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 85.독마毒魔와 싸우다-4
부웅
선우의 검강이 그대로 독마의 허리를 노렸다.
창
독마는 흑수를 들어 선우의 검강을 튕겨낸후 그대로 선우의 심장을 노렸다.
꿰뚫어버릴 심산이었다.
창
하지만 선우는 튕겨진 검강이 그대로 품안에 끌어들여 독마의 흑수를 막았다.
그때였다.
섬뜩
선우의 감각에 다시금 섬뜩함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위험하다.'
정체는 알수 없었지만 선우는 자신의 감을 믿었다..
그는 용천혈에 내력을 터트려 그대로 뒤로 이동하였다.
휘익
그리고 볼 수 있었다.
그가 서있던 곳에 검게 물든 왼손이 훒고 지나가는 것을 말이다.
선우는 소름이 돋았다.
만약 피하지 않았더라면 흑수에 중독되어 죽음을 면치 못하였을 것이다.
선우는 독마에 대한 두려움이 일었다.
이 영감은 대체 몇 가지의 수를 숨기고 있는 것일까
설마 반대쪽 손마저 흑색 독기로 물들 수 있다니
상상도 못하였다.
만약 각성 상태가 아니면 피할새도 없이 그대로 중독됐을 것이다.
딱 딱 딱
이빨이 부딪히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죽음이 코앞까지 찾아왔다는 생각에 공포감이 든것이다.
까득
하지만 선우는 이내 이빨을 까득 깨물어버렸다.
덜덜 떨고 있을 시간 따위는 없었다.
시간이 부족했다.
숨은 갈수록 가빠왔고 내력은 서서히 고갈되기 시작했다.
한계가 오기전에
그를 베어야했다.
선우는 다시금 검을 들고 그를 베어들어갔다.
********
'쯧'
회심의 수가 빗나간 독마는 속으로 혀를 찼다.
다시금 자신에게 달려든 그는 전처럼 초월적인 빠름을 자랑하지는 못하였다.
독마는 쾌재를 불렀다.
그는 더 이상 이형환위를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분명 몸에 무리가 왔으리라
하지만 이형환위를 쓸 수 없다해서 독마가 우위를 점할 수는 없었다.
압도하지 못할 뿐
그의 검은 여전히 날카로웠고 자신과 대등한 속도마저 가지고 있었다.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품고있는 내력과 독기는 갈수록 떨어져가고 있것만 이자의 검은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마치 성장하듯이 말이다.
처음에는 반응조차 못하던 공격을 막아서는 것은 물론 반격까지 해오는 것이다.
그를 상대하며 처음으로 위기감이 느껴졌다.
다급해진 독마는 내력고갈을 감수하고 반대 손마저 흑수로 만들었다.
회심의 일격을 넣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회심의 일격은 실패하게 되었고 내력과 독기는 점차 고갈되기 시작하였다.
빠르게 끝내야했다.
선우를 보는 독마의 눈빛이 살기로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창
창
특유의 마찰음이 들리며 둘 사이에 격렬한 공방이 오가기 시작했다.
***********
얼마나 지났을까
"하아...하아..하아"
"허억....허억...허억"
선우와 독마는 지금 거친 숨결을 토해내고 있었다.
수많은 공방이 오간 끝에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궁신탄영을 쓸 수 없었던 선우는 전처럼 압도적으로 독마를 몰아세우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극한까지 끌어올린 신체능력이 어디가는 것은 아닌지라 화경에 끝에 다다른 독마와 맞대결을 할 수 있었고 그에게 수많은 검격을 날리며 나름의 선전을 하였다.
"하아...하아.."
선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공수를 교환하는 공방자체가 엄청난 체력과 심력이 소모되는 행위였다.
그런데 선우는 몸을 심각한 무리가 오는 각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공방을 이어간 것이다.
그 결과 선우의 체력은 급속도로 떨어지게 되었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말이다.
'시발'
선우는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분명 공방이 이어질 수록 저 괴물 같던 독마 또한 점점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거대한 산등성이처럼 느껴졌던 격차가 이제는 작은 동산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조금만 더 몰아세우기만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자신의 체력이 이제 한계에 달했다는 점이다.
힘들었다.
아니 이제 힘듬을 넘어서 고통마저 느껴졌다.
온 몸의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궁신탄영으로 무리가 갔던 발목 과 종아리 , 허벅지 쪽 근섬유들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아니 만약 조금이라도 무리를 한다면 진짜로 끊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또 무리해서 그런지 인면지주에게 꿰뚫렸던 상처들 터져나가 피를 뿜어대고 있었다.
분명 지혈을 하기는 했지만 계속되는 공방에 자극을 받은 모양이었다.
상처에서 피가 쉴새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심장
심장에 너무나도 큰 격통이 느껴졌다.
괴로웠다.
처음 각성상태에 들어갔을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만큼 혈액의 가속 또한 미친 듯이 빨라졌다.
자연스레 혈압은 올라갔고 그 결과 그저 상기된 것에 불과했던 피부색이 잘읽은 홍시만큼이나 붉어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머리
혈압이 올라가자 자연스레 뇌에도 피가 쏠렸고 엄청난 두통이 머리를 강타하기 시작하였다.
'크으으으윽 크으으윽;
선우는 속으로 비명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아픈티를 내었다간 독마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겉으로라도 태연한 척해야했다.
늘어난 고통만큼 신체능력이 향상되어 독마에게 우세할 수준이 될수는 있었지만 온몸에 느껴지는 고통이 선우의 정신을 갉아먹기 시작하였다.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욕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니 욕밖에 할 수 없었다.
이 고통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으랴
너무나 아픈 고통에 눈물이 절로 흘러나왔다.
이대로 모든 것을 놔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였다.
'지금 놔버리면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짝
이내 선우는 손을 들어 왼 뺨을 때렸다.
신체능력이 극한으로 올라간 선우의 손에 맞은 왼 뺨은 퉁퉁 부어올랐다.
선우는 반성하였다.
고통에 못이겨 말도안되는 생각에 빠진 것이다.
까드득
이를 더욱 악물었다.
여기서 쓰러진다면 그 누구도 구할 수 없다.
모두를 구하려고 했다.
모두를 잃게되는 셈이다.
그럴 수는 없었다.
몸을 지탱하고 있는 하체에 힘을 주었다.
끔찍한 고통이 몰려들어왔지만 상관없었다.
검을 말아쥐고는 손에 힘을 주었다.
어찌나 세게 쥐었는지 손바닥이 까지면서 핏물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녀들을 잃는 아픔이 더 아플 것이다.
선우는 똑바로 독마를 쳐다보았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흉측한 노인네의 모습이 보였다.
거대한 산처럼 느껴졌던 자가 이제는 똑같은 곳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체할 필요없다.
선우는 땅을 박찼다.
그리고 독마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자 그대로 검을 내리그었다.
지금 자신이 할수 있는 최속의 공격이었다.
슈우우우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오며 독마에게 검이 떨어져내리기 시작하였다.
'죽어라'
선우는 염원하였다.
제발 제발 그에게 닿기를 말이다.
캉
하지만 아쉽게도 선우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게 물든 그의 양손이 선우의 검을 막아낸 것이다.
"크으으윽!"
하지만 선우의 거력을 버티기 힘들었는지
독마는 신음성을 내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검에 더욱 내력을 불어넣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내리베어야한다.
텅
이내 독마의 흑수는 선우의 검에 담긴 거력을 버티지 못하고 튕겨져나갔다.
가슴이 비어버렸다.
선우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어 그대로 독마의 가슴을 베어낸 것이다.
츄악
"크아아아아아아악!!!!!!"
독마의 비명 소리가 고독관 내부를 울리기 시작하였다.
독마의 가슴에서 피가 터져나왔고 선우의 검을 적시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독마를 베어낸 선우의 표정은 심상치가 않았다.
'얕았어'
독마를 베어내긴했지만 그가 내지른 흑수에 인해 검이 심장까지 닿지 않았기때문이다.
선우는 재빨리 후속타를 갈기기 위해 검을 고쳐잡았다.
그때였다.
퍽
"크흑"
독마가 그대로 발을 차올려 선우를 밀어내버린 것이다.
상당 수의 내력이 담겼는지 선우는 그대로 쭉 밀려나게 되었다.
그 결과 독마와 상당수 거리가 벌려지게 되었다.
"시발"
선우는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최후의 한 수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날렸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를 죽이는데 실패한 것이다.
'.....검환 쓸껄'
최후의 한 수가 힘대결로 될 줄 알았더라면 검환을 썼을 것이 나았으리라
후회가 가슴 한켠에 남았다.
"이개같은 자시이이익!!!!!!!!!"
저 멀리서 독마의 노한 음성이 들려온다.
역시 살아있던 것인가
팔팔한 걸 보니 참을만 한것 같았다.
저벅 저벅
독마가 천천히 선우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하였다.
선우의 귀에는 그 발소리가 마치 사신의 발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하였다.
'시발'
과연 이대로 죽는 것일까
의문과 공포가 온몸을 휘감기 시작하였다.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상체를 지탱하고 있는 하체는 금방이라도 힘이 풀릴 듯 덜덜 떨려왔다.
더 이상 움직이지는 못한다.
궁신탄영으로 너무 몸을 혹사한 탓이었다.
발가락 끝부터 허벅지까지 거대한 창이 관통한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무리다.
그저 서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상체만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는 저 노괴를 상대할 수 없었다.
그저 발악만 가능하리라
선우는 서글픔이 몰려왔다.
아직 내력도 남아있었고 하체에 비하면 상체도 버틸만하였다.
하지만 이놈의 하체가 말을 듣지 않았다.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저벅 저벅
뚝
어느새 다가온 독마의 발소리가 멈춰졌다.
선우의 눈앞에 도착한 것이리라
"자랑스럽게 여기거라, 너는 천하의 독마를 죽일 뻔한 무인이다."
어느새 눈앞까지 온 독마는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진심이었다.
천하제일독인이자 화경에 끝자락에 올라 현경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이 젊디 젊은 녀석이 죽일 뻔한 것이다.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되리라
"저승에 가서 충분히 자랑하려무나"
말을 마친 독마는 오른 손을 다시금 검게 물들이기 시작하였다.
흑수(黑手)였다.
최후의 일격을 가할 요량이었다.
선우는 남아있는 모든 내력을 검에 때려박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웅
죽을 땐 죽더라도 마지막 반항을 해볼 참이었다.
검끝에 강기가 응축되고 또 응축되기 시작하였다.
이내 응축된 강기가 동그란 구체 모양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검환(劍環)이었다.
"크하하하하하하 발악이라도 해볼셈이더냐?"
선우의 검에 검환이 형성된 모습을 본 독마는 껄껄 웃었다.
이미 눈앞의 애송이는 이형환위의 부작용때문에 움직이는 것 조차 못할 것이다.
제자리에 서있기도 힘든 듯 덜덜 떨려오는 다리가 그 반증이리라
움직이지를 못하는데 어찌 공격을 한다는 말인가
독마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가만히 몸을 대주지 않은 이상
제자리에서 휘두르는 검따위를 맞아줄 멍청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독마의 미소는 더욱 진해졌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재밌게 해주었던 녀석이다.
고통없이 한 번에 저승길로 보내주리라
독마는 검게 물든 오른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대로 머리통을 후려갈길 생각이었다.
선우 또한 그가 달려들길 가만히 기다릴 뿐이었다.
타탁
독마가 바닥에서 발을 떼었고 그대로 선우에게 달려들었다.
그와 동시에 선우 또한 검환을 내리지르기 시작하였다.
노리는 것은 독마의 머리였다.
우우우웅
거대한 거력이 그의 머리를 향해 쏟아졌다.
하지만 한없이 느린 속도였다.
그 속도를 본 독마는 코웃음을 쳤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지쳐버린 듯하였기 때문이다.
여유있게 피한 뒤 머리통을 터트려주리라
독마가 방향을 선회해 파고들 순간이었다.
푹
"어?"
갑자기 무언가 가슴팍을 꿰뚫고 튀어나왔다.
왠만한 여성 허벅지만 한 두께를 자랑하는 날카로운 무언가였다.
"커억"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다행히 심장은 빗나갔기에 생명줄은 붙들 수 있었다.
독마는 고개를 돌려 천천히 뒤를 쳐다보았다.
뒤에는 말갛게 미소를 짓고 있는 절색의 미녀의 모습이 보였다.
'인면지주?'
그녀의 미소가 더욱 진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입 모양으로 무언가 말을 하고 있었다.
뻐끔뻐끔
독마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입모양을 따라하였다.
"앞....을...봐?"
독마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듯 그녀는 웃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정신이 번쩍 뜬 독마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리자
눈앞에는 동그란 모양의 구슬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돼'
콰지직
검환을 머리에 직격당한 독마는 그대로 머리통이 터져버렸다.
풀썩
머리를 잃은 그의 몸은 그대로 쓰러지게 되었다.
과거 이 십여년전 전 무림을 공포로 물들었던 마교의 장로이자 사천당문과 더불어 독의 명문대파로 이름을 날렸던 오독문의 문주.
독왕이라고 불리우는 당진철을 꺾고 천하제일독인이라는 칭호를 되찾은 전대 천하제일독인
이 십여년전의 원한과 천마대제의 부활을 알리기 위한 제물로 당가를 택하였고 그들을 몰살시키기 위해 이십여년이라는 시간동안 치밀한 계획을 세윘던 음험한 전략가
독마(毒魔)는 그렇게 선우의 검에 의해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