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3화 〉 214. 속가제자 설향-4
독왕의 제자 장선우
그는 구대문파 및 오대세가 사이에서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는 최고의 후기지수였다.
그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균현에서 벌어진 용봉지회였는데 당시 독왕의 육부인을 모욕한 용봉들을 싸그리 매타작한 것은 물론 그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기행까지 벌인 인물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구대문파와 오대세가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용봉들이 대체 누구란 말인가?
차세대 무림을 이끌어갈 인재 중의 인재가 아니던가
더구나 그가 제압한 용봉들 중에는 이미 절정 상경에 다다른 천봉(天鳳) 이예설은 물론 패권룡(覇拳龍) 황보악과 매검룡(梅劍龍) 화운산이라는 걸출한 인재들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인재들이 반항 한번 제대로 못 해보고 굴복하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수치스러운 일이기도 하였고 독왕에게 책잡힐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 모른 척을 하고 있었지만 은연중 그들은 독왕의 제자 장선우를 최고의 후기지수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장선우의 존재를 설향이 언급한 것이다.
구월신니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설향을 바라보았다.
"어찌 그가 올 것으로 생각하느냐?"
"당가에 마땅한 고수가 없으니까요. 직계혈족이 대다수 전멸한 당가에서 저희들과 비견할 만한 고수는 그와 독서시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월신니의 물음에 설향은 방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독서시는 가주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남은 직계혈족이니 올 리가 없을 것이고 가주께서도 이런 일에 직접 나서지는 않을 테니까요"
"네 말도 일리가 있구나. 그런데 어찌 그에 대해 궁금해한단 말이더냐."
"헤헤, 그냥 호기심이 들어서요."
구월신니에 물음에 설향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얼굴빛에는 상당한 호감이 서려 있었다.
"호기심은 호기심으로 끝내거라. 그는 독서시의 약혼자이니라"
그녀의 모습에 구월신니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사랑스러운 제자가 헛바람이 들어갈까 두려운 모양이었다.
"에이, 제가 뭐 그를 사모하거나 그런 마음이겠어요? 그저 그 오만한 용봉들을 꺾었다는 소문에 흥미를 가진 것뿐이에요."
구월신니에 걱정에 설향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후우,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그녀의 말에 구월신니는 다행이라는 듯 말을 이었다.
"설향아 조심하거라, 남자들은 네 생각보다 더욱 추악하고 음흉한 존재이니라."
"걱정마세요. 저는 남자 따윈 전혀 흥미가 없으니까요. 지금 저는 무공을 익히는 게 더 좋답니다."
"그래, 아주 올바른 마음가짐이니라."
그녀의 대답에 구월신니는 만족한듯 미소를 지었다.
대답을 미루어보면 적어도 남자로 인해 상처받을 일은 없어 보였다.
"이제 더 궁금한 것은 없더냐?"
"네에~"
그녀의 물음에 설향은 애교 어린 말투로 말을 받았다.
궁금증이 모두 풀린 듯하였다.
"그래, 그럼 이제 떠날 채비를 하러 가려무나. 내일 당장 떠날 터인데 내가 너무 붙잡고 있던 듯 싶구나."
구월신니는 그녀들을 바라보며 축객령을 내렸다.
갈 길이 구만리인데 계속 붙잡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제자들은 일제히 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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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처로 돌아온 설향은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지긋지긋한 본산을 벗어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놀러 나가는 게 아닌 실종된 아미의 제자들을 수색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하산의 기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미에 입문한 지 무려 십 년 만에 내려가는 속세였다.
아미파 내에서는 육식을 금하였고 언제나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였으며 정해진 시간에 수면을 취하였다.
답답하기 그지없는 생활인 것이다.
그런 생활을 벗어난다는 생각을 하니 기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흥~ 흥~"
그녀는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짐들을 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모든 짐을 싼 그녀는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생각보다 짐들이 단출하다는 것을 느낀 탓이었다.
그녀의 짐은 속옷을 포함한 여벌 옷 몇 벌에 검 한 자루가 다였다.
그녀는 탄식하였다.
중원 최대 거부 중 하나인 설씨세가의 고명딸이 이리도 가난하다니 말이다.
그녀는 하산을 하자마자 고급진 옷 몇 벌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하산을 못 하여 쓸 시간이 없었을 뿐
돈따위는 썩어 넘칠 정도로 많은 그녀였다.
십 년간 못 쓴 돈을 이번 기회에 전부 다 써버리리라
다짐을 마친 그녀는 그대로 침상 위에 누웠다.
딱딱하기 그지없는 침상의 감촉이 느껴졌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내일이면 이 냄새나고 딱딱한 침상과도 이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빨리 내일이 오길 빌며 눈을 감았다.
두근 두근 두근
하지만 거침없이 뛰는 심장박동 소리 때문인지
도통 잠이 오질 않았다.
"히히히히"
그녀는 웃음을 내뱉었다.
북해로 가는 여정이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객잔에 들려 육식부터 행할 것이다.
그리고 예쁜 옷과 장신구들을 가득 살 것이다.
그다음은 청성과 당가의 젊은 후기지수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매력을 한껏 과신할 속셈이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자신은 상당히 귀여운 편이니 수많은 이들이 침을 줄줄 흘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 무림 최고의 후지기수라고 불리우는 남자를 만날지도 모른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도대체 어떤 남자인지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다.
`우락부락하려나? 아니며 외유내강?`
상상조차 안 되었다.
그녀는 장선우라는 남자에 대해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었다.
약관이라는 젊은 나이에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그녀였다.
용봉 중 가장 강하다는 천봉 아래로 내려다보는 그녀에게 선우라는 존재는 무척이나 특별한 존재였다.
용봉들을 단숨에 제압한 그라면 적어도 자신과 동등 혹은 그 이상의 경지를 이룩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우월한 남자라니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다.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또다시 주체 없이 뛰기 시작하였다.
그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은 탓이었다.
`나대지 마, 심장아.`
그녀는 심장에게 한 마디를 쏘아주고는 그대로 누워버렸다.
빨리 내일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후아아아암!"
선우는 크게 하품을 하였다.
"졸려?"
옆에 있던 당서윤이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응, 잠을 못 자서."
선우는 졸린 눈을 비비며 말을 이었다.
"왜 못 잤는데?"
"............"
그녀의 물음에 선우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그리 떳떳하게 밝힐 만한 이유가 아닌 탓이었다.
선우가 떠날 시간이 다가오자 옥령과 당대부인은 그를 붙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반년이나 못 볼 선우를 이대로 놓아주기 싫은 탓이었다.
결국, 선우는 격일로 그들의 처소에 방문하여 그들만을 위한 변강쇠가 되었고 그녀들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일주일을 보낼 수가 있었다.
물론 잠조차 제대로 못자고 착즙에 가까운 행위를 당한 선우의 입장에서는 악몽 같았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준비는 다 끝난 거야?"
선우는 화제를 돌리고자 당서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응, 오 십인분의 육포와 건량이랑 기타 가재도구들까지 전부 다 챙겼어."
선우의 물음에 당서윤은 가뿐히 답하였다.
"며칠 치인데?"
"대략 한달 치 정도될거야."
"그렇게 적어도 돼?"
"어차피 중원에서는 대부분 객잔을 경유해서 갈거니까 상관없어."
"아, 북해에 진입했을 때 먹을 식량이라는 말이구나."
"응, 만약 모자르다 싶으면 마을에 들려서 보충하도록 해. 돈은 넉넉히 쥐여줄 테니까."
"갑부가 된 기분인데?"
"너 갑부 맞아."
선우의 말에 당서윤은 살포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청성과 아미에서는 누가 왔어?"
선우는 당서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청성에서는 청성제일검인 운적자가 왔고 아미에서는 불허사태와 불속사태가 왔더군."
선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들과 그다지 좋게 얽힌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걔네랑 잘 안 맞는데..."
"그래도 억지로 맞춰봐. 미우나 고우나 반년 간 같이 있을 몸인데."
끄덕
그녀의 말에 선우는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녀의 말대로 미우나 고우나 적어도 반년 정도는 함께 할지 모를 이들이었다.
그런데 벌써부터 싫은 티를 낼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하아...가기 싫다."
선우는 당서윤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막상 준비를 다 해놓으니 북해로 간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그리고 실감이 나니 더 가기 싫은 것이 북해였다.
어찌 왕복이 반년이나 걸리는 북해로 떠나간다는 말인가?
당서윤은 그런 선우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선우를 세가를 위해 보내려니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선우야, 미안해."
당서윤은 선우에게 고개를 살짝 숙인 후 사과를 하였다.
아무래도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뭘 사과까지야"
그녀의 말에 선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을 받았다.
어차피 당가를 섭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당가의 힘을 키우는 것은 자신의 힘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소리였다.
그런데 뭐가 그리 미안하다는 말인가?
"대신 갔다 와선 어디에도 안 간다."
선우는 당서윤에게 못 박듯 말하였다.
"약속하지. 결코, 너를 어디에도 보내지 않겠다고 말이야."
그녀의 확답에 선우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제 슬슬 가자."
선우는 걸음을 옮기며 말을 이었다.
청성과 아미의 제자들이 모두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 이상 늦장 부릴 수는 없었다.
당서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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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디 넓은 북해에는 수많은 인간군상이 존재한다.
북해에 사는 소수민족부터 시작하여 북해빙궁의 무인들, 북방에 주둔하고 있는 군대들 그리고 중원에서 죄를 짓고 도망쳐온 범죄자들까지
북해에는 하나하나 열거하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흉마 주도산 또한 그런 수많은 인간 군상 중 하나인 자였다.
주도산은 과거 마교의 장로를 지냈던 자로 정마대전에서 마교가 패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북해로 도망갔던 자였다.
애초에 무공만을 탐할 뿐 천마에 대한 복종이나 맹신 같은 것은 전혀 없는 그였기에 손쉽게 배신할 수 있었고 마교와 중원의 눈을 피해 북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북해에서 그는 왕과도 마찬가지인 권력을 휘둘렀다.
정마대전 당시 마교의 편에 섰던 북해빙궁은 몰락하였으며 유일한 생존자였던 소궁주 또한 실종돼버렸다.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었다.
그는 꼴리면 범하고 심심하면 죽이는 일상을 반복하며 하루하루 무료한 삶을 달래고 있었다.
"하아아암, 자아 벗어보거라."
주도산을 앞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의 앞에는 머리를 파르르 깎은 젊은 여승의 모습이 보였다.
"이노옴! 하늘이 두렵지도 않더냐!"
여승은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힌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하늘? 내가 하늘인데 누굴 두려워할까? 크하하하하"
그녀의 외침에 흉마는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그는 무척이나 유쾌하였다.
우연한 기회로 사로잡게 된 아미파 여승의 앙칼짐이 신선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북해의 왕이나 다름없는 자신에게 누가 감히 반항한단 말인가?
"네가 안 벗겠다면 내 직접 벗겨주겠느니라 크흐흐흐"
말을 마친 주도산은 여승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찌이익
쫘아아악
찌이익
쫘아악
그녀의 앞까지 다가간 그는 그녀가 입은 회색바탕의 가사의를 인정사정없이 찢어버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젊은 여승은 순식간에 알몸이 되었다.
출렁
모든 옷을 벗기자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출렁거렸다.
"크흐흐흐흐 머리털이 없어 볼 맛이 없을 줄 알았더니 몸매는 또 다르구나."
그 모습을 본 주도산은 기분 좋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 오늘 네년에게 부처님 대신 극락을 보내주겠느니라"
말을 마친 주도산은 바지를 그대로 아래로 내려버리고 자지를 꺼내었다.
커다란 그의 자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크흐흐흐흐 아미의 여승이라, 오늘은 내가 육보시를 받겠구나."
자지를 움켜잡은 주도산은 그대로 여승에게 다가갔다.
그대로 박아버릴 심산이었다.
여승의 눈에 절망감이 어리기 시작하였다.
꼼짝없이 저 악적에게 순결을 잃게 생긴 것이다.
여승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자지가 그녀의 비부에 닿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주도산은 그래도 자지를 박아넣기 위해 힘을 주었다.
그때였다.
"단주님! 단주님!"
어디선가 산통을 깨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냐!"
흥이 깨진 주도산은 성난 목소리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한창 중요할 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지금 큰일 났습니다! 당장 나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오른팔인 서필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무슨 일인데!"
주도산은 다시금 소리치며 그에게 말하였다.
지금은 한창 중요한 때였다.
처녀보지를 그것도 평생 불가에만 전념한 종교인을 따먹을 기회인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런 중요한 행사를 방해한단 말인가?
"북방의 군대가 나타났습니다!"
"뭐라!"
서필의 말에 주도산은 놀라 되물었다.
갑자기 북방군이 자신을 왜 찾아온다는 말인가?
주도산은 재빨리 바지춤을 올려 입었다.
탁 탁 탁 탁
바지춤을 올려입은 주도산은 여승의 마혈을 짚어버렸다.
지금 처녀 보지 따위에 정신을 빼앗길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찌걱 찌걱
하지만 그냥 가기는 아쉬웠는지 주도산은 여승의 보지를 몇 번 만지작거리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버렸다.
처녀보지도 좋지만 일단 눈앞의 과제가 우선이었다.
"서필, 저년을 비롯한 빡빡이 년들을 따먹는 새끼들 있으면 전부 죽여버린다고 전해. 쟤네 다 처녀다. 만약 한 년이라도 처녀막이 없으면 다 죽는 거야."
"알..알겠습니다."
흉마의 말에 서필은 말을 더듬으며 답하였다.
그리고 흉마는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드는지 고개를 주억거렸다.
기강이 제대로 잡힌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 듯하였다.
주도산은 그대로 나가버렸고 서필은 그런 그의 뒤를 따라 나갔다.
방 안에는 처참하게 널브러진 여승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