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화 〉 146. 루와 아민
* * *
“루...”
“아민아... 나, 나 괜찮아. 으윽... 사, 사장님... 조금만 살살... 너무 세요.”
“어... 그래...”
“흑흑... 루... 아프면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집중을 한 탓에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박아대고 있던 거다. 그 때문에 아민이 날 올려다보며 원망스러운 눈초리를 날렸다. 아이고, 무서워라.
나는 손가락으로 루의 클리토리스를 눌렀다. 원체 젖어있었던 탓에 주변이 질척여서 부드럽게 만져졌다. 콘돔을 끼고 있어서 콘돔과 그녀의 클리토리스가 비슷한 질감을 선사했다. 아무쪼록 내가 클리를 만지는 순간부터는 정신이 어질어질한지 자기 친구가 지켜보고 있음에도 절절한 신음을 뱉어대기 시작했다.
“아흥..! 응..!”
루가 혀를 내밀고 내게 키스를 해달라고 애원했다. 나는 아민의 눈치를 살폈고 아민은 얼굴이 시뻘개진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순식간에 얼굴을 부딪쳤고 질척이는 키스가 이어졌다. 밑작업을 할 것도 없이 들어오는 혀를 받아내고 다시 쳐낸 후에 자기가 먼저 입 안을 공략하겠다고 저돌적인 사인을 보낸다. 입술과 입술 사이에서 두 개의 혀가 만나서 뱀이 똬리를 틀 듯 부둥켜 안았다.
맛있다.
달달한 침이 휘감겨 들어오며 안 그래도 수분이 부족하던 내 목구멍에 달착지근한 액체를 쏟아부었다.
나는 루의 뜨거워진 허벅지를 끌어안고 마지막 스퍼트에 박차를 가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아민은 자기도 모르게 내 가슴에 손을 얹었다. 아마 엄청 뛰고 있겠지.
“끄흐..! 으윽..!”
팍팍팍팍팍팍!
사운드가 빨라지고 움직임이 격해지자 루는 숨도 쉬지 못하고 상체를 비비 꼬아댔다. 나는 그런 루의 상체를 어루만지다 끌어안고 내 쪽으로 접착시켰고 순식간에 그녀의 옷 안으로 파고든 손이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놓기를 반복했다.
“흐읏..! 으으..!”
아파도 어쩔 수 없다. 기분이 좋으니까. 루는 신음을 뱉으면서도 다리로는 내 엉덩이를 끌어안고 자기 쪽으로 당겼다.
“푸하..!”
키스하던 입술이 떨어지고 내가 얼굴을 찌푸리며 팔뚝 심줄에 힘을 가하자 루도 내가 사정할 거라는걸 알았는지 내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질내사정을 권장하는 표정이다. 이제 어떻게 되든 상관 없다는 생각이겠지. 하지만 내 질내사정은 임신을 시키지 않는다고.
어쨌거나 싸야할건 싸야하는 법. 걸쭉하게 안에 사정을 하고나니 속이 다 시원했다.
‘오랜만이라 그런가... 기분이 훨씬 좋네.’
나는 루의 보지에서 국물을 뚝뚝 흘리는 자지를 천천히 빼냈다.
“으... 아... 안에다 잔뜩 했어어...”
“하아... 하아... 하아...”
루는 아직도 섹스의 여운이 남았는지 허리를 아치모양으로 만들곤 부들부들 떨었다. 그와중에도 나는 계속 루의 젖가슴을 조물조물거렸다.
“이건 치료가 아니지..? 사장님아... 솔직히 말해봐... 이거 치료가 아니라 그냥 섹스잖아? 그치?”
“아민아... 나 괜찮아. 그러니까 사장님한테 뭐라고 하지마...”
“그치만..!”
아민은 나를 향해 삿대질까지 했다.
“지금도 계속 루 젖가슴 만지고 있잖아. 엄청 야한걸 아무렇지 않게 계속 하고 있다고..! 이러면 성권 오빠랑 다를 바가..!”
“야! 김아민! 너 그런 말 하는거 아니야.”
루는 안성권이라는 이름에 발끈하며 아치모양의 허리를 내렸다. 내가 그녀의 젖가슴에서 손을 치우려고 하자 덥썩 내 손목을 잡고 자기 반대쪽 젖가슴도 만지라는 식으로 확 끌어당겨 잡게 만들었다.
“안성권 그 자식이랑 우리 사장님은 근본부터가 달라. 알겠어?”
아민은 젖을 만지게 하는 루의 행동을 보고는 깜짝 놀랬다.
“아, 알았어. 너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근데 이제 다 나은거 아니야? 완전 팔팔해보이는데.”
“아, 크흠... 응... 그렇지...”
루는 내 손목을 놔주면서 헛기침을 몇 번 했다. 여전히 우리는 하반신이 드러난 상태로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질내사정을 했던 정액은 루의 보지를 빠져나와 엉덩이골 사이를 야릇하게 흘러내렸고. 이 일련의 과정들이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나는 뭐라도 화제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안성권이라면 얼마 전에 만났다.”
“예?"
“Z사의 그 안성권이요? 왜요? 사장님이 왜요? 제발 그 자식 만나지 마세요. 저번에도 말씀 드렸잖아요.”
사실 그때는 당사자의 이름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냥 알고 있었지. 권성철에게 복수를 할 생각인데 안성권의 존재를 모른다는건 말이 안 된다.
나는 두 여자에게 안성권이 전직 깡패 새끼의 개라는 소리를 해주지는 않았다. 두 여자가 얼마나 큰 충격에 빠지겠는가. 첫 기획사에 들어갔는데 하필 그곳이 깡패가 차린 기획사라는걸 알게 되면 말이다.
“음, 지우랑 애들 핫 바디 콘테스트 하러 나갔잖아? 거기서 만났어.”
“아... 그래서요? 뭐라고 해요? 저희 얘기 안 해요?”
아민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짜증나...”
루는 산통 다 깼다면서 물티슈로 대충 밑을 닦은 다음에 허벅지에 걸쳐있는 팬티를 쭉 올렸다.
“근데 뭐 잘 부탁한다는 얘기만 했어. 다른 얘기는 안 했어.”
“잘 부탁하긴 뭘 잘 부탁해... 걱정 끄시라고 전해 주세요.”
“그놈한테 벗어난게 내 인생에서 제일 잘 된 일인 걸요.”
두 사람이 안성권을 얼마나 싫어하는지는 더 이상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나 같아도 정말 싫어할 테니까.
“후...”
루는 정말 화가 났는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민도 마찬가지였다.
“너희... Z사 정말 싫어하는구나?”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제가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다 얘기해 드렸잖아요.”
“솔직히 지금 당장 고소 안 하는 것도 미친짓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거기서 잘 하고 있는 예전 동료들이랑 선배들, 후배들 생각하면 후... 할 짓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요.”
나는 턱에 손을 괴고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너네한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음... 근데 사장님... 팬티라도 입고 얘기하시면 안 될까요?”
“아... 그래...”
뭘 새삼스럽게 라고 생각할 뻔했다. 농도가 짙은 액체를 뚝뚝 떨구면서 진지한 얘기를 할건 아니겠구나. 나는 루와 마찬가지로 대충 물티슈로 밑을 닦은 후에 팬티를 올리고서 하려던 얘기를 이어했다.
“성접대를 하는 동료들이 있다고 했지? 그런데 그 애들이 지금까지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거잖아? 근데 갑자기 버럭 회사가 성접대 의혹으로 망해버리면 어떤 감정일거 같아?”
“...”
루와 아민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만큼 고민이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접대를 하는 여자아이들의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현역에서 아이돌 지망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이렇게 도망쳐 나온 우리로써는 당연히 회사가 폭삭 망해도 상관 없다는 심정이긴 하죠.”
“근데 그건 간절함의 차이인거 같아요.”
“간절함의 차이?”
“네. 진짜 이 일 아니면 깡통 차야되는 상황이거나 자기 입장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가족 중에 누구 하나라도 아파서 입원해 있는데 당장 병원비도 못 내는 실정이라던가.”
“그치... 그런 경우도 꽤 있지.”
“아버지가 빚 넘기고 도망간 경우도 있어서... 매달 사채업자들한테 시달리는 애들도 있어요. 사실 누워서 잘 지붕 있는 집 잃고 싶지 않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데뷔를 하고 싶어하긴 하죠.”
“그래도 그 방법이 옳지 않은걸 알아야 하니까...”
“우리는 그래서 도망 나온거고...”
“하지만 그걸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은 없어요. 이게 맞는 거다. 너희 몸은 누구보다 소중하다고. 누군가 말해준다고 해도 귀 담아 듣지 않을 거예요. 자기와 같은 상황이 되면... 자기처럼 간절하고 절박한 사람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불쌍한 경우들이었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안성권처럼 잘생긴 남자 아이돌이 추파를 던져서 넘어가지 않는 여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연습생 시절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데다가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의지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거고 그게 안성권이라는 Z사에서 꽤 영향력있는 남자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 거기에 권성철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기반이 마련된다?
“그래서 결국 결론은? 회사가 망하면 어떨거 같아?”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겠죠...”
“맞아요. 그 동안 아득바득 버텼을 건데요. 하기 싫은 것도 억지로 하면서요.”
“문제는 권성철 그 양반이예요. 왜요, 사장님? 권성철 사장 무너뜨리실 거예요?”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루와 아민은 눈을 마주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침묵을 깨고 베시시 웃었다.
“왠지 사장님이라면 할 수 있을거 같아.”
“난 사장님 믿어...”
그러다 갑자기 루가 정신이 혼미해졌는지 상체를 뒤로 쓰러트렸다. 풀썩거리며 쓰러지자 침대가 덩실거리며 위아래로 움직였다.
“루! 괜찮아?”
“음... 또 아프기 시작한거 같아.”
“엉?”
아민은 당황스럽게 루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열이 있을리 없다. 내 눈에는 몽마가 보이는데 지금은 아무리 봐도 꾀병이니까.
“잠깐 내가 한번 볼까?”
다 알면서도 아민 대신 루의 이마에 손등을 올려 확인했다.
“열은 없는데 아까랑 비슷한 증상이네. 아민아.”
“네...”
“아까 했던거 한 번 더 해야겠다.”
“아...”
“너도 좀 도와줄래?”
“에, 예?!”
“싫으면 안 해도 되.”
“아... 아니에요. 루를 위해서라면.”
“그래.”
나는 루와 아민을 위해 몽마학원에서 물려받은 꼬리를 한번 써보기로 했다.
이건 내가 몽마학원에 보내는 메시지와도 같은 거다.
내 능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만간 몽마학원으로의 복귀를 암시하는 것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