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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333화 (334/1,419)

〈 333화 〉 334. 흉마凶魔를 쫓다-2

"어딜 그리 급하게 가시나?"

강패는 설향을 들처메고 있는 흉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강패."

강패의 말을 들은 흉마는 긴장 어린 기색으로 그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그를 마주한 흉마는 간담이 서늘해지기 시작하였다.

현재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묻지 않았나?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냐고 말이다."

강패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거기 있어봤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인질을 다시 탈취했는데 어찌 방해가 되겠는가?"

".......그....휘말릴까봐.."

흉마는 변명하듯 말을 이었다.

"휘말리기 전에 인질을 들이밀면 되는 것이 아닌가?"

강패는 그런 흉마의 변명을 철저하게 반박을 하였다.

"............"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흉마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미 자신의 속내가 전부 들통났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말이 없는가? 더 지껄여보게."

흉마가 말이 없자 강패는 비꼬는듯이 말을 이었다.

"떠그랄, 그래 튈려고 했다! 왜!"

그의 비꼬는듯한 물음에 발끈한 흉마는 언성을 높이며 소리를 질렀다.

"이연 장군께서 분명히 말했을텐데? 도주하는 순간 죽일 것이라고 말이야."

흉마의 말을 들은 강패는 무미건조한 음색으로 압박하듯 그에게 말하였다.

"그 잘난 이연은 계집들에게 후두려맞고 있더구나! 그런데 내가 어찌 그런 이연을 믿고 자리에 남아있겠느냐?"

"말을 함부로 하는구나."

강패는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바위같이 묵묵하고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 그였지만 한 가지, 존경하는 이연 대장군을 모욕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틀린 말했더냐! 왠 벌거벗은 미친놈한테도 처맞고 날아가지 않았더냐? 그런 놈이 무슨 대장군이고 황궁제일검이라는 말이더냐!"

그 반응에 신선함을 느낀 것인지 흉마는 더욱더 거칠게 말을 내뱉으며 강패를 도발하였다.

"말조심해라. 흉마."

우우우우우우웅

흉마의 도발에 화가난 것일까

강패는 내력을 극성으로 끌어올리며 그를 압박하기 시작하였다.

"틀린 말이 아니지 않느냐!"

그의 말을 들은 흉마 또한 지지않겠다는듯이 내력을 끌어올려 맞서기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우웅

이내 두 절대고수들의 기운이 맞물리면서 천지가 뒤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기운 사이에 낀 설향의 안색이 급격히 창백해지기 시작하였다.

"흉마, 죽고 싶은 것이냐?"

"어디해볼테면 해보거라!"

강패는 살기 가득 담긴 눈으로 흉마를 노려봤고 흉마 또한 지지않겠다는듯이 눈을 부라렸다.

그렇게 기싸움을 이어가던 순간이었다.

파팍

기운을 잔뜩 끌어올린 강패가 그대로 흉마에게 달려들었다.

부웅

그리고는 거력이 담겨 있는 주먹을 곧바로 흉마에게 휘둘렀다.

흉마는 그런 강패의 주먹을 재빨리 손바닥을 펴 맞받아쳤다.

이내 권과 장이 맞닿았고 굉음이 터져나갔다.

주르륵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한 강패가 그대로 뒤로 주르륵 밀려버렸다.

타탁 탁

흉마 또한 그 충격을 버티지 못한 것인지 그대로 뒷걸음질을 치며 뒤로 물렀다.

"한 수 재간이 있구나!"

흉마는 자신을 뒷걸음치게 만든 강패를 바라보며 말을 내뱉었다.

"흥, 허명은 아니었군."

강패 또한 자신을 밀려나게 만든 흉마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는 긴장된 눈으로 서로 마주보기 시작하였다.

이번 격돌로 그들은 알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이가 결코 자신의 아래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더욱더 신중해졌고 조심스러워졌다.

"강패, 네놈도 나랑 도망이나 가는 것이 어떠냐? 이연은 이미 승산이 없다."

흉마는 강패를 바라보며 회유하듯 말을 이었다.

"흥, 말도 안 되는 소리. 나는 장군과 죽는 순간까지라도 함께한다. "

"고지식한 새끼."

흉마는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어찌 저렇게 멍청하게 군다는 말인가

지금 비밀통로로 도망만 친다면 목숨부지 따위는 어렵지도 않을 것을 말이다.

"어쩔 수 없구나. 그렇다면 네놈을 죽이는 수밖에."

흉마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사실 이런데서 힘을 쓰고 싶진 않았다.

갈 길이 구만리인데 어찌 이런 곳에서 힘을 함부로 낭비한단 말인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눈앞에 있는 암석같은 남자는 자신을 보내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저자를 죽이기로 말이다.

흉마는 손톱을 천천히 세웠다.

그러자 손톱 하나 하나에 불길하기 짝이 없는 기운이 서리더니 이내 강기를 발현하기 시작하였다.

"죽는 것은 네놈이다."

강패 또한 굵디 굵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러자 이내 그의 주먹에 강기가 서리더니 이내 눈부신 빛을 내기 시작하였다

강기를 발현한 두 사람은 시선을 마주했고 이내 서로 부딪히게 되었다.

콰쾅

마을 어귀에서 두 사람의 충돌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

흉마의 손톱이 강패의 목덜미를 향해 파고들었다.

하지만 이내 강패가 휘두른 주먹에 의해 그대로 날아가게 되었다.

부웅

이번에는 강패의 주먹이 흉마의 가슴팍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심장을 꿰뚫을 요량인듯 싶었다.

하지만 주먹으로 파고든 손톱에 의해 그 계획은 완전히 무산이 되었다.

그 후로도 두사람은 쉴새없이 손톱과 주먹을 맞대며 싸움을 이어갔다.

상대를 죽일듯이 말이다.

하지만 비슷한 실력을 가진 탓일까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

콰쾅

지루한 대치만 이어갈 뿐이었다.

그리고 그 지루하기 짝이 없는 대치는 흉마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당장에라도 빙궁을 벗어나야하는 자신이 아닌던가

그런데 강패가 끈덕지게 달라붙으니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시간을 끌려봤자 그의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만약의 경우 이연이 승리를 하여 이곳에 발이 묶여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도주를 택한 자신을 죽일게 뻔하였다.

이는 북궁연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기에 생각하였다.

더 이상 이곳에 발을 묶일 수 는 없다고 말이다.

쇄애액

흉마의 팔이 그대로 강패의 심장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다시금 그의 무쇠같은 주먹에 막혀 그대로 튕겨나게 되었다.

'쳇!'

흉마는 용천혈에 내력을 집중하였다.

그리고 일순간 터트려 뒤편으로 날아가 강패와 거리를 벌렸다.

"하아..하아..하아.."

거리를 벌린 흉마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호흡을 고르기 시작하였다.

'이대론 안된다. 단번에 끝장을 내야한다.'

그리고 천천히 오른 손톱에 내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하였다.

불결하기 짝이 없는 끈적끈적한 기운들이 오른 손톱에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심상치 않은 것을 준비하고 있군.'

그 모습을 본 강패는 짐짓 긴장어린 기색으로 흉마를 바라보더니 이내 오른 주먹을 더욱 꽉 움켜쥐기 시작하였다.

예측이 안되는 상황이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격으로 맞대응할 생각이었다.

거권을 쥐고 내력을 끌어모았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그의 주먹에는 어마어마한 거력이 담겨지더니 이내 공기를 울리기 시작하였다.

쏴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주먹 위에 돌풍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맹렬한 속도로 회전을 하였다.

휘이이이이이잉

어찌나 속도가 빠른지 그 회전음이 주위를 진동시키기 시작하였다.

'망할'

그 모습을 본 흉마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저쪽도 만만치 않은 비장의 수를 준비한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곤란한데.'

흉마는 속으로 생각하였다.

곤란하다고 말이다.

자신은 도박수에 목숨을 거는 멍청한 이가 아니었다.

언제나 확실한 수에만 목숨을 거는 것이다.

그런 흉마에게 강패의 절기는 상당히 너무나 큰 변수였다.

어떤 힘이 있고 어떤 위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에 선뜻 나서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쩐다.'

그는 속으로 고민에 빠졌다.

조금이라도 자신이 승리할 수 있는 변수를 만들어야했다.

강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변수를 말이다.

흉마는 손톱에 기운을 두르며 슬쩍 주위에 시선을 돌렸다.

어디 쓸만한 게 있나 찾아볼 심산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언가 그의 눈에 띄기 시작하였다.

바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설향의 모습이었다.

'......흐음.'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흉마는 머릿속에서 상당히 괜찮은 계책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변수를 말이다.

하지만 이내 그는 고민에 빠져버렸다.

강패에게 제대로 한방 먹일 수 있는 변수는 될지 몰라도 설향의 목숨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분명 죽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본 이십대 초반의 처녀막이었다.

그런 처녀를 위기를 타개하고자 써먹는 것이 과연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시발, 어디 처녀가 저년 뿐인가? 이번에 튀면 중원에 들어가서 마음껏 맛보면 되지.'

하지만 이내 흉마는 설향을 포기하는 것을 택하였다.

세상에 따먹을 처녀는 널렸지만 자신의 목숨은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은 까닭이었다.

결정을 마친 흉마는 슬금슬금 걸음을 옮기며 설향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내 발뒤꿈치에 설향의 몸이 닿았을 때 흉마는 쾌재를 불렀다.

계획의 첫 단추가 성공적으로 끼워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흉마는 얌전히 기다렸다.

강패가 그대로 들어와 자신에게 주먹을 날리기를 말이다.

한 편 강패는 손톱에 불결하기 짝이 없는 기운을 모으며 뒤로 슬금슬검 이동하는 흉마를 주시하였다.

그리고 이내 눈쌀을 찌푸렸다.

그가 도망칠 궁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도망치게 냅둘성 싶으냐!'

강패는 속으로 다짐을 한 뒤 거권의 돌풍을 더욱더 빠르게 회전시키기 시작하였다.

휘이이이이이잉

그러자 이내 돌풍은 주먹을 완전히 감싸안았고 주먹은 내력과 돌풍이 하나가 되어 강력한 힘을 품게 되었다.

'됐다.'

주먹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힘을 느낀 강패는 만족스러운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 주먹을 최대한 뒤로 뺸 뒤 자세를 취하였다.

그다음 천천히 다리를 움직여 흉마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사정거리 안에 그를 닿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그가 다가가자 흉마는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이에 강패는 굴하지 않고 더욱더 빠르게 그에게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의 뒷꿈치가 바닥에 누워있는 여인의 몸에 닿았을 때

강패는 생각하였다.

기회라는 것을 말이다.

그가 여인의 몸을 넘어 뒤편으로 가는 순간이었다.

쇄애애애애액

강패는 돌풍이 담겨 있는 강대한 거권을 흉마를 향해 곧바로 내질렀다.

그의 주먹은 공기마저 꿰뚫어버린 채 맹렬한 기세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씨익

그 모습을 본 흉마는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

다행히 저 무식한 놈이 자신의 계획을 알아채지 못한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흉마는 발치에 있는 설향을 발끝으로 차올렸다.

그러자 설향의 몸이 그대로 공중에 뜨면서 강패와 흉마 사이를 가로막게 되었다.

권로를 방해받은 강패는 당황하였지만 결코 주먹을 거두지는 않았다.

'그대로 꿰뚫어주마!'

그녀의 몸을 꿰뚫어 흉마의 몸에 주먹을 내지를 심산이었다.

'그대로 쑤셔박아주지!'

이는 흉마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설향을 향해 검게 물든 손톱을 내질렀다.

설향의 몸을 뚫고 강패의 심장에 손톱을 박아넣을 심산이었다.

그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걸렸다.

우드득

그때였다.

'어?!'

갑자기 내질렀던 오른 손이 반대로 꺾이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몸이 튕겨져나가버렸다.

"크아아아아아악!"

흉마는 갑작스러운 고통에 비명성을 내지르더니 이내 멀지 않은 민가에 그대로 처박히게 되었다.

이는 강태 또한 마찬가지였다.

우드득

내질렀던 주먹이 위쪽으로 꺾여버렸다.

"끄아아악!"

강태는 갑작스러운 비명성을 내지르며 고통을 호소하였다.

그다음 그의 머리통이 그대로 땅에 처박히게 되었다.

마치 누군가 짓밟은 것처럼 말이다.

부웅

그리고 공중에 떠올랐던 설향의 몸은 땅에 떨어지지 않고 둥실 둥실 뜬채로 이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터업

그리고 이내 누군가의 품 속으로 그대로 착지를 하였다.

누군가의 품에 안긴 설향의 눈이 쉴새없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자신을 안은 이의 정체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봤기 때문이었다.

그렁 그렁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혔다.

주르륵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새햐얀 볼을 타고 눈물 한 방울이 주르륵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따뜻한 그의 품에 안기니 설움과 안도감이 동시에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탁 탁 탁 탁

이내 안긴 이는 설향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오라버니!"

설향은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흑..흑흑....흑"

설향은 선우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으며 눈물을 잔뜩 적셨다.

쓰담 쓰담

선우는 그런 설향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진정시켜주었다.

"이제 괜찮다. 이제 괜찮아."

선우는 안타까운 눈으로 설향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저...정말...무섭구..막..막.."

설향은 설움이 북받친 것인지

제대로 말도 못한 채 선우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걱정마라. 이제는 아무도 너를 해하지 못할 것이다."

선우는 그런 설향을 안심시켜주듯 말을 이었다.

"흑.흑..흑..흑.."

그 말을 들은 설향은 다시금 선우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선우는 놀랐을 그녀를 연민 어린 시선으로 가만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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