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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06화 (107/1,419)

〈 106화 〉 107. 외척세력을 배척하다

금태산은 심기가 좋지않았다.

심기가 좋지 않은 이는 그 뿐만 아니었다.

운가주와 적가주, 이월상단주 , 감가주 또한 무척이나 심기가 불편하였다.

사업체를 운영할 인력이 모자르다면 경매에 내놓는 것보다 사돈댁에 헐값에 넘기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 아니겠는가

당가와 남이 아니라생각하고 있는 그들입장에서는 당가주의 행태가 심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위가 무슨 생각인지 도통 모르겠구려!"

"제 말이 그렇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수 십년을 경영해온 사업체를 남에게 넘긴단 말이오?"

"쯔쯧, 사위가 무공에만 파고들어서 세상돌아가는 꼴을 모르나보구려, 처가댁에 넘기기만하면 당가가 재건될때까지 어련히 맡아줄까?"

그들은 한 마디씩 내뱉으며 은근 당가주를 까내리고 있었다.

불만이 가득 찼기 때문이다.

가주가 제시한 경매 최소가는 그들이 생각하는 가격을 아득히 초월하였기에 함부로 입찰할 수 조차도 없었다.

애초에 그들은 외척가문이란 명분으로 당가를 섭정을 하러 온 것뿐이지 사업체를 사려고 온 것이 아니었다.

"풍월루는 고원상단주께서 낙찰받으셨습니다. 추후에 재정각에 오셔서 대금만 치뤄주시면 바로 양도서류를 작성해드리겠습니다. "

"크흠 큼 고맙네."

풍월루를 낙찰받은 고원상단주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풍월루는 근처에 호수를 끼고 있어 풍류를 즐기는 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다.

시세보다 살짝 비싸긴 하였지만 몇 년내에 충분히 본전을 뽑을 수 있으리라

"이제 반절 정도가 정리 되었습니다. 밤이 늦었으니 다음 경매는 내일 오후에 다시 열도록 하겠습니다. 경매에 참여하실 분들은 외빈용 숙소로 모실터이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선우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경매는 예상보다 더욱 성공적이었다.

이제 반절정도 진행되것만 상당수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엄청난데?'

선우는 오늘 벌어들인 돈의 액수를 생각하며 실로 감탄하였다.

처음 경매를 제안했던 사람은 금적화였다.

그녀는 만금전장주의 여식답게 상계 인물들의 속을 꿰뚫어봤고 그에 맞는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대본을 짜주었다

그녀의 대본은 완벽하였고 경매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게 도와주었다.

경매 최저가를 정하여 담합을 막고 경쟁을 부추기다니 과연 머리 좋은 사람이 왜 필요한지 알게되는 대목이었다.

선우 혼자였다면 결코 이렇게 판을 짤 수 없었을 것이다.

꽤나 합리적인 기준으로 짠 최소 가격을 정해놓은 덕분인지 입찰자들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없었고 당가입장에서도 헐값이 아닌 제값에 팔아치울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선우는 시종들에게 경매 참여자들에게 숙소를 안내하라고 지시한 후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 뒤를 당서윤이 뒤따라왔다.

그녀의 얼굴 또한 상당히 상기가 되었다.

아마 1차 경매를 성공적으로 끝마쳤기때문이리라

"그렇게 좋냐?"

선우는 피식웃으며 그녀에게 말하였다.

"흡족해."

그녀는 짧게 단답하였다.

단 세글자만으로도 그녀의 기분을 충분히 짐작 할 수 있었다.

선우는 그녀가 기분좋은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당가가 잘되면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 아닌가?

선우와 당서윤은 걸음 재촉하였다.

당대부인과 삼부인에게 경매 결과를 알려야했다.

그때였다.

타타탁

"이보게! 사위!"

뒷편에서 급히 뛰어오는 발소리와 함께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억...허억..원참, 걸음도 급하구만"

남자는 선우의 어깨를 잡고 숨을 몰아쉬었다.

선우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금전장주이자 삼부인 금적화의 아비.

금태산이었다.

"우리 해우를 풀어야하지 않겠나?"

금태산은 씨익 웃으며 말을 건넸다.

************

선우는 금태산을 비롯한 외척가문의 가주들고 함께 내빈실로 이동하였다.

커다란 외빈실과는 달리 내빈실은 소수의 인원만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자랑하였다.

하지만 의자부터 시작하여 장식 탁자까지 모두 고급스럽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의 화려함을 자랑하였다.

외척가의 가주들은 무척 흡족한 얼굴로 내빈실에 들어섰다.

'그래, 이정도는 되야지.'

'처음부터 내빈실을 내줄 것이지, 에잉!'

'사위가 무공만 할줄알지 , 세상 물정을 몰라.'

'우리가 나서서 도와주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보겠어'

가주들은 당가의 행태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들은 외척가문이것만 외빈실을 내주어 망신을 준 것이 그 첫 번째였고

자신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사업체를 경매로 넘긴 것 그 두 번째였다.

외척이면 남이 아닐진대 격떨어지게 어찌 내빈실이 아닌 외빈실을 내어준다는 말인가

거기다 사업체를 경매를 통해넘기다?

튼튼한 외척가문이 뒤에서 버티고 있것만 어찌 그런 경우에 없는 일을 한단 말인가

믿고 맡기기만 한다면 어련히 알아서 관리해주지 않겠는가

이미 사업체의 절반은 경매를 통해 날아가버렸다.

막아야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말이다.

이 무공밖에 모르는 바보는 사업체가 가진 이윤을 제대로 모르는 듯 싶었다.

사업체를 구성하고 인맥을 넓히고 유통망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사업체를 외인에게 팔아넘기다니 말이다.

가주들은 각 자 자리에 앉은 후 슬금슬금 눈치를 보기 시작하였다.

말을 꺼낼만한 시기를 재고 있는 것이리라

"일단을 술과 요깃거리 할 것을 가져오라고 하였습니다."

선우는 눈치를 보고 있는 가주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솔직히 그의 입장에서는 이런 불편한 자리에 오래있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빨리 취하게 한 후 자리를 뜰 생각이었다.

'망할년'

선우는 자신을 버리고 간 당서윤을 향해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빠져나갈거면 같이 빠져나갈 것이지 혼자만 쏙 빠져나가버렸다.

물론 친하지도 않는 노인네들이랑 같이 있는 것이 고역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끼이익

그때였다.

문이 열리면서 시종 몇이 술병과 찬거리를 들고 왔다.

"술상을 가져왔습니다."

말을 마친 시종은 재빨리 술상을 차리고는 다시금 밖으로 나가버렸다.

"흐허허허 벌써 술이 도착했구만, 자자 사위 일단 내 잔부터 받게나"

금태산은 술병 하나를 들더니 그대로 선우에게 다가왔다,

졸졸졸

그리고 술병을 기울여 선우의 잔을 채우기 시작하였다.

출렁

그가 따르는 술은 넘치기 직전이 되서야 움직임을 멈첬다.

'이 새끼봐라?'

선우는 금태산의 행태에 웃음이 나왔다.

아무래도 자신을 취하게 만들 속셈인 듯 싶었다.

"장인 어른들도 한 잔씩 받으시지요."

선우는 술병을 가로채 금태산의 잔을 채웠다.

물론 그 또한 잔이 넘치기 직전까지 말이다.

그리고 일일히 걸음을 옮겨 가주들의 잔을 모두 채워주었다.

'혼자 취하는 꼴은 못보지.'

"오늘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습니다. 다들 한번에 쭉 들이키도록 하지요."

"하하하하 역시 당가의 영웅다운 풍모일세 다들 뭐하는가 어서 잔을 들게나."

선우의 호탕한 반응에 금태산이 호들갑을 떨며 말을 받았다.

홀짝

이내 내빈실에 있는 모두가 잔을 비우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한 잔...두 잔...세 잔 시간이 지날 수록 부딪히는 잔의 횟수가 점차 늘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그들 주위에는 수많은 술병들이 나동그라져 있었다.

모든 얼큰히 취한 것인지 빨갛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금태산은 슬쩍 시선을 올려 당가주의 눈치를 살폈다.

무림인이라고 하지만 주독을 내력으로 날려보내지만 않는다면 어차피 사람의 주량은 모두 비슷하였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오히려 술을 물처럼 마시는 자신들에 비해 당가주의 주량은 약할 것이 분명하였다.

당가주는 주독을 날려보내지 않았는지 얼굴은 상당히 상기된 얼굴이었다.

금태산은 쾌재를 불렀다.

어느정도 취기가 올라온 것이 분명하리라

"그나저나 사위 오늘 무척이나 서운했다네."

금태산은 은근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건넸다.

"무엇이 그리 서운하셨습니까?"

선우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그의 말을 받았다.

누가봐도 취한게 분명한 듯 보이는 얼굴이었다.

"아니, 어찌 장인이 왔는데, 내빈실도 아닌 외빈실을 내준다는 말인가? 아마 많은 이들이 우리를 비웃었을걸세!"

금태산은 짐짓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맞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었지!"

"맞는 말일세, 우리가 어디 남인가? 한 가족이 아닌가?"

"내 말을 안해서 그렇지, 나 또한 오늘 무척이나 서운했네, 명문가의 가주로서 살짝 어리숙한 판단이었어."

"우리뿐만 아니라 자네에 대한 평판도 낮아졌을걸세, 자기사람조차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자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금태산의 말에 다른 가주들 또한 너도나도 언성을 높이며 선우를 질책하기 시작하였다.

처음 시작은 은근하였으나 뒤로 갈수록 질책이 섞인 어조였다.

가주들의 지원사격에 금태산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하였다.

'좋아.'

"그리고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우리는 한 가족이 아닌가? 사업체 관리가 힘들면 우리에게 맡기면 될 것을 어찌 외인에게 팔아치운단 말인가!!"

금태산은 선우를 바라보며 무척이나 화난 얼굴로 질책하기 시작하였다.

속에 있던 본심을 내뱉는 것이리라

"맞네, 우리에게 넘기면 잘 관리했다가 당가가 여력이 될 때 돌려주면 될터인데 뭣하러 그렇게 어렵게 돌아가는가?"

"사위는 지금 엄청난 실수를 한 걸세, 이미 다 완성된 사업체를 절반이나 넘겼으니 말일세."

"눈앞의 돈을 쫓으려다 더 큰 걸 잃지 말게나."

가주들은 금태산이 한마디할 때마다 한마디씩 덧붙이며 그의 말에 추임새를 넣어주었다.

아마 저들 나름의 지원사격을 해주는 것이리라

"이제라도 늦이 않았네, 사위 이미 반절은 날아갔다고 치고 나머지는 전부 우리에게 맡기게나. 당가가 재건 될 때까지 잘 맡아두고 있겠네."

금태산은 진지한 어조로 그에게 말했다.

물론 그들은 사업체를 돌려줄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었다.

알짜배기 사업을 뭣하러 돌려준단 말인가

하지만 당가의 회생이 불가능해 보이기에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설사 재건을 한다하더라도 그땐 자신들이 죽고 없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일 것이다.

그러니 이렇듯 공수표를 남발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새끼들은 누구를 호구로 아나?'

금태산의 말을 들은 선우는 속을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도둑들도 이런 도둑들이 없었다.

듣고보니 돈 한 푼 안내고 사업체를 꿀꺽하려는 속셈이 아닌가

세상에 믿을 놈하나 없다더니 그 말이 딱이었다.

설마 처가에서조차 뒤통수 칠 생각만 하고 있다니 밀이다.

오히려 제 값주고 병장기 유통권을 요구한 가진명이 양반으로 보였다.

당서윤은 분명 말하였다.

이들은 외빈실에 있던 자들이랑 하등 다를바 없는자들이라고 말이다.

그 말이 틀리지 않은 듯 했다.

그들의 끈적 끈적한 욕망이 선우의 몸을 휘감았고 그는 곧이어 불쾌감을 느꼈다.

"싫습니다."

선우는 거절의 뜻을 표명하였다.

남좋을 일 해줄 생각따위는 추호도 없었기 때문이다.

"허허 사위, 내 말을 못 알아들은 것 같으니 다시 해줌세 그러니까..."

"장인 어른의 말씀은 충분히 알아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체를 누군가에 맡기기보단 팔아치우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선우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말 안통하는 늙은이들 특징이 했던 말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자신의 말을 제대로 못알아들은 줄 알고 말이다.

알아듣기만 한다면 자신의 의견을 따르리라는 지극히 오만한 발상에서 시작된 고집이리라

이런 것은 단호히 끊어버려야한다.

여지조차 남기면 안되었다.

"........."

선우의 단호한 대답에 순간 금태산은 할말을 잃었다.

그리고 곧이어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하였다.

자신은 장인이 아니던가?

넙죽 절하며 잘못을 빌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보는 사람 민망하게 단호한 거절이라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아니 사위, 어찌 어른이 하는 말을 끊는것인가!"

일단 화를 내었다.

기본적으로 자신보다 젊은 자를 상대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일단 나이로 뭉개버리면 된다.

이곳은 인의예지를 중히 여기는 나라이다.

나이를 들먹이며 호통을 치고 들어가면 아무런 말도 못하리라

그리고 다른 가주 또한 그 생각이 같았는지 맞장구 쳐주기 시작하였다.

"쯔쯧 이보게 사위 그렇게 안봤는데 너무 매정하구만!"

"어찌 명문세가의 주인이라는 작자가 장인의 말씀을 끊어버린단 말인가?"

"어른이 말하면 자고로 가만히 듣고 틀렸다하더라도 알겠습니다하고 대답하여야 하는 걸세!"

"사람이 참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많이 변했구만."

선우는 여기저기 들려오는 질책 어린 말들을 한귀로 흘렸다.

들어봤자 전부 쓸데없는 이야기였다.

"자 다시 한 번 내 얘기를 들어보게, 사업이라는 것이.."

금태산은 다시금 선우를 붙들고 자신의 말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만약 여기서 당서윤이 있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하고 말이다.

그리고 머지 않아 결론이 나왔다.

"지랄하네."

".........."

".........."

".........."

".........."

".........."

순간 선우가 내뱉은 말 한마디에 열을 내던 가주들의 얼굴이 차게 식기 시작하였다

뜨거웠던 장내에는 순식간에 침묵이 감돌았다.

"자...자네...지금 뭐라고!?"

순간 금태산이 말을 더듬으며 다시금 물었다.

분명 잘못들었을 것이다.

아무렴 잘못이고 말고

어디 사위가 장인에게 지랄이라는 쌍욕을 한단 말인가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랄한다고 했습니다. 금가주."

선우는 그런 기대와는 다르게 신랄한 욕을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그의 말에 놀란 가주들은 일제히 선우를 쳐다보았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이란 말인가

장인한테 지랄이라니 대체 어느나라 예의란 말인가

"한 번만 더 그딴 말도 안되는 개소리를 지껄이신다면 개패듯 패버리겠습니다."

선우는 담담히 그들을 바라보며 신랄한 어조로 말하였다.

"혹여 개 취급을 받고 싶으신 분이 있으십니까?"

그의 말에 가주들의 입은 떡 벌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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