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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325화 (326/1,419)

〈 325화 〉 326.북궁연, 나신이 되다

"자아, 어떤 선택을 할 심산이더냐?"

흉마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은 채 북궁연을 바라보았다.

".........."

그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그대로 멈춰섰다.

갑자기 벌어진 전혀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당황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문은 분명 사천 연맹의 무인들이 철옹성과도 같이 막고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찌 저들이 빙궁 안까지 침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년! 냉큼 옷을 벗지 못할까!"

북궁연이 꾸물거리자 흉마는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어떻게...한거지?"

그때 북궁연이 흉마를 바라보더니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엇 말이더냐?"

그 말을 들은 흉마는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받았다.

"어떻게 빙궁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거지!"

북궁연은 발끈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빙궁 주변은 두터운 성벽으로 감싸여져 있었다.

그런데 어찌 그 성벽을 뚫고 빙궁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인가

"문을 통해 들어왔지."

"말도 안되는 소리!"

흉마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말도 안 된다는듯이 입을 열었다.

문이라면 자신이 줄곧 지키고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찌 문을 통해 들어왔다는 말인가

"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

"문이라면 내가 줄곧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어찌 네놈이 들어가는 것을 모를 수 있다는 말이냐!"

"크흐흐흐흐흐흐흐 멍청하구나. 북궁연."

흉마가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뭐라!"

"또다른 문이 있다는 것은 네년이 가장 잘아는 사실이지 않더냐?"

흉마는 음흉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또..다른 문?"

그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의문성을 내뱉었다.

"설..설마!"

그리고 이내 안색이 창백하게 바뀌기 시작하였다.

빙궁으로 통하는 또다른 문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이제야 생각이 나는 모양이구나."

흉마는 재밌어죽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비밀통로"

"잘 아는구나, 난 네년이 이십여년 전 도망쳤던 비밀통로를 통해 빙궁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한거지? 비밀 통로는 분명 붕괴됐을텐데?"

"내게 그깟 돌 무더기를 걷어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

흉마는 징글징글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실수로군. 그때 완전히 무너뜨려야했는데."

북궁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중요한건 그게 아닐텐데?"

말을 마친 흉마는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머리채가 잡혀져있던 설향이 그대로 딸려올라갔다.

"아악!"

그리고 이내 설향의 고통스런 신음성이 울려퍼졌다.

"중요한건 본좌가 빙궁에 있는 모든 이들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이지."

흉마의 입가의 미소가 더욱더 진해지기 시작하였다.

"선택해라. 북궁연. 너는 어떻게 할 셈이지?"

"..........."

"외면할셈인가? 아니면 굴복? 무엇이 되었든 빠르게 선택하는게 좋을거야. 본좌는 인내심이 부족하거든."

"방법이 있다."

북궁연은 그런 흉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게 무엇이지?"

"지금 당장 네놈을 죽이고 모든 것을 탈환하는 것!"

북궁연은 팔을 뻗은 뒤 손바닥을 폈다.

쩌저저저적

그러자 허공에 길쭉하고 뾰죡한 얼음 기둥이 생겨나더니 이내 둥둥 떠다니기 시작하였다.

"머리통을 꿰뚫어주마."

북궁연은 차갑기 그지없는 눈으로 흉마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여..여기 인질이 보이지 않는 것이냐!"

"걱정마라. 빙영氷楹이 노리는 것은 네놈의 머리통이 될테니까!"

"...히익!"

그녀의 무시무시한 기세에 간이 쪼그라든 것일까

흉마는 겁을 집어먹은듯 몸을 움찔 떨었다.

"그만하지."

그때 그녀의 뒤편에서 무심한 음색이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들은 북궁연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해 겨눠지고 있는 한 자루의 창을 말이다.

"네놈도 한 패였던가?"

"흉마에게 빙궁으로 침투하라고 명을 내린 사람이 바로 나다."

이연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비겁한 새끼가....네놈이 그러고도 무인인가?"

북궁연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이연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분노가 치솟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생각하는 무인이란

명예를 아는 자였고 스스로 무공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자였다.

그런데 어찌 무인이라는 작자가 그런 명예와 자부심따위는 저 멀리 내팽겨쳐버리고 저리도 비겁한 짓거리를 한다는 말인가

시선을 끈 뒤 인질을 잡아 협박을 하다니?

어찌 그런 자를 무인이라고 칭할 수 있겠는가

"아쉽게도 나는 무인이 아니라 군인이라서 말이야."

북궁연의 말을 들은 이연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네놈에게 명예같은 것은 없는 건가?"

"군인에게 승리보다 값진 명예 따위가 있을 리 없지 않은가?"

이연은 재밌다는듯 슬쩍 미소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

"어쩔 셈이지?"

"난 네가 힘을 쓰는 순간 창을 날릴 것이다."

이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날아간 창은 네 심장을 순식간에 뚫어버리겠지."

"뭐라고!"

그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발끈하며 냉기를 끌어올렸다.

솨아아아아아

매서운 설풍이 그녀의 주위에 몰아치기 시작하였다.

"진정하는게 어떤가? 뒤편에 인질들도 생각을 해야지."

이연은 무심한 눈빛으로 북궁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으득

파스스스스스

이연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이를 갈고는 그대로 기운을 거둬들였다.

만약 여기서 감정적으로 대응을 한다면 설향은 물론이고 마을사람들마저 싸그리 몰살 당할 것이다.

"착하구나. 그래 그렇게 해야지."

그 모습을 본 이연은 만족스러운듯한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당신, 곱게는 못 죽을거야."

북궁연은 경고하듯 그에게 말하였다.

"당연하지 않은가? 나는 전쟁터에서 죽을 것이다. 아주 명예롭게 전사할 예정이지."

그녀의 말을 들은 이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미친놈."

북궁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크하하하하하하 보았느냐! 북궁연! 이연조차 나의 편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흉마는 기쁜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니 포기하고 내 말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인질의 목숨은 없다! "

"으득

흉마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이를 갈았다.

그의 천박하기 짝이 없는 언행에 말로 표현하지 못 할 정도로 크나큰 수치심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서 옷을 벗거라!"

그때 그녀의 뒤편에서 다시금 커다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들은 북궁연은 인상을 더더욱 찌푸렸다.

수치심과 더불어 짜증이 치밀어 올랐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북궁연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음같아선 당장에라도 얼음 기둥을 날려 흉마의 머리통을 꿰뚫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자신은 뒤편에 있는 이연에게 꿰뚫리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흉마의 말을 무시한 채 이연과 대치를 이어간다면 분명 흉마는 인질들을 싸그리 죽여버릴 것이다.

그 꼴은 도저히 볼 수 없었다.

북궁연은 골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잘 생각해야 할거다. 북궁연"

그때 이연의 목소리가 귀에 박혔다.

"네 선택에 수백 명의 목숨이 달려있으니까 말이야."

"..........."

"성군聖君은 백성을 버리지 않지. 너는 과연 어떤 군주일까?"

"닥쳐."

그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거칠게 말을 이었다.

"나도 알아!"

말을 마친 북궁연은 천천히 시선을 올려 성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흉악하기 그지없는 악귀같은 흉마와 그에게 머리채가 잡혀 들어올려진 설향의 모습이 보였다.

북궁연의 눈빛이 한 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머릿속에 온갖 상념들이 휘몰아쳤기 때문이었다.

평생을 흉마를 죽이기 위해서 달려온 그녀였다.

외롭고 힘들고 고단할 때마다 그에대한 원한을 불태우며 버텨온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흉마에게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찌 삶자체를 완전히 뒤틀리게 만들 장본인에게 무릎을 꿇는다는 말인가

어불성설 그자체였다.

하지만 여기서 꿇지 않는다면 친분을 쌓은 설향은 물론 마을사람들까지 싸그리 몰살을 당하게 된다.

자신의 지배하에 있는 이들이 전부 죽게되는 것이다.

고민에 빠질수 밖에 없었다.

개인의 복수심과 집단의 생존을 두고 말이다.

"자아! 선택해라! 북궁연! 무릎을 꿇을 것이냐! 아니면 마을사람들을 포기할 것이냐! 본좌는 인내가 부족하다! 만약 셋을 셀 동안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이 계집의 처녀 개통식을 보게 될 것이다!"

흉마는 그녀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인지 설향을 더욱더 높이 들어올린 채 그녀를 협박하였다.

"아아악!"

머리채가 잡아당겨지는 극심한 고통을 느낀 탓일까

설향이 비명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설향의 비명성은 북궁연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녀를 더욱더 조급하고 불안하게 만든 것이다.

이내 굳은 표정을 한 북궁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말...머리를 조아린다면 빙궁 안에 있는 자들을 살려줄 것인가?"

"물론이다. 덤으로 본좌의 마누라로 삼도록해주마. 크흐흐흐"

그녀의 말을 들은 흉마는 음흉한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필요없다."

그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숙이기 시작하였다.

바닥에 무릎을 꿇을 요량이었다.

"그게 아니다!"

그떄 성벽 쪽에서 다시금 흉마의 고함이 들려왔다.

"내 분명 말하지 않았더냐! 홀딱 벗으라고! 전부 벗으라고 말이다! 그 풍만한 젖탱이와 궁둥짝을 내보이란 말이다!"

흉마는 시뻘개진 눈으로 흥분한듯 소리를 내질렀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쓰레기구나."

그 말을 들은 북궁연은 눈쌀을 찌푸렸다.

설마하니 저 변태적인 요구마저 진심일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말해두겠다! 그냥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전부 벗어라! 태초에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란 말이다!"

"......알았다."

북궁연은 새하얀 백의를 앞섶부터 천천히 풀어헤쳤다.

그러자 그녀의 풍만한 가슴골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꿀꺽

그 모습을 본 흉마는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

하지만 이내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거리가 너무 멀어 제대로 보이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좀더! 좀더! 앞으로 오거라! 제대로 보이지 않지 않느냐!"

흉마는 발작하듯 소리쳤다.

그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이런 진귀하고 신비로운 광경을 성벽 위에서 봐야한다는 안타까움이 말이다.

사박 사박

그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천천히 성벽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고운 맨발이 눈에 닿으며 사박거리를 소리를 내었다.

사박 사박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그만! 그만! 오거라!"

귓가에 흉마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그대로 걸음을 멈춰섰다.

그녀는 정확히 이연과 흉마의 중간 위치에서 멈춰서게 되었다.

"후우"

그 모습을 본 흉마는 안심한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에게 다가오라고 말하긴 했지만 이연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없었다.

언뜻 보면 귀여운 고양이처럼 보이는 여자였지만 실상은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자신의 목에 이빨을 박아넣을 설표雪豹같은 여자였으니 말이다.

"자아, 이제 벗거라. 그리고 보이거라! 그 아름다운 몸을 말이다!"

흉마는 북궁연을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지금 거리면 충분하였다.

그녀의 잡티 없는 피부결마저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이정도 거리라면 분명 선명히 기억에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흉마는 잔뜩 흥분한 기색으로 북궁연을 내려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끈적끈적한 열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

스으윽

북궁연은 천천히 백의를 벗기 시작하였다.

꽁꽁 매여져 있는 허리띠를 천천히 풀고 단단히 쌓여져있는 앞섶을 풀어헤쳤다.

그러자 그녀의 백설과도 같은 하얀 피부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꿀꺽

그 모습을 지켜보던 흉마는 침을 꼴깍 삼켰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피부결에 절로 침이 삼켜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내 그녀는 젖과 아랫도리를 감싸고 있는 내의만을 남겨둔 채 완벽한 탈의를 하였다.

이내 마치 태초의 여신을 보는듯한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하아...하아..하아.."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흉마는 연신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다.

아름다웠다.

아니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의 초월적인 미美였다.

따먹고 싶었다.

당장에라도 성벽아래로 내려가 저 풍만한 젖탱이를 마음껏 주무르고 작은 내의로 감싸고 있는 아랫도리를 걷어내 마음껏 빨아재끼고 싶었다.

"더...더..더욱더 벗거라!"

이내 흥분한 흉마는 언성을 높이며 소리를 내질렀다.

아직 부족하였다.

아직 자신은 저 여자의 모든 것을 못봤다.

보고 싶었다.

저 신화속에 나오는 고대 여신과도 같은 여인의 은밀한 속살을 말이다.

"..........."

그의 말을 들은 북궁연은 천천히 가슴을 둘러싸고 있는 내의를 벗기 시작하였다.

뒤편에 묶어져 있던 매듭을 풀고 목에 고정하고 있던 끈을 벗어버렸다.

훌렁

이내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던 내의가 완전히 벗겨지게 되었다.

북궁연은 부끄러운듯 재빨리 가슴팍을 가리며 얼굴을 푹 숙였다.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이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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