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6화 〉 127. 용봉들을 털어먹었다-2
만금전장 균현지부
균현지부장 왕기성은 지금 무척이나 흥분한 상태였다.
최근 애첩으로 맞이한 애월이와 오랜만에 거사를 치루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너무나 바빠 그녀를 안지 못한 것이 한이었다.
집무실에도 업무를 볼 때도 그녀의 탐스러운 젖가슴과 육덕진 둔부가 아른거려 집중을 못하지 않았던가
지금 그 모든 한을 풀어버릴 시간이었다.
"흐흐흐흐흐 애월아"
왕기성은 오전 오후 업무를 전부 끝내버린 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기로 그녀의 비부를 콕콕 찌를 생각을 하니 양물이 절로 들썩였다.
그는 박자를 타며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집으로 갈 시간이었다.
그때였다.
타탁 타탁 타탁
어디선가 다급히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벌컥
문이 열리고 균현지부의 부지부장인 황삼이 들어왔다.
"지부장님 급보입니다!"
황삼은 다급히 왕기성을 불렀다.
"꺼지거라, 나는 지금 퇴근시간이야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느니라."
하지만 왕기성은 황삼의 말을 듣지도 않고 끊어버렸다.
자신은 이미 할일을 다끝내지 않았던가
그가 어떤 말을 해도 듣지 않으리라
"정말로 큰일이란 말입니다!"
"두어라 , 오늘은 만금전장주님께서 직접 방문한다해도 꾀병을 부리고 잠적할 것이다."
왕기성은 황삼에게 자신의 의지를 표출하였다.
"지금 용봉지회의 후기지수들이 돈을 빌리러 왔단 말입니다!"
".............."
그 말을 들은 왕기성은 그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였다.
"농담이지?"
한참을 멍 때리던 그가 입을 열었다.
"진심입니다!"
"이런 제기랄!"
왕기성은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아무래도 오늘도 애월이와의 합방은 물건너 간 듯 싶었다.
"안내해 새끼야!"
왕기성은 황삼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분은 풀리지 않았다.
황삼은 그의 성격을 아는지 조용히 안내할 뿐이었다.
*********
"빌려왔어요."
이예설이 대표로 나서서 선우에게 전표 뭉치를 건네었다.
전표는 전부 천냥짜리였다.
선우는 그녀에게 건네 받은 전표 뭉치를 하나 둘 넘겨가며 세기 시작하다.
사삭 사삭
"하나.둘..셋..다섯...열...스물...서른...쉰"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우는 그들이 넘긴 전표를 전부 확인할 수 있었다.
정확히 오만냥이었다.
선우는 액수를 확인한 선우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일이 잘 풀린 듯 했기 때문이다.
신분패와 수결만 있으면 얼마든지 빌릴 수 있다고 말은 했지만 설마 이 많은 액수를 이렇게 빠르게 대출 받을 줄은 몰랐다.
아마 균현지부장이 화통한 성격인 듯 하였다.
"정말...그녀를 원상태로 되돌리 수 있는 건가요?"
이예설은 의심가득 한 시선으로 선우를 바라보았다.
전만해도 선우의 무자비한 폭력에 말 한 번 못 건낸 그녀였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고 진정이 좀 됐는지 다시금 선우에게 말을 걸어왔다.
"걱정마, 내가 책임지고 그녀를 원래대로 돌려놓을테니까"
선우는 그녀의 의심에 대수롭지 않은 듯 답하였다.
어차피 요랑은 자가재생능력이 있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몸에 난 자상을 대부분 회복했을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자신이 독왕이고 독왕이 자신인데 무슨 걱정이겠는가
선우는 수중에 오만냥이라는 거금이 들어온 것을 다시금 상기하였다.
솔직히 더 뜯어내려면 더 뜯어낼 수도 있겠지만 이정도가 딱 적정한 선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들과 척을 지지않는 최소한의 선 말이다.
당가라는 은신처를 마련해놓은 상황에서 정파의 거대세력들과 시비가 붙는 것은 선우의 입장으로서는 사양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물론 그들에 의해 요랑이 죽었다면 이정도선에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정파의 거대세력들과 척을 지는 한이 있었도 그들을 전부 죽여버렸으리라
결과적으로 주범인 이예설은 양볼이 터져나가 피고름이 줄줄 흘릴 지경으로 만들었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실금을 지리는 수치까지 보이게 되었다.
요랑만큼 고통스럽진 않았겠지만 목숨보다 자존심을 먼저 챙기는 그녀의 입장에서는 당장이라도 혀를 깨물고 죽고싶을 정도의 수치이리라
거기다 방관하고 있던 모든 후기지수들에게 각 각 삼천냥이라는 거금까지 빼앗을 수 있었다.
이정도면 그래도 어느정도 정신적인 위자료정도는 되리라
'이걸로 요랑이 당과랑 월병이나 마음껏 사줘야겠다.'
선우는 그렇게 속으로 다짐한 후 그들을 둘러보았다.
모두가 세가와 문파 몰래 돈을 빌렸다는 사실을 상기한 것인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
분명 귀환하는 즉시 불호령이 내려지는 것은 물론 돈의 출처를 물을 것이 분명할 것이다.
선우는 측은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본 후 입을 열었다.
"남은 오 백냥은 본가로 귀환하기 전에 결혼 예물을 사서 당가로 보내놔."
만약 오백냥을 그대로 들고 본가나 문파로 귀환할 경우
전부 빼앗겨 버릴 것이 자명하였다.
선우는 그들이 그런 사실을 모를까 두려워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악마같은 새끼'
'쓰레기같은 놈'
'돈귀신 같은 새끼'
'난 이제 죽었다...'
선우의 말을 들은 용봉들은 속으로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오만냥이나 챙긴 인간이 오백냥이 떼먹힐까봐 저런 말을 덧붙이니 짜증이 치밀어올랐기 때문이다.
"뭘 꼬라봐?"
선우는 용봉들의 불손한 시선을 눈치챘는지 거친 말을 내뱉었다.
흠칫
선우의 거친 말에 겁을 집어먹은 용봉들은 허겁지겁 눈을 내리깔았다.
괜시리 트집 잡히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럼 다들 나가봐. 입 단속하는거 잊지말고"
선우의 말을 끝으로 용봉들은 하나 둘씩 뒤를 돌아 나가기 시작하였다.
아마 속으로는 사문에 어떤 변명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였다.
"야"
선우의 손가락이 이예설을 가리켰다.
"너는 남아있어."
"어쨰서!?"
선우에게 지목 당한 이예설은 놀라 되물었다.
"가해자가 이대로 가면 섭하지."
선우의 말에 그녀의 얼굴이 파리하게 질려버렸다.
이 남자는 아무래도 이정도로 끝낼 생각이 아닌 듯하였다.
********
선우는 탁자에 앉아 이예설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에는 어떠한 감정 또한 내비치지 않았기에
이예설은 불안에 떨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할 생각인 것인가
"너도 돈으로 끝낼 줄 알았어?"
방관만 하던 용봉들과 실질적인 피해를 입힌 이예월은 차원이 달랐다.
그저 돈으로 무마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나리라
"뭘 원하는거죠?"
이예월은 체념한 듯 그에게 물었다.
이 남자 원한다면 자신은 무엇이든 해야했다.
몸을 내어달라면 몸을 내어주어야 했고 돈을 달라면 돈을 주어야했다.
자신에게 선택지는 없으리라
이 사실을 은폐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리라
선우는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기 시작하였다.
그 시선을 느낀 이예설은 절망하였다.
이 남자 분명 자신의 몸을 탐내고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이예설은 설움이 몰려들었다.
용봉들 앞에서 개처럼 처맞은 것도 쪽팔린데 실금까지 했던 그녀였다.
아마 오늘 일이 비밀로 부쳐진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머리에는 실금이나 하는 오줌싸개로 각인 될 것이 분명하였다.
그런데 그 모든 수치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고난은 끝이 아닌 듯 싶었다.
눈앞의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하였다.
이 남자는 자신의 정절을 노리는 것이리라
이예설은 소름돋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남자는 전부 짐승이라고 하였던가
눈앞의 남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천제일미라는 독서시 당서윤의 정혼자라지만 어디 열여자 마다하는 남자가 있던가
그는 자신을 덮칠 것이고 자신은 참혹하게 윤간 당할 것이다.
처음부터 이상했다.
왜 자신 혼자만 남으라 했겠는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여유롭게 자신을 강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는 그녀를 끌고 그대로 이 층 독채로 끌고 갈 것이다.
그곳에서 자신이 건네준 당가 특유의 빛깔을 자랑하는 녹의를 찬찬히 벗길 것이다.
한 올 한 올 천천히 말이다.
거기다 그녀는 요실금으로 젖어버린 고의를 버려버린 참이었다.
아랫도리에 아무것도 없다는 소리였다.
그는 그런 그녀를 보며 말할 것이다.
음란하기 짝이 없는 계집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대로 그녀를 눕힌 후 그녀의 알몸을 마음껏 감상할 것이다.
미끈하게 빠진 두다리와 알맞게 부풀어오른 양 가슴 그리고 잘록한 허리 마지막으로 적당한 크기를 자랑하는 사과모양의 둔부까지 말이다.
상상만해도 끔찍하였다.
이십년간 고이 간직해온 순결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아마 그는 아무도 접근한적 없는 그녀의 가장 은밀한 부위에 접근하여 모든 것을 망쳐 놓을 것이다.
그녀의 눈가에 물기가 젖었다.
이렇게 한 송이 꽃이 꺾이게 되는 것이다.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으랴
'아...적어도 처음은 사랑하는 이에게 주고 싶었는데..'
그녀는 속으로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었다.
"마음대로 해요! 몸을 탐하든 젖가슴을 탐하든 마음대로 하라구요! 대신 이것만큼은 알아두세요 몸은 가질 수 있어도 제 마음은 못 가져요!"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는 선우를 향해 외쳤다.
그녀가 할 수있는 마지막 저항이리라
"정신 나갔냐?"
물론 선우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말이었지만 말이다.
갑자기 무슨 소리란 말인가
"너 변태야?"
선우는 그녀에게 담담히 물었다.
아까 후두려 팰때 너무 세게 때렸는지 정신이 나간 듯 싶었다.
갑자기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시치미 뗄 것 없어요! 경험은 없지만 저는 알아요. 남자가 여자에게 단둘이 있자는 의미를요!"
"여기는 너랑 나만있는게 아닌데? 저기 요랑이도 있고 점소이도 객잔주도 있는데?"
"분명 독채를 절 끌고가 저를 거칠게 탐하겠죠."
"내가 왜?"
"제가 아름다우니까요!"
그녀는 당당히 말하였다.
맞는 말이었다.
비록 요랑이나 당서윤만큼은 못해도 그녀는 무림에서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여자였다.
"너 지금 되게 못생겼는데?"
물론 선우에게 맞아 볼이 터지기 전에는 말이다.
"뭐라구요!?"
"너 지금 니 상태를 모르는 것 같은데, 지금 얼굴이 다터져서 엉망이야, 피범벅은 물론 피고름까지 흘러내려서 징그러워."
선우의 말에 그녀는 수치심에 얼굴을 붉혔다.
"그러니까 지랄말고 옆에 차고 있는 검이나 내놔, 용미연검이라고 했던가?"
선우는 그녀가 허리에 차고 있는 용미연검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사실 선우는 제갈지아에게 이예설에 들고 있는 검이 용미연검이란 소리를 듣고 욕심이 나던 차였다.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검이라니
패왕귀면갑과 판박이 아니던가
"설마 노리던게 용미연검?"
"그럼 내가 얼굴 다 터져서 피고름 줄줄 흐르는 애를 탐내겠냐? "
선우는 그녀의 물음에 심드렁히 말하였다.
선우의 말을 들은 그녀는 부끄러움이 올라왔다.
자신 혼자서 착각하고 북치고 장구를 친 것이다.
아마 그의 입장에서는 미친년으로 보였을 것이다.
"시간끌지말고 빨리 내놔, 그것도 위자료야, 자기 몸에 칼침 놓은 물건을 뺏어다주면 육부인도 만족하겠지."
"이건 안돼요!"
이예설은 그런 선우에게 반항을 하였다.
육대기물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천하의 둘도없는 보물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런 보물을 내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럼 어떻게 할까? , 지금 상황이 가장 심각한 사람은 너야, 용봉들은 그저 방관만 하였으니 정상참작의 여지라도 있지만 너는 외숙모가 될 사람을 난도질한 패륜을 저질렀어. 과연 전 무림이 이런 사실을 알게된다면 어떻게 될까?"
"..........."
"다잃는거야, 네가 쌓아온 모든 것을 말이야. 천무맹주의 딸이라는 감투도 너를 지켜주지 못할거야. 그걸 원하는 거야?"
"............"
선우의 말에 이예설은 잠시 고민하더니 천천히 허리에 둘러져 있는 용미연검을 풀었다.
용미연검은 무림 육대기병이라고 불리울 정도의 보물이긴 하였지만 독왕의 처를 반병신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숨기는 일보다 가치있는 물건은 아니었다.
물론 용미연검이라는 기물을 빼앗긴다는 것은 뼈아픈 일이긴 하나 자신이 쌓아온 모든 기반들을 잃는 것은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만약 이사실이 알게된다면 예의범절을 세상누구보다 중요시하는 천무맹의 늙은이들이 그녀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천무맹주의 권력이양은 물건너가는 것이다.
그럴수는 없었다.
까득
그녀는 이를 갈며 선우에게 용미연검을 건네었다.
"좋아, 이건 내가 육부인이 깨어나면 전해드리지, 사과와 함께 말이야."
선우는 살며시 미소를 흘리며 용미연검을 받아들었다.
여기서 기쁜티를 내어서는 안되지만 선우는 표정관리가 안될 정도로 기뻤다.
무려 육대기보였다.
패왕귀면갑의 효과를 직접 체감한 선우입장에서는 기쁠 수 밖에 없었다.
아마 이 검으로 인해 자신은 한층 더 강해지리라
까득
그 모습을 본 이예설은 이를 갈았다.
이 남자, 분명 육부인을 핑계로 자신의 용미연검을 강탈한 것이 분명하였다.
육부인에게 전해준다는 것도 새빨간 거짓말이리라
그를 노려보는 그녀의 눈에는 분노가 서리기 시작하였다.
"뭐하냐?"
선우는 그 시선을 느꼈는지 시선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볼일 끝났으면 나가봐."
선우는 그녀를 향해 날벌레 쫓듯 손을 휘저으며 말하였다.
까득
그 모습을 본 이예설은 이를 갈았다.
'이 원한은 두고두고 갚으리라'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한 이예설은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풍천루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깊은 원한을 품으면서 말이다.
물론 선우는 그러거나 말거나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말이다.
풍천루에는 온갖 잡기들이 굴러다녔으며 선우와 요랑 그리고 풍천루주와 점소이만 남아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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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당가 집무실
당서윤과 운가려 그리고 금적화는 서류작업이 한창이었다.
사실상 서류작업을 할만한 직계 혈족들이 전멸한 탓에 그녀들은 머리를 싸매고 일을 이어갈 뿐이었다.
"하아"
당서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태생부터 무인인 그녀였다.
그런 자신이 서류더미에 묻혀있으니 절로 한숨이 나온 것이다.
"아가씨 가서 눈이라도 붙이고 오는 것 어떠세요?"
그녀의 한숨을 들은 운가려는 걱정스레 말을 걸었다.
"맞아요, 지금까지 주무시지도 않고 일하셨잖아요. 조금만 쉬고 오세요."
그녀들의 말대로 당서윤은 쉬지를 못했다.
원래라면 결재서류의 인가의 경우 선우가 담당하던 업무였다.
하지만 그는 당가를 비운 상태였기에 결재서류들은 전부 그녀의 몫으로 돌아갔다.
덕택에 그녀의 피로도는 배가 되었고 그렇기에 더욱 피곤했으리라
"그럼 눈만 조금 붙이고 올까요?"
당서윤은 그녀들의 눈치를 보며 말을 이었다.
다들 일하는데 자신만 빠진다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든 탓이리라
"네 그렇게 하세요."
"그러는게 좋을 것같아요."
운가려와 금적화는 그녀의 물음에 혼쾌히 답하였다.
그녀들이 보기에도 당서윤은 이미 한계치까지 도달한 모습이었다.
더 이상 잠을 자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리라
당서윤은 그녀들의 대답에 비척 비척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같은 상태라면 눕기만해도 잠이 들리라
그때였다.
"아가씨!"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잠깐 나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목소리의 정체는 외당 무사인 당감이었다.
"무슨 일이더냐?
그녀는 짐짓 엄한 표정으로 그에게 답하였다.
외당의 무사라는 자가 품위없이 호들갑 떠는 것이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바깥에 큰 일이 났습니다!"
번쩍
그의 말에 눈을 번쩍 뜬 당서윤은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설마 마교의 습격인 것인가?
아니면 다른 세력들의 침공인 것인가?
걱정이 앞선 그녀는 걸음걸이를 더욱 빨라졌다.
"아가씨, 같이가요!"
외당무사인 당감이 버려질 정도로 말이다.
************
"........이게 뭐지?"
당서윤은 황당한 얼굴로 말을 내뱉었다.
대체 이것들은 전부 무엇이란 말인가
"결혼예물입니다."
그녀의 앞에 있던 사내가 호쾌하게 말을 이었다.
"누구의?"
그녀는 어이없다는 듯 그에게 물었다.
대체 당가에서 누가 결혼을 했다는 말인가
"당가주님과 육부인이신 요랑님의 결혼 예물입니다."
"요랑의?"
사내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어이없는 듯 눈앞에 있는 예물들을 바라보았다.
한눈에 봐도 그 가격이 심상치 않을 것 같은 물건들이 당가 안에 차곡 차곡 쌓이기 시작하였다.
값비싸 보이는 도자기부터 시작하여 옥으로 만들어진 장식품 그리고 은으로 된 수저, 금으로 만들어진 머리핀 ,색이 곱디 고운 비단들, 그리고 각종 장신구들까지 말이다.
그녀는 눈을 의심하였다.
잠이 번쩍 깨는 느낌이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그녀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