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몽마학원 수석졸업생인 나와 그녀들-140화 (140/159)

〈 140화 〉 140. 86번과 나

* * *

제 2차 고속도로의 개통은 많은 이들에게 상당한 영감을 불어넣어줬다.

언뜻 보니 앉아있기만 하던 릴리아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흥분했다는 뜻일까. 눈 주변이 발갛게 올라와 있는걸로 봐서는 적어도 흥미진진한 걸 발견했다는 뜻일 테다.

퍼억­ 퍼억­ 퍼억­

하앙♡ 하앙♡ 하앙♡ 하앙♡

규칙적인 바운스와 비슷한 수준의 쾌음. 나는 손가락과 허리를 교묘하게 잘 활용해서 86번을 미치게 만들었고 그녀가 절정에 이를 수밖에 없게 만들어냈다.

“하악... 목이 타..!”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물을 요구하는 86번. 그래서 나는 옆에 있는 물병을 집어들어 그녀에게 바로 전달하기보단 내 입에 넣고 왈칵 그녀의 입안에 쏟아부어줬다. 입술밖으로 질질 흘러내리는 물방울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는 86번의 매혹적인 몸매를 쓰다듬듯 내려갔고 이에 관중들은 열광했다.

“흐... 나도 만져보고 싶다.”

“엄청 탱글탱글하고 고혹적이잖아. 분명 만지기만 해도 기분 좋을 거야.”

“있지... 지금 보지가 남아있잖아? 어차피 똥꼬에 쳐박을거 나머지 보지는 나한테 좀 넘겨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크흑... 물어나 볼까? 원하는건 뭐든지 줄 수 있을거 같은데 말이야.”

“그나저나 저 망자 출신 둘... 엄청나다. 내가 생각했던 망자에 대한 편견이 완전 사라졌어.”

“저 정도면 시니어급으로 올라가야 하는거 아니야? 솔직히 여기있는 교육생들 중에 탑이라고.”

“이전까지 둘이서 섹스 안 하길래 젬병들인줄 알았더만... 이럴줄 알았으면 나도 B클래스 남아서 둘이 섹스하는거 구경하는 재미로 학원 다녔을텐데.”

“뭔 소리야. 시니어 클래스로 올라갈 생각해. 어차피 하는거 보니까 딱 둘은 시니어 클래스 감이야.”

나는 섹스에 열중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들리는 몇 가지 단어들에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건 86번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녀는 희열에 가득찬 미소를 띄며 내 얼굴쪽으로 제 얼굴을 가져와 뜨거운 열기와 함께 말을 했다.

“들었어?”

“응.”

“우리 인정받고 있나봐.”

“역겹다고 생각하고 있지?”

“내 이런 모습을 보면서 흥분하는 것들한테는. 하지만 그래도 졸업할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은걸.”

86번은 말을 마치자마자 허리를 활처럼 휘며 또 한 번의 절정에 도달했다. 머릿속은 온통 절정밖에 남지 않았다. 내 자지가 그녀의 똥꼬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갔고 자궁의 하단부를 사정없이 찔러댔다.

나는 이쯤해서 한번 내 능력을 발휘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애널섹스는 벨라를 통해 숙달된 터였다. 그 동안 실습시간에 진짜 실력자인 벨라에게 애널삽입을 할 수 있는건 나뿐이었으니 애널이 어설프지 않았다. 이 점은 분명히 가산점 요인이었다.

86번의 허리채를 붙잡고 마지막 스퍼트. 이제는 관중들도 내가 빨리 토정해주기를 바랄 터였다.

옆 침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나는 그저 86번의 보지를 찌르고 있던 손가락을 빼내어 잔뜩 젖어든 채로 그녀의 혀에 손가락을 쳐박아줬고 온갖 야릇한 액체가 뒤범벅이 된 것을 86번은 맛있게 받아먹었다. 그리고 여지없이 위아래로 꽂아대는 탓에 위아래로 참 정신이 없을 터였다. 아, 위아래 양옆, 그리고 앞뒤 전부인가. 내 손가락을 허겁지겁 빨아대는 탓에 흥분한 나는 그녀의 요망한 젖가슴을 붙잡고 입가에 가져다 댔고 맛있는 쭈쭈바 빨아대듯 황급히 빨았다. 왜, 그 있지 않나. 안 빨아먹으면 국물이 흘러내리는 꼬북알같은 아이스크림 말이다. 나는 86번의 젖통을 그 아이스크림처럼 생각하며 입안에 가득 넣고 비비적 빨아댔다. 약간의 압력만으로도 86번을 보내버리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물컥거리며 정액을 발사하자 마치 자기가 사정이라도 하듯 86번은 또 한 차례 절정에 가버렸다.

“우오옷!!”

“사정했나봐. 사정했다!!”

“밑으로 떨어지는 저 국물좀 봐. 키야아아...”

“쾌락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지... 하얀 액체가 자지의 기둥부분을 전부 다 적셔버렸어. 미친 야릇한 액체가 떨어져서 줄줄 샌다고!! 존나 야하다고!!”

“하앙... 나 흥분돼. 내거에도 싸줬으면 좋겠어어♡”

뽀옥­

하면서 자지를 똥꼬에서 빼놓자 이번에도 반응이 좋다.

“여전히 서 있어.”

“분명 사정을 했는데 왜 여전히 핏줄 솟아난 채로 발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거야?”

“저 녀석... 괴물이다. 엄청나. 무슨 기술을 쓰고 있는거지?”

“연속 발기의 기술을 배운건가. 그건 시니어급에서나 쓸 수 있는 기술이야.”

“저 녀석... 원래 조루 출신이라 그런지 다시 발기 시키는 능력만큼은 발군이야.”

“조루 출신이라고? 저렇게 잘하는데? 이번에 첫 사정 아니야?”

“13번도 아까 처음 사정을 했는데 13번 보다도 오래 버텼어. 그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렇게 성장한 거지?”

교직원들도 교육 차원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저 정도 속도면 애초에 발기가 죽지 않았다는 뜻이군. 연속발기를 쓰더라도 저 정도 스피드로 발기시키는건 불가능하지. 그러니까 저건...”

“마치 수도꼭지처럼 틀면 나오고 끄면 멈추는... 사정을 조절하는 사정컨트롤러가 가능하다는 소리군요.”

“발기와 사정은 아무 관련이 없는 겁니다!”

교직원 일동기립.

그리고 릴리아는 혀까지 내밀고 손끝을 혀 위에 얹기까지 했다.

“뭐니뭐니해도 저런 상태의 좋은 점은 바로... 사정을 하고서 곧바로 상대방의 다른 구멍에 쾌감을 주유해줄 수 있다는 얘기지♡”

그 말이 맞았다.

어쩜 릴리아 씨는 내 생각을 저러코롬 잘 알고 있는 걸까.

나는 후장에서 빼낸 자지를 그대로 보지에 쑤셔넣었다.

쑤북­!

“하아아앙!!”

경쾌한 음성에 맞춰 박자를 타는 나는 좆길 위의 나그네. 외로운 행보였으나 역시 쾌락만큼은 유일무이한 구멍이다. 후장은 후장만의 맛이 있다지만, 역시 클래식이 최고다. 후장이 팝송이라던지 힙합같은 별미의 맛이 있었다면 보지는 가요 그 자체. 우리네 입맛에 딱이다.

“벌써 몇 번째 절정인가.”

“13번 쪽도 못한건 아니야. 하지만 이건 승부가 되지 않아! 굳이 카운트를 셀 필요가 없어! 모든 이들의 시선이 저쪽으로 갔어. 언더독의 반란. 이것이야말로 반전과 역전의 승부야!”

사람들은 약자의 승리에 열광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우리는 몇 차례의 연속 사정을 통해 마지막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고 시니어 클래스에서 용병을 데려온 13번은 결국 학원에서 암묵적 매장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릴리아는 자체 판단을 통해 심사의 과정을 삭제하고 우리쪽의 손을 들어줬다.

얼굴이 예쁘장하기로 유명했던 13번은 이후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나 소문에 의하면 그가 교직원 기숙사 지하실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뭐,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나와 86번은 이후로 시니어 클래스로 곧바로 월반했다.

그곳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하며 졸업반 기간 내내 섹스 삼매경에 빠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시니어 클래스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시니어 클래스 선배들이 쉽사리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던 거다.

“너희들이 시니어 클래스에 올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그러니까 앞으로 이곳에서 잘 적응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서 졸업을 하길 바란다.”

나와 86번은 당연히 자신이 있었다. 가장 밑바닥이라는 하급생 B클래스에서 월반해서 올라온 우리다. 지금까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시니어 클래스에 올라온 이들은 없다고 얘기했다. 그만큼 우리가 특별하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우리는 서로만 있어도 행복했다. 얼마나 든든한가. 외로우면 서로에게 의지를 할 수 있고 서로의 몸을 탐하며 배덕감을 느끼고 쾌감의 늪에 빠져서 자체적으로 그 끈끈한 구렁텅이 안에 들어가 버리면 그만이다. 스트레스라곤 1도 존재하지 않는 늪. 천국이 따로 없다. 우리는 지옥에서 나름대로의 천국을 만들어 그곳에서 잘 살아가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시니어 클래스에는 원칙이 하나 존재한다.”

릴리아의 설명을 잠자코 들어야했다.

“섹스는 성적순.”

“성적... 순?”

나는 86번과 자연반사적으로 눈을 마주쳤고 둘은 얼어붙은 듯 자리에 멈췄다.

“섹스를 하고 싶으면 실기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라!”

“실... 기?”

우리의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릴리아는 여러 서적을 가져와서 우리 앞에 던져줬다.

“악마학개론! 지옥학! 포인트개론! 그리고 심화과정으로 가면 몽마학! 딥하게 들어가면 사정학과 체위학까지! 이 모든 것들을 통과하지 않으면 졸업이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열심히 공부해야겠지. 둘이서 섹스할 수 있는 시간도 따로 만들어줄거다. 하지만 예전처럼 아무데서나 섹스하고 싸고 빨고 하는건 안 된다. 만약 걸렸다간 학점 감점이야. 자칫 잘못하면 예전같은 신세를 질 수도 있고 더 심하게는 두 사람 사이 떨어트려 놓을 수도 있어.”

“허억...”

“절제도 하나의 수련이다. 이 학원에서 초 엘리트를 생성해낸 다는걸 잊지 말아라.”

릴리아는 으름장을 놓고 우리를 돌려보냈다.

“우리... 지금부터 시니어인 건가?”

“그러니까... 섹스를 하고 싶을 때 못한다는 뜻?”

그러자 뒤쪽에서 릴리아가 다 듣고 있었는지 큰소리로 외쳤다.

“내일부터야! 오늘은 맘껏 놀아라.”

마치 체육시간에 공 하나 던져주면서 마음껏 놀으라고 외치는 체육선생님처럼 말을 한다.

나랑 86번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 순간부터 1분 1초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키스하고 물고 빨고 삽입하고 사정하기를 반복했다. 우리는 밤을 쪼개고 쪼개서 마지막같은 섹스를 했다.

다음날, 퀭한 얼굴로 시니어 반으로 월반한 우리는 수업시간에 쪽잠도 자지 못한채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

물론 책상 밑으로는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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