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335화 (336/1,419)

〈 335화 〉 336.얼음과 불꽃-1

콰아아아아앙

굉음이 터져나오면서 수천 자루의 창들이 다시금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하아...하아..하아.."

그 모습을 본 북궁연은 그제서야 안심이 된 것인지

참았던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하아..하아..하아..망할."

그리고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녀는 지금 두가지 이유로 짜증이 나있는 상태였다.

하나는 끝도 없이 밀려드는 이연의 혼연 때문이었다.

아무리 현경에 경지가 위대한 경지라고는 하지만 단전에 담겨있는 내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신선이 되지 못한 반선의 경지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연의 혼연은 한계가 없었다.

두 사람의 현경 고수와 대치하면서도 전혀 밀리지가 않는 것이다.

밀리지 않는 것 뿐 아니라 지친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수천 자루의 창으로 샐수도 없이 많은 이기어창을 시전하면서 말이다.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아닌 거대한 바위덩어리를 상대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빙궁주, 대체 뭐하는 것인가!"

바로 일시적인 동맹 관계를 맺은 능소화 때문이었다.

"얼음덩이를 쏘아보내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가! 어찌 이리도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인가!"

"내가 네가 시키는대로 해야하는 이유라도 있어?"

북궁연은 삐딱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대가 얼음덩이를 쏟아보내면 본녀의 불꽃과 그대로 상쇄되버리지 않는가! 어찌 그리 생각이 없다는 말인가!"

"내 무공의 근본이 빙공인데 어떻게 얼음을 쏘아보내지 말라는거야! 더구나 네 불꽃이야 말로 얼마나 성가신지 알아? 왜 얼려놓은 창들을 다시 녹여주는거야? 네 편 버려?"

"그냥 설풍이나 일으키거라! 본녀의 불꽃이 알아서 할것이니라!"

"명령하지마! 내가 네 하수인인줄 알아? 너야말로 열풍 일으킬 수 있잖아? 바람이나 일으켜서 지원이나 해!"

북궁연은 명령조로 말하는 능소화를 바라보며 짜증난다는듯이 말을 이었다.

"불꽃이야 말로 본녀가 가진 무공의 근원이거늘! 어찌 그런 망발을 한다는 말인가!"

"봐봐! 자기도 싫으면서 강요하는 것 봐!"

"이것은 전략적인 선택이다! 불꽃은 바람을 불면 더욱더 강해지지 않는가!?"

"내 얼음도 바람이 불면 강해지거든?"

"억지부리지 말거라! 어찌 얼음이 바람이 분다고 강해진다는 말인가!"

"속도가 빨라지니까 그만큼 얼음덩어리가 빨리 날아가잖아!"

"불꽃이 타오르는 것만 못하다! 어서 설풍이나 일으키거라!"

능소화와 북궁연은 티격태격하며 말싸움을 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이는 두 사람의 무공이 완전히 상극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었다.

불과 얼음을 동시에 쓰게 될 경우 기운들이 상쇄가 되면서 그대로 위력이 죽어버렸기 때문이었다.

한 사람이 양보를 해야했다.

다른 사람이 더욱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누구한 쉽사리 양보를 하지 않았고 고집부리다가 이연의 혼연에 당할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너 인성 문제있어?"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그대다! 어찌 그렇게 양보의 미덕을 모른다는 말인가!"

"그럼 그 미덕을 잘 아는 사람이 양보를 하는 게 어때?"

"말하지 않았느냐! 본녀는 어디까지나 전략적인 판단을..."

"그런 핑계가 통할 것 같아?"

"본녀를 못 믿는 것이더냐!"

능소화와 북궁연의 대화는 끊임없이 평행선을 달렸다.

누구 하나 양보하는 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북궁연은 북궁연대로 다짜고짜 아랫사람 대하듯이 명령하는 능소화에 대한 반발심이 들었기에 쉽사리 양보를 하지 않았고 능소화는 능소화대로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의견에 따라주지 않는 북궁연이 답답하고 짜증이 났다.

평소라면 넓은 아량으로 숙이고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이상할 정도로 북궁연에 대한 반발심이 일어나는 능소화였다.

결국 두 사람은 반발할 수밖에 없었고 비효율의 극치를 달리는 대치를 이어가게 된 것이다.

"본녀는 이해가 안된다! 어찌 그리도 고집을 부린다는 말인가!"

"나야말로 이해가 안돼! 북해에서도 네가 황족인줄 아는거야? 왜 자꾸 내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거지?"

"본녀가 황족인 것과는 별개다! 그저 최고의 효율을 말했을 뿐이다!"

"그럼 말투부터 고쳐! 좀더 정중하게 부탁하란 말이야!"

"본녀가 그대에게 그렇게 할 것 같은가!"

"저 괴물이랑 싸우다 죽던가!"

"본녀 혼자 죽을 것 같더냐!"

능소화와 북궁연은 짜증이 가득 서려있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둘은 생각하였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렇게 말싸움을 이어가던 그때였다.

쇄애애애애애애액

다시금 귓가에 창들이 날아드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이연이 다시금 혼연을 쏘아보낼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저 새끼는 내력이 무슨 무한이야? "

고개를 돌려 그 이연을 본 북궁연은 고운 아미를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가 대단한 경지에 다다른 무인이긴 하지만 조화경에 다다른 신선은 아니다. 분명 내력의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녀의 말을 들은 능소화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럼 대체 저 괴물같은 내력은 어떻게 설명할건데? 어렸을 때 공청석유에서 헤엄치고 삼시세끼로 만년설삼이라도 처먹었대?"

북궁연은 질린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흐음...그런 말을 들어본적은 없다. 하지만 저 꼴을 보니 그 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능소화는 짐짓 심각하게 고민하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확실히 그녀가 보기에도 어릴적에 공청석유에서 헤엄치고 만년설삼을 삼시세끼로 먹지 않는 이상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이연의 무한한 내력은 너무나 이질적이었다.

그가 위대한 경지에 다다른 반선이라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수천 자루의 이기어창을 쉴새 없이 쓰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그게 말이 되냐? 바보야."

능소화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바보라니! 본녀는 그저 맞장구 쳐준 것 뿐이다!"

북궁연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발끈하며 언성을 높였다.

"맞장구치고는 되게 진지하던데?"

".........."

"어쨌든 무슨 비밀이 숨어있는게 분명해."

"비밀?"

능소화는 모르겠다는듯이 그녀에게 물었다.

"공청석유를 밥 먹듯이 먹는다해도 단전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무한으로 내력을 쌓을 수는 없어. 분명 무슨 비밀이 숨어 있을거야."

북궁연은 진지한 눈빛으로 이연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무슨 비밀 말이더냐?"

"수천 자루의 창을 쉴새없이 쏘아낼 수 있는 비밀을 말이야."

"어렵도다."

능소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입을 열었다.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쇄애애애애애애애애액

우..우..우..우.우.우...우....우우

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때 귀곡성과 함께 수천 자루의 창들이 공명음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능소화와 북궁연은 긴장어린 시선을 보내었다.

본격적으로 혼연이 쏟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하자. 얼음 한번에 열풍 세 번에 그리고 불꽃 한번에 설풍 두번 "

"그대가 하나 더 많지 않느냐!"

"그럼 이렇게 하자. 불꽃 한번에 설풍 두번 그리고 얼음 한번에 열풍 세번"

"그대는 본녀를 원숭이로 아는가! 조삼모사가 아니던가!"

"원숭이 보다는 똑똑하네?"

북궁연은 감탄했다는듯 입을 열었다.

"무례하다!"

북궁연은 발끈하듯 소리쳤다.

"그럼 반 반으로 하자."

북궁연은 타협하듯 말을 이었다.

"마음같아선 더욱더 고집부리고 싶지만 더 여유부렸다간 꼼짝없이 창에 꿰뚫리고 말거야."

북궁연은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알았다. 본녀도 수용하도록 하겠다."

"그럼 얼음폭풍을 날릴테니까 열풍을 날려줘."

"알았다."

능소화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이내 두 사람은 각 각 천음빙백신공과 극양염황마공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북궁연의 주위에는 새하얀 순백의 기운들이 일렁이기 시작하였고 능소화의 주위에는 타는듯한 붉은 빛의 기운들이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북궁연은 양손을 폈다.

그리고 이연을 향해 내밀었다.

그러자 어마어마한 냉기가 그녀의 손바닥에서 발하기 시작하였다.

솨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북해호마저 얼게 만들었던 북해빙궁의 절기 빙백신장氷白神掌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쩌저저저저저적

이내 그녀의 빙백신장은 이연의 혼연에 닿기 시작하였고 그대로 혼연을 얼려버리기 시작하였다.

솨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능소화는 양강지기를 발산하더니 이내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뜨겁기 그지 없는 바람이 얼어붙은 혼연에 닿기 시작하였다.

툭 툭 툭 툭

그러자 얼어붙은 혼연창들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됐다!'

'됐어!'

그 모습을 본 두 여자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나름 합동 공격이 통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내 모든 혼연창들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버렸다.

모든 창들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확인한 북궁연은 그제야 내뿜었던 냉기를 거둬들였다.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그리고 참았던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고생하였다."

능소화는 그런 북궁연을 보며 말을 이었다.

"너도 고마워. "

그녀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고개를 살짝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파츠츠측

파츠츠측

그때 저 멀리서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두 여인은 안력을 돋구어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창을 감싸고 있던 얼음들이 갈라지는 모습을 말이다.

그 모습을 본 북궁연과 능소화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아직도 끝나지 않은듯 싶었다.

"이제 네 차례야. 불덩이"

북궁연은 짜증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알았다. 얼음덩이"

그녀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을 하였다.

그리고 이내 거대한 불길을 일으켰다.

북궁연은 그런 그녀를 위해 설풍을 일으켰다.

이내 불꽃과 설풍이 하나가 되더니 그대로 이연을 덮치기 시작하였다.

이연은 그녀들의 공격에 혼연으로 맞섰고 이내 굉음이 터져나가기 시작하였다.

.

.

.

.

.

.

.

.

후두두두둑

이연 주위에 수천 자루의 창이 그대로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연은 그런 창들을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금 병사들의 혼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하였다.

혼연창을 쏘아보낼 심산이었다.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그 어떤 창도 그의 물음에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의아함이 든 이연은 시선을 돌려 주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완전히 바스라져버린 병사들의 창들이 말이다.

질 좋은 철을 솜씨 좋은 대장장이에 맡겨 만들어낸 병사들의 창이 모두 바스러져버리고 말았다.

아마 열기와 냉기에 번갈아가면서 노출되면서 그 수명이 완전히 닳아버린듯 하였다.

"잘가거라. 병사들이여."

그 모습을 본 이연은 짤막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하늘 위로 손을 뻗었다.

부우우웅

그러자 한 자루의 검이 그의 손에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터업

이연은 날아든 검의 자루를 그대로 낚아채버렸다.

스르릉

그리고 천천히 검을 뽑아내었다.

그러자 마치 달빛을 머금은 듯한 은광을 뿜어내는 절세보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휘익

검을 뽑아낸 이연은 검집을 그대로 던져버렸다.

저벅 저벅

그다음 검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야수와 같은 눈빛을 한 채로 말이다.

능소화와 북궁연이 있는 곳을 향해서 말이다.

**********

화르르르르르르

솨아아아아아아

불꽃과 설풍이 하나가 되더니 이내 이연의 혼연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툭 툭 툭 툭

이내 혼연창이 하나 둘씩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까맣게 타버린 채로 말이다.

"하아..하아..하아...하아.."

그 모습을 본 능소화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숨조차 참아가며 화력을 끌어올렸던 탓인지

호흡이 불안정하게 바뀌어져 있었다.

"고생했어. 불덩이."

그때 북궁연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이었다.

"하아...하아..그대가..도와준..덕분이다."

"알아, 나 없었으면 너는 온몸이 창에 꽂혔을 거야."

"하아..그대는..하아..겸손을 모르는구나.."

"사실이잖아?"

"하아..재수..없도다."

북궁연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말은 저렇게해도 도와줄 땐 확실히 도와준다는 것을 느낀 까닭이었다.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나올라나?"

"그게 무슨 말이더냐?"

어느새 호흡을 안정화시킨 능소화가 그녀에게 되물었다.

"방금 불꽃으로 창들이 전부 바스라졌거든."

"정말이더냐!?"

그녀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기쁜듯 말을 이었다.

"넌 못 봤어?"

북궁연은 핀잔 주듯이 말을 이었다.

"본녀는 불길을 거둬들인뒤 그대로 고개를 떨구었다. 그런 것을 볼 여력따위는 없었다."

"생각보다 체력이 약하네. "

"아까 그대도 별반 차이가 없었네만?"

능소화는 어이없다는듯이 딴지를 걸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눈앞의 여자는 다른 사람에게 본인을 투영하지 못하는 듯하였다.

"아무튼 창은 전부 바스러졌으니까 이제 혼연은 날아들지 않을거야."

"잘됐다! 그럼 이제 우리가 더욱더 유리할 것이다."

"글쎄? 그건 두고봐야할 것 같은데?"

"어째서냐?"

능소화는 모르겠다는듯이 말을 이었다.

"앞을 봐봐."

그녀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천천히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검을 늘어뜨린 채 다가오는 이연의 모습을 말이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것 같은데?"

북궁연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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