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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249화 (250/1,419)

〈 249화 〉 250.경화군주-3

"너무 위험합니다!"

경화군주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다급히 소리쳤다.

금제라니

너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금제가 무엇이란 말인가?

내공을 강제로 억제하는 구속이 아니던가

절대로 안 되었다.

경화군주는 적이 많은 몸이었다.

처음 모습을 드러내고 이때까지 황실을 수호하면서 수많은 적들을 양산해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관료들의 경우 경화군주를 무척이나 싫어하였는데 그녀의 존재가 황권을 강화시킨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내공이 금제된다!?`

아리따운 처녀가 알몸으로 매음굴을 향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어허, 어찌 위험하지 않은 일이 있겠는가"

마부장의 반대에 경화군주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물론 그녀 또한 마부장이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처지였다.

자신은 적이 많았고 그 적들은 자신이 약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극양염황마공極陽炎皇魔功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났을 때 얼마나 많은 자객들이 그녀를 방문하였던가

물론 그녀는 극양염황마공極陽炎皇魔功로 인해 만들어진 불길을 제어하지 못할 뿐이지 무공을 사용하는 것은 하등 어려울 것이 없었다.

그녀에게 방문한 수많은 자객들은 모두 북망산에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만약 내공을 금제해버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게 된다.

그녀의 전력이 무공을 익히지 않은 일반적인 여인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다.

물론 현경을 목전에 둘 정도로 심心, 기氣 , 체體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녀였기에 일반적인 여인보다는 휠씬 강하겠지만 무공을 본격적으로 익힌 자들에게는 상대가 안 되는 것이다.

마부장 말대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안됩니다! 군주께서는 적이 많으십니다! 분명 금제가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수많은 자객들이 들이닥칠 것입니다!"

마부장은 군주의 앞이라는 것도 잊은 채 그녀에게 언성을 높였다.

무척이나 예의에 어긋난 상황이었지만 그만큼 극렬히 반대한다는 증거이리라

경화군주는 그런 마부장을 말없이 바라보았디.

그녀는 마부장이 이렇듯 극렬히 반대하는 것을 이유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분명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를 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한 것이리라

그 마음이 갸륵하긴 하였지만, 경화 군주는 마음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아무도 모르게 갔다 오면 되지 않겠는가?"

경화군주는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말하였다.

"지금 별궁에도 수많은 첩자들이 잠입해 있을 것입니다! 그들을 모두 속이고 어찌 북해로 향한다는 말입니까!"

마부장은 답답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누구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분명 별궁에는 경화 군주의 행적을 낱낱이 보고하는 첩자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그런 그들을 속이고 북해로 떠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걱정말거라, 폐관 수련을 핑계대고 지하연무장에 대역을 넣어둘 터이니."

"대역이라뇨!?"

그녀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놀라 되물었다.

대역이라니?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소리였다.

"사실 언제고 북해로 떠날 수 있도록 대역을 맡을 이를 미리 구해놨었다."

그의 물음에 경화군주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

그녀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입을 턱 하니 벌렸다.

미리 대역을 구해놓았다니?

그 말인즉슨 언제고 북해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 아니던가

그녀는 마부장의 생각과는 달리 마냥 기다리기만 한 것은 아닌듯싶었다.

"그녀를 폐관 수련관으로 보낸 뒤 나는 몰래 빠져나가면 될 것이다."

"군주님."

그녀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진지한 어조로 그녀에게 물었다.

"말하거라."

"만약 아무도 모르게 북해로 떠나게된다면 호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됩니다. 대대적인 병력의 이동을 하게 될 경우 들킬 것이 뻔하니까요."

마부장은 걱정된다는 듯 그녀에게 말하였다.

"흐음"

그의 말을 들은 경화 군주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의 말대로 호위를 하겠다며 별궁의 병력을 이동시키게된다면 십중팔구 들키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내공이 금제된 상태에서 호위 하나 없이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하기엔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으며 그녀의 아름다움은 분명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될 터이니 말이다.

호위가 필요하였다.

여차하면 내력을 이용하여 금제를 풀어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호위가 말이다.

경화 군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마 부장을 쳐다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마부장."

경화군주는 작은 미소를 지은 채 그를 불렀다.

"......말씀하시지요."

그녀의 미소를 본 마부장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몸을 흠칫 떨었다.

"휴가 가고 싶지 않나?"

"괜..괜찮습니다!"

그녀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다급히 답하였다.

"아니야, 자네는 지금 휴가를 가고 싶어하는군. 그것도 저 시원하기 그지없는 북해로 말일세."

마부장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경화 군주는 그저 제 할 말만 하기 시작하였다.

"정말로! 정말로 괜찮습니다!"

경화 군주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맹렬히 거절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이제 막 혼인을 올린 새신랑이었다.

하루하루 집으로 가는 것이 기다려지는 새신랑 말이다.

그런 자신이 북해에 갈 수는 없었다.

북해를 오간다면 적어도 반년은 걸리지 않겠는가?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찌 부인을 홀로 둘 수 있겠는가?

절대 안되었다.

"이번 북해행을 따라가 준다면 월봉을 두 배로 올려주도록 하겠다."

그의 거듭된 거절에 경화 군주는 그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였다.

꿀꺽

그녀의 매혹적인 제안에 마부장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

월봉의 두 배라니

놀랍다 못해 파격적이기까지 한 제안이었다.

이미 부장으로서 꽤나 많은 월봉을 타가고 있는 그였다.

하지만 북경의 땅값이 워낙 비싼지라 제 신혼집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런 그에게 월봉이 두 배라는 제안은 너무나도 매혹적인 제안이었다.

그 정도 돈이라면 삼 년이면 북경에 번듯한 집을 하나 살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무척 여유롭게 말이다.

갑자기 맹렬하게 북해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충! 명을 따르겠습니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부장은 재빨리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그녀에게 말하였다.

"심히 안타깝구나, 스스로 자원해도 모자를 일이건만 어찌 돈에 따라 그리 움직인단 말인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경화 군주는 혀를 찼다.

"돈 때문이 아닙니다. 경화 군주님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하였기에 감복하여 저 스스로 판단한 일입니다."

그녀의 말에 마부장은 입에 침도 바르지 않은 채 매끄럽게 말을 이었다.

"그럼 월봉을 두배로 올리는 것은 보류해도 되겠는가?"

그의 말을 들은 경화 군주는 그에게 장난기 어린 물음을 건네었다.

".............."

경화 군주의 말에 마부장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묵묵부답을 하였다.

"되었다."

그 모습을 본 경화 군주는 실소를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속으로 참으로 거짓말을 못 하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 때문에 더욱 믿음이 갔다.

"자네는 오늘부터 휴가네, 그것도 어마어마한 장기 휴가지. 무려 일 년짜리니 말일세."

경화 군주는 부장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휴가를 장기로 주셔도 되는 것입니까?"

그녀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뜨악하고 놀라며 그녀에게 물었다.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그의 물음에 경화 군주는 뭘 그리 당연한 것을 묻냐는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말하였다.

그녀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이내 수긍하였다.

꽤나 격 없이 지내고 있긴 하였으나 그녀는 엄연히 금오장군으로 임명된 몸이었다.

그 정도 장기 휴가정도는 일도 아니리라

"경화 군주님."

마부장이 경화 군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말하거라."

"한 가지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일단 들어나 보지."

"그...적어도 반 년은 자리를 비워야하니..그....월봉을 가불해주셨으면 합니다."

마부장은 무척이나 곤란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막상 돈이야기를 하려니 입이 쉽사리 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었다.

휴가 기간에는 월봉이 지급되지 않았다.

적어도 반년 간은 수입이 끊겨버린다는 소리였다.

만약 반년 간 수입이 끊겨버린다면 북경에 있는 부인이 굶어 죽고 말리라

"걱정말거라. 내 휴가비 명목으로 넉넉히 넣어둘 터이니."

마부장의 말을 들은 경화군주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마부장은 한 가장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었다.

그런 그에게 수입이 끊긴다면 얼마나 곤란한지는 경화 군주 또한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감..감사합니다."

마부장은 그런 경화군주의 배려에 허리를 꾸벅 숙이며 감사를 표하였다.

"되었다."

그런 마부장의 말에 손을 휘저으며 말하였다.

당연한 일을 가지고 감사받는 취미 따위는 없었다.

"그런데 경화 군주님."

마부장이 경화 군주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말하거라."

"북해로 떠나는 날짜는 언제입니까?"

마부장은 의문이 담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 물었다.

"정확히 칠주야 뒤다."

마부장의 물음에 경화 군주는 담담한 어조로 답하였다.

"너무 촉박하지 않으십니까!?"

그녀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놀라 그녀에게 되물었다.

칠주야라니

눈깜짝할 새에 지나갈 시간이 아니던가

분명 북해에 가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을 터인데 어찌 저리 촉박하게 시간을 잡는단 말인가?

"어차피 갈거 시간을 뭣 하러 끌겠는가?"

"그래도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그것을 포함해서 칠주야다. 만약 준비조차 필요 없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출발했을 것이다."

그녀는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준비는 누가?"

그녀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다시금 의문이 담긴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당연히 마부장이 해야 하지 않겠는가?"

경화 군주는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말하였다.

"그걸 어찌 제가!!"

그녀의 말에 마부장은 놀라 되물었다.

대역까지 준비해놓은 그녀였기에 북해로 떠나는 준비 또한 모두 마쳐놓을 줄 알았다.

그런데 별안간 자신에게 준비를 시킨다니!?

다른 시종들이나 시녀들이 있지 않은가?

"아니, 북해로 떠나는 것을 아는 이가 나와 마부장 뿐이거늘 누가 준비를 한다는 말인가? 혹여 나를 시킬 셈 이었던 것인가?"

경화 군주는 순간적으로 괘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그건 아..아닙니다."

그녀의 성난 표정을 본 마부장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조아렸다.

그녀 말대로 이번 북해행은 상당히 비밀을 요하는 일이었다.

함부로 다른 이에게 맡길 수 없다는 말이었다.

`후우`

마부장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칠주야동안 북해로 갈 준비를 해야 할 생각을 해야 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기 때문이다.

북해로 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준비들이 필요하였다.

식량부터 시작하여 식수 그리고 모포, 솜옷과 같은 생필품들 또한 서늘한 북해의 한풍을 막아줄 마차가 필요하였고 그 마차를 끌어줄 추위에 강한 준마들이 필요하였다.

그 모든 것을 일주일 안에 구하는 것은 발에 땀이 나도록 뛴다 해도 어려운 일이었다.

"돈은 얼마가 들던 상관없다. 그저 칠주야 내에 모든 준비를 끝마칠 수 있도록 하라."

경화 군주는 마부장을 바라보며 짐짓 엄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충! 명을 받듭니다."

마부장은 다시금 고개를 숙인 채 그녀에게 답하였다.

그 모습을 본 경화 군주는 흡족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허리를 들어 올린 마부장은 경화 군주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의 말에는 다급함이 서려 있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당장에라도 준비해야 할 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도록 하라."

그의 말에 경화군주는 담담한 어조로 답하였다.

경화군주의 말을 들은 마부장은 뒤로 돌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밖으로 나가버렸다.

방 안에는 경화 군주 혼자만이 남게 되었다.

"후우"

마부장이 나가자 경화군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마부장이 거절하면 어떻게 할까 노심초사하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믿을 만한 이는 마부장밖에 없었다.

처음 금오장군으로 임관하였을 때부터 자신을 따르던 부관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억지로 명령을 해도 될 일이었지만 그녀는 마부장이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북해로 떠나는 여정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 마부장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녀는 절정의 고수를 호위로 둘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자신에 비하면 한없이 낮은 경지에 있는 그였지만 분명 호위로서는 충분히 제 역량을 발휘할 것이다.

경지는 낮지만 수많은 전쟁터에서 활약한 역전의 용사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여차할 경우 그에게 자신의 금제를 풀어달라고 부탁하면 될 것이다.

그녀는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였다.

그녀의 눈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분명 계획대로만 된다면 안전하기 그지없는 여정이건만 이상하게 불안감이 들었다.

"후우"

경화군주는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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