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 120. 요랑, 약속을 지키다.
"하아...하아.."
이예설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짧은 공방이었지만 사건의 원흉인 된 계집을 전력을 쏟아 그녀를 제압하려하였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이 계집은 이예설의 공격을 여유롭게 막아낼 뿐이었다.
"그만해."
원흉의 계집, 요랑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이예설에게 말하였다.
자신이 비록 전력을 낼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그녀에게 당할 만큼 녹록하지는 않았다.
가끔씩 날카로운 공격이 들어오긴 하였지만 그녀에게는 닿을 수 없던 것이다.
"닿지 않아."
요랑은 그녀에게 진실된 사실을 말해주었다.
공격이 닿지도 않는 뭣하러 그리 죽자고 달려든단 말인가
으드득
"이이이익!"
요랑의 말에 이예설은 자존심에 상한 듯 이를 갈았다.
요랑 딴에는 포기를 종용하는 말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자신을 무시한 듯한 말투로 들렸기 때문이다.
항상 성공가도를 달려왔던 그녀였다.
최고의 후기지수들이라 불리우는 용봉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고 불리우는 그녀였다.
그런 자신이 이따위 말을 듣다니?
그것도 자신 또래에 불과한 여인에게?'
그녀의 높고 높았던 자존심에 어마어마한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간 자존심은 원망과 분노를 야기시켰다.
"그 말 후회하게 해주지."
그녀는 허리에 감싸져 있는 요대에 속을 집어넣었다.
챠릉
그리고 머지않아 요대 속에 감춰져 있던 길다란 연검을 뽑아든 후 그대로 바닥을 내리쳤다.
쾅
바닥을 내리치자 꽤나 좋은 원목으로 만들어진 풍천루의 바닥이 형편없이 부숴져버렸다.
그 모습을 보아 저 연검이 상당한 위력을 자랑한단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죽어!"
그녀는 내력을 끌어올린 후 그대로 연검에 불어넣었다.
그리고 그녀의 연검이 재빠르게 요랑의 목 향해 휘둘러졌다.
휘리릭
요랑은 재빠르게 목을 뒤로 젖힌 뒤 이예설의 연검을 여유롭게 피하였다.
상당히 빠른 검격이긴 하였지만 못 피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푹
그때였다.
갑자기 등에서 화끈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으윽!"
요랑은 저도 모르게 신음성을 내뱉었다.
'뭐야?'
요랑은 갑작스레 느껴지는 통증에 당황하여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등을 찌른 물체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요랑의 등을 찌르고 있던 물체는 이예설이 휘둘렀던 연검이었다.
연검의 날카로운 검 끝이 그녀의 등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어..어떻게?"
요랑은 등에 박힌 연검을 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분명 그녀의 검은 자신의 목을 노리고 휘둘러지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 검이 어떻게 등 뒤로 이동하여 박힌단 말인가
휘리리릭!
요랑이 그런 의문을 품고 있을 때
이예설을 재빨리 연검을 잡아당겨 회수를 하였다.
"으윽"
연검이 뽑아져 나오면서 요랑은 고통에 찬 신음성을 내었다.
"호호호 그렇게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더니 별거 없네요."
이예설은 고통에 찬 표정을 짓고 있는 요랑을 보며 고소를 머금었다.
그렇게 잘난척을 하더니 일그러진 얼굴이 볼만했기 때문이다.
"어..어떻게 된거야?"
요랑은 고통에 얼굴을 찌푸린 채 그녀에게 물었다.
"직접 한번 맞춰보시죠!"
요랑에 물음에 이예설은 연검을 휘두르며 화답을 하였다.
휘리리릭
다시 연검이 늘어나면서 요랑에게 쇄도하기 시작하였다.
요랑은 안력을 집중하여 검이 휘둘러지는 위치를 확인하였다.
'이번에는 몸통.'
위치를 보아 이번에는 몸통이 노리는 것이 분명하였다.
탁
요랑은 휘둘러져 오는 연검이 오기 직전에 맞춰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연검은 그녀의 몸통 코앞을 훑고 지나갔다.
그녀와 연검과 거리는 한 끝 차이에 불과하였다.
가까스로 연검을 피한 요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때였다.
휘리릭
그녀의 몸통 쪽을 흝고 지나간 연검의 검 끝이 마치 살아움직이는 듯이 방향을 바꾸더니 그녀의 허벅지로 향하는 것이 아닌가
푹
요랑은 갑작스레 방향이 바뀌면서 찔러들어오는 연검에 반응하지 못하였다.
"으윽!"
허벅지에 느껴지는 통증에 요랑은 눈물을 글썽였다.
아파도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아까 처럼 다시 지껄여 보세요. 뭐라고요? 닿을 수 없다고요? 호호호호"
그 모습이 그리도 즐거운지
이예설은 박장대소를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즐거웠다.
저리도 아름다운면서 강하기 그지없는 여인이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모습이 말이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거야!"
요랑은 울분에 찬듯 그녀에게 소리쳤다.
그냥 자신은 객잔에 앉아서 조용히 음식을 먹고 나갈 생각이었다.
음식의 값을 지불할 은자도 갖고 들어왔다.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자신을 괴롭힌단 말인가
"당신은 댓가를 치뤄야해요."
"무슨 댓가?"
요랑은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그녀에게 물었다.
"제 말을 거역한 댓가 그리고 주제넘게 제 손길을 저항한 댓가 마지막으로 이 용미연검(龍尾軟劍)을 꺼내게 만든 댓가를 말이죠."
그때였다.
"용미연검(龍尾軟劍)!"
잠자코 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치지봉 제갈지아가 놀라움에 괴성을 질렀다.
그 소리를 들은 용봉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향하였다.
"아니 제갈 소저 , 대체 용미연검이 무엇이길래 그리도 놀라시오?"
무당의 청명은 그녀의 반응에 의아한 듯 되물었다.
용미연검이라니 평생 처음 들어본 이름이었다.
그런데 저리도 놀란 반응이라니 궁금증이 생겼다.
그 생각은 다른 용봉들도 마찬가지였는지 모두가 그녀에게 시선을 모을 뿐이었다.
"흐음..."
시선이 모이자 제갈지아는 당혹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너무나 놀라운 사실이라 저도 모르게 소리치긴 하였지만 말해도 될지 안될지 확식히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예설이 비밀로 하고 있던 병기가 아니던가
이걸 떠벌거리며 말한다면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게 될 것이다.
"제갈 소저 , 어차피 이 소저가 직접 병기이름을 밝히지 않았소? 너무 걱정말고 소개해주시구려."
그녀가 우물쭈물하고 있자 옆에 있던 진주언가의 언도태가 그녀를 달래었다.
저 신기하기 짝이 없는 병기에 대해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맞소 , 어차피 이름만 알고 있다면 추후에 조사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오."
"맞아요, 저도 궁금하네요. 대체 어떤 병기이길래 저런 신기에 가까운 묘기를 부리는 거지요?"
언도태의 말을 필두로 용봉들이 너도나도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그들도 궁금한 것은 매한가지였기 때문이다.
"후우"
제갈지아는 한숨을 크게 내뱉었다.
아무래도 여기서 입을 닫았다간 저들의 심기 또한 상할 듯 보였기 때문이다.
"용미연검에 대한 기록은 예전에 세가 내 서고에 있는 오래된 서책에서 본 적이 있어요. 용봉 여러분들은 혹여 무림육대기보에서 대해서 아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제갈지아는 은근한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하기 시작하였다.
"무림에는 그 연원을 알 수 없는 여섯 가지의 보물이 있다고 해요. 그 여섯 가지 보물들은 보물이라는 부족할 만큼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는데, 저 용미연검은 그 여섯 가지 보물 중 하나예요.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주인이 적대심을 가지고 있는 적을 향해 검을 휘둘러지죠. 또한 그 강도와 탄성 남다르기 때문에 내력만 주입한다면 한계까지 늘어날 수 있어요."
꿀꺽
제갈지아의 말에 장내에 있는 용봉들의 목울대에서 절로 침이 삼켜졌다.
저렇게 신묘하기 짝이 없는 보물은 난생처음보았다.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검이라니
세상에 덧없는 보물이 아니던가
저런 엄청난 기물이 무림에 여섯 가지나 있다는 말이 아닌가
그들의 눈에 탐욕의 빛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제갈 소저 그러면 혹여 다른 보물들은?"
언도태가 탐욕에 물든 눈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아쉽게도 서책에는 용미연검에 대한 정보만 알 수있었어요. 다른 기보에 대한 정보는 없더라구요."
물론 거짓말이었다.
어찌 육대기보 중 하나만 서술해놓은 책이 있겠는가
그녀는 의도적으로 다른 보물들에 대한 정보를 숨겼다.
허구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용미연검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 말은 즉슨 다른 보물들도 세상에 존재한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그녀의 눈빛에 탐욕이 물들기 시작하였다.
비록 천무맹주의 금지옥엽인 이예설의 용미연검은 차지할 수 없다해도 다른 보물들은 주인이 없지 않겠는가
그녀는 세가로 돌아가는 즉시 이 사실을 윗선에 고할 작정이었다.
다른 용봉들 또한 그녀와 생각이 다르지 않았는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이예설의 용미연검을 바라볼 뿐이었다.
********
"으으윽"
요랑은 눈물은 글썽였다.
온몸이 아파도 너무 아팠다.
그녀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여기저기에는 찔린 상처가 가득하였고 피가 줄줄 흘렀으며 움직일 때마다 고통이 엄습해왔다.
회복을 하고 싶었지만 정체가 영물이라는 사실이 들킬까봐 함부로 회복도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선우가 말하였다.
자신의 정체가 탄로나게 된다면 너도 나도 달려들어 내단을 탐할 것이라고 말이다.
선우의 그런 말이 그녀를 더욱 소극적이게 만들었고 회복조차 못하게 만든 것이다.
"호호호 좀더 그 고운 얼굴에서 눈물이 나서 어떡하죠?"
이예설은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붉은 빛깔의 피로 얼룩져 있는 저 여인이 울먹이는 걸보니 금이 갔던 자존심이 회복되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이게 너와 나의 격차인거지.'
"비겁해!"
요랑은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자신이 기껏 힘을 조절하면서 싸우고 있것만 저런 요상한 검으로 자신과의 격차를 줄여버리니 절로 억울함이 묻어나왔다.
"억울하면 소저께서도 무기를 꺼내들면 되지 않나요?"
요랑의 말을 들은 이예설은 비웃음을 내뱉었다.
무림에서는 병장기의 질적인 차이도 엄연한 실력의 차이였다.
좋은 병장기를 구하기 위해 더욱 노력을 하였다면 이렇듯 밀릴 일이 없지 않겠는가
물론 용미연검은 어머니인 천검후 주소양에게 받은 기물이었지만 말이다.
억울하면 좋은 피를 이어받고 다시 태어나면 되는 것이다.
그녀는 용봉지회의 후기지수들을 선민의식을 갖춘 도련님과 아가씨들이라 칭하며 경멸하였지만 모순적이게도 그녀 또한 내면 깊은 곳에는 급을 나누어 다른 이를 깔보는 선민사상이 가득하였다.
그녀의 입장에서 저 여인은 얼굴만 반반한 천한 계집에 불과하였다.
그런 계집이 자신한테 반항하니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으득
그녀의 말을 들은 요랑은 이가 갈렸다.
솔직히 그녀의 연검은 눈으로는 충분히 인지할 정도의 속도였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방향전환을 한다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칼에 찔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녀는 고민에 빠졌다.
지금이라도 온 몸을 회복하고 저 여인의 목을 따버리고 싶은 생각이 가득하였다.
실제로도 지금처럼 방어적인 태도만 아니라면 그녀를 죽여버릴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자꾸 선우와 한 약속이 마음에 걸렸다.
그녀는 분명 선우와 약속하였다.
데려가주는 대신
보호해주는 대신
인간을 해치지 않기로 말이다.
그것도 손가락을 걸고 말이다.
선우가 말하였다.
인간끼리는 손가락을 걸고 한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고 말이다.
그 말처럼 선우는 지금껏 손가락을 걸고 한 약속을 단 한번도 어긴 적이 없었다.
물론 처음에 안 때린다고 약속하고 후두려 팬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고민에 빠졌다.
이 약속을 파기해도 되는 것일까하고 말이다.
휘리리릭
"크윽"
다시금 연검이 그녀의 몸을 어깨를 관통하였다.
재생을 하지 않았기에 몸을 움직이는게 너무 힘들었다.
피를 너무 쏟았는지 정신이 혼미하였고 근육이 찢겼는지 다리가 후들거렸다.
온몸을 재생하고 등에 다리를 뽑아낸 후 저 여자의 머리통을 날리고 싶다는 생각이 미친 듯이 들었다.
으득 으득
요랑은 이빨을 갈기 시작하였다.
역시 죽여야겠다.
약속따위를 지키고자 목숨을 내놓는 일은 사양이었다.
애초에 살기위해 한 약속이 아니던가
약속때문에 목숨이 위험하다면 주객전도였다.
그녀는 내단에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하였다.
'죽일거야!'
요랑의 몸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기 시작하였다.
정말로 죽일 심산이 든 것이다.
그 기세를 느낀 이예설은 긴장한 기색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요랑의 기세가 갑자기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그럼 나가기 전에 한 가지 약속하고 가자.]
[무슨 약속?]
[절대 인간을 죽이지 않기로]
[왜?]
[그럼 내가 널 죽일테니까.]
[자아, 새끼 손가락 걸어]
[넌 새끼 손가락 걸어도 안지키잖아!]
[너는 안지키면 존나 맞을테니까 지켜야 될거야.]
머리속에서 갑자기 선우와 했던 약속들이 그려지기 시작하였다.
'진짜 나쁜놈'
그놈의 약속이 뭔지 , 새끼 손가락이 뭔지
목숨이 위급한 순간까지도 방해를 한다.
이내 요랑 주위에 피어오르던 기세가 다시금 가라앉기 시작했다.
"역시 안되겠다."
한 껏 오른 기세를 모두 흩트려버린 요랑은 고개를 내린 후 조막만한 새끼 손가락을 쳐보았다.
몇 번이고 기운을 끌어올려봤지만 자꾸 이 새끼 손가락이 걸려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깟 새끼 손가락을 건 약속이 뭐라고 목숨이 위험한데도 본신의 힘을 개방하지 않는단 말인가
모르겠다.
그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여기서 저들을 전부 죽여버린다면
만약 힘을 개방하여 본신의 힘을 쓰게된다면
당가에서 모두와 함께 했던 그 생활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헤어지고마리라
이상하였다.
자신은 짐승인데, 그들과 헤어진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아픔이 밀려들어왔다.
그녀는 이 아픔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 아픔은 슬픔이었다.
결국 그녀는 힘을 개방하지 않았다
피투성이가 된 그녀는 작게 실소를 내뱉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멍청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내 그녀는 자신의 멍청한 생각을 합리화 하였다.
요선(妖仙)을 추구하는 자신이었다.
손가락까지 걸면서 한 약속에 거짓이 있으면 되겠는가
만약 선계(仙界)에 가게 된다면 비웃음을 살게 뻔하였다.
요랑은 속으로 자신의 체력과 맷집이 버텨주길 빌고 또 빌었다.
챠르르릉
이예설의 연검이 그녀에게 쇄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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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타탁
선우는 몇 가지 용품들을 봇짐에 잔뜩 쑤셔박은 후 풍천루를 향해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물품의 양이 양인지라
일각이면 충분할 줄 알았것만 생각보다 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요녀석 살판 났겠구만."
선우는 피식 웃음을 삼켰다.
자신이 늦은 만큼 분명 객잔에 있는 음식들을 혼자 독차지하고 있을 그녀였다.
아마 행복에 겨워하고 있을 것이다.
이내 풍천루에 가까워지자 선우는 그곳에서 상당한 내력이 요동치는 것이 느껴졌다.
선우는 설마하는 심정으로 재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설마!?'
속으로 제발 아니길 빌고 또 빌면서 말이다.
콰쾅!
어느새 풍천루에 당도한 선우는 문을 거칠게 열어제꼈다.
"요랑!"
선우는 거칠게 요랑을 불렀다.
요랑이 폭주하는 것을 막아야했다.
문이 열리고 이리저리 집기들이 부숴져 있는 풍천루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중앙에 피투성이가 되있는 낯익은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피투성이가 된 여인은 천천히 그를 돌아봤다.
"하아..하아....선..우야..."
요랑이었다.
요랑은 숨쉬기가 힘든지 더듬거리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천천히 새끼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나...약속...지..켰어."
그녀는 작게 미소 지으며 선우에게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