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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95화 (96/1,419)

〈 95화 〉 96.신위를 발휘하다-2

"누가 감히 당문을 넘보는가!!!!"

선우는 성대의 모양을 바꿔 당진철의 목소리를 흉내내었다.

워낙 급히 바꾸느라 완전히 똑같다기보단 약간 비슷한 정도였지만 저들에게는 충분히 위협적으로 들릴 것이다.

그의 외침에 많은 이들의 희비가 교차하기 시작하였다.

당가 무인들의 얼굴에는 희망의 빛이 서렸고 마교 무사들의 얼굴에는 절망의 빛이 서렸다.

독왕(毒王) 당진철이 누구란 말인가

사천당문의 가주이자 절대지경이라고 불리우는 화경에 다다른 사천당문 최고의 고수가 아니던가

거기다 과거 마교의 최고의 돌격부대라고 전해지는 흑갑철기병을 홀로 전멸시킨 이력까지 갖춘 마교 입장에서는 사신(死神)과도 인물이 바로 독왕이었다.

그런데 그런 독왕이 어떻게 이곳에 나타났단말인가

그는 분명 무림 최고의 파괴력을 갖춘 진천벽력탄으로 폭사시키지 않았던가

두려움을 모른다는 마교 무사들 사이에서 공포감이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초절정고수인 당서윤이 등장했을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반응이었다.

그만큼 독왕의 이름 값이 어마어마하다는 증거이리라

"독왕은 분명 진천벽력탄을 맞았다! 겉은 멀쩡해보이지만 속은 엉망진창이 됐을 것이다!! 허세에 속지마라!"

그때였다.

혈궁대의 부대주인 음죽이 마교의 무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분명 그는 주만기로부터 독왕이 여 섯개의 진천벽력탄을 직격으로 맞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멀쩡한 척하고 있지만 속은 엉망진창인 상태인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 악마의 병기를 여섯 개나 직격당하고 멀쩡할리가 없었다.

진천벽력탄은 호신강기조차 짓뭉개버리는 최악의 병기였기 때문이다.

허세일 것이다.

당가 무인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꾸며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리라

속아서는 안되었다.

"모두 독왕을 공격하라!"

음죽은 혈궁대원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대주가 죽은 지금 이들에게 명을 내리는 것은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팽 팽

수 백대의 팽팽한 활 시위가 오로지 독왕를 향해 당겨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선우는 피식 웃었다.

가소로웠기 때문이다.

화살이라면 이미 그 분야에 최정점에 섰던 자와 자웅을 겨뤄본적 있었다.

그런 자도 초절정에 불과하였던 자신을 감당 못하였다.

그런데 저런 잡졸같은 놈들이 뭘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방심하지마."

그런 선우의 미소를 읽은 것일까

당서윤이 조심스레 말을 걸어왔다.

"걱정해주는 거야?"

"아무리 호신강기를 두른다해도 내력 간의 충돌이 일어나면 충격이 그대로 전해질거야."

"괜찮아."

선우는 그녀를 보며 씨익 웃었다.

자신을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니 썩 괜찮은 기분이 들었기때문이다.

휘릭

선우는 그대로 용포를 벗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조심스레 덮어주었다.

"내력을 운용하면 알아서 화살을 막아줄거야. 그거 잘 두르고 있어."

"됐어, 네가 써."

당서윤운 괜시리 선우의 발목을 잡고싶지 않았다.

이런 귀물을 어찌 자신이 입는단 말인가

아무리 그가 초절정 고수라지만 눈먼 화살에 맞는다면 위험 할 수 도있었다.

이미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자신보다는 그가 입는 편이 더욱 도움이 되리라

"말했잖아. 괜찮다고"

선우는 그녀의 걱정을 뒤로 한채 그대로 돌아서버렸다.

그리고 자신에게 당겨져있는 수 백대의 활들을 쳐다보기 시작하였다.

과연 장관이었다.

그리고 선우는 감탄하였다.

이 많은 인간들이 자신만을 위해 활을 시위를 당기고 있다니 말이다.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마 고독관에 입관하기 전에 이런 상황에서 맞닥드렸다면 어땠을까?

지금처럼 웃음이 절로 나왔을까?

아마 웃음 대신 탄식과 한숨 그리고 절망만이 가득하였을 것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상하게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선우는 내심 자신의 성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정도는 압박따위는 가뿐할 정도로 그는 성장한 것이다.

선우는 자신을 향해 당겨진 수 백대의 활들을 바라보며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였다.

독왕을 따라해야하므로 만류귀원신공를 모방하면서 말이다.

내력과 독기가 일원화되더니 이내 만류귀원기처럼 바뀌기 시작하였다.

머지않아 그의 주위로 녹빛의 기운들이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만류귀원신공을 완벽히 따라한 것이다.

꿀꺽

그의 주위에 일렁이는 녹빛 기운을 본탓인가

혈궁대의 수많은 이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이내 가장 선두에 있던 혈궁대 부대주인 음죽의 시위가 놓아졌다.

탕 탕 탕 탕

음죽을 시작으로 혈궁대의 모든 화살들이 선우에게 빗발치기 시작하였다.

슈욱 슈욱 슈욱 슈욱

선우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수백 대의 화살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느렸다.

느려도 너무 느렸다.

선우는 검대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촉이 아닌 화살대를 향해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파각 파각 파각

선우의 검이 닿자 나무로 이루어진 화살대는 너무나 쉽게 부숴져버리기 시작하였다.

내력조차 쓸 필요가 없었다.

내력이 집약되있는 촉을 피해 화살대만 부숴버린다면 화살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파각 파각 파각

선우 주위로 수십 수백의 화살들이 부숴지며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툭 툭 툭 툭 툭

이내 쏘아진 모든 화살들을 부숴져버리고 말았다.

"또 쏴봐."

선우는 담담히 말하며 그들을 도발하였다.

그 모습을 본 혈궁대원들은 경악하고 말았다.

어찌 검 한자루로 자신들의 화살을 모두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안되는 일이었다.

지금 혈궁대의 숫자는 이미 죽어버린 대주를 제외하고도 이 백에 가까운 인원들이었다.

그 말은 즉슨 한번에 쏘아져내리는 화살의 숫자 또한 이 백대에 가깝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어찌 이 백대의 화살을 검 한자루로 막아선다는 말인가

이는 마치 독왕(毒王)이 아닌 검왕(劍王)과도 같은 신위가 아니던가

두려움이 들었다.

독왕이란 불리우는 저자는 검조차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말이 아닌가

그들의 두려움을 읽었는지

선우의 입가에 미소가 지었다.

무림에 떨어진 이후 항상 고난이었다.

초절정이라는 후기지수로서는 강력하기 그지 없는 무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구르고 또 굴렀다.

궁귀 조한원에 의해 화살이 목에 틀어박힐 뻔하였고 검황 양태산에 의해 생사의 고비를 오갔었다.

어찌어찌 그들을 이겼것만 그후에는 세계관 최강자인 이재원까지 나타나 자신을 죽이려고하니 고난이 아닐 수가 없었다.

고독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소가주 후보들 중 자신을 이길만한 이는 없다며 자신하며 당당하게 들어갔것만 자신을 맞이한 것은 한 쌍의 인면지주였다.

결국 그들을 상대하면서 경지를 뛰어넘어 화경에 오르긴하였지만 깨달음을 갈무리하기도 전에 만난 것이 독왕을 죽인 독마였다.

고난(苦難)

그렇다.

고난의 연속이 아닐 수 없을 정도로 미친 듯이 구르고 또 굴렀다.

선우는 자신과 강한이들과 싸웠고 죽을 고비만 넘기며 버티고 버텨온 것이다.

그렇기에 선우는 지금 이 순간이 더욱 뜻 깊었다.

처음으로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실감하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크흐흐흐흐흐"

선우는 기분 좋은 듯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지금같은 기분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속사(速射)를 갈겨라!"

그때였다.

혈궁대 부대주 음죽이 다시금 수하들에게 명을 내렸다.

저런 괴물에게는 틈을 줘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혈궁대의 궁사들은 화살을 다시금 장전한 후 빠르게 활시위를 당긴 후 그대로 쏘아내었다.

피슝 피슝 피슝 치슝

다시금 수 백 대의 화살이 선우에게 쏟아졌다.

선우는 실실 웃으며 앞을 바라보았다.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화살 세례들이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걱정은 안되었다.

수 백 수 천의 화살을 날아온다 하더라도 그에게는 마치 사람이 걸어오듯 느리게 보였기 때문이다.

우드드드드

파각 파각 파각 파각

선우가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수 십대의 화살들이 부숴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화살들을 헤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쏴라! 쏴라! 멈추지말고 쉴새없이 쏴라!"

그 모습은 본 음죽은 발작하듯 더욱 혈궁대를 닥달하기 시작하였다.

상대는 독공과 검공의 고수였다.

거리를 내주는 순간 몰살 당할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그와의 거리를 벌려야했다.

피슝 피슝 피슝 피슝 피슝

파각 파각 파각 파각 파각

쏘아지는 화살의 소리와 부숴지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오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혈궁대원들의 안색은 시간이 지날 수록 어두워졌다.

점점 그와의 거리가 좁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내력을 담아 화살을 날려보았도 소용없었다.

정확히 활대만 베어내는 그에게는 그들의 화살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십 장 가까이 유지하고 있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하였다.

팔 장......오 장......삼 장

그리고 그와의 거리가 단 일장까지 가까워졌을 때

그들은 느꼈다.

죽음이 가까워졌다고 말이다.

"죽자 이제"

선우의 검격이 혈궁대를 향해 흩뿌려지기 시작하였다.

서걱

고문하는 취미따위는 없었다.

비록 적이지만 죽여야된다면 고통없이 단칼에 죽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선우는 그럴 능력이 되었다.

선우의 검이 휘둘러지며 혈궁대원들의 목이 베어지기 시작하였다.

서걱

"커억"

서걱

"허억"

그들의 목을 베어내는데는 많은 힘은 필요치 않았다.

명당 일검이면 충분하였다.

간혹 품안에 비수를 들고 달려드는 이들도 있었으나 가소로웠다.

그의 검은 훨씬 빨랐기때문이다.

서걱

달려들기도 전에 베어버렸다.

그들의 눈에는 절망이 서리더니 슬금슬금 자리를 떠나기 시작하였다.

개죽음이었다.

그를 상대해봤자 개죽음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휘감았다.

하지만

서걱

선우는 놓치지 않았다.

싸우려는 자. 도망가려는 자. 항복하는 자.

가리지 않고 모두 베어내기 시작하였다.

어설픈 동정심에 후환을 남기고 싶지 않았기때문이다.

선우의 검은 더욱 거침이 없어졌고 혈궁대의 반 절이상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젠장, 이대로는 전멸이다.'

음죽은 속으로 확신하였다.

이대로가다간 전멸 당할 것이라고 말이다.

도주해야했다.

일단 도주한 후 훗날을 도모해야했다.

"지금 당장....응?"

수하들에게 명을 내리기 위해 입을 연 순간

목에서 무언가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음죽은 떨리는 손으로 목을 매만졌다,

목을 매만지자 뜨겁고 끈적 끈적한 액체의 감촉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커어억"

그리고 고통은 뒤늦게 찾아오기 시작하였다.

이미 베이고 만것이다.

그는 간신히 목을 들어 정면을 바라보았다.

정면에는 검을 든 독왕의 얼굴이 보였다.

독왕의 얼굴을 본 음죽은 그래도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부대주가 죽었다!"

"다들 도망가 저건 괴물이야!"

"독마님을 불러와야 되!'

"시바아아아알!'

여기저기서 혈궁대의 비명 소리가 난무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선우는 개의치 않았다.

그저 검을 들고 베어낼 뿐

그리고 그들과 대치한지 일각이 되지 않아 이 백의 가까운 혈궁대는 전멸하게 되었다.

과거 정마대전 당시 악귀대와 함께 악명을 날리던 혈궁대.

활을 귀신같이 다루는 자들만 모아 장거리에서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하던 전쟁집단.

당가의 전복을 꿈꾸며 호기롭게 당가로 들어선 그들은 우라는 한 명의 절대고수에 의해 세상에서 영영 모습을 감추게 된 것이다.

혈궁대가 전멸하는 것을 지켜본 당가 무인들은 그저 입을 턱하니 벌리고 있을 뿐이었다.

가주의 명성은 익히들어 알고 있었다.

과거 흑갑철기병은 홀로 전멸시켰다는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귀에 딱지가 자리잡을 정도로 수없이 들었던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런 신위를 직접 보게 되니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 악귀와도 같은 궁수들을 모두 전멸시킨 것이다.

경악 곧 감동으로 바뀌었고 감동은 젊은 무인들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들었다.

"와아아아아아 가주님이 저 마교의 무리들을 전멸시켰다!"

"독왕께서 신위를 보이셨다!"

"우리의 뒤에는 가주님이 계신다!"

선우의 신위를 지켜 본 당가 무인들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슬쩍 눈치를 보더니 이내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당가를 노리는 악적들에게 당가의 무자비함을 보여주어라!"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악적들을 물리쳐라!!"

"당가를 지키자!!"

사기가 오를 때로 오른 당가의 무인들은 너도나도 악귀대에게 달려들어 그들을 죽이기 시작하였다.

선우 또한 그 격전지에 참전하여 수많은 마교의 무사들을 베어내기 시작하였다.

"크아아악!"

"젠장할!"

"망할 독물새끼들이!"

악귀대는 격렬하게 반항하였지만 이미 사기가 꺾일대로 꺾인 그들이었기에 소용없었다.

이미 대주와 부대주 거기다 지원군이었던 혈궁대까지 죽게 된 것이다.

그들의 눈빛에는 절망만이 가득 차게 되었다.

'제기랄, 당가따위 오는게 아니었어...'

그들은 당가에 온 것을 후회를 하며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

당가가 승리한 것이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악적들을 물리쳤다!"

"당가의 승리다!!"

그들이 전부 죽자 당가의 무인들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하였다.

비록 많은 희생이 있긴 하였지만 결국 그들이 승리한 것이다.

과거 잔학하기로 소문났던 살귀들의 집단인 악귀대.

워낙 성정이 잔혹하여 같은 마인들조차 꺼린다여겼던 그들은 당가 무인들의 손에 의해 전멸하게 되었고 싸늘한 시체가 되어 대전 안에 드러눕게 되었다.

과거의 위상을 생각하며 쓸쓸하기 짝이 없는 최후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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