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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5화 (86/1,419)

〈 85화 〉 86.고민에 빠지다-1

우우우우우웅

선우는 쥐고 있는 검에 모든 내력을 담고 또 담았다.

'좀더....좀더!'

이내 검에는 새하얀 강기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다시금 내력을 쏟아붓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우웅

검명이 울리며 폭포수같은 내력이 검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강기의 크기는 더욱 커졌다.

'좋아!'

이제 커질대로 커진 강기를 그대로 검끝에 압축을 하였다.

'압축...압축...압축!'

커다란 강기가 점차 작아지더니 종국에는 동그란 모양의 구슬형태로 검끝에 모두 모이게 되었다.

검환을 형성한 것이다.

선우는 형성된 검환을 그대로 독마를 향해 뻗었다.

하체가 움직이지 않는 이상

최속은 무리더라도 최선의 수는 가능하였다.

허리를 틀고 어깨를 틀었으며 팔을 뻗었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수였다.

하지만 하체의 힘을 빌리지 않으니 속도는 반절이하로 떨어졌고 검속은 느릴 수 밖에 없었다.

선우는 뻗어가던 검환의 모습을 보며 독마의 비웃는 얼굴이 보였다.

하품이 나올 정도의 속도에 웃음이 배어나온것이리라

최선의 수였지만 그 수는 독마에게 닿지 않는 듯하였다.

'틀렸나.'

선우는 절망감이 앞섰다.

그때였다.

비웃던 독마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독마의 가슴에 흉흉하기 따로 없는 물체가 튀어나온 것이다.

성인여성 허벅지만한 두께에 거무튀튀하고 날카롭기 짝이없는 물체

인면지주의 다리였다.

인면지주의 다리가 독마의 가슴을 꿰뚫은 것이다.

기회였다.

선우는 그대로 팔을 뻗었다.

콰직

그리고 당황한 독마의 머리통을 부숴버릴 수 있었다.

길고 긴 호흡 끝에 독마를 죽인 것이다.

머리통을 잃은 독마의 몸뚱이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털썩

그리고 그 소리를 들은 선우또한 그대로 주저앉았다.

긴장이 풀리자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던 하체의 힘이 풀린 탓이었다.

벌러덩

그리고 그대로 뒤로자빠졌다.

온몸에 힘이 빠졌기 때문이다.

이제 상체를 지탱할만한 허리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선우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온갖 독물이 가득한 고독관 내부였지만 하늘만큼은 푸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 속에 수많은 상념이 들기 시작하였다.

비록 독마를 죽이는 것은 성공했지만 인면지주가 몸을 회복하고 말았다.

자신은 죽을 것이다.

지금 손가락 하나 까딱한 힘조차 없었다.

각성으로 혹사시킨 몸의 상태는 생각보다 더욱 처참하였다.

여기저기 근육이 찢어졌으며 뼈마저 부러진 곳이 수두룩 하였다.

그리고 심장과 머리가 미칠듯이 아파오기 시작하였다.

이 상태로는 그저 죽음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마음이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독마를 죽임으로서 세 여인 중 두 여인은 살렸지만 결국 옥령을 잃게되리라

'미안해 옥령, 먼저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선우는 옥령에게 깊이 사과하였다.

자신때문에 목숨을 잃게 생긴 가녀린 여인에게 말이다.

저승에 가서 다시 깊이 사과하리라

그렇게 다짐하였다.

"크으윽"

그때였다.

기존과는 비교도 안될정도의 고통이 선우의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빠르게 움직이던 혈류가 느려지기 시작하였다.

미친 듯이 뛰던 심장의 천천히 뛰기 시작하였다.

이제 댓가를 치를 시간이 온 것이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온 몸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물밀듯 몰려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팠다.

그것도 너무 아파서 비명밖에 안나올 지경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여 고통을 최대한 줄여보고자 하였지만 집중이 안되었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수 만개의 바늘 촘촘히 찔러들어오는 고통이 전신을 휘감았다.

죽고싶다.

그저 죽고싶다는 고통만 가득하였다.

눈이 급속도로 충혈되기 시작하였고 눈물이 배어나고 시작했다.

화경에 막 다다른 자신이 부상당한 몸이라고는 하지만 화경 끝자락에 다다른 독마와 잠시나마 대등할 수 있었다.

그 격차를 메우려면 얼마나 많은 댓가 필요하였을까

아마 어마어마한 댓가가 필요할 것이다.

선우는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었다.

"아아악아아아아악아아아악!"

선우는 괴성을 질러대면 몸을 격하게 뒤흔들며 몸부림치기 시작하였다.

피부 ,근육, 뼈, 내장, 힘줄, 심장 , 머리까지 안아픈 곳이 없이 콕 콕 쑤시기 시작하였다.

너무 아파서 기절조차 못할정도의 고통이었다.

차라리 기절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에게는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차라리 죽고싶다는 생각이 수십 수백 수천이나 머리를 훑기 시작하였다.

끔찍하다.

전에는 음양마가 음양조화기를 불어넣어준 덕분에 빠르게 회복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 그의 주위에는 그를 도와줄만한 인물이 아무도 없었다.

절망감이 들었고, 절망은 눈물이 되어 나오기 시작하였다.

제발

제발 이 고통을 인면지주가 빨리 끝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녀라면 이 고통에서 자신을 해방시켜줄 수 있으리라

하지만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른지 벌써 일각이나 지났지만 인면지주는 자신의 목숨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었다.

자신의 고통에 찬 모습을 즐기는 것일까

선우는 부아가 치밀어올랐다.

"인면지주우우우우우우!!!!!!!!!"

그녀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어서 어서 나를 죽여라아아아!!!!!!!!!!!!!!!!"

더욱 큰소리로 그녀에게 죽음을 종용하기 시작하였다.

저 여자만이 유일하게 자신에게 안식을 줄 수 있는 자이리라

"제발!!!!!!!!제발!!!!!!날 죽여줘!!!!!!!!'

모든 기력을 담아 그녀를 불렀지만 소용없었다.

선우의 외침에도 그녀는 미동조차 없을 뿐이었다.

선우는 당장이라도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무슨 표정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을까

즐거워하는 표정을 지을까?

아니면 연민에 가득한 표정을 지을까?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아아아악!!!!!아아아악!!!!!!!!"

그저 고통이 끝날 때까지 비명을 지를 뿐이었다.

.

.

.

.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고통이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하였다.

극심한 고통은 여전했지만 이정도면 기절할 수 있을 정도의 고통인 듯 싶었다.

수마가 몰려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안심하였다.

이대로 기절하게 된다면 죽게될지 살게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이 영겁과도 같은 고통에서는 벗어날 수 있으랴

선우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

"끄으으흑"

선우는 신음성을 흘리며 눈을 떴다.

온몸에는 찌를 듯한 아픔이 휘감기 시작했다.

선우는 다시금 느껴지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뜨고 만것이다.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기절하고 다시 눈을 뜨기를 반복한지 이미 수 어번이다.

의식조차 몽롱하여 얼마나 기절했는지 얼마나 눈을 떴는지 기억조차 안났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기절을 반복할 수록 고통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극심한 고통이 느껴지긴 하였지만 처음처럼 자살충동이 일어날만큼은 아니었다.

"시발"

비명 대신 여유롭게 욕짓거리가 나올 정도는 되는 것이었다.

이정도면 충분히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할 정도는 될 것도 같았다.

여전히 아프긴하지만 집중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선우는 자의로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기절하고 싶어서가 아닌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할 심산이었다.

우우우우우우웅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자 자연 기들이 온몸에 휘감기 시작하였다.

이내 온몸을 휘감았던 자연 기들이 몸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하였다.

스스스스슥

선우는 내부에 들어온 자연 기들을 천천히 혈도를 따라 순환시키기 시작하였다.

'으으윽'

선우는 속으로 신음성을 내었다.

각성을 사용해서인지 혈도가 갈가리 찢겨져 있었다.

그때문이지 순환할때마다 상당한 고통이 느껴졌다.

'좆까'

하지만 선우는 다시금 순환을 강행하였다.

아프다고 이대로 포기한다면 혈도가 망가질지도 몰랐다.

최대한 빠르게 자연 기를 순환시켜 회복력을 극대화시켜야만 했다.

우우우우우웅

'아아아악 시발'

하지만 혈도 전체가 찢겨져 있었기에 순환이 이어질 수록 극심한 고통이 그를 괴롭혔다.

아팠다.

미치도록 말이다.

그렇지만 멈출 수 는 없었다.

인면지주가 왜 끝마무리를 안한지는 모르겠지만 몸을 회복할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최대한 빠르게 몸을 회복해야했다.

그녀가 자신의 숨통을 끊기전에 말이다.

'휴우'

이제 겨우 한 바퀴를 돌렸다.

선우는 단전에 차오른 내력을 바탕으로 다시금 음양조화신공을 순환시키기 시작하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말이다.

마치 찢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듯한 역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참아내었다.

갈가리 찢어진 혈도가 서서히 회복하는 것이 느껴졌기때문이다.

그리고 순환을 하면 할 수록 고통이 덜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이 적기였다.

선우는 음양조화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폭포수 같은 내력이 혈도를 휘젓기 시작하였다.

'크윽'

이제 막 회복되고 있는 혈도에 부담이 되었는지 상당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상관없었다.

이걸 버티고 나면 더욱 회복력이 극대화되리라

활력이 돋기시작하였다.

찢겨졌던 근육이 서서히 아물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부숴진 뼈들이 맞물리기 시작하였다.

회복력이 극대화된 결과였다.

덕분에 고통이 서서히 가시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힘이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몸을 일으키기는 것도 무리였다.

하체근육이 아예 파열되었기에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듯했기 때문이다.

선우는 다시금 회복에 전념하였다.

그의 머리 속에는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우웅

음양조화신공의 효력이 극대화되기 시작하였다.

.

.

.

.

.

그렇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번쩍

선우는 눈을 뜨게 되었다.

눈을 뜬 선우는 주먹을 천천히 말아쥐어봤다.

어느정도 힘이 돌아온 듯하였다.

이번에는 하체에 힘을 주었다.

"으읍"

아프긴하지만 못일어날 정도는 아닌 듯 싶었다.

선우는 검을 지지대 삼아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고통이 엄습하긴했지만 못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일어났어?"

그때였다.

앞쪽에서 인면지주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우는 재빨리 고개들 들어 소리가 들린 방향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인면지주가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선우는 재빨리 검을 들어 그녀에게 겨누었다.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난거야? 지루해죽는줄 알았네."

선우의 격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인면지주는 말갛게 웃으며 입을 뗴었다..

그녀의 반응에 선우는 당황하였다.

분명 선우는 그녀보다 강하다.

벽을 넘어선 후 그 격차는 더욱 확연할 정도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검이 무섭지가 않을 것일까

아니 그것보다 저리 멀쩡한데 왜 자신을 공격하지 않은 걸까

자신이 몸을 회복할 때까지 가만히 기다린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선우의 머리속에 여러가지 의문들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왜지?"

선우는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떼었다.

"뭐가?"

"왜 날 죽이지 않았지?"

고민따위로는 알 수 있는것 따윈 없었다.

직접 물어봐야했다.

"왜 그랬을까?"

선우의 심각한 물음에도 그녀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 모습에 선우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이 괴물은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단숨에 죽일 수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경지에 오른 자신은 그전과는 비교 불허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되었다.

고작 초절정 상경이었던 자신과 맞먹었던 그녀였다.

지금이라면 개미를 눌러죽이듯 손쉽게 죽일 수 있으리라

선우는 검에 내력을 불어넣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다리 한 두개는 잘라버려야 말을 들을 듯 싶었다.

"잠깐! 잠깐 지금 설마 나를 죽일셈이야?"

그녀는 선우가 살기를 흩뿌리자 미소를 지우고 당황한 듯 되물었다.

"몸에 바람구멍 나기전에 제대로 말하는게 좋을거야, 날 왜 안죽였어?"

"못 죽인거야!"

그녀는 언성을 높여 큰소리를 쳤다.

"뭐?"

"회복이 덜되서 몸이 움직이지 않아."

그녀는 울먹거리며 말을 이었다.

눈에 물기를 머금고 있는 모습은 무척이나 가련하기 그지 없었다.

"아까 독마의 가슴에 다리를 찔러넣었잖아!?"

"그 한 방이 남아있는 모든 힘이었어, 그후로는 탈진해서 그대로 기절해버렸단 말이야."

인면지주는 다시금 말을 이었다.

"아"

그녀의 말을 듣자 모든 의문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춰지기 시작하였다.

몸을 온전히 회복됬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사실 최후의 한 수를 독마에게 먹였던 것이다.

그후 온 힘을 전부 소비한 그녀는 재생에 집중할 틈도 없이 그대로 기절해버린 것이다.

선우는 쾌재를 불렀다.

절망감이 쾌락으로 바뀌는데는 얼마걸리지 않았다.

운이 좋아도 이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강한 적들이 몸소 죽어주니 말이다.

"흐흐흐흐흐흐"

선우는 비열한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상황이 무척 마음에 들었기때문이다.

이 가녀리기 짝이 없는 인면지주는 이제 더이상 그에게 반항을 못하였다.

그렇다면 선우가 할 행동은 하나였다.

선우는 검을 치켜들고 그녀에게 슬금슬금 접근하기 시작했다.

"왜..왜그래?"

선우의 비열한 웃음을 본 인면지주는 불안한 듯 되물었다.

"조금만 참아 금방 끝날거야."

선우는 검에 내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단칼에 베어버릴 심산이었다.

인면지주는 정말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도 같았다.

화경에도 오르게해주고 내단까지 이렇게 헌납해주니 말이다.

"잠..잠깐! 사실대로 말했잖아!"

"살려준다는 말은 안했는데? "

선우는 그녀를 죽이고 내단을 빼먹을 생각에 눈이 벌개졌다.

저건 말하는 보물이자 영약이었다.

껍질부터 내단까지 버릴게 없었다.

선우의 눈이 몽롱히 풀려갔다.

"인간은 댓가 없이는 호의를 베풀지 않는다면서!"

"어쩌라고?"

"내가 네 목숨을 살려줬잖아!"

"........"

순간 선우는 말문이 막혔다.

"너 살리겠다고 그 노인네의 가슴에 다리를 꽂았잖아!"

"설마 그 말만 믿고 나말고 독마를 공격한거야?"

"당연하지, 그럼 내가 뭣하러 널 도와줬겠어?"

"..........."

그녀의 말에 선우는 황당하였다.

설마 자신이 내뱉은 말만 철썩같이 믿고 독마를 죽이는 것을 협조했을 줄이야

생각해보면 그녀 말도 어느정도 맞았다.

그정도 공격이 선우에게 가해졌다면 선우는 그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인면지주의 선택이 그를 살린셈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선우는 고민에 빠졌다.

'이걸 살려? 말아?'

선우는 말 없이 인면지주를 바라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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