는다."
그녀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불길을 거둬들이여 말을 이었다.
"너라면 단칼에 베어버릴 수 있다며?"
"..........."
능소화는 입을 꾹 다물었다.
되지도 않는 자신감을 내보였던 것이 부끄러웠던 탓이었다.
"어쨌든 너도 느꼈지? 거절당하는 느낌?"
"느꼈다. 칼이 닿는 즉시 멈춰지더니 이내 곧바로 튕겨나가버렸다. 마치 허용치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
"대체 뭘까?"
"모르겠다. 본녀도 저런 이연은 처음본다."
북궁연의 물음에 능소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었다.
이연과 더불어 황궁을 지키는 방패라고 불리우던 그녀였지만 이연의 전력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대응조차 하기 힘들었다.
수십년 간 전장을 통해 극한으로 단련된 실전 경험과 현경에 다다를 정도로 높은 무공 그리고 무한한 내력 , 알 수 없는 방어술까지
지금 이연은 공수가 완벽한 괴물이었다.
어찌 저런 괴물같은 자를 상대하란 말인가
"무조건적으로 공격이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닌 것도 같은데..."
"그게 무슨 말이더냐?"
"생각을 해봐. 우리가 내뿜는 불꽃이나 얼음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굳이 저렇게 검풍까지 날리면서 막으려고 하겠어?"
"듣고보니 그도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해봤는데.....물리적인 공격만 튕겨내는게 아닐까?"
"뭐라?"
"무슨 조화를 부렸는지 모르겠지만 물리적 공격만 튕겨내는 특이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거야. 그러니까 검이 닿는 즉시 튕겨내버린거지."
"흐음....일리가 있도다. 확실히 그대가 쏟아보낸 빙장에 순식간에 얼어붙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능소화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확실히 그녀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서걱
쿠콰콰쾅
그때 무언가 잘려지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굉음이 귓가를 울리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에 놀란 북궁연과 능소화는 재빨리 앞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순식간에 무너져 있는 빙벽을 말이다.
"정말 기다려줄줄 모르는 남자네."
북궁연은 검을 치켜들고 말을 이었다.
"내가 시선을 끌테니까 이번에는 저새끼 몸에 불을 질러버려."
"알았다. 본녀만 믿도록하거라."
능소화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도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생각하였다.
물리적 공격만 통하지 않는 것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순간이었다.
콰쾅
굉음이 울려퍼지더니 이내 이연의 신형이 그녀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북궁연은 굳은 표정을 짓더니 그의 머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챙
이연은 그녀의 검을 가뿐히 받아낸 후 그대로 튕겼다.
이연은 검이 튕겨지고 순간적으로 가슴이 열린 북궁연에 심장을 찔러들어갔다.
깡
하지만 그의 계획은 아쉽게도 능소화가 치켜든 도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도면을 세워 그의 찌르기를 막아섰기 떄문이었다.
북궁연은 재빨리 왼손을 쭉 폈다.
그리고 이연의 가슴팍을 향해 빙백신장을 날렸다.
설원같이 새하얀 기운들이 그대로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
부우웅
이연은 그녀의 빙백신장을 주먹을 내질러 맞받아쳤다.
콰쾅
얼마 지나지 않아 북궁연의 장과 이연의 주먹이 맞닿았고 상당한 굉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이내 두 사람의 왼손이 동시에 튕겨나갔다.
순간 능소화는 직감할 수 있었다.
기회라는 것을 말이다.
왼손이 튕겨나감과 동시에 가슴이 비었기 떄문이었다.
능소화는 팔을 뻗었다.
그리고는 극양염황마기가 만들어낸 흉포한 화염을 그대로 쏟아부었다.
콰아아아아아아
이내 이연은 가슴에 어마어마한 화력이 적중당하였다.
능소화는 쾌재를 불렀다.
그에게 상당한 타격이 전해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팍
"커억"
그때 능소화는 갑자기 비명성을 내질렀다.
명치 부근에서 어마어마한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내려다보니 명치 부근에는 이연의 발끝이 맞닿아있었다.
급소를 가격당한 능소화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휙
이내 이연은 명치에 가격한 발끝을 비틀더니 그대로 능소화를 날려버렸다.
부웅
능소화는 그대로 뒤편으로 날아가버렸다.
그 모습을 본 북궁연은 당황하였다.
설마하니 저렇게 흉포한 화염에 직격당하고도 반격을 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기 떄문이었다.
'독한새끼.'
그리고 생각하였다.
독하기 그지없는 놈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화염에 직격당하였으니 검을 휘두를 여력따위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북궁연은 그의 얼굴을 향해 재빨리 왼손을 뻗었다.
솨아아아아아
그리고 이내 순백의 기운들을 그의 머리를 향해 쏟아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얼굴이 얼어붙기 시작하였다.
'됐어!'
그 모습을 본 북궁연은 쾌재를 불렀다.
거절당했던 검과 달리 얼굴이 완전히 얼어붙었기 때문이었다.
쇄애애액
북궁연은 검을 찔러들어갔다.
얼어붙은 머리통을 그대로 부숴버리기 위함이었다.
쾅
그리고 이내 검을 얼음에 닿게 되었다.
쩌저저적
검이 닿자 이연을 둘러싸고 있던 얼음이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북궁연은 생각하였다.
이연의 머리통이 그대로 부숴져버릴 것이라고 말이다.
파삭
이내 얼음들이 모두 부서져버렸다.
"고맙군."
그와 동시에 무미건조한 이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음을 굳이 깨줘서 말이야."
오싹
그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부웅
동시에 귓가에는 검이 날아드는 소리가 들렸다.
"젠장"
북궁연은 재빨리 몸을 돌리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푹
그의 검이 이미 북궁연의 오른쪽 어깨를 뚫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끄아아악!"
검이 파고드는 느낌에 북궁연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극심한 고통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오른쪽 왼쪽이 알맞게 뚫려버렸군."
이연은 무심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
퍽
북궁연은 재빨리 이연의 복부를 향해 발을 차올렸다.
부웅
그리고는 그대로 이연의 복부를 발판삼아 뒤편으로 몸을 날렸다.
푸슉
그러자 어깨에 박혀있던 이연의 검이 순식간에 빠졌고 북궁연은 이연과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크아아악!! 제기랄 새끼가!!!"
거리를 벌린 북궁연은 어깨에서 느껴지는 미친듯한 고통에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어깨가 아팠다.
아파도 너무 아팠다.
창으로 왼쪽 어깨가 꿰뚫렸을 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말이다.
"괜찮더냐!"
그 모습을 본 능소화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아..하아..하아..하아...안괜찮아."
북궁연은 거친숨을 몰아쉰 채 눈물을 살짝 내비치며 말을 이었다.
북궁연은 어깨 부위를 손으로 잡았다.
쩌저저적
그리고 순식간에 동결시켜 얼려버렸다.
치이이이익
그러자 무언가 중화되는듯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하아......하아....이제...살겠네."
그러자 북궁연은 그제야 괜찮아진듯 와락 찌푸렸던 얼굴을 슬며시 펴면서 말을 이었다.
스으으으으
그다음 손을 편 후 어깨에 있던 냉기를 순식간에 거둬드렸다.
그러자 얼어붙었던 어깨가 서서히 녹기 시작하더니 이내 어깨에는 수분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물리적 공격이 아니면 통할 줄 알았나?"
그때 앞편에서 무미건조한 이연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우습구나. 고작 생각했다는 것이 얼음이나 불을 쏴재끼는 것이라니."
이연은 광포한 눈빛을 빛내며 말을 이었다.
"너희들은 내 몸에 털끝하나 상처 입히지 못한다."
그는 확신에 찬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체 무슨 사술을 쓴거지?"
어느새 진정한 북궁연이 이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인들은 자신이 알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한 것을 사술이라고 폄하한다고 하던데 딱 그짝이구나."
북궁연의 말을 들은 이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검이나 도처럼 물리적 공격은 물론 화기나 냉기마저 통하지 않아. 그런데 어찌 사술이 아닐 수 있겠어?"
"어째서 공격이 통해야 하는거지?"
이연은 모르겠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그게 이치니까."
"우습구나."
"뭐라고!?"
"이치를 거스르는 경지에 오른 이가 어찌 아직도 세상의 이치에 얽매여있다는 말이냐?"
이연은 한껏 비웃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는 법칙과 이치를 초월한 것 뿐이다."
"이래서 늙은이들이 싫어."
북궁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쉽게해도 될 말을 있는 척하면서 돌려 말하니까 말이야."
"요즘 젊은 이는 문제가 많구나. 선배의 말을 경청할 줄도 모르고 말이다."
"당신은 무인이 아니고 군인이잖아? 스스로 선배라고 칭할 자격이 있어?"
"그도 그렇군."
그녀의 말을 들은 이연은 수긍하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결론은 말해줄 생각이 없다는 거네?"
"나는 이미 답을 말하였다. 알아내는 것은 네 몫이지."
"친절도 하셔라."
북궁연은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왼손에 재빨리 냉기를 모으기 시작하였다.
솨아아아아아아아
"공격을 할셈인가? 소용 없다는 것을 느꼈을텐데?"
그 모습을 본 이연은 비웃듯 말을 이었다.
자신에게는 어떠한 공격도 통하지 않았다.
그것은 북궁연도 충분히 확인한 사안이었다.
그런데 어찌 저렇게 다시금 냉기를 날릴 생각을 한다는 말인가
"이번에는 먼젓번이랑 조금 다를껄?"
"다를 것 없다. 세상의 규칙 따위로는 내게 상처하나 입힐 수가 없다. 난 순리를 벗어난 존재이니 말이다!"
이연은 확신에 찬듯한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다.
"그럼 받아내봐. 정말 순리에 벗어난 존재라면 말이야."
그 말을 들은 북궁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쏴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대로 왼손을 뻗어 혹한의 냉기를 이연에게 쏘아보냈다.
"흥"
그 모습을 본 이연은 코웃음을 치며 검을 휘둘렀다.
그대로 베어버릴 심산이었다.
촤아아아아아앙
이내 그의 검과 혹한의 냉기가 맞닿게 되었고 특유의 절삭음이 사방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