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8화 〉 259.잔혈검귀殘血劍鬼 의 최후.
천뢰天雷
과거 벽력문이 멸문하고 수많은 벽력탄들이 무척이나 비싼 가격으로 시중에 돌아다니기 시작하였다.
벽력문을 멸문시킨 자들이 일시에 벽력탄을 경매로 내놓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수많은 상인들과 무림세가들은 너도나도 벽력탄을 구매하였다.
단 하나만으로 웬만한 일류 무인정도는 폭사를 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가진 것이 바로 벽력탄이었다.
무공을 배우지 않은 상인들이나 전쟁을 준비하는 무림세가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병장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벽력탄은 수많은 문파를 돌고 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벽력탄은 이름 천광이라는 이름을 가진 장인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천광은 무기제조술에 있어서는 당가마저 한 수 접어준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무기 제조에 관해서는 천재의 영역에 도달해 있었던 자였다.
벽력탄을 우연한 기회에 손에 넣은 천광은 벽력탄의 어마어마한 위력을 최대한 압축시켜 좀 더 쉽고 빠르게 격발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호기심이 들었고 이내 연구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호기심으로 시작한 연구는 그의 모든 것들을 앗아가기 시작하였다.
촉망받던 장인으로서 이름을 날리던 그는 벽력탄의 위력을 암기로 재현해내기 위해 수없이 많은 벽력탄을 매입하였고 그동안 모아뒀던 모든 재산을 날려버리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그 지경이 돼서도 그는 연구를 멈추지 않았으며 빚까지 져가며 벽력탄을 매입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그렇게 삼십여년이라는 세월 동안 오직 벽력탄을 재현하는 방법만을 연구를 하였고 마침내 그 성과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천뢰天雷였다.
하늘에서 내리는 벼락이라는 뜻으로 격발시 천둥번개가 내리치는 것과 같은 굉음을 발생시켰기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천뢰天雷를 만들어낸 천광은 힘을 다한 것인지 그대로 사망해버렸고 그의 마지막 유작은 그대로 아들에게 전해지게 되었다.
그의 아들은 노름꾼이었는데 노름할 돈이 필요했던 그는 아버지의 마지막 남은 유작을 곧바로 경매에 올려버렸다.
천재라 칭송받던 천광의 유산을 받기 위해 수많은 상인들이 경매에 입찰을 하였다.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격이 천정부지로 뛸 것이 자명하였기 때문이었다.
그 자리에는 북경상단의 대행수인 석규 또한 자리하고 있었다.
경매가 시작하기 전 천뢰의 시연회가 있었는데 그때 본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다.
격발을 하자마자 천둥번개가 내려치는 소리가 나더니 그대로 집채만 한 바위가 가루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위력을 실감한 것일까
그날 천뢰天雷는 경매장 역대 최고의 경매가를 기록한 채 팔려나가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자취를 감췄었는데 그 전설적인 병기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어찌 놀라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소..소저 괜찮으시오?"
석규는 떨리는 음색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의 물음에 능소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격발의 충격으로 오른손 바닥이 전부 까였고 퉁퉁 부었지만, 다행히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녀는 천천히 바닥에 있는 천뢰를 내려다보았다.
혹시나 싶어 준비한 것이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은 상상도 못 하였다.
천뢰는 과거 황제가 아비인 연왕에게 하사한 물건이었다.
평소 허약한 체질이었던 연왕이 혹여 누군가에게 암살이라도 당할까 걱정되었던 황제의 노파심이었다.
그리고 연왕은 그런 천뢰를 그대로 능소화에게 물려주었다.
그녀가 아무리 황궁을 떠받는 기둥 중 하나라지만 아비에게는 연약하기 그지없는 딸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녀는 속으로 아비인 연왕에 대한 감사인사를 하였다.
만약 연왕의 애정이 어린 선물이 없었다면 급박한 상황에 치달았으리라
물론 그만한 댓가를 치루긴 했지만, 목숨을 잃는 것보단 나으리라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그때 뒤편에서 어깨를 움켜쥐고 있는 마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괜찮다. 그보다 어서 저 자를 확실히 죽여라."
마부장의 물음에 그녀는 다급히 대답을 하였다.
비록 단전을 노리고 천뢰를 쏘아내긴 하였으나 격발음 때문에 호신강기를 끌어올릴 시간을 주고 말았다.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지만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알..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마부장은 재빨리 검을 들고 피상득이 처박혀 있는 마차로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급박히 말하는데는 급박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쾅
마차에 도달한 그는 마차 문을 발로 찬 후 부숴버렸다.
그리고는 안쪽으로 들어갔다.
퍽
하지만 이내 마차 안으로 들어갔던 마부장이 격타음과 함께 밖으로 튕겨져나왔다.
"크헉!"
밖으로 튕겨져 나온 마부장은 가슴 어림을 부여잡고 신음성을 내뱉었다
콰쾅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가 박살 나면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이 창녀 같은 년이!!!!!!!"
그리고 박살 난 마차 위에는 입에 핏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피상득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의 모습은 엉망진창이었다.
정갈한 머리는 봉두난발이 되어있었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던 수염은 핏물이 묻어 축 늘어져 버렸다.
그리고 땅에 꽂은 검을 지지대 삼아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형국이었다.
반대손으로는 아랫배를 꾹 누르고 있었는데 그 손 아래로 핏물이 쉴새 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쿨럭....쿨럭...개...시발...쿨럭!"
그는 쉴새 없이 기침을 하며 핏물을 토해내었다.
그 모습을 보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상인들은 저마다 무기를 꽉 쥐기 시작하였다.
저런 만신창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달려들어!"
그때 비수를 쥔 상인이 크게 외치고는 그대로 피상득에게 달려들었다.
"잔챙이 같은 새끼가!"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피상득은 인상을 있는 대로 찌푸리며 소리쳤다.
아무리 자신이 부상을 당했다지만 저딴 잔챙이같은 새끼가 달려드니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었다.
핏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고 있던 손을 들어 그대로 상인을 후려쳐버렸다.
퍽
북터지는 소리와 함께 상인의 머리가 그대로 터져나갔다.
사방에는 상인의 뇌수가 산발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또 죽고 싶은 놈이 있느냐!"
상인을 일 수에 죽여버린 피상득은 앞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그의 외침에 상인들은 잔뜩 겁을 집어먹어 달려들던 걸음을 멈춰 세웠다.
"하아...하아...이 개 같은 년이, 어여삐 여겨주니 머리 끝까지 기어오르는 구나!"
상인들이 걸음을 멈춰서자 피상득은 능소화를 바라보며 분노를 토해내었다.
상상도 못 하였다.
신화속 여신과도 같은 고결한 외모 뒤에 그런 지독한 독니가 숨어있을 줄은 말이다.
아마 격발음을 조금이라도 늦게 들었더라면 그대로 단전이 완전히 파괴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그녀가 쏘아 보낸 암기는 단순한 위협을 넘어섰다.
"........."
피상득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말없이 허리를 숙였다.
허리를 숙인 그녀는 바닥을 둘러보더니 이내 돌멩이 하나를 쥐어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그에게 던져버렸다.
쇄애애액
그녀가 던진 돌멩이가 피상득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개 같은 년이!"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던 피상득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도무지 쉴 틈을 주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피상득은 재빨리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녀가 던진 돌멩이를 피하였다.
퍽
"커윽!"
하지만 이내 가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툭
이내 가슴을 정통으로 가격하였던 물체가 땅으로 떨어졌다.
또 다른 돌멩이였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피상득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양손에 돌멩이를 들고 있는 석규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 저자에게 돌멩이를 던지게! 저자는 지금 움직임이 시원치 않아!"
말을 마친 석규는 다시금 돌멩이를 던졌고 그의 뒤를 따라 상인들은 너도나도 돌멩이를 던지기 시작하였다.
퍽
퍽
퍽
"크아아아악!"
수많은 돌멩이들이 피상득에게 날아들었고 그는 고통 어린 비명성을 내질렀다.
당장에라도 내력을 끌어올려 저들의 머리통을 전부 터트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지금 천뢰에 당한 그는 상처를 다스리는데 대부분의 내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여기서 내력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올렸다간 간신히 봉쇄하고 있는 상처가 터져 과다출혈로 죽게 되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피상득은 그들의 돌팔매질을 온전히 맞을 수밖에 없었다.
퍽
퍽
퍽
퍽
그렇게 얼마나 맞았을까
주변에 돌들이 떨어진 것인지
더 이상 그에게 돌이 날아오지는 않았다.
"크아아아아악!"
돌팔매질이 멈춰지자 피상득은 비명성을 내질렀다.
"죽인다...죽인다...죽인다!!!!!"
그의 두 눈에는 시뻘건 살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전무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자신이 어찌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다는 말인가?
그것도 무공 하나 제대로 익히지 않은 양민 따위에게 말이다.
그는 상처를 틀어막고 있는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손이 떼어지자 막아뒀던 핏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순간적으로 피가 빠지자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이대로 모두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저들을 죽이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강했던 탓이었다.
화르르륵
그는 내상을 다스리던 내력을 끌어모은 뒤 삼매진화로 불을 피어 올렸다.
그의 왼손에 붉은 화염이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피상득은 그대로 불을 상처에 가져다 댔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치이이이익
그러자 고기가 타는듯한 소리가 나며 특유의 매캐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쉴 새 없이 흘러내리던 핏물이 멈추게 되었다.
불을 이용하여 상처를 강제로 봉합한 것이다.
상처가 어느 정도 봉합이 되자 피상득은 상인들을 노려보았다.
움찔
그의 시선을 마주한 상인들은 온몸을 덜덜 떨었다.
그의 시선에서 어마어마한 살의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까....불었겠다?"
피상득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상처를 입기 전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위태한 걸음이었지만 상인들의 근처까지 가기에는 충분하였다.
휘익
피상득은 가장 가까이 있는 상인의 심장을 가격하였다.
퍽
심장이 꿰뚫린 상인은 그대로 절명을 하였다.
"이건 내 가슴통의 몫이다."
그리고 그대로 빠르게 걸음을 옮겨 다른 상인의 머리통을 터트렸다.
퍽
"이건 몸통의 몫!"
머리를 잃은 몸이 그대로 땅에 떨구어졌다.
퍽
"이건 아랫배의 몫!"
기동력을 확보한 피상득은 자신에게 돌팔매질을 한 상인들을 순식간에 죽이기 시작하였다.
"캬하하하하하!"
그는 굉소를 내질렀다.
돌팔매질을 당하던 울화가 어느 정도 가시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내 그의 앞에는 대행수인 석규의 모습이 보였다.
피상득은 그대로 손바닥을 치켜들었다.
제일 처음 자신의 가슴에 돌을 쑤셔 박은 놈이었다.
가슴을 그대로 함몰시킬 심산이었다.
쇄애액
파슥
그렇게 손을 치켜들 찰나 갑자기 돌이 날아왔다.
피상득은 날아온 돌을 가뿐히 가루로 만든 후 돌이 날아온 방향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돌팔매질의 시작이었던 원흉이 오연히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네년이 먼저였지!"
그녀를 본 피상득은 잔뜩 흥분하여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터업
그리고 이내 그녀의 손목을 잡아챈 후 그대로 들어 올렸다.
"설마 또 다른 술수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혹시나 싶었던 피상득은 다른 손목 또한 들어 올린 후 한 손으로 양손 목을 고정하였다.
"아쉽게도 한 발이 다였다."
그의 물음에 그녀는 덤덤히 말을 이었다.
"크크큭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나를 도발한거지? 얌전히 있었으면 어련히 예뻐해 줄 텐데 말이야."
그녀의 말을 들은 피상득은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침중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너를 죽이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거든."
말을 마친 그녀는 그대로 다리를 들어 올려 아랫배 쪽에 억지로 봉합해 놓은 상처를 향해 날아들었다.
텁
하지만 그녀의 공격은 피상득의 반 대손에 의해 제지를 당하였다.
잡혀버린 것이다.
다리를 잡아버린 피상득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상처를 터트리려는 그녀의 공격을 원천봉쇄하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푹
하지만 이내 뒤편에서 들려오는 이질적인 감촉과 소리에 그는 눈을 번쩍하고 뜰 수밖에 없었다.
그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뒤편에는 아까 마차에서 가슴을 타격하여 날려버렸던 남자가 자신의 등을 찌르고 있었다.
퍽
그리고 동시에 앞쪽에서 상처를 가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재빨리 앞을 바라보니 반대 발로 자신을 가격한 계집의 모습이 보였다.
꿀럭 꿀럭
등과 아랫배에서 쉴 새 없이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였고 이내 피상득의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안 그래도 많이 흘렸던 피였다.
그런 상태에서 지금과 같은 상처를 견뎌낼 리 없었다.
점점 눈이 감기고 온몸의 체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시발`
피상득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이내 정신을 놔버렸다.
쿵
정신을 놔버린 피상득은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혔다.
죽어버린 것이다.
전무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협객의 탈을 쓴 위선자.
십 여년 동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수 많은 사람들을 죽여버린 무림공적이자 쾌락 살인마.
북해에서 북풍대라는 마적대를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을 또 다시 학살한 연쇄살인마
잔혈마검殘血魔劍 피상득은 그렇게 사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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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썩
그가 죽자 간신히 몸을 일으켜세웠던 마부장은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하아...하아..하아.."
그는 어찌나 긴장했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고생했다."
능소화는 그런 마부장을 바라보며 짤막이 말을 이었다.
"아닙니다. 아가씨가 가장 고생하셨지요."
그녀의 말을 받은 마부장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는 진실로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피상득을 최대한 가까이 붙게 만든 후 천뢰天雷를 박아넣은 것도 그녀였고 피상득을 도발하여 등을 찌를 기회를 만들어준 것도 그녀였다.
만약 그녀가 없었다면 그는 결코 살아남지 못했으리라
"고생하지 않은 이가 어디 있겠는가, 다만 죽어버린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통탄스럽구나."
그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만약 자신의 금제만 풀 수 있었더라면 쓸데없는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녀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일반적인 금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특수한 금제를 걸어 넣은 그녀였다.
그 특수한 금제를 풀기 위해선 구결에 따라 반시진 동안은 끊임없이 소량의 내력을 흘려야만 했다.
말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피상득이 반시진이나 기다려줄 리 만무하지 않은가?
"후우"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표정은 펴질 줄 몰랐다.
마부장은 그런 그녀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넬 찰나였다.
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
갑자기 뒤편에서 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순간 마부장은 당황하여 몸을 재빨리 돌렸다.
그리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 곳에는 수십에 이르는 한혈마들이 빼곡히 붙어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아가씨.."
"말하거라."
"아까 분명 피상득이 상단 앞쪽을 막아선 이들이 선발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분명 그리 말하였다."
그의 물음에 능소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선발대가 있다면 후발대도 있다는 말이겠지요?"
"분명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가씨......저희 이제 큰일 난것 같습니다."
능소화의 답을 들은 마부장은 사색이 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위기가 끝나지는 않은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