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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47화 (48/1,419)

〈 47화 〉 48.만류귀원신공萬流歸元神功을 얻을 궁리를 하다-1

"최종적으로 고독관을 통과하게 된다면 소가주로 책봉 될 것이며, 독정을 취하도록 할 것이다."

당진철의 말을 들은 선우는 눈이 휘둥그래해졌다.

후계 관련 얘기를 하다 갑자기 독정이 왜 튀어나온단 말인가

그의 말이 끝나자 주위의 반발또한 만만치 않았다.

모두 잡아먹을 듯이 언성을 높이며, 독정 지급에 관하여 반대를 외치고 있었다.

선우가 보았을 때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장면이었다.

애초에 소가주라는 것 자체가 가주 위를 확정하는 단계가 아닌 검증하는 단계일 텐데

가주가 될지 불분명한 자에게 독정을 지급한다는 것은 가주 위를 확정한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고독관을 통과한 자라면 누가 되었든 가주 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오, 그리고 불미스러운 일로 소가주가 죽거나 자리를 내놓게 된다하더라도 자격이 잃은 자를 소가주로 책봉되는 일은 내가 살아있는 한 없을 것이오. 번복은 없소."

결국 장로들과 원로들도 가주의 고집을 꺾지는 못하였다.

고독관을 통한 자가 모든 것을 갖게 된 것이다.

선우는 고심에 빠졌다.

그냥 입관안하고 여유롭게 당가를 뒤져볼 요량이었것만 가주의 기습적인 발언 때문에 모든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고독관의 통과자가 나오기 전까지 독정을 찾지 못한다면 눈앞에서 독정을 빼앗기게 되는 꼴이지 않는가

골머리가 아파왔다.

그렇다고 자신이 직접 고독관을 들어가기에는 걸리는 부분이 몇 가지 있었다.

제일 먼저 과연 자신이 고독관의 독기를 버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고독관 내부는 당가 고수들 조차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온갖 독물들이 가득 차 있는 독지대였다.

들어보니 수 세대는 그냥 방치했다던데, 독기가 얼마나 지독해져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만류귀원신공이라는 독공에 특화되있는 무공을 익힌 놈들이야 잘만 버티겠지만, 과연 음양조화신공이 독기를 버텨줄지는 미지수였다.

확실치가 않으니 결심이 서지 않았다.

두 번 째는 만류귀원신공에 대한 검증이 문제였다.

겉모습은 당세기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알맹이는 전혀 다른 자신이 당가의 비전 심법이라는 만류귀원신공을 익혔을리가 없지 않은가

무공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독정이고 뭐고, 온 몸에 수많은 암기들 틀어박힐게 분명하였다.

세 번 째는 후계 관련된 부분인데, 고독관을 통과한다해도 문제였다.

고독관을 통과한다는 것은 소가주로 책봉된다는 것을 의미하였는데, 만약 그가 소가주가 된다면 독정을 들고 몰래 빠져나가는 것이 힘들 것이다.

망나니 당세기라면 , 그가 어딜 가서 뭘 하든 신경쓰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무런 기대도 관심도 없을테니까

하지만 소가주 당세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소가주로 임명된다면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될 것이고, 그의 행동 하나 하나를 유심히 지켜볼게 분명하였다.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고독관에 입관하지 않는다면 독정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영영 잃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달 안에 독정은 훔치는 것은 무리였다.

사실 선우는 당가에 대해 얕보고 있었다.

강한 것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초절정 상경에 달하는 자신의 무공이라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 세가 회의장에 도착하고 그 자신감은 산산 조각나고 말았다.

음양조화신공이라는 기파에 민감한 무공을 익혔기에 알 수 있었다.

회의장 내부에는 초절정의 고수들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특히 대장로 당주기와 대원로 당학주의 경우

초절정 상경의 경지에 다다른 자신과 비교해도 모자름이 없을 정도의 기세를 품고 있었다.

오만이었다.

저런 고수들 몰래 독정을 훔칠 수 있다 생각한 것은 오만에 불과하였다.

선우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자신이 당가를 얕본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반성을 하던 중 상석에 앉아 있는 당진철을 보게 되었다.

독왕 당진철

사천당문 최고의 고수라고 불리우는 그는 의외로 평범한 기세정도 밖에 느껴지지않았다.

겉으로 무공이 드러나지 않는 특이한 무공을 익힌 것인가

아니면 실력에 비해 소문이 과장된 것인가

여러가지 추측을 하고 있던 찰나

당진철이 기세를 흘렸다.

과열된 회의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였다.

잠깐이나마 흘린 기세를 느낀 선우는 절망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가 흘린 기세는 대장로와 대원로조차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기세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작은 산봉우리라면 당진철의 경우 태산과도 같은 기세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기에

더욱 농축된 기세를 맛본 선우는 이빨이 덜덜 떨려왔다.

마치 검황 양태산을 처음 봤을 때와 마찬가지인 공포가 느껴졌다.

그는 강했다.

그것도 명실상부 천하제이인자인 검황 양태산과 견줄 만큼 말이다.

그리고 깨달을 수 있었다.

당진철의 정체를 말이다.

'고3, 무림에가다'에서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였을 것이다.

빠르게 이야기를 끝내고 싶었던 작가였지만, 천마대제의 세력 대한 판을 너무 벌려놔서 정리가 안되던 상황이었다.

이재원을 보내어 차례 차례 전멸시키자니,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고, 그러자고 날림으로 없애버리자니 벌려놓은 판이 너무 컸다.

특히 흑갑철기병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대결 플래그를 세워놓고 갑자기 등장도 없이 퇴장시키버리기는 뭣했을 것이다.

화경의 고수라고 해봤자 양태산 한 명 밖에 없었기에,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작가는 벌려놓은 판을 수습하기위해 한 가지 묘책을 내었다.

바로 절대고수를 몇 명 더 만드는 방법이었다.

개연성도 없고 뜬금없는 등장이긴 했지만 그는 절대고수 몇 명을 완결 직전에 만들어내었고, 천마대제의 세력을 정리할 수 있었다.

당시 소설 속에서는 당가의 젊은 가주로서 흑갑철기병을 몰살시킨 독공의 고수가 한 명 묘사 되었는데, 그 정체가 바로 당진철이었던 것이다.

선우는 소름이 돋았다.

결말부에 가까워져 대충 대충 훑었던터라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기세를 느낀 순간 한 가지 확신 할 수 있었다.

그와 양태산 중 누가 강한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보다 수 십배는 강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와의 격차를 느끼자 생각이 단번에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깨달을 수 있었다.

한달만에 저들의 눈을 피해 독정을 훔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독정을 얻기위해서는 오로지 고독관에 통과하여 정당히 독정을 차지하는 수밖에 없었다.

생각을 마친 선우는 주위 당씨 형제들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모두 묘한 열기를 띤 얼굴로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분명 독정이라는 보물에 대한 욕심이 난 것이리라

탐욕과 갈망섞인 그들의 복잡한 표정이 보니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아무리 가주 위가 좋다지만 형제끼리 죽여야한다는데 저리 좋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미친 새끼들'

한 마디로 그들을 정의한 선우는 앞으로 계획을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입관이 결정된 이상 계획이 필요했다.

어떻게 해서든 만류귀원신공을 흉내내야했다.

***************

세가 회의가 끝나고 선우는 처소로 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때였다.

누군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당세기, 어머니께서 부르신다."

선을 굵은 청년이 선우에게 말을 걸었다.

선우는 인상을 팍 찌푸렸다.

당장이라도 세가 서고로 가서 만류귀원신공을 달달 읽어도 모자를 판국에 잡혀있기 싫었기 때문이다.

"나도 네놈이랑 같이 있는게 싫은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머님의 명이다. 조용히 따라오도록 해라."

남자는 할말을 마친 후 냉큼 뒤를 돌아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더는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듯이 말이다.

말본새를 보아하니 당세기와 그리 좋은 관계는 아닌듯 하였다.

선우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수긍하고는 그대로 따라갔다.

그래도 이러니 저러니해도 당대부인은 당세기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편이 아니던가

추후에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친분을 두텁게 다져놔야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들은 당대부인의 처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똑똑

선이 굵은 남자가 문을 두드렸다.

"어머니, 도욱입니다. "

"들어오너라."

끼익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당대부인과 회의를 입은 중년인이 의자에 앉아있었다.

"세기를 데리고 왔습니다. 어머니."

"그래 잘했구나."

"운 숙부님도 계시군요.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그래, 반갑구나 욱아, 기아도 잘 지냈더냐?"

".......그렇습니다."

선우는 어색한 듯이 말을 받았다.

아무래도 운가려의 외척쪽 사람인 듯 하였다.

"하하하하 여전히 부끄러움이 많구나. 자아 앉거라 앉아."

그는 마치 자신이 주인인 듯 당도욱과 선우에게 자리를 권하였다.

"너희들을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도욱에게 운 숙부라 불리운 남자가 말을 꺼냈다.

"이번 고독관 입관에 관해서 너희들에게 긴히 할말이 있어 부르게 되었다."

"하명하시지요."

"그래, 일단 너희들 모두 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킨 것을 보면 소가주 자리에 욕심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느냐?"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선우와 도욱은 동시에 말을 받았다.

물론 도욱은 가소롭다는 듯이 선우를 흘겨봤지만 말이다.

"그럼 말하겠다. 우리 운가에서는 지금껏 도욱이가 소가주가 되도록 전적으로 지원을 해왔다. 이는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다.

운가려의 외가인 운씨세가는 당도욱이 태어난 순간부터 그가 소가주가 될 수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운가려와 당진철은 정략으로 엮인 관계는 아니였지만, 운가의 피를 이은 아이가 중원제일가인 사천당문의 가주는 되는 것은 운가입장에서도 바라마지않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기아야, 고독관 입관을 포기하거라."

"싫습니다."

그의 말에 선우는 즉답을 하였다.

고독관 통과 외에는 독정을 얻을 방법이 없는데, 그걸 어찌 포기하란 말인가

"네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도욱이와 생사를 걸고 싸우게 될 것이고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그걸 감당할 수 있겠느냐?"

그는 이미 당세기 따위는 당도욱에게 상대가 안된다는 것을 가정하고 말을 이었다.

운가의 지원과 당가의 지원을 받고 자란 당도욱은 이미 절정의 경지에 달해있었다.

그런 당도욱을 일류도 되지 못한 당세기가 이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하, 네가?"

그의 물음에는 다분히 의도된 비웃음이 깔려있었다.

"좋다, 그럼 다른 것을 묻자구나. 네 녀석은 만류귀원신공이 고작 3성에 다다르지 않았느냐, 한달만에 혼자서 5성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의 말마따나 공식적으로 당세기의 성취는 3성에 그쳐져 있었다.

만류귀원신공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독물들이 필요하였다.

독기를 내력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척가문의 도움이 없는 당세기입장에서는 독물들을 구할 방법은 요원하기만 하였다.

당가의 경우 연구와 수련을 위해 독물들을 따로 신청하여 구할 수 있었지만 정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외척 가문의 도움없이는 대량의 독물을 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맞다, 기아야, 포기하거라, 어미는 형제간의 피를 보는 것을 원치 않는구나."

운가려 또한 눈물을 흘리며 선우를 만류하였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두 아들 모두 고독관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외가인 운씨가문의 부흥을 위해서라도 둘 중 누군가는 소가주에 올라야 했다.

그렇기에 성취가 뛰어난 당도욱의 입관 준비를 전적으로 지원하키로 결정하였고, 당세기에게는 입관 포기를 종용하게 된 것이다.

"어미가 울고 있지 않느냐, 오라버니가 된 입장에서 동생의 눈물을 보는 것이 가슴 찌르게 아프구나, 포기하거라 기아야, 도욱이가 가주가 되면 혹여 너를 모른척 하겠느냐?"

운 숙부의 말에 선우는 짜증이 몰려들어옴이 느꼈졌다.

안그래도 고독관에 들려면 해결해야할 것 투성이 것만 옆에서 왜 이리 감놔라 배놔라 하는것인가

아들이 걱정되는 운가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지만, 눈앞의 남자의 경우 쓸데없는 오지랖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뭐라하든 저는 고독관에 입관하겠습니다."

선우는 단호히 말을 끊어내었다.

여기서 질질 끌려다니다간 끝도 없을 것 같았다.

확실히 의견을 피력해야했다.

그때 당도욱이 입을 열었다.

"고독관 안에서 만난다면 나는 네놈을 봐주지 않을셈이다. 각오는 되었느냐."

당도욱은 말을 하면서 기세를 피어올렸다.

기세로 압박하여 기를 죽일 심산이었다.

하지만 선우 입장에서는 코웃음 나올 지경이었다.

고작 절정에 이른 놈이 누굴보고 기세를 피어올린단 말인가

"만나면 살려는 줄게."

선우는 심드렁하게 대답하였다.

"뭐라!?"

예상치 못한 선우의 반응에 당도욱은 당황하였다.

이정도 기세를 피어올렸으면 두려움에 식은 땀을 잔뜩 흘리며 덜 덜 떨어야 하것만 당세기에게는 그런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말은 다한 걸로 압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선우는 몸을 돌려 문밖으로 나갔다.

"기아야, 기다려보거라 기아야"

운가려의 애달픈 외침에도 선우는 곧장 제 갈길을 가버렸다.

선우에게는 그녀의 울음 섞인 하소연과 감성팔이를 들어줄 시간따윈 없었다.

그의 머리속에는 온통 만류귀원신공에 대한 생각만이 가득하였다.

"쯔쯧, 여전히 버릇없는 녀석이로구나, 어른이 말하는데 제 할 말만 하고 가버리다니."

"망나니 기질이 어디 가겠습니까, 어차피 저 녀석의 성취로는 고독관 근처도 못갈 것입니다."

"쯔쯧, 걱정해서 해주는 말이 것만, 멍청한 녀석이 아닐 수 없구나."

당도욱과 운숙부라는 작자는 운가려와 당세기가 사라진 문을 바라보면 말을 이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당세기가 정말 바보처럼 느껴졌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것만 뭣하러 심력 낭비를 한단 말인가

일찌감치 포기하고 평소에 하던대로 망나니짓이나 하면 될 것을

둘은 그렇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도 모르는 것 같이 행동하는 당세기의 행태를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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