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화 〉 202. 북해로-3
선우는 그녀들의 대화를 들으며 입을 턱하니 벌렸다.
설마 옥령이 저리 대단한 업적을 이뤘는지는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다.
'고3, 무림에 가다'에서 옥령에 대한 설명을 보면 얼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몸매는 어찌나 풍만한지에 대해서만 자세히 서술 되어 있을 뿐 그녀의 배경에 대한 정보는 간략하게 요약되어 서술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당서윤을 통해 그 배경을 자세히 듣게되니 옥령이 새삼스럽게 대단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파에 버금가는 세력을 홀로 일 년만에 멸문을 시킨 것이다.
아무리 그녀가 화경에 이른 몸이라지만 한손으로 열손을 감당할 수 없는 법이건만 그녀는 그걸 해낸 것이다.
뭔가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멋진 여자가 자신의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당 소저...금칠이 심해요."
옥령은 옥용을 잔뜩 붉힌 채 말을 이었다.
"금칠이라뇨. 저는 있는 사실을 말한 것 뿐이에요."
그녀의 말에 당서윤은 담담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어쨌든 그런 관계로 선배님은 선우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청성이나 아미의 장로들이 선배님을 알아볼 수 있어요."
당서윤은 단호한 음색으로 옥령에게 말하였다.
"혹여.....역용이라도.."
"안돼요, 선우처럼 완벽하게 할 수 있으면 모를까 어설픈 역용을 해봤자 들키고 말거에요."
".........."
당서윤의 말에 옥령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의 말 하나하나가 모두 맞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맞는 말만 하니 반박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 사실이 너무 슬펐다.
결국 선우와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다.
"......선배님"
당서윤은 시무룩해 있는 옥령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저도 선배님이 마음이 얼마나 슬픈지는 십분공감해요. 소중한 무언가와 이별해야하는 경험은 저또한 있으니까요."
당서윤은 슬픔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별은 슬프지만 기약없는 이별은 더욱 슬프답니다. 그래도 선배님의 이별은 기약이 있으니 더욱 나은 것 아닐까 싶어요."
당서윤의 눈이 촉촉히 젖어가기 시작하였다.
"저는 기약이 없어요. 제가 죽지 않는 한 말이죠."
이내 당서윤의 눈가에 한 방울의 눈물이 뚝 하고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정말 죄송해요. 선배님께 슬픈 이별을 하게 만들어서요. 하지만 선우를 보내지 않으면....당가는.....오라버니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했던 소중한 당가가......흐극"
감정이 격해진 당서윤은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옥령은 기겁하며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꼬옥
"미안해요...제 억지가 당 소저의 아픈 기억을 꺼내게 만들었군요. 미안해요."
옥령은 당서윤을 품에 꼬옥 안은 채 연신 사과를 하였다.
자신의 억지가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아픈 기억을 꺼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아니예요. 다 제 잘못이예요. 모두..모두..제 잘못이에요. 죄송해요...죄송해요. 흑"
당서윤은 그런 옥령의 사과에 더욱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 모습은 옥령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였다.
나이로 따지면 딸 뻘인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자신때문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니 가슴이 매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 딱딱하기 그지없는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서럽게 눈물을 흘리겠는가
당서윤의 모습은 옥령의 모성애를 자극하기 시작하였다.
"아니예요. 제가 참을게요. 선우를 못 보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이 또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은 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답니다. 괜한 억지 부려서 죄송해요."
옥령은 당서윤을 더욱 포근하게 품어주며 입을 열었다.
"선배님 흐극...흑"
그녀의 말에 감동한 것인지 당서윤이 더욱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옥령은 그저 따스하게 그녀를 품어줄 뿐이었다.
.
.
.
.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당서윤은 진정이 되었는지 이내 울음을 그쳤다.
"제가 추태를 보였네요."
당서윤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아니예요. 당 소저라면 얼마든지 제 품을 빌려드릴 수 있답니다."
옥령은 그런 당서윤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선배님."
당서윤 또한 깨끗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별말씀을요."
옥령은 별거 아니라는듯 말을 이었다.
훈훈한 분위기가 집무실 안을 감싸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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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선우는 당서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망치로 턱주가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
저 바위같은 여자가 갑자기 왠 눈물이라는 말인가
악귀대주에게 칼로 베어도 내상을 입어 내장이 꼬여도 혈궁대의 궁귀들에게 화살을 맞아도 이예설에게 얼굴이 피범벅이 될 때까지 뺨을 맞아도 눈물은 커녕 신음성 하나 내뱉지 않을 정도로 당서윤은 단단하고 강한 여자였다.
그런 여자가 어찌 어울리지 않게 눈물을 흘린단 말인가
더욱 재밌는 건 옆을 보니 금적화와 요랑 또한 입을 턱 벌리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의 눈물은 그만큼 생소하고 희안하기 그지없는 일이란 소리였다.
그렇게 선우는 벙찐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당서윤이 옥령의 품에 안겼을 때 선우는 볼 수 있었다.
당서윤의 표정이 다시금 무표정해지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저년 저거 사기치고 있네.'
당서윤이 거짓 눈물로 옥령을 속여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상하기는 했다.
바늘로 찔려도 피 한 방울 안나올 것 같은 여자가 무슨 눈물이란 말인가
오싹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다지만 당서윤의 변화는 선우조차 소름돋게 만들었다.
어찌 저리 눈물을 자유자재로 뽑는단 말인가
여자는 요물이라더니 그 털털하고 바위같은 당서윤도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한년'
하지만 한편으로 당서윤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솔직히 그녀가 옥령한테 이래라 저래라할 입장이라하기엔 애매한 감이 있기도 하였고 그녀입장에서 옥령은 하늘과 같은 대선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 명령하듯 고압적인 태도로 옥령을 대하겠는가
차라리 거짓 눈물로 동정을 사 그녀를 설득하는 것이 나으리라
"선배님 정말 감사드려요."
그때 당서윤의 콧소리 섞인 비음이 들려왔다.
"아니예요. 오히려 당 소저에게 제가 미안하죠."
다시보니 옥령과 당서윤은 언제 언성이 오갔냐는듯 훈훈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 험악한 분위기가 단숨에 반전된 것이다.
'대단한 년'
선우는 당서윤을 보며 감탄을 하였다.
항상 고지식한 줄로만 알았던 그녀가 색다르게 보이기 시작하였다.
약간의 눈물과 말빨로 흥분한 옥령을 단숨에 가라앉혀버린 것이다.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선우의 감탄을 아는지 모르는 지 당서윤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옥령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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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중원인들은 말한다.
중원이야 말로 세상의 중심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 많은 이들은 말한다.
세상의 중심에 있는 중원 무림만이 진정한 무인들의 세계라고 말이다.
무척이나 오만한 말이었지만 그 말에 반박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과거 천축에서 왔다던 천마는 달마와 장삼봉이라는 중원 무림의 걸출한 인재에게 패배하여 핏물로 돌아가버렸고 천축 무림에 절대 강자이자 살아있는 신이라고 불리우던 혈불 또한 독황이라는 중원의 무림인에게 패배하여 한줌의 독물이 되었다.
이렇듯 수백년의 무림 역사동안 수많은 세외세력의 침공이 있었지만 중원무림은 단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
그 역사는 중원무림인들의 자부심이 되었고 그 자부심은 영원토록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였다.
세외삼강의 침공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중원 무림은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순간을 맞이한 적이 있었다.
바로 그렇게 무시하던 세외세력에게 완전히 점령당한 순간이었다.
전조따위는 없었다.
그저
남만에서는 하나 같이 기괴망측한 모습을 하고 있는 남만야수궁의 야수들이
대막에서는 걸음걸이마다 불이 붙을 정도로 극한으로 열양지기를 다루는 대막태양궁의 화마들이
북해에서는 숨결마저 얼려버릴 정도로 극한의 경지까지 음한지기를 다루는 북해빙궁의 빙마들이
다짜고짜 중원을 침공한 것이다.
처음에 중원 무림인들은 코웃음을 치며 그들을 무시했었다.
아무리 제놈들이 뭉쳐봤자 세외무림이었다.
중원무림과는 하늘과 땅만큼의 거대한 격차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였다.
무당의 장문인인 검존 태허자의 머리통이 야수궁주인 야율제에게 터져버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중원을 침공한 세외무림의 세력들은 가장 먼저 무당을 침공하였다.
당시 무당파는 남존무당(南尊武當)이라고 불리우며 수많은 중원 무림인들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무당파의 장문인이 그렇게 무시하던 세외무림인에게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많은 무림인들은 세외무림세력들을 욕하였다.
분명 합공을 한 것이라며 비겁하기 짝이 없는 작자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내 들려오는 소문에 의해 그들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바로 검존 태허자가 남만야수궁(南蠻野獸宮)의 궁주였던 야율제와의 정당한 승부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었다.
그 소문을 들은 무림인들은 처음에는 격렬히 부정하였다.
내력조차 제대로 다룰줄 모르는 미개한 원시부족이 어찌 무공의 극의까지 다다른 태허자를 이긴단 말인가
어불성설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소문의 출처가 무당파에 남아있는 생존자들 중 하나라는 말을 들은 중원인들은
그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 소문의 진위가 밝혀진 탓이었다.
진위가 확인되자 수많은 중원인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무당파는 구파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도달해 있는 문파였다.
그런 문파가 그렇게 무시하던 세외문파에게 멸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것이다.
심각하지 않을 리 없었다.
심각성을 느낀 구파를 비롯한 수많은 중원 무림인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연맹을 결성하였고 세외세력과 격렬히 맞서기 시작하였다.
중원을 그들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일념하에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일념은 얼마지나지 않아 완벽하게 꺾이고 말았다.
당시 연맹의 맹주이자 중원제일검이라고 불리우던 화산의 용운악이 북해빙궁(北海氷宮)의 궁주인 북궁걸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 뿐만 아니었다.
맹주가 죽은지 얼마지나지 않아 부맹주로 있던 소림의 무악대사마저 대막태양궁(大漠太陽宮)의 궁주인 구양천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것도 반항조차 제대로 못해보고 말이다.
수많은 무림인들은 절망하였다.
무당의 검존 태허자를 죽인 야율제만을 조심하면 된다고 여겼거늘 다른 이들 또한 그에 못지않은 어마어마한 강자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결국 중원무림은 치욕스럽게도 그토록 무시하던 세외세력들의 지배하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세상의 중심이 중원이라고 여기는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치욕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들의 치욕적인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였다.
내분이 일어난 것이다.
무림을 완전히 지배한 세외세력들은 각 각 더욱 많은 구역들을 가지길 원하였고 수많은 다툼을 오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툼을 시작으로 점점 불이 지펴지더니 이내 전쟁을 불사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게 되었다.
그 결과 중원에는 수많은 세외 무림인들의 피가 흩뿌려지기 시작하였다.
야수궁의 무인들은 많은 이들을 처참히 찢어버렸고 빙궁의 무인들은 수많은 이들을 얼려죽였으며 태양궁의 무인들은 수많은 이들을 태워죽였다.
중원무림의 정복이라는 목적을 달성한 그들은 오로지 한 명의 절대자가 되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한달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중원을 차지하기 위한 그들의 전쟁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세력간의 싸움이 의미없는 소모전이라고 느낀 각 궁의 궁주들은 삼파전을 제안하였고 한적한 산골짜기에서 만나 목숨울 건 생사결을 하게 되었다..
야수궁주인 야율제의 맹렬한 주먹이 산을 부쉈고 태양궁주인 구양천의 열양지기는 숲을 불태웠으며 빙궁의 궁주인 북궁걸의 음한지기는 세상을 얼렸다.
그렇게 그들은 사흘밤낮동안 먹지도 자지도 않으며 싸움만을 이어갔다.
그리고 사흘째 되던 마지막 밤 오직 한 사람만이 두발로 땅위를 서있을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북해빙궁의 궁주인 북궁걸이었다.
그는 남만야수궁의 궁주이자 외공을 극한까지 단련한 야율제의 머리통을 얼려버렸으며 상극이라 평가받는 대막태양궁의 궁주인 구양천의 심장을 얼려버렸다.
중원무림은 물론 세외무림까지 아우르는 절대자가 탄생한 것이다.
그는 커다란 웃음을 터트렸다.
드디어 단 하나 뿐인 지존이 된 것이다.
기쁘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중원 무림인들이 그를 기습한 것이다.
그들의 갑작스러운 기습에 북궁걸은 혼신의 힘을 다해 저항 하였지만 이내 심장이 꿰뚫릴 수 밖에 없었다.
이미 다른 궁주들과의 싸움에서 기력을 너무 소모한 탓이었다.
북궁설은 죽어가면서도 무척이나 원통해하였다.
드디어 수백년간 고대하던 고금제일인의 꿈이 한낱 비겁하기 짝이 없는 중원 무림인들에 의해 꺾이게 된 것이다.
그는 원통한 눈을 하며 빌고 또 빌었다.
훗날 자신의 진전을 이은 후인 중 누군가가 다시금 중원인들에게 더할 나위없는 공포를 선사해주기를 말이다.
그렇게 중원무림과 세외무림을 통틀어 지존의 자리에 오른 최초의 인물인 북궁설은 원통함에 눈조차 감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게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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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 거대한 얼음이 위치해 있는 작은 공동
사박 사박
그리고 공동 입구쪽에 누군가 걸어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사박 사박
이내 공동에 울리는 걸음소리가 더욱더 커지기 시작하였다.
아마 그만큼 공동 안쪽으로 가까이 들어왔다는 증거이리라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사박 사박
뭉게 뭉게
이내 공동 안에는 사박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새하얀 연무가 피어오르더니 이내 공동 안쪽 전부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박 사박
눈처럼 새하얀 연무가 걷어지더니 발소리의 주인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놀랍게도 발소리의 주인은 여인이었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운 여인말이다.
눈처럼 하얗기 그지없는 머리와 새하얀 눈썹 그리고 큰 눈에 청명하기 그지없는 푸른 눈동자, 신이 직접 조형한듯 보이는 오똑한 코와 갸름하면서도 조막만한 얼굴 그리고 화룡점정을 장식한 붉게 상기되어 있는 입술
또한 여자치고는 상당한 장신에 유달리 굴곡진 몸매가 그녀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더욱 더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인세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고대 신화 속에 나오는 여신처럼 말이다.
사박 사박
여신과도 같은 여인은 사박거리는 발걸음으로 거대한 얼음덩어리 앞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녀의 발은 맨발이었는데 얼음으로 되있는 바닥이 춥지도 않은지 사뿐히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턱
얼음의 코앞까지 다가간 그녀는 천천히 얼음을 매만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얼음을 매만졌을까
여신같은 여인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졌다.
마치 원하던 것을 찾은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쇄애애애애액
이내 그녀 주위 하얀 운무가 서리며 공동 안을 감싸기 시작하였다.
공동 안은 새하얀 운무만이 가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