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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262화 (263/1,419)

〈 262화 〉 263.북풍대를 패퇴시키다.

"진격하라!"

선두에 서있던 북풍대원 하나가 비명지르듯이 소리를 질렀다.

부대주가 단 한 수만에 손도 못 쓰고 당하였다.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그들은 두렵지 않았다.

북풍대의 진정한 저력은 한혈마와 하나가 되는 기마술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무게만 따져도 천근이 넘는 생물이 바로 한혈마였다.

거기에 기수의 무게까지 합치면 그 무게만으로도 쉬이 감당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무게와 함께 뿜어져 나오는 질풍과 같은 속도는 기마술의 파괴력을 더욱더 극대화 시켜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이 수십 기의 한혈마들이 한번에 달려든다면 부대주인 장광이 아니라 대주인 피상득이라해도 감당치 못할테니까 말이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

진격이라는 말과 함께 수많은 한혈마들이 일제히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선우는 또한 멈추지 않고 더욱더 빠르게 내달렸다.

콰쾅

선우와 북풍대가 그대로 충돌하였다.

가장 먼저 선우와 충돌한 이는 제일 선두에서 달려오던 자였다.

선두에 있던 북풍대원은 말을 더욱 빠르게 몰기 시작하였다.

한혈마를 그대로 선우에게 충돌시킬 요량이었다.

한혈마의 무게는 천근이 넘었다.

그리고 내달리는 속도는 여타 말들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를 자랑하였다.

그런 한혈마와 정면으로 충돌을 한다면 아무리 무림고수라해도 멀쩡할 리가 없었다.

푸르르르릉

한혈마는 힘찬 투레질을 하며 선우에게로 곧장 달려왔다.

선우는 고개를 들어 자신에게 내달려오는 한혈마를 보았다.

한혈마는 한눈에 봐도 족히 천근은 넘어보였고 내달리는 힘과 속도는 사람의 몸으로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있었다.

거대한 거체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내달려오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전차가 내달려오는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힘과 무게 그리고 속도를 곱하면 파괴력이 나온다고 하지 않던가

아마 저 한혈마와 부딪히게 된다면 아무리 단련된 무인이라도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두렵지가 않았다.

두렵다기보단 가슴 속에서 무언가 차오르는 벅참이 느껴졌다.

한혈마를 바라보던 선우는 내달렸다.

최대한 빠르게 말이다.

두두두두두두

타타타타타탁

이내 선우의 몸과 한혈마의 거체가 정면으로 충돌을 하였다.

콰쾅

거대한 굉음이 울려퍼졌다.

"히이이이이잉"

굉음과 함께 한혈마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부우우웅

그리고 그 거대하기 짝이 없는 거체가 하늘 위로 붕 떠올랐다.

콰쾅

공중에 붕 떠오른 한혈마는 뒤편에 달려오던 한혈마에게 처박혀버렸고 두 한혈마는 그대로 뒤엉켜버렸다.

선우는 한혈마를 날려버린 후에도 속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대로 다른 한혈마들에게도 달려들 뿐이었다.

선우와 부딪힌 한혈마들은 그대로 공중에 날아가버렸고 이내 땅에 처량하게 처박히는 꼴을 면치 못하였다.

그리고 그 한혈마 위에 타고 있던 북풍대원들도 또한 무사치 못했는데 땅에 처박힌 말과 뒤엉키며 이리저리 밟혀 죽기 시작한 것이다.

"히이이잉!"

"아아아아악!"

"히이이잉!"

"크아아아악!"

"히이이이이!'

"흐허어어억!"

선우가 지나간 자리에는 말과 사람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지는 아비규환이 되어버렸다.

"젠..젠장!"

그 모습을 본 북풍대원 하나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말도 안 되는 풍경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어찌 사람과 말이 부딪혔는데 말이 날아갈 수 있다는 말인가

더구나 자신들이 타고있는 말은 그냥 말이 아니었다.

거대한 거체와 범접할 수 없는 속도를 자랑하는 한혈마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한혈마가 추레한 몰골로 땅바닥에 처박혀버렸다.

어찌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경악을 넘어 두려움까지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저것을 과연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

남아있는 북풍대원들은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선우를 쳐다보았다.

그 많은 한혈마와 정면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우는 다친 곳 하나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북풍대원들에게 짐작할 수도조차 없는 거대한 두려움을 만들어주었다.

무서웠다.

무서워도 너무 무서웠다.

그들에게 선우는 인간을 초월한 미지의 무언가로 느껴졌다.

"후....후퇴하라!"

그때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

개죽음은 사양이었다.

여기서 이대로 죽고싶지는 않았다.

더 죽이고 더 범하고 더 약탈하고 싶었다.

대주와 부대주가 마음에 걸리긴 하였지만 자신들이 무슨 의리가 있다고 그들의 복수까지 해준단 말인가

그들은 미련없이 말을 돌려 도망가기 시작하였다.

"안되는데..."

그 모습을 본 선우는 곤란한듯 말을 내뱉었다.

피상득의 시체를 넘겨주는 댓가는 분명 북풍대의 전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그들이 도망쳐버린다면 약속을 지키기 못할 것이 아닌가?

그럴 수는 없었다.

스르릉

선우는 옆구리에 차고 있던 검대에서 검을 빼내었다.

그리고 음양조화기를 운용하여 검에 내력을 흘려보내었다.

우우우웅

그러자 검이 쉴 새없이 떨리더니 이내 검명을 울리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그 모습을 만족스러운듯이 바라보고는 그대로 도망치고 있는 북풍대원을 향해 쏘아보냈다.

쇄애애애애액

선우의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그대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가장 후미에 있던 북풍대원의 등을 꿰뚫어버렸다.

"커어억!"

등이 꿰뚫려버린 북풍대원은 그대로 말에서 떨어져 땅에 처박혀버렸다.

'오라'

선우는 허공섭물을 이용하여 그의 등에 박힌 검을 회수하였다.

터업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이 선우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쇄애애애액

검이 손안에 들어오자 선우는 다시금 검을 던져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날아간 검은 다시금 북풍대원의 머리통에 꽂혀버렸고 머리에 칼이 박힌 북풍대원은 그대로 절명하게 되었다.

부우웅

선우는 다시금 허공섭물로 검을 끌어온 후 계속하여 검을 투척하였다.

"커억!"

"아악!"

투척된 검에 몸이 꿰뚫린 북풍대원들은 비명을 지르며 땅을 굴렀고 그대로 절명하기 시작하였다.

"젠장! 모두 산개하라!"

선두에서 도망치고 있던 북풍대원이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남아 있는 북풍대원들은 일제히 산개를 하여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안되지'

선우는 허리에 두르고 있던 용미연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내력을 주입하여 끊임없이 늘리기 시작하였다.

끊임없이 늘어난 용미연검은 그대로 산개하여 도망치던 북풍대원들의 몸을 꿰뚫어버렸다.

"아아악"

다시금 비명소리가 난무하였다.

선우는 한 손으로는 검을 투척하고 다른 손으로는 용미연검을 휘둘러 수 많은 북풍대원들을 학살하다시피하였다.

"젠장! 젠장! 젠장!"

가장 선두에 서있던 북풍대원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뒤쪽에서 들려오는 동료들의 비명소리가 더더욱 커졌기 때문이었다.

필시 저자의 검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그는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아아아악!"

그때 바로 뒤편에서 오던 동료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비명 소리를 들은 남자는 사색이 되었다.

분명 다음은 자신의 차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더욱 거세게 말에게 채찍질을 하였다.

더욱더 속도를 내라고 더욱더 빨리 내달리라고 말이다.

그의 바램에 동조하듯 말은 더욱더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쇄애애애액

하지만 그런 남자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바람을 가르는 섬뜩한 소리가 바로 등 뒤에서 들려왔다.

남자는 생각하였다.

꼼짝없이 죽게 생겼다고 말이다.

휘이이이이이잉

그때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거센 돌풍이 불기 시작하더니 남자를 향해 날아오던 검의 궤도를 바꿔버린 것이다.

등을 향해 날아가던 검은 방향이 살짝 비틀려버렸고 그대로 남자의 팔을 잘라버렸다.

"크아아아아악!"

남자는 팔이 잘리는 고통에 비명성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검이 회수되고 다시 내던지는 시간동안 더욱더 멀리 도망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한혈마를 더욱더 빠르게 몰기 시작하였고 그런 주인의 급한 마음을 아는 것인지 한혈마 또한 전력을 다하여 그곳을 벗어나기 시작하였다.

이내 남자는 점이 되어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

두두두두두두

선우는 저 멀리 점이 되어 사라지는 북풍대원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검을 던지기에는 이미 시야에서조차 안 보일정도로 멀어졌기 때문이었다.

완전히 놓쳐버린 것이다.

'망할'

남자를 놓친 선우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남자를 완전히 놓쳤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설마 거기서 궤도가 틀어질 줄이야.'

선우는 난감한 감정이 들었다.

설마 갑작스럽게 분 돌풍으로 인해 검의 궤도가 틀어질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곤란한데..'

선우는 곤란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피상득을 넘겨받는 조건은 분명 북풍대의 전멸이었다.

그런데 한 놈을 놓쳤으니 말짱 도루묵이 된 것이 아닌가

물론 변명할 거리를 찾자면 얼마든지 있었다.

한혈마가 너무 빠르기도 하였고 일제히 산개하였기에 일일히 잡아내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그리고 이기어검을 쓸 수 없는 자신에게는 검을 투척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갑작스러운 일어난 기상이변으로 인해 검의 궤도가 틀어져버린 것이 주요하였다.

돌풍만 불지 않았다면 팔이 아니라 심장을 꿰뚫어버렸으리라

'지금이라도 잡으러 갈까?'

다시금 추격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이내 선우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제와서 쫓아가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설풍이 매섭게 부는 곳에서 혼자 고립되었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다.

잔챙이 하나 잡겠다고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북해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이미 경지에 오른 선우에게 조차위협적이었으니 말이다.

선우는 슬쩍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상당히 거리가 떨어진 곳에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적발의 여인이 보였다.

'안 보이지 않았을까?'

선우는 헛된 생각을 해보았다.

생각해보니 이곳에서 마차까지는 상당한 거리를 자랑하였다.

눈이 어지간히 좋지 않는 이상

그저 점들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냥 다 잡았다하자.'

생각을 마친 선우는 이내 결심을 하였다.

설마 저 멀리 있는 놈 하나를 놓친 것을 어찌 눈치 채겠는가

선우는 뻔뻔하게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선우는 마차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

한 편 선우의 신위를 보고 있던 상인들과 표사들은 입을 턱 하니 벌렸다.

어찌 인간의 몸으로서 저런 초월적인 신위를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들은 처음에 선우가 말과 충돌하였을 때 눈을 찔끔 감고 말았다.

무게만 천근이 넘는 한혈마였다.

인간의 몸으로 그것을 감당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생각하였다.

선우의 몸이 돌진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터져나갈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눈앞에 벌어진 일은 그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그와 부딪힌 한혈마가 오히려 비명을 지르며 공중에 붕 떠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뒤편에 있는 한혈마와 충돌을 일으키며 뒤엉켜버렸다.

그들은 입을 턱하니 벌릴 수 밖에 없었다.

어찌 인간의 몸으로 짐승을,그것도 천근이 넘는 괴물을, 맨몸으로 공중에 날려버릴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놀라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방적인 학살을 이어갔기 때문이었다.

수십 기의 기마 부대를 상대로 말이다.

얼마나 일방적이었으면 저 말중에 말이라고 불리우는 한혈마로 무장한 북풍대의 마귀들이 뒤도 안돌아보고 도주를 하였겠는가

저 무신과도 같은 남자는 그들의 도주조차 허용치 않았지만 말이다.

한손으로는 검을 날리고 다른 손으로는 끝없이 늘어나는 신기막측한검으로 북풍대원들을 모두 싸그리 전멸시켜버렸다.

압도.

그렇다.

그저 압도라는 말외에는 그 어떤 말조차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들은 생각하였다.

과연 저자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인간을 초월한 무언가가 아닐까라고 말이다.

그만큼 선우가 보인 신위는 압도적이었다.

경외라는 감정만이 솟아오를 뿐이었다.

그렇게 상념에 빠져있을 때

저벅 저벅

남자가 그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그저 걸어 올뿐인데 그 걸음걸이조차 위엄과 경외가 절로 느껴졌다.

멋졌다.

가슴이 끓어올랐다.

저것이 바로 무신의 걸음걸이가 아닐까

선망의 눈이 더더욱 진해지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그들 앞에선 남자가 걸음을 멈추었다.

"약속은 지켰습니다."

무신과도 같은 위용을 뿜어내던 남자는 고대 신화속에 나오는 여신과도 같은 여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눈이 절로 부셨다.

마치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광경이 펼쳐진 것이다.

"거짓말."

그때 여인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튀어나왔다.

"거짓말을 하는구나."

여인은 귀엽다는 듯이 남자를 바라보았고 상인들은 경악을 하였다.

저 여자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어찌 무신의 심기를 거스른다는 말인가

여인의 말을 들은 남자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덩달아 상인들과 표사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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