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8화 〉 319.전쟁이 벌어지다-1
"돌격하라."
이연은 짧지만 힘있는 말을 내뱉었다.
"돌격하라!!!!"
그러자 가장 선두에 있던 부장이 그대로 말을 받아 고함을 내질렀다.
두두두두두두두
그리고는 한혈마를 몰아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돌격하라!""
뒤이어 기마대의 기수들 또한 너도나도 고함을 내질렀다.
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
그들 또한 선봉에 서있었던 부장을 따라 그대로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일대장관처럼 펼쳐져 있었던 기마대들이 일제히 북해빙궁의 정문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하였다.
운적자를 비롯한 청성의 제자들 또한 그들을 바라보며 마주 달리기 시작하였다.
콰콰쾅
이내 두 집단은 단번에 충돌을 하였다.
서걱
가장 먼저 목이 잘려나간 이는 선두에 섰던 부장이었다.
운적자를 노리고 호기롭게 달려들었던 그는 운적자가 가벼이 휘두른 검에 그대로 목이 달아나게 된 것이다.
목이 잘린 것은 그들 뿐 아니었다.
선두에 달려오던 이들 대부분이 청성의 제자들의 검에 명을 달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첫 일검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들이었지만 검을 휘두른 사이 기마대에 둘러싸이게 된 것이다.
"부장님이 죽었어!"
"제기랄! 놈들이!"
"전부 창으로 찔러라!"
"꼬챙이로 만들어주마!"
수색대를 둘러싼 기마대의 기수들은 창을 치켜들고 그들을 연신 압박하기 시작하였다.
챙! 챙! 챙! 챙!
"크윽!"
청성의 제자들은 재빨리 검을 들어 그들의 공격에 방비했지만 사방으로 들어오는 공격에 맥을 못추기 시작하였다.
챙!
"젠장"
가까스로 창을 튕겨낸 청송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손목에 저릿저릿한 통증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기수들이 장착하고 있는 상당한 크기의 거창을 검으로 받아내다보니 손목에 무리가 온듯 싶었다.
부웅
챙
다시금 그를 노리고 거창이 날라들었다.
청송은 재빨리 검을 돌려 그의 창을 막아낸 후 틈으로 파고들어갔다.
그대로 심장을 꿰뚫을 심산이었다.
부웅
하지만 측면에서 날아드는 또 다른 거창에 의해 그의 계획은 실행이 될 수 없었다.
"망할!"
욕지거리를 내뱉은 청송은 용천혈에 내력을 폭발시켜 순식간에 뒤로 물러섰다.
쾅
이내 그가 있던 자리에 창이 꽂히며 상당한 굉음이 터져나왔다.
오싹
그 모습을 본 청송은 등골이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게 몸을 움직였다간 저 거창에 의해 몸이 그대로 뚫려버렸을 것이다.
부웅
그렇게 안심하던 찰나 등 뒤에서 다시금 창이 날아드는 기척이 느껴졌다.
청송은 재빨리 몸을 돌린 후 검을 치켜들었다.
쾅
이내 거창과 검이 부딪히며 굉음이 터져나왔다.
"으으윽!"
청송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재빨리 검을 들어 날이 몸속에 들어오는 것은 가까스로 막기는 했지만 충격마저 상쇄시키진 못했기 때문이었다.
부웅
거창에 부딪힌 충격으로 인해 청송의 몸이 그대로 하늘을 날았다.
쇄액
그리고 공중에 떠있는 청송을 노리며 다시금 다른 창이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젠장'
청송은 재빨리 천근추를 시전하였다.
쾅
그러자 이내 그의 몸이 순식간에 무거워지더니 그대로 땅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쇄애애액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떠있던 곳에 거창 하나가 훑고 지나가버렸다.
그 모습을 본 청송의 얼굴이 창백하게 바뀌기 시작하였다.
쉴새없이 파고드는 기마대의 공격에 두려움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젠장할'
북방군이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자신과 같은 고수를 압박할 정도일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하지만 질 수 없다!'
청송은 검을 고쳐쥐고는 내력을 집중시켰다.
이내 그의 검에 푸른색 기운이 일렁이더니 그대로 검을 감싸기 시작하였다.
오직 절정의 고수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검기劍氣가 발현 된 것이다.
청송은 검기를 발현시킨 후 그대로 자신을 압박하던 기마대에게 달려들었다.
기마대는 그런 청송에게 거창을 날리며 반겨주었다.
**********
촤아아악
"크아아악!"
서걱
"크아아악!"
푹
"꺼어억"
기마대에 둘러싸인 운적자는 묵묵히 검을 휘둘렀다.
그는 절대지경이라고 불리우는 지고한 경지에 도달한 초고수였다.
그런 그에게 기마대의 집중공격 따위는 문제 될 것이 아니었다.
일검일살一劍一殺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무조건 한 명이 죽어나갔다.
이건 결코 그들이 약한게 아니었다.
단단한 철갑과 질좋은 철로 만든 거창과 우수한 품종의 한혈마로 무장한 그들이 어찌 약할 수 있겠는가
그저 운적자에게는 닿지 않을 정도로 드높은 경지에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 거창을 휘둘렀으나 운적자의 검에 의해 베어진 짚단처럼 우수수 떨어져 나갈 뿐이었다.
어떨 때는 목을 꿰뚫기도 하였고
어떨 때는 말째로 베어버리기도 하였으며
어떨 때는 심장을 꿰뚫어버리기도 하였다.
그는 그저 마음껏 휘둘렀다.
베고 싶은 곳을 마음껏 고르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거대한 창이 날아들더니 그대로 운적자의 검로를 막아버렸다.
쾅
이내 검과 창이 부딪히며 굉음이 울려퍼졌다.
부릅
검이 처음으로 막혀버린 운적자는 눈을 부릅떴다.
자신의 검을 막아버린 이를 상세히 살피기 위해서 였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험상궂게 생긴 칠척 장신의 거한을 말이다.
"꽤나 날뛰어주고 있는군."
창을 날린 거한은 운적자를 바라보며 조용히 읊조렸다.
덩치와 무척 어울리는 굵고 낮은 저음을 가진 이였다.
"자네는 누군가?"
"북방군 부장 서광."
운적자의 물음에 서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놀랍군."
"뭐가 그리 놀랍지?"
"설마하니 북방군에 내 검을 막을 수 있는 이가 존재할 줄이야."
운적자는 감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흐흐흐흐 오만하구나. 도사여."
그의 말을 들은 서광은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오만이 아니라 자신일세."
운적자는 당당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크흐흐흐 진심으로 그리 생각하는겐가?"
"본도는 언제나 진심이라네."
"심산유곡에 박혀서 검만 닦아서 그런지 머리속이 온통 꽃밭이구나."
"하하하하하 본도가 긍정적이라는 말은 여기저기 자주듣는 편이라네."
운적자는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자네가 북방군에서 가장 강한 이인가?"
"아쉽게도 가장 강하다고는 못하지."
운적자의 말을 들은 서광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내 앞에 무려 두명이나 있거든?"
"한 명은 이연 장군일 것이고 다른 한 명은 누군가?"
"그런 놈이 있다. 아마 이연 장군이 없었다면 그 녀석이 장군 위를 차지했을 것이다."
서광은 머릿속에 떠올리듯 입을 열었다.
"거참 북방군에는 실로 무서운 이들이 득실득실한 곳이구만."
"겁을 집어먹은 것이냐?"
서광이 비웃듯 물어봤다.
"거참, 겁이라니"
서광의 비웃음을 본 운적자는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본도는 청성제일검이라네, 그런 내게 겁같은 것이 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말을 마친 운적자는 검을 치켜들었다.
"오만한 새끼."
운적자의 말을 들은 서광은 거창을 치켜들었다.
한 사람의 군인과 한 사람의 무인은 서로 마주보았다.
"죽엇!"
"각오하게!"
이내 그들의 창과 검이 한데 어우러지더니 굉음을 내기 시작하였다.
콰콰쾅
두 화경의 고수들 주위에는 충격파가 널리 퍼져나갔다.
************
"흠"
이연은 전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의외로 접전의 싸움이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청성의 제자들은 북방의 기마대를 상대로 의외로 선전을 하고 있었다.
특출나게 강한 이들은 혼자서 전황을 휩쓸고 다녔고 상대적으로 무력이 부족한 이들은 방진을 짜 저들 나름의 대비를 하였다.
"꽤나 싸우는군."
이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제가 참전하겠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부장 하나가 재빨리 말을 받았다.
"아니, 궁병대를 소집하라."
"궁병대 말씀입니까!?"
이연의 말을 들은 부장은 놀란듯 되물었다.
"그들의 실력이라면 저런 난전 속에서도 오직 적만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이연은 확신에 찬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나는 두번 말하는 것이 싫다."
"충!"
이연의 명을 받은 부장은 재빨리 부복하더니 말을 이었다.
"궁병대는 앞으로 오라!"
자리에서 일어나 부장은 뒤를 돌아보며 큰소리로 고함을 내질렀다.
내력이 잔뜩 들어가 있었던 것인지
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더니 그대로 병사들에게 전해지기 시작하였다.
""궁병대는 앞으로 오라!""
그리고 병사들은 그를 따라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뒤편에 있는 병사들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
뚜벅 뚜벅 뚜벅
그리고 이내 활을 장비하고 있는 궁병대가 병사들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들은 열을 맞춘 채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모두 시위를 당겨라!"
그들이 완전히 앞으로 나오자 부장은 그들을 바라보며 다시금 고함을 내질렀다.
쭈욱
쭈욱
쭈욱
그리고 그 고함 소리를 들은 궁병대의 궁수들은 시위에 화살을 건 뒤 일제히 활시위를 당기기 시작하였다.
"노리는 곳은 적들의 목이다! 모두 발사하라!"
"충!"
우렁차게 대답을 한 궁병대의 궁수들은 일제히 시위를 놓아버렸다.
피슝
피슝
피슝
그러자 수십 대의 화살이 그대로 청성의 제자들을 향해 쏟아져내렸다.
콰직
콰직
콰직
그때 궁병대가 쏘아보낸 화살들이 일제히 부숴지기 시작하였다.
"뭐..뭣!?"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부장은 당황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찌 쏘아보낸 화살들이 일제히 부숴질 수 있다는 말인가
"다시! 다시! 재장전을 하라!"
""충!""
부장은 궁병대를 바라보며 재장전을 명하였다.
"발사하라!"
그리고 다시금 발사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다시금 수십대의 화살들이 청성의 제자들을 향해 쏟아져내리기 시작하였다.
콰직 콰직 콰직 콰직
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화살이 부숴지며 바닥에 떨궈지기 시작하였다.
당황한 부장은 재빨리 안력을 집중하여 화살들이 부숴지는 광경을 더욱더 자세히 살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볼 수 있었다.
화살과 부딪히는 자그마한 철조각들을 말이다.
순간 부장의 눈이 휘둥그래해졌다.
어찌 저렇게 조그마한 철조각들로 화살을 정확히 맞춰 부숴버린다는 말인가
암기공에 정통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라...암기공.?.....암기공!?'
이내 부장은 무언가 생각이난듯 북해빙궁의 정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볼 수 있었다.
녹색 무복을 입고 있는 일련의 무리들을 말이다.
"사천당가!"
그 모습을 본 부장은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는 알 수 있었다.
철조각들을 날려 화살들을 일제히 부숴버린 범인을 말이다.
"화살은 너무 비겁하지 않소!?"
그때 선두에 있던 당가의 무인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 그 소리는 부장을 더욱더 짜증나게 만들었다.
암기나 쏘아대고 독이나 퍼트리는 놈들이 어찌 비겁을 입에 담는다는 말인가
"쏴라! 저놈들부터 쏴서 맞춰버려!"
화가 치밀어 오른 부장은 다시금 명을 내렸다.
이번에 노리는 것은 사천당가의 무인들이었다.
그의 명을 들은 궁병대는 다시금 활시위를 당겼고 그대로 당가의 무인들을 향해 활을 쏘아보냈다.
그리고 당가무인들은 쏟아지는 화살세레를 암기세레로 맞응수하였고 두 무리들은 치열한 원거리 공격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
"적습이에요! 다들 대피하셔야해요!"
운혜는 큰소리로 고함을 내질렀다.
"적습?"
포목점을 하던 장씨는 놀란듯 되물었다.
적습이라 별안간 그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설마 마귀대가 온 것입니까?"
"마귀대!?"
"그렇다면 흉마가!?"
"흉마!?"
장씨의 말을 시작으로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 겁을 집어먹기 시작하였다.
이십여년 간 흉마에게 수탈을 당했던 그들이었다.
적습이라고 하니 흉마에 대한 두려움이 물밀듯 몰려온듯 싶었다.
"마귀대가 아니에요! 북방군이에요!"
운혜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입을 열었다.
"북방군? 북방군이 빙궁에는 왜?"
"그들은 국경선을 지키는 이들이 아닌던가?"
운혜의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북방군이 올 이유가 없다고 느낀 까닭이었다.
이십여년 간 수탈당할 때도 모습 한 번 드러내지 않았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어찌 모습을 드러냈다는 말인가
"자세한 사정은 피난을 간 뒤에 설명 드릴게요! 일단 지금은 아미의 제자들을 따라 빙궁으로 이동해주세요!"
운혜는 다시금 언성을 높이며 그들에게 피난을 권하였다.
여기서 시간낭비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다급함을 알아차린 것인지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따라 이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후우'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운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운혜야."
그때 어디선가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운혜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살펴보았다.
"불속 사고님! 불허 사고님!"
이내 그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한 운혜는 반가운듯 소리를 질렀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더냐!"
불속은 그런 운혜를 보며 꾸짖듯 말을 이었다.
"지금 큰일 났어요!"
운혜는 그런 꾸짖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제 할말을 재빨리 하였다.
"북방군이 쳐들어왔어요!"
"뭐라?!"
불속과 불허의 얼굴에 경악이 서리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