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3화 〉 184.도망치다
`그래, 몰살엔딩은 피해야지.`
선우는 이내 결정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상황에서 주소양을 죽이는 것은 모기를 때려잡는 것보다 더욱 쉬운 일이었지만 그 후환이 감당이 안 되었다.
지금은 최대한 이재원의 시선을 피하며 힘을 키울 때였다.
언젠간 싸울 상대였지만 그를 자극해서는 안 되었다.
적어도 자신이 현경에 이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후우"
선우는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주소양의 배 위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어차피 내공도 금제된 상태인지라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푸하"
선우가 몸을 일으키자 그녀는 막혔던 숨이 트인 듯 크게 숨을 내뱉었다.
내력이 금제당하고 몸을 짓누르는 선우의 무게가 어지간히 괴로웠었던 것 같았다.
"일어서"
선우는 누워있는 주소양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선우의 말에 주소양은 몸을 부르르 떨더니 이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주르르르
몸을 일으키자 아랫도리에 고여있던 소변들이 그대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이 마치 실금을 하는 것 같아 주소양은 얼굴을 붉혔다.
"오줌싸개."
선우는 그 모습을 보며 한마디 내뱉었다.
그의 말을 듣자 주소양의 얼굴이 능금처럼 더욱 붉어졌다.
수치심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주소양은 고개를 푹 숙였다.
도저히 얼굴을 들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내해."
선우는 그런 그녀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 할 말만을 하였다.
선우의 말에 주소양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천월궁 내부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그런 주소양의 뒤를 천천히 뒤따라갔다.
**********
천월궁 내부
"당서윤은 어디있지?"
천월궁 내부로 들어간 선우는 주소양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지..금.쯤...딸아이의 방에 있을 거예요."
선우의 물음에 그녀는 우물거리며 말을 이었다.
`허어`
선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속으로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가 알던 천검후와는 전혀 다른 인간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장삼의 기억 속에 천검후는 언제나 우아하면서 고아하고 기품이 가득 차있는 아름다운 귀부인이었다.
거기다 무공까지 고강하여 왠지 모를 위압감을 풍기던 그녀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저 겁에 질린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좀더 반항할 줄 알았는데 말이야.`
아무래도 작열독을 이용해 정신을 무너뜨린 것이 주요한 듯 보였다.
얼마나 끔찍했으면 저 자존심 강한 귀부인이 몸소 스스로를 낮추고 순종하겠는가?
선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웬만큼 나쁜놈이 아니면 작열독 사용은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선우는 문뜩 이상함을 느꼈다.
천월궁 내부를 걸은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아함을 느낀 선우는 주소양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궁내에는 누가있지?"
".....딸과 당 소저 그리고 저 뿐이에요."
선우의 물음에 주소양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거짓은 아니겠지?"
선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다시금 되물었다.
"진..진짜예요.. 제발..믿어..주세요."
그러자 주소양이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하듯 입을 열었다.
`흐음`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속으로 생각에 잠겼다.
반응을 보건대 아무래도 궁내에는 사람이 없는 듯하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째서 사람이 없을까?
이 큰 천월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의 제자가 필요할 것이다.
하다못해 사용인이라도 말이다.
그런데 사람이 없다니 의심 들었다.
"왜 사람이 없지?"
선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의심스럽다는 듯 되물었다.
"......모두 내보냈어요."
그녀는 선우의 물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왜지?"
선우는 모르겠다는 듯 그녀에게 되물었다.
"........당 소저의 납치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요."
그녀는 지은 죄가 있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찬찬히 이유를 말해주었다.
결국 완전범죄를 위해 범행 장소를 비워버린 듯 하였다.
아무리 제자라지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알 수 있으랴
혹여 실수라도 말을 흘릴 경우 무척이나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예상한 그녀는 제자들을 모두 내보낸 듯싶었다.
`호오`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만약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선우의 입장에서는 호재였기 때문이다.
주소양을 죽이지는 않았지만, 오줌을 지리게 하고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쥐어팬 것을 어떻게 수습할까 걱정하던 차였다.
그녀의 입을 막는다해도 결국 이 사태를 지켜본 이가 있다면 소문이 날 게 뻔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궁내에 사람이 없다니!?
그 말인즉슨 주소양과 이예설의 입만 막으면 이 모든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나쁘지 않았다.
무척이나 말이다.
선우는 고심하기 시작하였다.
주소양과 이예설의 입막음을 할 만한 방법을 말이다.
********
이예설은 가만히 앉아있는 당서윤은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백옥같은 피부, 별빛보다 빛나는 눈동자, 오똑한 코 , 매혹적인 입매까지 마치 천상의 상제(上帝)가 한 땀 한 땀 공들여 조형한 듯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혀를 찼다.
세상에 어쩜 이리 아름다운 이들이 많은지 모르겠다면서 말이다.
그때였다.
껌뻑 껌뻑
당서윤이 갑자기 눈을 빠르게 껌뻑거리기 시작하였다.
`뭐지?`
그 모습에 이예설은 의아한 듯 그녀를 더욱 유심히 쳐다보았다.
껌뻑 껌뻑 껌뻑
그러자 이내 껌뻑거리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이예설은 의아함이 들었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게 있다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탁 탁 탁 탁
그녀는 재빠르게 손을 들어 그녀의 마혈을 풀어주었다.
"푸하"
그러자 그녀는 크게 숨을 내쉬고는 이예설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측간에 가고 싶어요."
당서윤은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참으세요."
그녀의 요구를 이예설은 단호히 거절하였다.
지금은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를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함부로 그녀를 데리고 이동할 수는 없었다.
"못 참을 것 같아요. 사실 아까 마혈을 짚혔을 때부터 계속 참고 있었어요."
이예설의 말에 당서윤은 무척이나 간곡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흐음`
그녀의 말에 이예설은 고민에 빠졌다.
그녀가 마혈을 짚힌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만약 그때부터 지금까지 참고 있었다면 꽤나 곤혹스러울 것이 분명하였다.
"제발요, 이러다 그대로 지릴 것 같아요."
당서윤은 이예설을 바라보며 애원하듯 말하였다.
"후우"
그말을 들은 이예설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신 같이 가요."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잡아끌고는 말을 내뱉었다.
"고마워요!"
그녀의 말은 들은 당서윤은 활짝 웃으며 감사를 표하였다.
********
측간에 도착한 당서윤은 재빠르게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이예설 또한 그녀의 뒤를 따라가려고 하였다.
그때였다.
"설마 안까지 따라오려는 것은 아니겠죠?"
당서윤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이예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당연히 안까지 들어가야죠."
그녀의 물음에 이예설은 당연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측간 안에는 창도 없고 따로 문도 없는데 굳이 따라오실 필요가 있을까요?"
그녀의 말에 당서윤은 의아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흐음"
당서윤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그녀 말대로 측간에는 창도 없었고 문도 없었다.
게다가 측간 벽은 단단한 원목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내력도 없는 여자의 힘으로는 부술 수 있을 리 없었다.
당서윤이 아무리 애를 써도 탈출할 만한 곳이 없는 것이다.
"금방 갔다 올 테니까 걱정 말고 기다리고 있으세요."
당서윤은 그녀에게 말을 마친 뒤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이예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측간 입구쪽에 서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일각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녀는 나올 기색이 없었다.
"당소저!"
이예설은 혹시나 싶어 당서윤을 불렀다.
하지만 측간 안은 침묵만이 감돌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당소저!"
그녀는 못 들었을까 싶어 다시금 당서윤을 불렀다.
하지만 여전히 측간 안에는 침묵만이 감돌 뿐이었다.
이예설은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쾅
재빨리 측간의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측간 뒤편에 뻥 뚫려있는 작은 구멍을 말이다.
이예설의 얼굴이 거무죽죽하게 변하였다.
*********
"하아...하아..하아."
당서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쉴새 없이 달리기 시작하였다.
호흡을 고를 법도 하건만 그녀는 그럴 여유가 없는지 더욱더 속도를 낼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후아..후아..후아"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머지않아 호흡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후우"
이내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로 거리를 벌렸으면 쉽사리 쫓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바보`
그녀는 이예설을 생각하며 코웃음을 쳤다.
설마하니 자신을 이토록 쉽게 놓아줄지는 생각지도 못하였기 때문이다.
`하긴 설마 독이 남아있을 줄 예상이나 했겠어?`
온 몸에 숨겨둔 암기나 독이 있나 철저히 검사를 받은 그녀였다.
그 결과 꽤나 많은 암기와 독들을 모두 압수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행히 들키지 않은 독이 있었는데 바로 신발 굽 쪽에 넣어둔 수화독(水和毒)이었다.
수화독(水和毒)은 평소에는 그저 독성을 띠지 않으나 물에 닿는 즉시 독성을 갖게 되는 특이성을 갖추고 있는 독이었다.
이런 특이한 성질 때문에 무척이나 보관이 유리하였는데 이 보관성이 이번에 단단히 한몫한듯싶었다.
측간에 도착한 당서윤은 측간 뒤쪽 벽에 수화독을 바른 뒤 침을 뱉어 벽을 녹여버린 것이었다.
덕분에 당서윤은 이예설의 손길에서 이렇듯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숨을 다고른 당서윤은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이예설이 쫓아오기전에 숨을 만한 곳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당서윤은 머지않아 조그마한 창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
끼이이이익
그녀는 창고를 열어 내부를 확인해보았다.
창고 내부에는 수많은 항아리들의 모습이 보였다.
당서윤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항아리를 슬며시 열어보았다.
끼이이이익
그리고 그곳에는 곡식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꽤나 괜찮은 은신장소를 찾은 까닭이었다.
쿵
그녀는 뒤로 돌아가 창고의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다시금 뒤로 돈 후 수많은 항아리들을 쭉 둘러보았다.
당서윤은 안쪽에 있는 항아리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한 손으로 뚜껑을 올려 들고는 그 안으로 몸을 쏙 넣어버렸다.
커다란 가슴이 살짝 걸리긴 하였지만 워낙 늘씬한 몸매라 들어가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또하 밑에는 온갖 곡식들이 깔려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몸을 파묻었다.
그다음 올려 들고 있던 뚜껑으로 항아리 입구를 천천히 막아버렸다.
항아리는 단단히 밀봉되었다.
"후우"
당서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이곳에 숨어있다면 찾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워낙 작은 창고라 눈에 띄지도 않았고 수많은 항아리가 있기에 그녀가 있는 곳을 특정해서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만약 이예설이 항아리를 열어본다해도 그대로 곡식 안으로 머리까지 파묻어버린다면 감쪽같이 속여넘길 수 있으리라
어느정도 마음이 놓인 당서윤은 만류귀원신공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구결에 따라 내력을 이동시키기 위해 단전에 녹아있는 내력에 집중을 하였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아무리 집중해도 내력이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하아"
그녀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내공을 금제한 수법이 너무나 고강한 듯싶었다.
천하의 만류귀원신공으로도 내력이 안 움직이니 말이다.
그녀는 골머리를 싸맸다.
이대로 가다간 짐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우가 홀로 쳐들어온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한 그녀였다.
적어도 선우에게 짐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납치당한 사실만으로도 부끄럽고 미안하건만 어찌 짐을 자처할 수 있으랴
"후우"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세워뒀던 계획을 전면 수정하였다.
만류귀원신공으로 내력의 금제를 푼다면 이예설을 인질로 잡아 협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제가 안 풀리니 그 계획은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렸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선우에게 도움이 될만한 방법을 말이다.
그녀의 고민이 점점 짙어져 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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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끼이이익
갑자기 당서윤의 귓가에 거슬리는 음색이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문 여는 소리!?`
그렇다.
창고의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두근 두근
그녀의 심장이 콩닥 콩닥 뛰기 시작하였다.
`설마 들켰나?`
하지만 이내 그녀는 도리질을 쳤다.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달려온 그녀였다.
들킬 리가 없었다.
뚜벅 뚜벅
그때였다.
창고 안에 발자국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두근 두근
그 발소리에 맞춰 당서윤의 심장박동 수 또한 커져가기 시작하였다.
스으응
그리고 이내 또 다른 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자극하였다.
그 소리는 항아리의 뚜껑을 옆으로 여는 소리였다.
탁
그리고 뚜껑을 그대로 내려놓는 소리가 다시금 귓가를 자극하였다.
두근 두근 두근
당서윤의 심장소리가 더욱 커지기 시작하였다.
스으응
탁
스으응
탁
뚜껑을 여는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였다.
그만큼 당서윤이 숨어있는 항아리와 위치가 가깝다는 증거이리라
스으응
탁!
그리고 이내 그녀의 코앞에서 뚜껑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앞에 있다!`
당서윤은 깊이 곡물 속에 몸을 쪼그리고 머리를 파묻었다.
그리고 속으로 빌고 빌었다.
제발 이대로 지나가 달라고 말이다.
스으응
그때였다.
당서윤이 숨어있던 항아리가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당서윤은 호흡조차 멈춘 채 이 상황이 지나가길 빌고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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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탁
이내 뚜껑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후우`
그 소리를 들은 당서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도 지나간듯 싶었기 때문이다.
쾅!
그때였다.
쩌저적
갑자기 항아리 내부에 거대한 충격파가 전해지더니 이내 순식간에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쾅!
쨍그랑
다시금 충격파가 그녀를 덮쳤고 항아리는 완전히 부숴져 그대로 터져버렸다.
곡물들이 흘러내리고 그 안에 숨어있던 당서윤 또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크윽"
갑작스러운 충격에 당서윤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
"어멋, 여기 있었네요."
그때 귓가에 들려오는 굉장히 익숙한 목소리에 들려왔다.
당서윤은 그 목소리를 따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살기를 가득 품은 이예설의 얼굴이 보였다.
"잘도 도망치셨네요."
당서윤을 바라보는 이예설의 얼굴을 마치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져있었다.
당서윤의 안색이 파리하게 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