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몽마학원 수석졸업생인 나와 그녀들-153화 (153/159)

〈 153화 〉 153. 릴리아의 시련(2)

* * *

“하앙... 하아... 하으..! 윽..! 크흥...”

벽 너머로 말 소리도 들리고 신음도 들리고 아주 그냥 대난리가 났다.

젠장. 아까부터 뻐근할 정도로 아랫도리가 꽉차 올랐다. 이걸 계속 보고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날 미치게 만들었다. 쿠퍼액이 꾸덕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 씨. 찝찝하게.

츄걱츄걱츄걱.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서큐버스 교사가 릴리아의 지시대로 꼬리섹스를 하고 있는 거다. 그 끝으로 미약을 끝끝내 발사하고 있을 터. 남자한테 구멍을 내주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한들 마음이 편할 수만은 없었다. 근데 왜 이렇게 가슴 부근이 찡하면서 흥분도는 가라앉질 않는 건가.

나는 순간, 권성철이 하는 짓이 떠올라서 나 자신이 역겹게 느껴졌다.

그때였다. 릴리아가 뒤에서 나를 백허그했다. 그녀는 아무렇게나 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놓더니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옛부터 그랬지. 야왕이라고 불리는 자들은 죄다 이상성욕을 갖고 있다고. 하나쯤은 말이야.”

이상성욕? 무슨 말을 하고싶은 거지? 릴리아는 나한테 이상성욕이 있다는 말이 하고 싶은 걸까.

“참 이상해. 성욕이라는 것은 순수한 결정체로써 사랑하는게 아닌 이상 어차피 이상성욕일 수밖에 없는데도 누군가 ‘너 이상성욕’이라고 말하면 기분이 나쁘다 하지. 보편적이지 않으면 기분이 나쁜 걸까? 왜 인간은 스스로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걸까? 우리는 이 이상성욕을 악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하긴.

지금도 지아의 젖꼭지에 압력을 주면 모유가 흐른다. 어머니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흐르는 모유를 보고 있자면 이상하리만큼 성욕이 증진된다. 모유라는 단어는 섹시한 것과는 별개였고 아주 멀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성욕을 느낀다는건 내가 이상성욕이 있다는 증거겠지.

이상성욕이라는 단어가 거부감을 주는건 아니다. 단지 그 말을 들었을 때, 내 속안에 있는 커다란 비밀을 들킨 것만 같아서 치욕스러워진다.

때로는 그게 범죄만 아니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포용하려고 노력하고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봤다. 그런데 권성철처럼 관음증이 있는 새끼들을 보면 그게 힘들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보편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면 그만큼 거부반응이 커지는 걸까.

그런데 나도 그닥 다르지 않았다.

그나저나 야왕이라. 릴리아가 야왕이라는 단어를 쓸줄은 몰랐다.

“그 말은... 제가 야왕이라는 뜻인가요?”

“야왕의 정의를 굳이 정해야 한다면? 이 학원에서 유일무이한 성적으로 졸업한 네가 야왕이 아니라면 누가 야왕이 될 수 있다는 거지?”

바로 그 순간, 나의 딱딱하게 굳은 고추에 힘이 빠지면서 말랑말랑하게 축 쳐졌다.

“한 사람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 한데요. 그쪽 방면에서 아주 뛰어나다고 들었어요.”

“핫하. 본적은 있고?”

“본적이요? 그 사람이 하는 걸? 에이, 설마요.”

구역질이 나오는 상상이다. 내가 그걸 볼 수 있을 리가 없다.

“소문은 입에만 담을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직접보지 않은 것은 믿을 필요가 없어. 너를 능가하는 인간이 있을 리가 없다. 그건 자부할만 해. 그런 의미에서...”

릴리아는 내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 주무르기 시작했다.

“한 번 하지 않을래?”

“아...”

나는 몸을 돌려서 아이들을 지켜보던 걸 그만뒀다. 차라리 이게 나았다. 릴리아를 보면... 아니, 이게 낫지 않다. 오히려 나는 소용돌이치는 유혹의 물결 속으로 몸을 던지고 말았다. 이건 거의 자살 수준으로 치명적인 나락이었다. 릴리아에게 빠져드는 순간 나는 내 실수를 알아차리고 말았다.

“어때, 괜찮잖아? 삼일동안 정말 섹스를 안 하고 버틸 거야?”

“이상성욕 발언 이후에는 대놓고 유혹인가요? 너무하시네요. 직권남용 아닙니까?”

“직권남용이라니?”

“솔직히 말해서 원장님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제 아무리 제가 야왕의 자리에 올랐다한들 원장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데요.”

나는 역으로 도발하듯 릴리아를 벽쪽으로 밀쳤다. 그리고 허벅다리를 집어 올려서 그 맨들맨들한 촉감을 절절하게 느꼈다. 허벅지에 손을 댔을 뿐인데 수그러들었던 성기가 재차 고개를 들었다.

“뭐, 뭐하는 거야?”

“고자가 될까 생각 중입니다.”

“무슨..!”

역시 내 예상대로였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내가 고자가 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젠장. 왜 그런 소리를 해대서 내 유일한 낛인 섹스를 앗아간단 말인가. 릴리아랑 섹스하고 싶다. 섹스하고 싶다! 제기랄 뒷치기 존나 하고 싶다고!

“허튼 생각이라면 지금 당장 그만둬. 네 성기는 생각보다 더 소중해.”

내가 그걸 모르게?

릴리아는 가만 보면 인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소중한 게 고추였다. 이 고추를 포기하면서까지 섹스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아까 유사성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했죠?”

“그, 그치.”

“그럼 키스 정도는 괜찮잖아?”

“윽! 이 미친... 너 감히 내 입술에 키스하고서도 욕망을 참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못 참는다면 릴리아 씨가 날 말리겠죠. 지금 이렇게 해놓곤 나더러 키스도 하지 말라는건 죽으라는 것과도 같은 소리예요. 인간이길 포기하라는 뜻이거든요.”

“윽... 미, 미안! 미안! 이제 그만해..! 제기랄... 네 고추가 떨어지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

릴리아는 몸을 떨어트렸다. 이제야 릴리아가 다시 예전처럼 귀엽고 섹시하게 느껴졌다. 이래야 릴리아지. 어쨌거나 카리스마가 있어도 생긴대로 백치미도 있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여자였다. 그래도 여전히 들어올려서 마구 박아대고 싶은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련을 견뎌라. 성기준. 그러면 이 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야 좀 구미가 당기네요. 어쩐지 아무 성과제 없이 제게 버거운 시련을 맡겼다고 생각했어요.”

“당돌하면서도 치밀한 녀석. 졸업 전부터 네놈의 간악함을 알고는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정말 기어올라..!”

“릴리아 씨가 하라는대로 몸을 불사를 뿐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되 릴리아 씨를 탐하고 싶다는 욕망은 없어지지 않거든요.”

“욕망을 억누르라고 했다. 네 복수심을 증명하라고 했다..!”

릴리아는 손사래를 치면서 고개를 홱 돌렸다. 헐벗은 듯 말려올라간 치마를 다시 밑으로 꾹꾹 내리면서 손뼉을 쳤다. 그러자 알현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이런 시발..!’

문을 열고 들어온건 다름아닌 아이언 메이든이었다. 화장실에서의 정사 이후로 그 몸뚱아리가 머릿속에서 떠나간 적이 없을 정도로 기억 속에 각인된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나를 발견하자마자 미친 망아지마냥 내게 달려들어왔다.

“왔구나!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 자식아!”

나는 엉겁결에 달려온 아이언메이든을 끌어안고 말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타박상으로 쓰러져서 3일간의 시련이 무색할만큼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을텐데. 자기보호라는 본능은 쓸모가 없다.

쪽쪽거리며 내 얼굴 전체에 키스를 퍼붓는 아이언메이든은 내가 죽었다가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나는 강하게 그녀를 밀어서 떨어트려야만 했고 내가 자신을 거부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아이언메이든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내, 내가 싫어진 거야?”

“아니야!”

나는 또 한번 엉겁결에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멀찍이서 릴리아가 팔짱을 낀채 우리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체 왜 아이언메이든은 이 방에 나와 자기 자신만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왜 아무런 시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는 걸까.

아이언메이든은 참 폭발적인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전처럼 섹시하기만한 의상을 입은게 아니었다. 그때는 무슨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같은 의상을 입고 있었다. 발목이라던지 손목 주변에는 가시가 달린 팔찌나 발찌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진짜 메이드 그 자체였다. 가시가 달린 의상 대신 레이스가 달린 의상을 착용하고 있었고 허벅지 윗단과 가슴골을 제외하곤 그 어떤 노출도 없는 의상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복장이 내 이상성욕을 끌어올리고 말았다.

‘젠장, 오늘의 주제는 이상성욕이냐?’

나는 그녀의 발끝부터 머리끝을 훑으면서 이 상황을 저주했다. 섹스는 하면 안 되지만, 눈 앞에는 ‘복종’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메이드가 존재했다.

“나는... 주인님만 기다렸어... 그리고 그 이후로 어떤 남자와도 관계를 갖지 않았어. 그런데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매몰차게 날 버리다니... 아이언메이든은 슬퍼... 울거 같아. 안아줘.”

“아, 아니... 아이언메이든... 울지말고...”

“안아줘. 빨리.”

결국 그녀를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 입고 울먹거리면서 안아달라고 하면 누가 안아주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그녀를 안아주자 폭 소리와 함께 그녀의 젖가슴이 내 가슴에 와서 뭉개졌다. 아, 이 뭉클함이여. 이 보드라운 촉감과 손에 잡히면 내 손에 꼭 맞게끔 설계된 것만 같은 최고의 조형물이여. 왜 나를 시련에 들게 한단 말인가..!

“있잖아. 주인님.”

제발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말은 아이언메이든을 상처 입힐게 분명했기에 참았다.

“나, 오늘, 주인님을 위해, 무엇이든, 봉사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커다랗게 부풀어오른 성기에 아이언메이든의 손이 와서 닿았다.

꿀꺽­

이 시련조차 버티지 못한다면 나는 영원히 불구가 되어서 살아야했다. 이제야 릴리아가 내게 원하는 시련의 의미가 뭔지 알았다. 나는 이곳에서 벗어나야 했다. 3일 내내 도망쳐야 했던 거다.

나는 아이언메이든을 재차 밀어냈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를 잡고 소리 질렀다.

“미안해, 아이언메이든! 3일! 3일이야! 3일 후에 네 보지에 피가 날 정도로 미친 듯이 해줄게. 그러니까 제발. 지금만큼은 날 내버려둬!”

얼떨떨한 표정의 아이언메이든. 그녀는 당혹스러움과 슬픔이 밀려들어오면서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안 돼.”

나는 그녀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이언메이든의 눈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미친여자의 눈을 하고 있었다.

“빨리 바지 벗어. 주인님.”

나는 뛰었다. 알현실 문을 열고 역주행하기 시작했던 거다.

고자가 되기 싫은 자의 몸부림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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