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 94.약속
타타탁 타타탁
인면지주를 품에 안은 선우는 풍진보를 밟으며 빠르게 고독관을 벗어나고 있었다.
선우는 더욱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였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상하였다.
비록 독왕이 부재중이긴 하다지만 당가에는 경지에 이른 당가의 장로들과 원로들이 수두룩 하였다.
더구나 인면지주의 내단을 흡수하고 초절정 상경에 오른 당서윤이 또한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에서 느껴지는 불안감은 쉬이 가실줄 몰랐다.
너무 과민한 반응인 걸까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독왕이 없다하더라도 당가는 강했다.
굳이 걱정할 필요없다고 그렇게 생각하였다.
하지마 이내 선우는 그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수많은 시체들을 마주하면서 말이다.
"큭!"
역한 시체 썩는 냄새가 올라오고 있었다.
독기가 가득한 고독관 내부에서 죽어서인지 부패가 상당수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선우는 코를 막고 그들 면면을 살피기 시작하였다.
얼굴을 모두 부패하여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모두 장로와 원로 특유의 문양이 새겨져 있는 녹의를 입고 있었다.
사천당문의 장로와 원로들인 것이다.
선우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의아함이 들었다.
도대체 장로와 원로들이 왜 고독관에 들어와 죽어 있다는 말인가?
'좋지않아'
이유가 어찌 되었든 좋지 않았다.
이 많은 수의 장로들과 원로들이 여기 죽어있다는 것은 지금 당가에 마교 부대를 상대할 만 전력이 없다는 소리가 아니겠는가
선우는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여 내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속도를 더욱 높여야할 듯 싶었기 때문이다.
*******
선우는 달리고 또 달렸다.
고독관 출구 중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남문이 있는 곳으로 말이다.
타타탁 타타탁
빠르게 풍진보를 밟아가고는 있었으나 이정도로는 부족하였다.
더욱 더 속도를 끌어내야했다.
선우는 음양조화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극성으로 운용된 음양조화기가 선우의 몸 속을 순환하더니 이내 용천혈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내력이 용천혈에 쌓이더니 이내 폭발하여 선우의 몸을 더욱 빠르게 만들었다.
선우는 풀잎 위를 밟으며 미끄러지듯이 풀숲 밖으로 달려가기 시작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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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선우는 머지않아 남문의 입구쪽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입구가 돌무더니 잔해로 덮여져 있는 것이다.
누군가 고의로 입구를 무너뜨린 것이다.
까드득
'독마!'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이를 갈았다.
보나마나 독마가 저지른 짓이 분명하였다.
아마 도주를 방지할 목적으로 부숴놓은 것 같은데
한시가 급한 선우 입장에서는 이가 갈릴 일이었다.
여기서 시간을 지체하다간 당서윤과 당대부인의 목숨이 위험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선우는 상념에 잠겼다.
이미 남문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포기해야했다.
그렇다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야하는가?
그럴 수는 없었다.
동문이나 서문 , 북문으로 돌아갈 경우 시간이 배로 걸릴 것이다.
'젠장 무슨 방법이 없을까?'
선우가 골머리를 썩고 있을 때였다.
"도로롱 휘유..... 도로롱 휘유"
가슴팍 쪽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아래를 내려보니 인면지주가 선우의 품에 안겨자고 있었다.
선우는 와락 인상을 썼다.
급박한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하기 그지 없는 인면지주의 모습이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이다.
선우는 그녀를 받치고 있던 손을 치워버렸다.
쿵
"악!"
선우가 손을 치우자 그녀는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고 짧은 비명을 질렀다..
"뭐야!"
갑작스러운 고통에 화가난 그녀는 언성을 높이며 선우를 노려보았다.
"그만처자"
"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왜 던져!"
"네가 사람이냐? 거미지?"
"그건 또 그렇네?"
인면지주는 이내 선우의 말에 납득을 하였다.
확실히 자신은 사람이 아니지 않는가
던지는 것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이내 고개를 좌우로 붕붕 흔든 그녀는 다시금 선우를 노려봤다.
아무리 그녀가 사람이 아니라하더라도 갑자기 던져지는 것은 불쾌했기 때문이다.
"거미를 왜 던져!"
"태평한게 마음에 안들어서"
선우는 느끼고 있는 속마음을 그대로 말하였다.
사실상 괴롭히고 싶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개같은 자식!"
인면지주는 욕을 참 잘배우는 듯했다.
그새 배워서 쓰는 꼴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나저나 혹시 여기 나갈 수 있는 곳이 있어?"
선우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수백년간 이곳에 살아온 그녀라면 비밀통로나 개구멍같은 은밀한 위치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어디를 ? 여기를?"
"맞아, 지금 당장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출입구가 필요해."
선우는 사뭇 진지하게 그녀에게 말하였다.
"있어."
선우의 물음에 그녀는 말갛게 웃으며 대답하였다.
"진짜?""
그녀의 대답에 선우는 반색하며 되물었다.
없던 희망이 생긴 기분이었다.
혹시나해서 물었것만 출구가 있었다니
"응,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가 있어."
"어딨는데?"
선우는 입가에 만연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희망이 생긴 것이다.
"기억안나!"
그녀는 활짝 웃으며 선우에게 말하였다.
무척이나 기분 좋은 듯이 보였다.
"............."
그녀의 대답에 선우는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 망할 거미는 눈치도 없단 말인가
자신이 이렇게 급박하것만 갑자기 장난을 친다는 말인가
"야, 장난치지말고 말해 출구 어디있어?"
"진짜 기억 안나!"
인면지주는 억울한 듯 언성을 높였다.
진짜 기억이 안나는 것을 어떻게 하란말인가
"아니 시발, 출구가 있는 것은 아는데 위치를 모르는게 말이돼?"
"시발이 뭐야?"
"존나 때려주겠다는 소리야."
선우는 내력을 슬슬 끌어올리기 시작하였다.
이놈의 장난기를 고쳐줄 요량이었다.
심상치 않는 기운에 인면지주는 다급히 말을 이었다.
"잠, 잠깐만! 진짜 기억 안나! 탈피를 하면서 영성이 흐트러져서 기억의 일부가 소실 됬단말이야!"
인면지주는 사뭇 진지하게 선우에게 말하기 시작하였다.
"나가는 출구의 위치도 마찬가지야, 탈피하기 전에는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 부근쯤에 있었다는 기억의 흔적만 있고 위치에 대한 기억 전혀 없어."
그녀는 혹여 선우가 매질을 할까봐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선우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턱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하였다.
머리 속으로 나름의 계산을 해보고 있는 것이다.
정문인 남문 외에 다른 문으로 갈 경우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하였다.
거기다 최악의 경우에는 다른 문들도 남문처럼 부숴져있다면 고생은 고생대로하고 시간은 시간대로 날릴 것이 뻔하였다.
'다른 출구를 찾자.'
선우는 결론을 내었다.
인면지주가 장난기가 넘치긴 하였지만 거짓말을 할만큼 똑똑한 녀석은 아니였기에 그녀를 믿어보기로 하였다.
선우는 재빨리 자리에서 이동하려고 몸을 돌렸다.
그 순간
턱
누군가 선우의 용포를 잡아당겼다.
"잠깐만."
인면지주였다.
"왜?"
선우는 의아한 듯 물었다.
"....데려가야지"
그녀는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작은 목소리로 답하였다.
설마 선우가 자신을 버릴까봐 두려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선우는 아차 싶었다.
마음이 너무 급한 나머지 그녀를 안아드는 것을 깜빡한 탓이었다.
"으쌰"
선우는 단숨에 그녀를 안아들고는 품을 내주었다.
"헤헤"
선우의 반응에 만족하였는지 인면지주는 선우의 품 속으로 쏙 들어갔다.
선우의 품 안에만 있으면 천적들이 접근 못하였다.
그녀의 입장에서 선우는 최적의 안전지대인 셈이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웃음 지었다.
선우는 그녀를 안아든 후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어디에도 출구처럼 생긴 물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남문 주위를 배회한지 반시진이 지나자 선우는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하였다.
불안하였기 때문이다.
지금 당가에는 독왕도 없고 장로와 원로들도 없었다.
한마디로 무주공산에 가까운 상태라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당서윤이 있긴 하였지만 아무리 그녀라하더라도 마교의 타격부대를 홀로 막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었다.
"뭐 기억나는 거 없어?"
선우는 다급한 마음에 인면지주를 재촉하였다.
지금 탈출할 출입구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것은 인면지주가 유일하였다.
지금 기댈 희망은 그녀밖에 없는 것이다.
"으으으음....으으으으음....기억.. 안나."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소근대듯 말하였다.
물어보는 선우의 표정이 너무 심각하여 겁을 집어먹은 탓이었다.
"잘 생각해봐, 어쩌다 그 출구를 알게 된거야?"
"으음 나를 가둔 인간이 그곳을 통해 드나들었거든!"
기억은 뭔가 기억난 듯 말하였다.
역시 독황이 이용하던 비밀통로인 듯 싶었다.
"그럼 그 인간이 어떤 식으로 출구를 열었는지 기억해?"
"우웅.....그.....돌을 눌렀던 것 같아."
"어느 정도 높이였는데?"
"그렇게 높은 위치는 아니였던 것 같아!"
선우는 그녀의 기억 속에서 답을 유추하기 시작했다.
돌을 눌렀을 때 입구가 열리는 구조라면 단 하나밖에 없었다.
고독관을 두르고 있는 거대한 석벽이다.
이 석벽 중 비밀 출구를 여는 열쇠가 있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처음부터 물어볼껄,....시발'
선우는 자신의 멍청함을 한탄한 후 재빨리 움직였다.
그리고는 석벽으로 다가가 일일이 눌러보았다.
어느정도 힘을 줘야되는지 알 수 없었기에 최대한 힘을 주었다.
'빨리 찾아야한다.'
선우의 발이 더욱 빨라지기 시작하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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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렇게 석벽을 일일이 눌러본지 얼마나 지났을까
꾸욱
쿠우우우웅
돌출 된 벽돌을 꾸욱 누르니 엄청난 진동음이 울리며 일정공간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밖으로 나가는 출구를 찾은 것이다.
선우는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고독관을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선우는 서둘러 달려갈 준비를 하였다.
남문은 그나마 본가와 제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문이었다.
이대로 쭉 달린다면 머지않아 당가로 도착할 수 있으리라
"도로롱....휘우....도로롱....휘우"
선우는 풍진보를 밟아 달리기전 자신의 품 안에 잠들어 있는 인면지주를 쳐다보았다.
과연 이 요물을 고독관 바깥으로 데려가는 것이 맞냐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인면지주에 의해 누군가 살해를 당한다던가 피해를 입게된다면 그것 또한 무척 난감한 듯 하였다.
"야"
선우는 인면지주의 머리를 살살 흔들어 깨우기 시작하였다.
"으음 흠냠냠 더 잘거야"
"허어, 얼씨구?"
하지만 인면지주는 좋은 꿈을 꾸고 있는지 도무지 일어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잠꼬대까지 하면서말이다.
쾅
선우는 그대로 인면지주의 머리통을 쥐어 박았다.
시간도 없어죽겠는데 그녀의 어리광마저 받아줄 여유따윈 없었기때문이다.
"악!"
머리통을 쥐어박자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일어났다.
"왜 또!"
"너 아직도 회복 안됐어?"
"니가 방해했잖아!"
그녀는 짐짓 화가난 듯 소리쳤다.
대책없이 자는 듯 보였지만 수면은 엄연히 그녀가 영성을 회복하는 과정이었다.
그걸 기어이 방해해놓고 뭘 물어본단 말인가
"난 이제 고독관을 나갈거야. 넌 어떻게 할래?"
선우는 그녀에게 조용히 물어보았다.
자신이야 스쳐가는 장소라지만 그녀에게는 수백년을 살아온 집이었다.
그런 곳을 아무런 동의없이 빠져나올 수는 없었다.
"어차피 회복 될때까지 너한테 붙어있어야 되, 니가 떠난다면 나도 떠나지 뭐"
그녀는 생각보다 명쾌하였다.
수백년 간 살아온 집에 대한 애착도 없는 것인가
"너는 미련도 없냐?"
선우가 의아한 듯 물었다.
"말했잖아, 탈피 과정에서 영성이 흐트러져서 기억이 소실 됐다고 다행히 그렇게 큰 미련없네."
선우는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혹여 억지로 슬픔을 참나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해보였다.
'특이한 년.'
선우는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그럼 나가기 전에 한 가지 약속하고 가자."
"무슨 약속?"
"절대 인간을 죽이지 않기로"
"왜?"
"그럼 내가 널 죽일테니까."
선우는 명쾌히 대답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화경에 근접한 요물을 고독관에서 빼낸 것은 선우였기에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이 요물이 겁을 집어먹을 만한 것으로 말이다.
그 결과 선우는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협박하기에 이른 것이다.
"너도 사람 죽였잖아?"
그녀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
자기도 사람을 죽여놓고 자신은 죽이지 말라니 이게 무슨 심보란 말인가
"걘 죽일만한 놈이었어."
독마를 말하는 듯 하였다.
물론 선우도 사람을 죽이긴 하였지만 그것은 경우가 다르지 않는가
만약 독마를 죽이지 않았다면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이 죽어나갔을 것이다.
선우의 입장에서 독마는 죽어 마땅한 놈인 것이다.
"죽일만한 놈의 기준이 뭔데?"
인면지주가 되물었다.
"응?"
"그 사람이 널 먼저 공격했어?"
아니었다.
오히려 공격한 쪽은 선우였다.
"아니면 너에게 적의를 보였어?"
아니었다.
오히려 호의를 보이며 몇 번이고 그를 설득하려고 하였다.
"아니면 그에게 원한을 가진 거야?"
아니었다.
오히려 독왕에게 죽을뻔한 목숨을 구함받는 은혜를 얻었다.
"............"
인면지주의 물음에 선우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였다.
죽일만한 놈의 기준은 자신만의 절대적인 기준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미안해 , 내가 말을 잘못했어, 그는 죽일 놈이 아니였어."
"그럼?"
"그는 나랑 서로 다른 가치를 추구하던 사람이었어, 그러니 대립할 수밖에 없었고 죽일 수 밖에 없던거지."
"그럼 나도 다른 가치를 가진 사람이면 죽여도 돼?"
"안돼."
"왜?"
"나쁜거니까."
"그럼 너는 왜 나쁜짓을 했는데?"
".........나쁜놈이니까"
선우는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
인면지주의 말을 듣고보니 뭔가 우울해졌기 때문이다.
"나도 나쁜놈할래!"
인면지주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선우는 그 모습에 피식 웃었다.
이 요물이 무림에 떨어진 현대인의 복잡한 심정을 알까 싶었기 때문이다.
"안돼."
"왜에에에에에!"
인면지주는 떼쓰듯 물었다.
나쁜놈이 되면 자기랑 다르다고 모든 죽일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좋은 걸 왜 마다한단 말인가
"네가 나빠지면 진짜로 죽일테니까."
선우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
나쁜 놈은 자신 하나로 충분하였다.
특히 이 절대지경에 가까운 괴물에게 살인면허를 주어선 안되었다.
"진짜 나빴어!"
그녀는 빽하고 소리를 질렀다.
"자아, 손가락 걸어"
선우는 그녀에게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넌 손가락 걸어도 안지키잖아!"
인면지주는 이미 손가락 약속에 대한 믿음을 잃은지 오래였다.
안때리겠다고 약속해놓고 후두려패지 않았던가
이런 신뢰도 없는 약속따위는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안지키면 맞으니까 지켜야 될거야."
물론 선우는 폭력으로 약속을 이행시킬 자신이 있었지만 말이다.
"씨이"
그녀는 궁시렁거리며 선우의 새끼 손가락을 맞잡았다.
이로서 약속이 성립된 것이다.
'휴우 이제 안전장치는 됐으려나?'
선우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상황이 오더라도 한 번쯤은 선우에 말을 떠올릴 것이다.
약속을 마친 선우는 그대로 그녀를 안아들고 달리기 시작하였다.
이제 인면지주에 대한 안전장치도 걸어놨으니 이제 안심하고 날 뛸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