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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60화 (61/1,419)

〈 60화 〉 61.만류귀원신공萬流歸元神功을 모방하다-1

당서윤의 독기가 끝없이 파고 들기 시작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당서윤에게 말하는 것이

설마 당서윤이 자신에게 살수를 쓸 줄이야

기습이란 것은 비록 단발성에 그치긴 하지만 그 효과만큼은 무엇보다 확실한 공격이었다.

특히 무림인에게 아무런 방비가 안된 상대를 죽인다는 것은 무척이나 간단한 일이다.

무공 한 자락 모르는 어린아이에게도 죽을 수 있는 곳이 무림이었다.

자신은 안일했고

그 댓가를 치루게 된 것이다.

급히 호신강기를 끌어올려봤지만 이미 커질대로 커진 독기를 버티는 것은 무리였다.

급히 만들어진 호신강기를 뚫고 독기들이 내부를 잠식하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비명이 절로 나왔다.

당서윤의 독기는 선우를 미치도록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내부에 침입한 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음양조화기를 운용해봤지만 소용 없었다.

그녀의 분노도 충분히 이해가 되긴하였다.

자신이 한 행동은 그녀가 분노할 만큼 말도안되는 짓거리였으니까 말이다.

'시발, 그냥 닥치고 있을껄'

선우는 후회가 물밀 듯 몰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운가려와 정을 나눈 후 선우는 그녀를 데리고 당가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였다.

어차피 자신이 아니라면 평생을 욕구불만인 상태로 외로이 살아갈 그녀가 아니던가

그럴바엔 자신이 책임질 요량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그녀의 아들인 당세기가 아니였다.

만약 당세기를 자신이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일은 걷잡을 수 없게 커버리리라

결국 선우는 당서윤한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혼자서는 도저히 해결책이 안나왔기때문이다.

물론 당서윤이 길길히 날 뛸게 뻔하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효도하러 가서 떡을 치는 개같은 짓거리를 했는데 어찌 반응이 좋겠는가

그래도 어쩌면 이해해주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말을 꺼내었다.

어차피 만천화우의 후반부라는 보험이 있는 이상

죽이지는 않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런 선우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버렸고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하아..하아.."

숨을 쉴때마다 독기가 뿜어져나왔고 괴로움이 온몸을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하였다.

음양조화신공만으로는 이미 깊게 스며든 독기를 막을 수가 없었다.

"쿨럭"

피가 뱉어져 나왔다.

'시발...'

죽고싶지 않았다.

이대로 집도 절도 없는 곳에서 죽는 것은 너무 억울하였다.

'좆까, 난 살꺼야!'

선우는 음양조화신공을 다시금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죽더라도 발악이라도 해보고 죽어하지 않겠는가

'몰아낼 수 없다면 흡수한다!'

선우 몸에 음양조화신공으로 만류귀원신공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유일하게 남은 희망은 만류귀원신공의 모방 뿐이었다.

당가 역사상 최고의 독공이라 불리우는 만류귀원신공만이 선우의 몸에 잠식한 절독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만류귀원신공을 모방하자 독기를 거세가 몰아내려고 하던 음양조화기가 독기를 천천히 감싸기 시작하였다.

독기를 제압하는게 아닌 포용하여 일원화시키야 된다.

음양조화기를 통해 강제로 억누르고 있던 힘이 사라지자 독기는 더욱 거세게 날뛰기 시작하였다.

'크윽'

엄청난 고통이 몰려들어왔다.

하지만 버텨야한다.

'끄아아아아아아악'

비명이 터져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참아야했다.

음양조화신공을 멈추는 순간 자신은 죽게될 것이다.

독기를 감싸안은 음양조화기가 그 주위를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하였다.

음양조화기가 회전하자 독기 또한 그 흐름을 따라 회전하기 시작하였다.

'좋아!'

선우는 쾌재를 불렀다.

이대로 일원화만 된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선우는 더욱 더 빠르게 음양조화기를 회전시키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융화시켜야한다.

뿐만 아니라 내력에 독기를 담을 수 있으리라

선우는 미약한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그의 희망이 깨지는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왜 이래!?'

회전하는 독기들이 갑자기 멈췄기 때문이다.

선우는 당황하여 더욱 빠른 속도로 음양조화기를 회전시켰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융화에 실패하고 만 것이다.

음양조화기로 수습하기엔 너무 많은 양의 독기가 침식된 탓이었다.

융화에 실패하자 음양조화기 안에 빠르게 독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선우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죽는건가?'

선우는 후회가 물밀듯 몰려왔다.

그냥 입다물고 있었으면 이렇게 비참하게 죽지는 않지 않았을까

적어도 충분한 대비를 하고 말했다면 이렇듯 대처도 못해보고 죽지는 않지 않았을까

가정에 불과한 후회가 머리속을 온통 헤집었다.

만약 다시 한 번 자신에게 인생의 분기점에서 선택할 기회가 온다면 결코 이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옥령, 가려.'

선우는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

킁 킁

고약한 냄새가 코 끝에 스쳤다.

선우는 눈쌀을 찌푸렸다.

별안간 이게 무슨 냄새란 말인가

선우는 몸을 돌려 침상에 코를 파묻었다.

이제야 냄새가 조금 가신 듯하였다.

그리고 다시금 잠에 빠져들 찰나

촤악

차가운 물이 뒤통수를 강타하였고 선우는 번쩍 정신차리게 되었다.

"시발, 뭐야!?"

정신을 차린 선우는 벌떡 일어나 자신에게 물을 쏟아부은 당사자를 바라보았다.

"그만 처자."

선우의 눈앞에는 양동이를 들고 있는 당서윤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모습을 보자 선우는 기절하기 직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당대부인과 또다시 정사를 나눈 선우는 그사실을 곧이곧대로 당서윤에게 말하였다.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분노에 차 독기를 흩뿌렸고 자신은 중독되지 않았던가

만류귀원신공의 기운을 만들어 버텨보았지만 무리였고 결국 독기를 견디지 못하고 기절하게 되버렸다.

그런데 어째서 살아있는 것일까?

선우는 의아한 듯 당서윤을 쳐다봤다.

"뭘 봐."

"왜 살렸냐?"

"뭐가?"

"아까는 죽일 기세로 독기를 내뿜더니만 무슨 심경의 변화야?"

"이새끼는 살려줘도 지랄이네."

그녀는 무척이나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용서라도 해주게?"

선우가 되물었다.

분명 죽일 기세로 독기를 내뿜지 않았던가

아니 거의 죽기직전까지 몰릴 정도로 독에 절여졌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살리다니?

무슨 심경의 변화란 말인가

"만천화우 후반부 구결만 아니였으면 진즉 죽였어."

그녀는 톡 쏘듯이 말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만천화우라는 보험이 선우의 목숨을 살린듯 싶었다.

"쩝"

선우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혹시나했지만 역시나 자신에게 호감이 있었다는 전개는 아닌 모양이었다.

"감사 인사는 됐어, 어차피 만천화우만 얻게 된다면 곧바로 죽여버릴테니까."

".........."

싸늘하였다.

당서윤은 그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싸늘함을 풍기고 있었다.

아무래도 단단히 미운털을 박힌 듯 싶었다.

'시발년이, 지금 화낼 사람이 누군데?'

선우는 속으로 욕짓거리를 삼켰다.

지금 생각한대로 그대로 뱉었다간 또 독에 절여질줄 몰랐기 때문이다.

"잠깐, 내 말좀 들어봐."

"됐어,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이 더 필요해?"

당서윤은 선우의 말을 단호히 끊어냈다.

들을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만취한 당대부인이 그를 덮친 것은 어쩔 수 없다쳐도 이번에는 둘다 맨정신이 아니던가

더구나 선우는 당세기의 모습이었다.

아들과 정을 통한 당대부인이 역겨웠고 당세기의 모습으로 그녀를 통해 성욕을 채운 선우에게 경멸의 감정이 솟아났다.

"쓰레기 새끼."

적어도 사람새끼는 된다고 생각했것만 그 생각은 잘못된 듯 싶었다.

당서윤 입장에서는 선우와 당대부인 둘다 성욕에 미친 짐승이나 다를바가 없었다.

"........."

이게 또 틀린말은 아닌 것 같아서 선우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 전에는 불가항력이였다지만 이번에는 맨정신이 아니던가

새언니인 당대부인과 선우에게 배신감과 모멸감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미친년아 말좀 끊지 말고 들어봐, 적어도 변명정도는 들어줘야할 거 아니야?."

선우는 짜증을 섞어 대답 하였다.

알고 있다.

무슨말을 하든 변명처럼 들릴 것이고 그녀의 화는 풀리지 않을 것이란 것을

그래도 여기서 해결하지 않으면 자신은 모든 것을 잃게된다.

무림에서 사귄 유일한 친우는 물론 독정을 훔칠 때 필요한 조력자마저 말이다.

"나는 색공을 익혔어, 관계를 할 때 쾌감을 증폭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지........."

선우는 담담히 당대부인과 얽힌 사정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였다.

색공에 의해 이제 자신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몸이 된 당대부인 그리고 아들에게 발정했다는 수치심에 목숨을 끊으려는 그녀

그것을 막고싶었던 자신

그녀를 살리기 위한 거짓말

이 모든 것들을 말이다.

당서윤은 그런 선우의 말을 담담히 듣고 있을 뿐이었다.

"당대부인과 내가 짐승처럼 성욕에 미쳐 날뛴게 아니야, 내가 익힌 무공 특성때문에 어쩔수 없이 이리 된거야."

당대부인은 죄가 없었다.

나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리라

선우가 모든 말이 끝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녀는 입을 다물고 있을뿐이었다.

"............."

그들 사이에는 조용한 침묵만이 가득 차게 되버렸다.

"그걸 나한테 말하는 이유가 뭔데?"

"너한테 오해받고 싶지 않으니까 "

"굳이?"

"그럴가치가 있으니까"

진심이다.

자신에 대한 배신감에 차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선우는 그릇된 선택을 했고 결국 일을 커지게 만든 장본인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당서윤과 사이가 틀어지면 곤란했다.

그녀는 독정을 훔칠때까지 자신을 도와주어야했고 당대부인을 빼돌릴 수 있도록 도와줄 조력자였다.

이대로 오해한 상태로 관계를 지속했다간 사단이 나고 말것이다.

".........."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혼란스러웠다.

무공의 연원까지 밝히며 오해를 풀려는 선우의 태도가 말이다.

일시적인 동맹관계에 불과한 자신에게 이럴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남자다.

당세기로 죽인 후 변모하여 당가의 보물이라는 독정을 노리고 있는 주제에 자신때문에 당대부인이 죽는 것은 보기 싫댄다.

위선스러운 모습에 코웃음이 나왔었다.

그럼 당세기를 죽인 것은 정당화 되는 가 되물으니

그 새끼는 죽을만 했단다.

이 얼마나 제멋대로란 말인가

그렇게 제멋대로인 남자가 자신에게 쩔쩔매며 오해를 풀고자 한다.

호구도 이런 상호구가 따로 없다.

짜증이 났다.

화라도 제대로 냈으면 이렇게 짜증이 나지 않았으리라

이딴 여린 성격으로 대체 어떻게 독정을 훔칠 생각을 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하아"

한참을 고심하던 당서윤은 한숨을 내뱉었다.

움찔

그녀의 한숨소리에 선우는 몸을 움찔거렸다.

독기에 절임되고 난 이후 그녀에 대한 공포가 각인 된 듯하였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건데?"

"뭐를?"

"당대부인 말이야, 저대로 냅둘거야?"

당대부인에 관한 물음은 그녀 나름의 화해의 표시였다.

사정은 알겠고 불문에 부친다는 표시리라

'후우 살았다.'

선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찌어찌 넘어가주기로 한듯 보였기 때문이다.

"일단 당가를 빠져나갈 때 데리고 갈 생각이야."

진심이었다.

이미 그녀는 선우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버렸다.

거기다 당세기라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된 그녀였다.

만약 버려지게 된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 자명한 사실이었다.

연약해보이지만 결단력있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당서윤은 황당하다는 듯 선우에게 되물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당가의 안주인을 빼돌리는 일이라니 독정을 빼돌리는 것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몰라."

"몰라?"

"그러니까 맞아죽을 것을 감수하고 너한테 말한거야, 혼자선 도저히 답이 안나왔거든."

"미친놈"

당서윤은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제정신이 아닌 것이 분명하였다.

당대부인을 빼돌린다는 생각도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 모두

제정신이고서야 할 수 있는 짓이 아니였다.

"도와줘, 네 도움이 필요해."

선우는 고개를 숙였다.

지금 자신이 당면한 과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독정을 훔쳐 옥령을 치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대부인을 빼돌리는 것이었다.

독정을 훔치는 일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고 어느정도 그림이 그려졌지만 당대부인 쪽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너는 그녀가 아들을 죽인 남자와 같이 사랑의 도피를 할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답이 없는거지."

애초부터 그녀를 연모하던 괴한이었던 일이 좀더 쉬웠을까

이미 아들로 변모하고 거사를 치룬 선우이기에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아들을 죽인 악적과 정을 통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면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다.

선우는 그런 결말을 원치않는다.

이래저래 머리가 아파왔다.

"그녀에게 진실을 밝힐 생각이야?"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할지"

독정을 훔치기 전까지는 함부로 정체를 드러낼 순 없었다.

더구나 아들을 죽인 살인범이라는 사실은 더더욱 말이다.

"만약 말한다하더라도 독정을 훔칠때까지는 입을 다물거야."

당대부인에게는 미안하긴 하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선우에게는 그만큼 독정이 중요하기때문이다.

"............."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말없이 그를 쳐다보았다.

오지랖이 넓어도 너무 넓은 남자였다.

당대부인만 포기하면 되는 것을 다 해결되는 문제였다.

그런데 어떻게든 책임지겠다고 사서 고생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싫지는 않았다.

최소한의 인간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일단 나도 방법을 강구해볼게, 지금은 전혀 떠오르지 않네."

"고맙다."

그녀의 말에 선우는 고마움을 표했다.

워낙 일이 꼬여서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것은 그녀도 마찬가지리라

그래도 도와주겠다고하니 고마움이 올라왔다.

"그것보다 상태는 괜찮아?"

그녀는 늦은 안부를 물어왔다.

"그런것 보통 깨어날 때 묻지않아?"

"너한테는 욕부터 하고 싶더라고."

".........."

그녀의 신랄한 말에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급히 해독 하긴했는데 독이 골수까지 미쳐서 어찌 될지 모르겠네."

"그런건 미리 말해야지!"

선우는 재빨리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독이 골수까지 미친 것이라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다.

재빨리 독기를 태워야한다.

'응?'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던 선우는 의아함을 발견했다.

내부에는 여전히 독기가 남아있었다.

아마 골수까지 미쳤기에 미처 회복하지 못하였으리라

그래서 음양조화신공을 급히 운용하였것만

음양조화기가 움직임이 이상하였다.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자 음양조화기가 내부의 독기와 섞이기 시작한 것이다.

'뭐야, 이거 왜이래!?'

선우는 당황하였다.

지금은 만류귀원신공을 모방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독기와 일원화 되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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