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화 〉 91. 귀물을 얻다-2
"훌쩍 훌쩍"
"미안해, 그만 울어."
선우는 난감한 듯 인면지주를 달래고 있었다.
얼마나 호신이 되는지 실험해볼 요량이었것만 설마하니 흑룡포가 그녀를 공격할 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자의식이 있다고는 하였지만 설마 이렇게 성능이 탁월할 줄이야.
흑룡포가 그녀를 후두려팬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의 울음소리는 멈출줄 몰랐다.
'아니 그것보다 얘 영물아니야? 왜이렇게 애 같아?'
그런 인면지주의 반응을 보며 한 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하였다.
생각해보면 인면지주는 영물이었다.
본질은 짐승이고 말이다.
그런데 매타작도 맞았다고 울어제끼다니 그것 또한 말이 안되었기때문이다.
'이거 그냥 우는척하는거 아니야?'
순간 상당히 신빙성있는 가설이 세워졌다.
일부러 크게 울어 선우가 당황하는 모습을 즐기는게 아닐까하고 말이다.
선우는 찬찬히 울고있는 그녀의 모습을 살피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얼굴을 엉망이었다.
여기저기 맞아서 멍이 가득하였고 얼마나 울어제꼈는지 눈까지 퉁퉁부어있었다.
더구나 코에서는 콧물이 줄줄 새었고 콧물로 방울까지 만들고 있었다.
"큭"
그 모습에 선우는 저도 모르게 실소를 내뱉었다.
누가 저 모습을 보고 수백년 묵은 인면지주라고 할까
그리고 반성하였다.
저 단순한 머리 속에서 그런 고도의 노림수가 나올리 없었기때문이다.
찌익
선우는 흑룡포가 감싸고 있는 팔 소매를 살짝 걷은 후 내의를 살짝 찢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쪽으로 가져다대었다.
움찔
그런 선우의 손길에 겁을 먹었는지 그녀의 몸이 움찔 떨었다.
'내가 너무 심했나?'
그녀의 그런 반응에 선우는 살짝 미안함이 들었다.
선우는 천으로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닦아주기 시작하였다.
피와 땀이 잔뜩 묻은 무복이었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것밖에 없는데
이마부터 시작하여 눈가 코 입까지 전부 닦은 선우는 그대로 그녀의 코에 천을 대었다.
"자 킁해봐"
"킁?"
"킁하고 코에 힘줘보라고"
"크으응"
그녀의 콧속까지 전부 비워낸 선우는 그대로 삼매진화를 일으켜 천을 불태워버렸다.
뭉게 뭉게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였다.
인면지주는 새삼스레 선우를 쳐다보았다.
그만 처울라며 후두려 팰줄 알았것만 나름 달래주지 않은가
얼굴도 닦아주고 말이다.
기분이 어느정도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포기할게."
"뭘?"
"내단."
"당연한거 아니야!?"
인면지주는 그를 향해 소리를 쳤다.
기뻐서 히죽 히죽 웃고 있던 주제에 아직도 내단을 노리고 있었단 말인가
"사실 시원치 않으면 그냥 보물도 먹고 내단도 먹으려고 했는데........."
쓰윽
"이정도면 차고넘치지."
선우는 입고 있는 흑룡포를 한 번 쓰다듬으면 말을 이었다.
방어력이나 위력만 따지면 무림 육대 기보 중 하나인 패왕귀면갑에 못 미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흑룡포에 최대의 장점은 활용성이었다.
방어에만 치중하는 패왕귀면갑과 달리 흑룡포는 그 상황에 따른 활용성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생김새부터가 고급진 의복으로 보이기 때문에 어디든 자유롭게 입고다닐 수 있었다.
잠입에 방해된다며 두고 온 패왕귀면갑과는 대비되는 형국이었다.
거기다 힘을 댓가로 내력을 뺏어가는 패왕귀면갑과는 달리 흑룡포는 착용자의 내력을 바탕으로 힘을 발휘할 뿐 강탈해가지는 않는다.
어찌 안좋을 수 있으랴
선우는 한 가지 가정을 해봤다.
만약 육갑자 이상의 내력을 쌓아올린 후 흑룡포와 패왕귀면갑을 동시에 입게된다면.........
선우는 상상치도 못할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그래 시발, 인생은 템빨이지!'
거기다 만년한철을 녹여 만든 검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이리라
선우는 입가에 미소가 진해지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앞에 상자를 쳐다보았다.
척 봐도 상당한 무게가 나갈 것 같은 육중한 크기였다.
'흐음'
만년한철은 보물 중에 보물이었다.
이대로 챙겨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긴 하였지만 도저히 들고다닐만한 크기가 아니였다.
더구나 선우는 당장 당가로 돌아가야했다.
독마는 말하였다.
당가의 멸문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이다.
독왕이 없는 사이 당가에 무슨일이 벌어졌을지 몰랐다.
물론 당서윤을 믿었기에 걱정을 덜긴하였지만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일단 흑룡포만 챙기자.'
선우는 일단 당가로 돌아갈 생각을 하였다.
당서윤과 당대부인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약속대로 너는 놔줄게 여기 있어."
선우가 몸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약속대로 그녀는 살려줄 속셈이었다.
그녀는 충분히 제 값어치를 하였다.
비록 내단이 탐나긴하였지만 여기서 그녀를 죽인다면 정말 금수도 못한 짓이리라
선우가 미련없이 떠나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잠...잠깐만!"
인면지주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뭐."
선우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나도 데려가"
그녀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꺼저."
선우는 단호히 말하였다.
내단 욕심이 나는 것을 큰 마음먹고 풀어준다니까 데려가달라는 것은 무슨 심보란 말인가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다.
없던 욕심도 실지로 보게 된다면 생겨나는 법이었다.
그녀가 앞에서 알짱거리면 내단에대한 욕심이 더욱 번져나갈것 같았다.
그렇기에 선우는 그녀의 부탁을 일언지하 거절했다.
"아니 무슨 사정인지 물어봐야 되는거 아니야!?"
그녀가 발끈하여 선우에게 물었다.
이럴 경우 사정부터 묻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뭐 저리 단호하게 거절한다는 말인가
"별로 안 듣고 싶은데."
그녀의 소리 높인 언성에도 선우는 굴하지 않았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자신이 알바는 아니지 않은가
자신은 보물을 댓가로 그녀의 목숨을 살려줬고 거기서 그녀와 관계는 종결되었다.
굳이 뭣하러 이 혹덩이를 데려간다는 말인가
"지금 상태로는 너무 약해져 있어서 천적들한테 먹힐거야 그러니까 나도 데려가!"
하지만 그녀는 선우의 말을 무시한채 자기 할말을 하였다.
그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선우에게 베이고 베여 몸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몸이었다.
거기다 자신의 비명 소리가 고독관 내부가 떠들석하게 울려퍼지지 않았던가
만약 그녀가 약해진 사실을 알아챈다면 수많은 독물들이 그녀를 먹으러 몰려들것이 불보듯 뻔하였다.
"여기 너말고 다른 놈들도 있어?"
그녀의 대답에 선우는 의문을 표하였다.
분명 독황은 인면지주 한 쌍만 언급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다른 생물체가 있다니 그것 또한 의문이었다.
"나만큼 강하진 않지만 만만치 않은 녀석들이 곳곳에 있어, 떼로 몰려들면 난 죽게 될거라고..."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이었다.
이말을 사실이었다.
그녀만큼은 아니었지만 상당한 영기를 품은 괴물들이 곳곳에 즐비하고 있는 곳이 바로 고독관이었다.
만약 그녀를 그대로 놓고간다면 그 괴물들의 표적이 되리라
그녀의 영성과 독기는 인간뿐아니라 영물조차도 탐낼만한 값어치가 있었기때문이다.
선우는 고민에 빠졌다.
'데려가? 말아?'
솔직한 심경을 얘기하자면 이대로 홀로 빠져나가고 싶었다.
딴 놈들에게 잡아먹히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어차피 자신과의 거래는 이미 끝났는데
그런데 또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다.
자신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포기한 그녀를 다른 놈들이 낼름 잡아먹는다고 하니
괜히 부아가 치밀어올랐다.
그녀를 제압하기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으며 몸에 구멍이 몇 개나 뚫렸던가
그런데 아무런 노력도 없이 자신이 차려놓은 밥상을 낼름 뺏긴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화가 났기 때문이다.
'안되지 안돼!'
결론은 났다.
자신이 먹지 못하면 다른 놈들도 못 먹는다.
인면지주를 데려가는 것은 위험부담이긴 하지만 이대로 그녀를 빼앗겼다간 잠을 이루지 못 할 것같았다.
"일어설 수 있겠어?"
선우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도리도리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피식
그 모습이 왠지 귀여워 선우는 실소를 내뱉었다.
입만 다물면 참 완벽한 외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안겨."
탁 탁
선우는 가슴을 두어번 두드리고는 양팔을 벌렸다.
안고갈 요량이었다.
"........."
그녀는 멍하니 선우를 바라보았다.
쏘옥
그리고 말갛게 웃음을 짓더니 이내 선우의 품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선우의 목을 붙잡고 꼭 껴안았다.
꽤나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선우의 품은 나름 아늑하여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선우는 피식 웃었다.
인간도 아닌 것이 인간보다 인간같다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너 만약에 나가서 사고치며 그대로 내단 빼먹을 줄알아."
선우는 움직이기 전 살기를 슬쩍 흘려 그녀에게 경고해두었다.
애같은 모습을 하긴해도 엄연히 화경에 근접한 영물이었다.
이런 녀석이 사고를 친다면 골머리가 아파올 것이다.
부르르
선우의 살기에 반응한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끄덕 끄덕
그리고 맹렬히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하였다.
선우는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목적지는 당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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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당문 대전
"죽어라!"
악귀 탈을 쓰고 있는 자가 거칠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챙
챙
챙
"컥"
수많은 검격이 오갔으나 이내 녹의를 입은 남자는 목을 찔려 절명하게 되었다.
"크하하하하 당가의 저력이 고작 이것밖에 안되는 것이냐?"
악귀 탈을 쓴 남자, 악귀대의 부대주 황두는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부대주님이 당가의 장로를 잡으셨다!"
"와아아아 독쟁이들을 전부 잡아 죽여라!"
"죽이고 범하고 불태워라!"
그의 웃음소리에 악귀대원들의 사기는 하늘이 치솟을 듯 올라갔고 그와 반대로 당문의 사기는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하였다.
"당한 장로님마저 돌아가시다니..."
"저 악귀들을 상대할 자는 정녕 없단 말인가"
"가주님께서는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당가 무인들의 절망어린 외침이 곳곳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악귀대의 부대주, 황두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기였다.
어떤 상황이든 사기가 꺾인다면 그 전쟁은 진거나 다름없다고 황두는 생각하였다.
그렇다면 가장 사기를 끌어올리기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간단한다.
대가리의 멱을 따면 된다.
황두는 딱봐도 끗발이 있어보이는 노인네들만 노리고 검을 휘둘렀고 그 결과 당가 무인들의 사기를 땅바닥 밑까지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여기저기서 절망어린 외침들이 가득하였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전력만 보면 비등비등한 것이 분명할터인데 당가 무인들은 악귀대의 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하였다.
전쟁의 초보들과 전쟁의 전문가들 간의 싸움은 이렇 듯 다르다.
고작 눈에 보이는 결과만 보고 벌써부터 절망하는 꼬락서니가 우습기 짝이 없었다.
"크하하하하하하 전부 죽여라! 당가의 계집들이 그렇게 절색이라던데 가장 많이 죽인놈에게 제일 먼저 박을 기회를 주마!"
"와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 "
그의 천박한 말에 악귀대의 사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그와 반대로 당가의 사기는 처참하기 이를데가 없었다.
중심의 문제였다.
그들을 다독이며 중심을 잡아줄 사람의 부재가 그들의 사기를 나락까지 끌고가게 만들었다.
황두는 그 중심을 없애버리기 위해 원로나 장로같은 자들이 나타나면 족족히 베어죽여버렸다.
그 결과 당가 무인들은 중심을 잡아줄만한 인물들을 잃고 만 것이다.
"크악"
"끄억"
"커억"
갈수록 대전 바닥에 쓰러지는 녹의를 입은 자들의 시체가 늘어났다.
그에 비례해 황두의 미소 또한 짙어지기 시작했다.
'여기도 끝났군.'
이제 머지않아 악귀대를 도와줄 지원군이 도착할 것이다.
그들이 도착한다면 당가의 멸문을 조금 더 빨리 앞당길 수 있으리라
황두는 신명나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언제난 즐거운 일이었다.
그것도 공포에 물들어있는 자들이라면 더더욱 그러하였다.
그때였다.
피슝
무언가 그의 뺨을 훑고가는 느낌이 들었다.
무척이나 화끈거림이 느껴졌다.
뺨을 한 번 만져보았다.
끈적끈적한 액체의 감촉에 황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끈적끈적한 액체의 정체는 피였던 것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피를 흘리게 만든 것이다.
'누가 감히!'
머리 끝까지 화가 난 황두는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자신에게 피를 보게 만든 장본인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때였다.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타박 타박
무척이나 선명하게 들려오는 발걸음이었다.
남자의 발소리라기에는 너무나도 가벼움 발걸음이었다.
타박 타박
하지만 발걸음은 마치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선명하게 퍼지기 시작하였다.
'내력?'
그렇다.
발걸음에 내력을 담아 소리를 증폭시킨 것이다.
누가 그런 쓸데없는 내력 낭비를 한단 말인가?
황두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이 싸움을 멈추고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는 곳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타박 타박
황두 또한 발걸음이 들려오는 곳에 시선을 맞췄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어둡기 그지 없는 흑의를 입고 있는 선녀의 모습을 말이다.
타박 타박
꿀꺽
그녀가 걸음을 옮길때마다 목울대 울리는 소리가 여기저기 울리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황두또한 마찬가지였다.
침이 절로 삼켜지는 어마어마한 존재감과 외모였다.
흑단같이 고운 머리결과 하얀 피부결 , 아름답기 그지없는 눈매, 오똑한 코, 붉은기 가득한 입술 , 딱 달라붙은 흑의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운 몸의 굴곡까지
'경국지색!'
가히 경국지색이라는 말이 절로나오는 외관이었다.
황두는 양물에 기하급수적으로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흥분한 것이다.
숨이 거칠어지고 하물에는 힘이 더욱 들어갔다.
'저 계집은 내 것이다!'
오로지 그녀를 소유하고 싶다는 소유욕만이 가득찼다.
타박 타박
뚝
어느새 전장의 한복판에 멈춰선 그녀가 황두를 올곧이 쳐다보았다.
그녀의 흑요석같은 눈빛이 황두의 온몸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흐흐흐흐흐 내 뺨에 상처를 낸 것이 네년이더냐?"
황두는 그녀를 향해 천박한 웃음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맞아."
그녀의 입에서 아름다운 미성이 퍼져나왔다.
외모 뿐아니라 목소리조차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여자였다.
"상처의 댓가는 꽤나 곤혹스러울 것이다 . 일단 뒷구멍 처녀부터 손수 뚫어주지.크흐흐흐흐"
황두는 고고하기 짝이 없는 그녀를 향해 천박한 농담을 지껄였다.
이런 명문가의 계집들은 다 똑같았다.
천박한 말을 지껄이면 발끈하며 달려들기 마련이었다.
"........"
하지만 그녀는 물끄러미 황두를 쳐다볼 뿐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입이 더러워."
이내 한마디 툭 내뱉고는 손을 빠르게 한 번 위로 휘저었다.
쉬익
"응?"
그녀의 영문모를 행동에 당황하고 있던 황두는 이내 오른쪽 귀가 있는 곳에 허전함이 느껴졌다.
"뭐....뭐야?!"
이내 허전함은 뜨거운 감촉으로 변하더니 그에게 고통을 선사하기 시작하였다.
"크아아아악"
황두는 다급히 오른 귀를 매만져보았다.
없었다.
있어야할 귀가보이지 않는 것이다.
황두는 당황한 듯 그녀를 보았다.
"뒈져볼래?"
거친 말을 내뱉는 그녀는 말갛게 웃고 있었다.
맑게 웃는 그녀의 모습은 가히 경국지색이 울고갈 만큼 절색의 모습이었지만 황두에게는 그 모습이 공포로 다가오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