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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35화 (136/1,419)

〈 135화 〉 136.무(無)의 세계에 들어가다-1

팍 팍 팍 팍

"하아..하아..하아.."

요랑은 바닥에 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으엑!"

"누가 요령 피우래? 빨리 안파?"

어느새 다가온 음양마가 바닥에 앉아 있던 요랑을 그대로 차버렸다.

요랑은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날아갔다.

"씨..잉!"

요랑은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내었다.

저 인간은 눈물을 보이는 순간 재수없다며 더욱 패버렸기 때문이다.

요랑은 앞으로 이동한 후 다시금 땅을 파기 시작하였다.

팍 팍 팍 팍

요랑은 지금 땅을 파고 있었다.

그것도 터무없이 깊은 깊이로 말이다.

"더 빨리 파."

음양마는 땅을 파는 요랑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팍 팍 팍 팍

그의 말을 들은 요랑은 내단에 있는 기운까지 끌어와 땅을 파기 시작했다.

팍 팍 팍 팍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요랑은 자신의 키의 수어 배에 이르는 깊이의 구멍을 팔 수 있었다.

"이제 그만 파"

그때였다.

위에 음양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푸덕

음양마의 목소리에 긴장이 풀린 것인지 요랑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아..하아..하아.."

요랑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빨리 처올라와!"

그때

위에서 다시금 윽박지르는 음양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극"

그 목소리에 요랑은 눈물이 핑 도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열심히 구멍을 팠는데, 칭찬은 커녕 윽박만 지르니 설움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선우는 수련을 한다면서 토굴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요랑 또한 그런 선우를 따라 들어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눈앞의 늙은이가 그녀의 앞을 막아버렸다.

따로 할일이 있다며 요랑을 끌고 공동 구석퉁이로 끌고갔다.

그리고 그가 내뱉은 말은 무척이나 간단했다.

[파.]

그렇다.

다짜고짜 그녀에게 땅을 파라고 시킨 것이다.

처음에 요랑은 자신이 왜 그런 일을 하냐며 그에게 반항하였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음양마에게 죽기직전까지 맞았다.

이러다간 정말 죽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다행히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주먹질을 멈춘 음양마 덕분에 요랑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녀는 꼬박 이틀을 기절해있었다.

이틀만에 눈을 뜬 그녀는 깨달았다.

눈앞의 늙은이는 선우나 당대부인처럼 그녀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깨어난 그녀를 보며 음양마는 중얼거렸다.

명줄도 길다면서 말이다.

그말을 들은 요랑은 온몸을 벌벌 떨었다.

그말은즉슨 죽든 말든 신경 안쓰고 분이 풀릴 때까지 팼다는 소리가 아닌가

그날 이후 요랑은 덜덜 떨면서 음양마가 처음 말한대로 땅을 파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삼일 째가 되는 오늘이 되서야 음양마는 그만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그렇게 열심히 팟것만 아직도 윽박을 지르니 짜증과 설움이 동시에 일어났다.

"내가 내려갈까?"

다시금 위에서 음양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다다닥

그의 말에 요랑은 다시금 재빨리 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또 다시 생사의 기로에 놓이고 싶지는 않았기때문이다.

********

"흐흐 좋구만 좋아."

요랑이 파놓은 구멍을 보며 음양마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듯 한 미소를 지었다.

사람 하나 누울만한 구멍을 저렇게 깊은 곳까지 파내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처음에는 부드러운 흙이 주요하였지만 밑으로 내려갈수록 땅의 강도는 더욱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리도 완벽히 파놓으니 무척이나 흡족하였다.

"야, 짐승"

음양마는 요랑을 불렀다.

"히익"

그의 목소리를 들은 요랑은 놀라 비명을 질렀다.

"잘했다. 개똥도 쓸데가 있다더니 네가 딱 그짝이구나."

음양마는 요랑에게 나름의 칭찬을 하였다.

'개새끼'

물론 요랑에게는 약올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칭찬을 해줄거면 제대로 해줄 것이지 무슨 말을 저따위로 한단 말인가

요랑은 선우가 너무나 보고싶었다.

마음껏 안기고 어리광 부리고 싶었다.

"저..기"

요랑은 간신히 용기를 내어 입을 떼었다.

"뭐냐?"

"선...우...언제나와....요?

그녀는 어색한 존댓말을 쓰며 음양마에게 물었다.

"미물답게 멍청하구나, 내가 그걸 어찌 알겠느냐?"

그녀의 물음에 음양마는 이해가 안된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건곤대나이의 구결을 이미 주었다. 저걸 제대로 익혀 나오는 것은 오로지 본연의 몫이지."

말그대로였다.

이미 음양마는 선우에게 건곤대나이의 구결을 전수해주었다.

그것을 제대로 터득해내는 것은 오로지 본연의 몫이었다.

"그..런데.. 땅은 왜 팠어...요?"

그녀는 다시금 궁금한 것을 물었다.

아무래도 단순히 묻는 것 정도로는 주먹을 들어올리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음 수련 단계이니라."

그녀의 물음에 음양마가 짧막하게 답하였다.

"저 녀석에게 무(無)의 세계를 체험시켜줄 최고의 수련장이지.흐흐흐흐"

말을 마친 음양마는 음침하게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으으으으,...기분나빠'

그 모습을 본 요랑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저 늙은이를 볼떄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성격이 정말 나쁜 듯 보였다.

아마 저 수련장도 정상적인 것은 아니리라

그녀는 시선을 돌려 선우가 들어있는 토굴을 바라보았다.

그가 들어간지 벌써 오일이란 시간이 흘렀것만 그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빨리 나와, 선우야아'

요랑은 그런 선우를 그리워하며 애타게 그를 찾았다.

**************

토굴 안

"으윽"

손날로 바위를 내려친 선우는 비명을 질렀다.

손날쪽에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선우는 손을 들어 손날쪽 바라보았다.

손날 부분은 푸르뎅뎅한 모습으로 퉁퉁 부어있었다.

아무래도 안쪽에 또다시 피멍이 든 모양이었다.

"후우 후우"

선우는 화끈거리는 손날 부분에 입김을 불어넣었다.

아무래도 이번에도 실패인 듯 하였다.

"하아"

선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건곤대나이를 배우기로 결심한 이후

음양마는 다짜고짜 선우에게 건곤대나이의 구결을 불러주었다.

음양마의 성격답지 않게 몇 번이고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씩 풀어서 말이다.

그리고 선우가 구결을 다 외우자마자 그대로 토굴 안으로 밀어넣어버렸다.

수련을 해야한다면서 말이다.

음양마가 선우에게 제시한 수련법은 간단하였다.

전에 옥령을 뉘어놨던 거대한 바위를 손날을 이용하여 두동강 내는 일이었다.

선우는 처음에 코웃음을 쳤다.

바위따위를 부수는 것이 뭐가 어려운 일이라면 말이다.

이미 절대지경이라고 불리우는 화경에 도달한 그였다.

바위가 아니라 산을 부수라해도 행할 능력이 되것만 무슨 바위란 말인가

하지만 음양마는 그런 선우의 비웃음을 산산히 부숴버렸다.

음양마는 토굴에 들어가기 전 선우의 내공을 금제시켰다.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내력은 고작 오년 치 정도 밖에 안되는 양이었다.

보통 한 갑자를 육십 년치 내력이라고 부른다.

선우에게는 삼갑자에 이르는 내력을 가지고 있었다.

년수로 따지면 백팔십년 치의 내력을 말이다.

그런데 삼 갑자의 이르는 어마어마한 내력이 고작 오년 치로 제한 된 것이다.

선우는 말도 안된다며 항의를 하였다.

어찌 오년 치정도의 내력으로 이 거대한 바위를 부순단 말인가

하지만 음양마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선우를 토굴로 던져버렸다.

선우는 울며겨자먹기로 수련을 이어갈 수뿐이었다.

하지만 벌써 오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선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

바위는 여전히 평평한 외형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부숴질 기미따윈 전혀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선우는 지금 여러모로 극한의 상황에 몰려있었다.

오일 동안 선우는 물을 제외하고는 무엇하나 먹지를 못하는 것은 물론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하였다.

극한의 상황에 몰려야 집중력이 올라간다는 음양마의 철학 때문이었다.

선우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까지 피폐해질 정도로 건곤대나이에 집중하였것만 실마리 하나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마리조차 주지 않은 음양마에 대한 원망이 떠올랐다.

"후우"

선우는 한 숨을 한 번 내쉬고는 다시금 정신을 잡았다.

하지만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어찌되었든 자신은 건곤대나이를 익혀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히 거쳐가야는 관문이라는 생각을 하며 선우는 눈을 감았다.

그는 머리속으로 수도 없이 건곤대나이의 구결을 되뇌었다.

건곤대나이는 내력 운용의 최정상에 선 기술이었다.

그렇기에 건곤대나이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세밀하기 그지없는 내력 운용을 필요하다고 하였다.

선우는 건곤대나이의 구결에 따라 천천히 오 년치 내력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단전에 있던 내력이 천천히 움직이더니 이내 혈도를 타고 움직였다.

혈도를 타고 움직이던 내력이 이번에는 어깨를 타고 손날 부분으로 이동하였다.

손날 부분에 다시금 내력이 서리기 시작하였다.

휘익

선우는 다시금 바위를 향해 손날을 휘둘렀다.

"으윽"

하지만 여전히 선우의 손만 아플 뿐 바위는 요지부동이었다.

선우는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이 바위를 부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애초에 오년 치 내공만으로 부술 수 있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의 머릿속에 여러가지 상념들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달리하여야했다.

분명 건곤대나이의 구결을 이용하여 내력을 움직였것만 바위는 요지부동이었다.

그저 구결에 따라 내력을 운용하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선우는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었다.

그리고 음양마가 해주었던 말들을 되뇌였다.

그는 말하였다.

오년 치도 필요없다고

일년 치만 되어도 충분히 바위를 부순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름의 아량을 베풀어 딱 오년 치정도만 금제를 가하였다고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이다.

일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모은 자연 기를 그리 하찮게 여기니 말이다.

그는 말하였다.

너 또한 다른 이들과 다르지가 않다고 말이다.

그렇기에 건곤대나이를 익혀야 한다고 말이다.

그는 말하였다.

내력을 극대화 시켜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건곤대나이를 익힐 수 없다고 말이다.

그의 말을 떠올리자 선우는 의심이 들었다.

과연 자신은 지금까지 내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던 것일까?

그저 삼갑자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내력을 무식하게 때려박던 것이 아닐까?

고심하고 또 고심하였다.

선우는 천천히 건곤대나이의 구결에 따라 내력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몸 속에 있는 감각에 최대한 집중하여 내력의 움직임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였다.

처음에는 단전이었다.

작고 아주 미약한 기가 단전에 웅크리고 있었다.

오 년치 내력일 것이다.

단전에 있던 내력이 혈도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더니 이내 팔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팔에 도착한 내력은 다시금 손날로 이동을 하였다.

손날 부분에는 내력이 서렸다.

선우는 손날에 서린 내력에 집중하였다.

더욱 더 집중하였다.

그리고 깨달을 수 있었다.

손날 부분에 넓게 퍼져있는 기의 형체를 말이다.

이거였다.

많은 사람들이 내력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던 이유는 말이다.

정답은 밀집도였다.

밀집되지 못한 내력으로 인해 파괴력이 분산된 것이다.

선우는 다시금 정신을 집중하였다.

그리고 넓게 분포하고 있던 기의 형체를 손날 모양으로 밀집시기키 시작하였다.

원리는 강기를 극한으로 압축시키는 검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밀집......밀집.......밀집.'

그렇게 얼마나 밀집시켰을까

넓게 분포하고 있던 오년 치 내공이 손날 모양과 딱 맞게 밀집 되었다.

선우는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음양마가 어째서 손날 부분으로 바위를 부수라고 하였는지 말이다.

면적이 얇으니 더욱 밀집시키기가 편하였다.

아마 주먹이나 손바닥처럼 면적이 넓은 곳이었다면 원리를 알아낸다하더라도 밀집시키는데 상당히 힘들었으리라

선우는 평평한 바위에 다가갔다.

쇄액!

그리고 손날을 세운 후 빠르게 바위를 내려쳤다.

콰쾅!

손날이 바위에 닿자 폭음과 함께 바위가 부숴져나갔다.

완전히 두동강이 난 것이다.

선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아무래도 한계가 온 듯하였다.

건곤대나이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긴 하였지만 몸이 지쳐버렸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였다.

이정도 성과라면 잠에 든다해도 음양마는 혼쾌히 용서해주리라

선우는 눈을 감았다.

이제 잠에 빠질 시간이었다.

그때였다.

"으으윽"

옆구리 쪽에 상당한 고통이 몰려들었다.

"누가 처자래?"

눈을 떠보니 언제 온것인지

음양마가 발을 들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옆구리를 발로 가격한 듯 싶었다.

"바위를 두동강 내지 않았습니까?."

"잘했다, 근데 왜 자?"

"네?"

선우는 어이없다는 듯 그에게 물었다.

바위를 두동강내면 자게해주는 것이 아니던가?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수련 끝날 때까지 못 잔다고."

"지금 수련이 끝나지 않았습니까?"

선우는 나름의 항변을 하였다.

"무슨 소리야? 이제 시작인데?"

음양마는 그런 선우를 보며 귀여워죽겠다는 듯 한 미소를 지었다.

오싹

선우는 순간 등골에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았다.

"따라와 새끼야."

꽈악

음양마는 그대로 선우의 머리채를 잡았다.

질질

그리고 그대로 끌고 나오기 시작하였다.

"아악....잠..잠깐만요! 잠깐만!"

선우는 머리채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머..머리 빠져요!"

하지만 음양마는 선우의 비명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대로 그를 끌고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우는 공동으로 나올 수 있었다.

"선우야!"

그리고 그런 선우를 반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랑이었다.

"요랑아!"

선우 또한 요랑의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그녀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하지만 둘의 재회는 오래가지 않았다.

휘익

음양마가 선우를 그대로 요랑이 파두었던 구덩이에 던졌기 때문이다.

으아아악

철푸덕

어찌나 구덩이가 깊은지 선우는 한참을 떨어지고 나서야 바닥에 닿을 수 있었다.

선우는 그대로 위를 올려다보았다.

위에는 선우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있는 음양마의 모습이 보였다.

"무(無)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말을 마친 음양마는 흙덩이들을 구덩이에 한 번에 몰아넣기 시작하였다.

"잠..잠깐!"

선우는 황급히 입을 열어 그를 말리려고 하였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그의 머리 위에는 수많은 흙덩이들이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발'

선우는 속으로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그대로 흙덩이 속에 파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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