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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29화 (30/1,419)

〈 29화 〉 30.검황劍皇 양태산-2

콰아앙!

양태산의 검과 옥령이 검이 맞부딪히며 , 엄청난 충격파를 발생시켰다.

그리고 충격의 여파를 그대로 받은, 두 고수는 그대로 뒤로 날라가 버렸다.

콰앙

양태산은 그대로 날아가 담벼락에 처박혀버렸고, 옥령은 허공을 밟고 올라가 뒤, 안전히 착지하였다.

투툭

이내 양태산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몸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공답보라, 대단하구려."

양태산은 내심 놀랐다.

허공답보란 경신법의 최고의 경지에 도달해야만 시전할 수 있는 궁극의 경지가 아니던가

그런데 눈앞의 여인은 그런 극상승의 무공을 어렵지 않게 펼쳐낸 것이었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양태산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호승심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 호승심에 반응한 것인지, 그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기세가 더욱 강력해졌다.

그 기세를 본 옥령은 식은 땀을 흘렸다.

일 수를 나눠보고 느낄 수 있었다.

이 남자가 가진 힘이 상상이상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겨우 겨우 받아넘겼것만, 그것이 끝이 아닌 모양이었다.

옥령은 검을 고쳐쥐고, 남자의 공세에 대비하였다.

먼저 달려든 것은 양태산이었다.

흉흉한 기세가 담긴 일 검이 그녀를 향해 찔러들어갔다.

슈우웅

공기를 가르는 파공성이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기세였다.

가까스로 검면을 들어 막을 수 있었지만, 양태경의 검에 담긴 힘을 버틸 수가 없었다.

탁 탁 탁

그녀는 뒤로 뒷걸음질 치며, 빠르게 밀려나가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검을 쥔 손과 하체에 내력을 집중해보았지만,소용없었다.

"크흡!"

양태경을 힘을 주어 검을 밀어냈고, 옥령은 그대로 날라가버렸다.

콰콰쾅

처소 벽쪽으로 날아간 옥령은, 벽을 무너뜨리며, 처소 안쪽까지 날라가 버렸다.

"쿨럭 쿨럭"

이내 피어오르는 먼지를 마시며, 옥령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콰당

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일어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단 한수만에 이지경이 될 정도로 말도 안되는 힘을 가진 남자였다.

이정도로 강한 무인은 여태껏 본적이 없었다.

복수행을 다니면서 수많은 마인들의 피를 흩뿌렸던 그녀였다.

그녀는 단언할 수 있었다.

그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이 남자가 더욱 강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강하기 때문에, 이대로 저 남자에게 질 수 없었다.

자신이 여기서 패배한다면, 저 남자에 의해 선우가 해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하였다.

선우가 다치는 것은 목숨을 잃는 것보다 싫었다.

그녀는 검을 지지대 삼아 ,비틀거리며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선 그녀는 내력을 운용하였다.

저 남자에게 닿으려면 ,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여야 했다.

선우와의 관계를 통해 더욱 더 정순해진 내력들이, 혈도를 일주천하였고, 이내 백색의 연기가 온 몸을 휘감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사뭇 달라진 분위기에 양태경은 긴장한 기색으로, 검을 고쳐쥐고 대비하였다.

어떤 공격이 오든 깨부숴버리리라

그때였다.

정면에 있던 그녀의 신형이 사라졌다.

시야에서 그녀를 놓친 양태산은 당황하였고, 그녀를 찾기 위해 고개를 두리번 거릴 찰나

피슉

갑작스레 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

갑작스러운 통증에 의아함을 느낀 양태산을 고개를 떨궈, 가슴을 쳐다봐았다.

가슴에는 베인 자국이 나있었고, 피가 흐르고 있었다.

"허어."

다행히 금강불괴에 이른 그였기에, 치명상은 피할 수 있었지만, 어느정도 내상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상처를 보고, 어이없음에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반응조차 하지 못할정도의 속도라니

예상치 못했다.

"하악..하악.."

뒷편에서 옥령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호오, 반응조차 못할 속도라니, 오늘 크게 개안하게 되는구려."

양태산은 눈앞에 대적자에게 찬사를 보냈다.

평생 적수라고는 천무맹주외에는 없다고 여겼던 오만한 그에게 , 옥령의 한 수는 무척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금강불괴를 완성하지 못했다면, 목숨이 달아났으리라

그녀는 양태산의 그런 반응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신 한번 신법을 발휘했다.

초극에 이른 그녀의 신법은 공간을 초월하여, 그에게 닿기 시작하였다.

촤악

이번에 베어진 것은 왼쪽 팔이었다.

상당한 양의 공력을 담은 덕분인지, 꽤나 깊은 상처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양태산은 여전히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하악...하악...하악..하악"

그녀의 숨이 더욱 거칠어졌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리한 신법의 운용으로 다리는 후들거렸고, 극한의 속도를 감당해야했던 몸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는 없었다.

이 기술이 아니라면 그녀는 양태산에게 닿을 수 없었다.

"흠,과연, 극한에 이른 속도라지만, 몸에 걸리는 부담은 큰가보오, 곧 죽을 것처럼 숨을 헐떡거리니 말이오."

가슴과 왼팔이 베어져 피를 철철 흘리는 상태임에도 ,양태산은 여유롭게 옥령의 무공을 분석하고 있었다.

옥령은 그 모습에 소름 돋는 느낌을 받았다.

이 남자에게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없는 것인가

"재밌는 걸 보여주었으니, 나도 그에 상응하는 걸 보여주겠소."

슈웅

말을 마친 남자는 검 자루 바닥을 손바닥에 대고, 그대로 쏘아보냈다.

공기를 가르는 파공성이 울려퍼지면서, 검은 그대로 그녀에게 날아가버렸다.

하지만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단조로운 공격이였기에, 옥령은 검을 들어 궤도를 살짝 바꿔버렸다.

옥령의 검에 튕겨나간 검은 그대로 뒤로 날라가버렸다.

"이게 당신이 말한 재밌는 것인가요?"

"허허, 소저 뒤를 보시는게 어떻소?"

그 순간이었다.

검이 날라간 뒷편에서 어마어마한 기세가 느껴졌다.

푸슉

급히 몸을 돌렸지만, 소용없었다.

양태산의 검이 그녀의 옆구리를 베고 지나간 것이다.

"으윽."

그녀는 갑작스러운 고통에 신음 질렀다.

다행히 몸을 급히 돌려 상처는 깊지는 않았기에, 혈도를 몇 개 짚은 후 출혈을 멈출 수 있었다.

양태산에게 되돌아간 검은 , 그의 손 위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이기어검以氣馭劍!?!?!"

그 모습을 본 옥령은 놀란 듯 외쳤다.

이기어검이란 무림인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경지이다.

마음가는대로 자유롭게 검을 휘두를 수 있기 때문에, 이기어검以氣馭劍에 다룰 수 있는 자는, 신체에 구속 되있는 검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수많은 절대지경에 이른 고수들이 이를 넘보았지만, 다다른 이는 거의 없다시피할 정도로 무척이나 익히기 힘든 기술이었다.

이기어검술以氣馭劍術을 익히기 위해서는 검술에 대한 극한의 이해도와 엄청난 양의 내력 그리고 그 내력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할 필요가 있었기에, 세인들은 이론상의 경지에 불과하다며 입을 모았다.

그런데 지금 전설처럼 여겨지던 기술이 양태산 손에서 발현된 것이다.

옥령은 토끼눈이 되어 둥둥 떠있는 양태산의 검을 바라보았다.

검객으로서 이기어검以氣馭劍에 이른다는 것은 검술의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경지에 도달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즉 저 남자는 현경을 코 앞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옥령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저런 괴물같은 남자가 선우를 해하게 할 수는 없었다.

자신이 죽더라도 말이다.

옥령은 몸에서 다시 한 번 백색의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번 수에 목을 꿰뚫어버릴 생각이었다.

지금 한 수에 모든 것을 걸어야했다.

내력도 경지도 전부 눈앞의 남자에게는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니 모든 내력을 담아, 단 한 수에 승부를 볼 요량이었다.

양태산은 무심한 눈으로 결의 찬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무척이나 재밌었다.

자신이 반응조차 못할 공격이라니, 이런 기분은 이재원과 싸울 때를 제외하고는 느껴본적없는 희열이었다.

실룩 살룩

입가에 미소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웃으면 안됬것만 웃음이 절로 나왔다.

"가라."

양태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기어검이 그녀를 향해 쇄도하였다.

옥령 또한 극한에 이른 신법을 발휘하기 시작하였다.

피슝

옥령의 신형이 사라지고, 이내 양태산의 뒷편에 나타났다.

그리고

촤악

이기어검술에 베여버린 그녀의 옆구리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쿠쿵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살짝 스친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검을 맞게 된 것이다.

"쯔쯧, 위험했구려."

그때 양태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를 바라보자,목에 난 상처를 어루만지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 치정도만 더 베었어도 쓰러지는 것은 내가 되었겠구려."

그 말이 거짓이 아닌 듯 그의 목에서는 상당량의 출혈이 있었는지, 쉴새없이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의 말에 옥령은 절망감이 밀려들어왔다.

그녀의 혼신의 힘을 다한 공격은 결국 통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뚜벅 뚜벅

양태산은 천천히 걸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즐거웠소, 이만 끝내야겠구려. 남길 말은 있는가?"

"그를.....살려주세요..."

"아쉽게도 그건 어렵겠구려. 잘가시게"

양태산이 검을 높게 치켜들었다.

그때였다.

슈웅

어디선가 돌멩이가 날아왔다.

스걱

양태산은 날아온 돌멩이를 가뿐히 베어넘겼다.

"누구냐!"

하지만 대답은 없었고, 수 많은 돌멩이들이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그것도 상당한 내력이 담긴 상태로 말이다.

양태산은 검으로 돌멩이를 튕겨내며, 뒷걸음질 칠 수밖에없었다.;

이기어검으로 벌써 많은 내력을 소모한 그였다.

쓸데없는 맞상대보다는 피하기를 선택한 것이다.

옥령과 충분한 거리가 벌려지자,담장 뒤에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녀에게서 떨어져!"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다름아닌 선우였다.

선우는 재빠르게 옥령에게 다가갔다.

"옥령....."

그녀의 몰골은 처참하였다.

여기저기 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고, 옆구리에서는 커다란 검상이 나있었으며,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선우야...도망가.."

옥령은 힘겹게 입을 떼어 말하였다.

그녀는 속으로 계속 빌었다.

선우가 돌아오질 않기를

자신 혼자만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기를

하지만 그녀의 바램이 무색하게 선우는 돌아와버렸고, 양태산과 대치하게 되었다.

"저...남자는...이길 ...수 없어... 도망..가야.해."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인가

목이 메어가고, 말 한마디 한마디 떼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옥령은 말을 이어갔다.

"널 두고 못가. 아니 안가."

"가란..말이야..이..바보야... 너,.정말로..죽는다구.."

"죽어도 네 곁에서 죽을거야, 널 두고는 어디든 안가."

"진짜...바보...진짜로...바보야..너는.."

옥령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선우가 살기위해 ,그녀를 버리고 간다하더라도 , 그가 다치지 않는다면, 웃으면서 보내줄 수 있었다.

선우가 다치는 것은 죽는 것보다 싫었기때문이다.

하지만 선우는 그녀를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죽어도 같이 죽겠다는 말까지 하였다.

사실 양태산에게 선우에 대한 말을 들었을때, 의심이 들었다.

선우도 이재원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이용하려고, 거짓 사랑을 속삭인게 아닐까하고 말이다.

엄청난 절망이 온 몸을 휘감았다.

그럼에도 선우가 다치는 것이 싫었다.

이미 그를 뼛속까지 사랑하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배신당해도 좋았다.

버려져도 좋았다.

그저 그가 다치지만 않길 바랬는데

그건 이 남자도 마찬가지였나보다

자신만 이 남자를 사랑한게 아닌 이 남자 또한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었다.

평생을 사랑을 갈구하던 그녀는 구원받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이라면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우야....세상.....누구보다도..사랑해.."

그녀는 찬란한 미소를 지으며, 선우에게 말하였다.

"나도 사랑해, 세상 누구보다도.."

그 모습을 본 선우 또한 미소를 지으며 옥령에게 말하였다.

"이제 조금 쉬고 있어. 깨고나면 모든 것이 해결되 있을거야."

"아니...나는..."

선우는 그녀의 대답을 듣기전에 수혈을 짚어 강제로 재워버렸다.

찌익

그리고 혈도를 몇 군데 짚은 후, 상의를 붕대처럼 길게 찢어버리고, 그녀의 옆구리를 둘둘 감기 시작하였다.

그녀를 구석에 얌전히 내려놓고, 선우는 눈앞에 있는 양태산을 바라보았다.

"신파는 끝났나보군, 기다리느라 많이 지루했다."

"요즘은 신파가 없으면 장사 안되는거 모르냐?, 십새야."

"입이 거친 아해구나, 네놈의 검도 입담만큼 거친지 확인해볼까?"

"후회하게 될껄?"

"크하하하하하, 그깟 알량한 무공으로 날 대적 할 수 있겠느냐?"

"아무것도 안하고 절망하는 것보단, 직접 부딪히는 걸 택하겠다. 니 새끼도 사람 새끼인데, 칼 침 맞으면 죽겠지!."

"객기와 용기를 구분 못하는 천둥벌거숭이구나, 오냐, 내 오늘 하늘위에 하늘이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마. 검을 들어라. "

선우는 바닥에 있는 옥령의 검을 집어들었다.

선우가 검을 든 것을 확인한 양태산은 검을 고쳐 쥐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까강!

검날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백화봉 전역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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