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7화 〉 308.음양陰陽을 조화롭게 하다.
"아아아아아아악"
능소화의 비명소리가 더욱더 커졌다.
들썩 들썩
몸부림 또한 더욱더 격렬해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알 수 있었다.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뭐야, 이거 왜 이래?'
선우는 당혹스러운 감정을 느꼈다.
사태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기때문이었다.
분명 능소화는 말했었다.
빙정이 품고 있는 음한지기라면 극양염황마기의 폭주는 잠재워주고 음양의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막상 빙정을 섭취시키니 발작하듯 몸부림을 치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 않은가?
선우의 표정이 더할 나위 없이 심각하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아아아아아악"
그때 능소화가 다시금 비명성을 내질렀다.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굉음이었다.
선우는 느낄 수 있었다.
이대로 냅뒀다간 일이 잘못될 것이라고 말이다.
탁
선우는 재빨리 능소화의 단전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눈을 감은 뒤 음양조화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였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러자 선우의 몸 주위에 어마어마한 양의 음양조화기가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일렁이던 음양조화기가 능소화의 단전 안으로 천천히 스며들어갔다.
선우는 능소화의 단전으로 스며들어간 음양조화기를 통해 그녀의 내부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경악을 하였다.
극양염황마기와 음한지기의 충돌로 그녀의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는 것을 느낀 까닭이었다.
단전에 금이 가있는 것은 물론이고 혈도마저 갈갈이 찢어져 있었다.
이정도면 내상도 보통 내상이 아닌 것이다.
선우는 경악스러운 감정을 잠시 접어두고 재빨리 음양조화기로 그녀의 단전을 감쌌다.
여기서 머뭇거렸다간 능소화의 단전이 깨져버리고 말것이다.
그리고 단전이 깨져버린다면 능소화는 지금껏 쌓아왔던 모든 무공을 잃게 되고 만다.
그런 꼴은 볼 수 없었다.
위이이이이이잉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선우의 음양조화기가 능소화의 단전을 완벽히 감싸안았다.
그러자 단전을 미친듯이 두드리던 두 기운들이 완전히 차단되었다.
"아..아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능소화의 비명성 또한 살짝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단전에 가해지던 고통에서 해방된 덕분인듯 싶었다.
'다음은 혈도다.'
우우우우우웅
단전을 완전히 감싸 보호하던 선우는 이번에는 능소화의 혈도로 음양조화기를 흘려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모든 혈도에 음양조화기가 퍼져나갔다.
'후우'
선우는 그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단전과 혈도가 완전히 망가지는 것을 어찌어찌 막아낸 까닭이었다.
만약 그가 조금이라도 더 늦었다면 능소화의 혈도와 단전은 완전히 망가져버렸으리라
'이제 어떻게 한다.'
선우는 고심에 빠졌다.
상태가 더욱더 심각해지는 것은 어찌어찌 막긴 하였지만 이 다음이 문제였다.
지금 자신이 한 것은 임시방편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였기 때문이었다.
만약 자신의 내력이 전부 고갈된다면 능소화의 단전과 혈도는 꼼짝없이 망가지게 되리라
그렇기에 해결책을 찾아야했다.
그녀의 상태를 안정화 시킬 방법을 말이다.
내력이 고갈되기 전에 말이다.
'어떡하지? 두 기운 모두 힘으로 억누르기엔 너무 강력하다. 강제로 이끈다해도 따라오지 않을 것이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젠장 모르겠어. '
선우는 골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가장 좋은 방법은 두 기운 모두 힘으로 강제로 억누른 뒤 강제로 일주천 시키는 방법이었다.
서로 반발하는 것마저 감싸버린다면 능소화의 단전과 혈도가 망가질 일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크나큰 문제가 있었다.
현재 자신에게 남아있는 내력으로는 도저히 두 기운들을 억누를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능소화의 화룡火龍과 폭륜겁爆輪劫을 건곤대나이로 비틀어버렸던 자신이었다.
내력이 충만할 리 만무하였다.
그렇기에 선우는 고민에 빠졌다.
두 기운들을 조화롭게 만들면서 안정적이게 일주천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서 말이다.
'흐음'
선우의 사고가 가속하기 시작하였다.
수많은 지식들과 깨달음이 나열되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익혔던 모든 무공들의 특징과 구결 그리고 깨달음들이 하나하나 말이다.
그리고 생각하였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무엇일까하고 말이다.
안정화?
일주천?
두 기운들의 조화?'
조화?'
그렇다.
지금 상황에서는 두 기운들의 조화가 필요하였다.
그렇다면 조화를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번뜩
순간 선우는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이며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진짜 바보구나.'
그리고 이내 선우는 깨달았다.
자신이 바보처럼 너무 복잡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말이다.
음양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가 바로 자신이 아니던가?
자신이 가진 무공의 근본이 바로 음양의 조화가 아니던가?
선우는 생각하였다.
음양을 조화시키는 방법은 간단하였다.
정제를 시키면 되는 것이다.
일절의 불순함조차 없는 순수한 양과 음의 기운으로 말이다.
그리고 자신은 음과 양을 정제시킬 수 있는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천하제일마이자 최초로 음과 양을 완벽히 접목시킨 최고의 고수
음양마가 만들어낸 음양조화신공을 말이다.
우우우우우우웅
선우는 음양조화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능소화의 단전에 스며드는 음양조화기의 양이 더더욱 커져갔다.
그리고 이내 능소화의 단전 안에는 극양염황마기와 음한지기 못지 않은 크기의 음양조화기가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극양기와 극음기는 갑자기 크기를 키운 음양조화기를 경계하더니 이내 음양조화기를 흡수하기 위해 동시에 달려들었다.
서로 앙숙처럼 대치하던 두 기운이었지만 음양조화기라는 새로운 적의 출현에 힘을 합친듯 하였다.
선우는 그런 두 기운들의 침범을 그대로 냅두어버렸다.
힘으로 억누르려 하지도 않았고 도망치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순리인냥 극양염황마기와 음한지기가 음양조화기를 잠식해나가도록 냅두었다.
그러자 극양염황마기와 음한지기는 앞다투어 음양조화기에 스며들었고 이내 절반 이상 음양조화기가 극양염황마기와 음한지기로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됐어.'
절반 이상의 기운들이 극양염황마기와 음한지기로 잠식된 것을 느낀 선우는 쾌재를 불렀다.
미끼를 완전히 물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선우는 남아있는 음양조화기를 그대로 끌어오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단전으로 말이다.
그러자 음양조화기를 잠식해가던 극양염황마기와 음한지기는 끌려가는 음양조화기를 따라 선우의 단전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능소화의 온몸에 퍼져있던 모든 기운들이 선우의 단전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부들 부들 부들 부들
'시발'
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기운들을 한 몸에 담은 선우는 끔찍한 고통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였다.
아팠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말이다.
선우의 몸에 들어오자 염황마기와 극음지기가 다시금 날뛰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자신들이 유인당한 것을 눈치챈 것이리라
그들은 잠식마저 포기한 채 선우의 몸을 부숴버릴 것처럼 과격하고 난폭하게 날뛰기 시작하였다.
마치 분풀이하듯 말이다.
'크으으윽'
선우는 속으로 신음성을 내질렀다.
음양조화기로 어찌어찌 막아내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격렬한 움직임에 무리가 왔기 때문이었다.
'오래 못 버틴다.'
선우는 생각하였다.
이대로 가다간 꼼짝없이 능소화 꼴이 날 것이라고 말이다.
단전은 깨지고 혈도가 갈갈이 찢길 것이다.
심하면 아예 온몸이 터져버릴 수도 있었다.
그만큼 위험한 상태인 것이다.
선우는 음양조화기로 다시금 그들을 유혹하기 시작하였다.
잠식하라고 어서 스며들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도무지 요지부동이었다.
그저 파괴행위를 이어갈 뿐이었다.
'시발놈들이 진짜'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저들은 아마 자신의 몸을 부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암묵적인 합의를 본듯 싶었다.
이건 예상밖이었다.
원래라면 음양조화기를 미끼로 혈도를 순환하도록 유도하여 두 기운을 완전히 정제 시킬 심산이었다.
그런데 막상 단전에 들여놓고보니 미끼를 안물고 저들끼리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위험했다.
이러다간 죽도밥도 안될 수도 있다.
저들은 자신의 몸을 완전히 파괴한다음 다시금 능소화에게 넘어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금 능소화의 몸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다투기 시작할 것이고 능소화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것이다.
막아야했다.
어떻게든 저들을 강제순환시켜야했다.
'배드엔딩은 사양이다! 시발 새끼들아!'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고는 그대로 음양조화기를 변환시키기 시작하였다.
지금 중요한 것은 힘을 합쳐 자신의 몸을 파괴하고 있는 저 두 기운 사이를 분열시켜 대치하게끔 만드는 일이었다.
다시금 대치상황으로 이어지게된다면 음양조화기라는 매력적인 미끼를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저들을 대치시키기 위해선 위기감을 조성해야했다.
언제고 잡아먹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말이다.
선우는 양기를 더욱더 키웠다.
그러자 음양조화기는 더욱더 뜨겁고 맹렬한 기운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그 기운에 난폭함과 과격함을 부여하였다.
그러자 이내 선우의 음양조화기는 극양염황마기로 변모해버렸다.
'됐어!'
선우는 쾌재를 불렀다.
내력이 부족하여 될까 싶기도 하였지만 결국에 성공한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원래 예상하던 양보다 훨씬 작은 양이었지만 충분하였다
빙정의 극음지기에게 위기감을 주기에는 말이다.
극양염황마기를 만들어낸 선우는 그대로 극음지기를 향해 쏘아보냈다.
쾅
이내 선우가 만들어낸 극양염황마기와 극음지기가 정면으로 충돌하였고 내부에서는 상당한 굉음이 일어났다.
솨아아아아아
극양염황마기에 닿은 극음지기는 반발하였다.
그리고 암묵적 합의를 깨버린 극양염황마기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하였다.
쾅
극음지기가 그대로 극양염황마기에 충돌하였다.
쾅
갑작스레 극음지기에게 공격을 받은 극양염황마기는 당황하였다.
암묵적으로 자신들을 이곳에 끌어들인 건방진 놈의 몸을 손봐주기로 합의를 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어찌 그런 합의를 깨고 공격을 한다는 말인가
이내 극양염황마기 또한 분노가 치솟아올랐고 그대로 극음지기와 격돌을 하기 시작하였다.
쾅
쾅
이내 선우의 단전안에서 두 거대한 기운들이 충돌을 이어가며 대치를 하기 시작하였다.
암묵적인 동맹이 깨져버린 것이다.
선우는 쾌재를 불렀다.
두 기운을 다시금 대치상황으로 만든 것이다.
이제 두 기운들은 자신의 몸을 파괴하기 보단 서로를 견제하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생각하였다.
지금 이 순간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선우는 변모했던 극양염황마기를 재빨리 음양조화기로 되돌려버렸다.
그리고 그들 주위를 맴돌며 유혹하듯 배회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엇비슷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두 기운이었다.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회하는 음양조화기는 그들에게 어마어마한 유혹이 될 것이다.
마치 매음굴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발가벗은 미녀처럼 말이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
솨아아아아아아아아
이내 선우의 예상이 적중하였는지 극염염황마기와 극음지기가 음양조화기를 향해 동시에 달려들었다.
그러자 선우는 음양조화기를 혈도로 보내어 그들이 따라오도록 유도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극염염황마기와 극음지기는 음양조화기를 따라 혈도로 이동하였고 이내 세맥까지 퍼져나가게 되었다.
선우는 그들과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잡힐듯 말듯한 긴장감을 주었고 그 긴장감은 두 기운들이 중간에 이탈하지 않도록 만들어주었다.
우우우우우웅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내 선우는 일주천을 완료할 수있게 되었고 난폭했던 두 기운들은 그전보다는 살짝 얌전해지기 시작하였다.
아마 일주천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 정제가 된듯 싶었다.
선우는 다시금 음양조화기를 피어올려 그들을 유도하였고 두 기운들은 고민없이 선우의 음양조화기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두 바퀴........세 바퀴....네 바퀴.....다섯 바퀴.
선우는 그들을 이끌고 쉴새 없이 많은 일주천을 하게되었고 두 기운들은 일주천을 할 때마다 점점 얌전해지더니 이내 융화가 되기 시작하였다.
정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두 기운들은 더 이상 음양조화기를 잡아먹기 위해 따라오지 않았다.
좀더 정제되고 좀더 완벽해지기 위해 자발적으로 혈도를 순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위이이이이이잉
그렇게 얼마나 되었을까
이내 선우의 단전 안에는 완벽한 조화를 이룬 어마어마한 양의 조화기가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극양염황마기와 극음지기가 완전히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완벽한 조화는 선우의 몸에 또 다른 변화를 주기 시작하였다.
쩌저적
쩌저적
갑자기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가 귓가를 울리기 시작하였다.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