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몽마학원 수석졸업생인 나와 그녀들-136화 (136/159)

〈 136화 〉 136. 86번 교육생(6)

* * *

조루를 고쳤더니 이제 발기부전이 왔다. 나는 재빨리 눈길을 돌려서 내게 음료를 건넸던 교육생 쪽을 쫓았지만,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자, 이제 파트너 교환이다.”

저 말을 대체 몇 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서지 않는 고추를 내려다보면서 불안에 젖었다.

그리고 우리가 파트너를 교환하게 될 대상은... 공교롭게도 13번이었다. 누가 봐도 의도가 뻔했다. 86번은 당연히 13번과 섹스를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반드시 내가 섹스를 해야하는 상황인데 여기서 갑자기 발기가 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교칙에 의해 86번은 섹스를 하게 된다.

젠장.

결국 계략에 빠져버렸다. 내게 음료를 건넨 교육생과 13번이 모종의 거래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파트너 교환이 완료됐으면 바로 섹스 실습을 실시하도록.”

생각지도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나는 다른 인큐버스 교육생들처럼 바지를 벗었어야 했지만, 부풀어오르지 않을 성기를 공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늦장을 부렸고 이에 이 작당모의를 주최한 선생님이 중재에 나섰다.

“거기! 왜 아직 섹스를 시작하지 않는 거지? 파트너 교환 수업이 우습나?”

그러자 옆에서 팔짱을 낀 13번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저 녀석은 이 여자가 아니면 제대로 된 섹스를 할 수 없는게 아닐까요? 선생님?”

“뭐어?”

얄미운 대화가 오고 갔다. 둘은 분명 내가 발기가 되지 않는다는걸 전제로 얘기하고 있었다.

“그렇잖아요? 애초에 86번은 다른 누구에게도 다리를 벌리지 않았습니다. 저 새끼는 조루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고 있었으나 얼마 전부터 86번과의 섹스를 통해서 조루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죠. 그리고 저와 섹스 대전에서 이길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어쩌면 이 86번 교육생의 보지가 허공에 삽질하듯 아무 느낌이 없거나 사실은 섹스에 미친 갈보년이기에 쌀래야 쌀 수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지금 섹스를 거부하려고 하는 이유가 자기 조루인걸 들키지 않기 위한 거란 말이야?”

13번은 어깨를 으쓱했다.

“뭐, 그럴수도 있겠다는 추측이긴한데. 그게 아니라면 당장 바지를 내리고 냉큼 삽입했겠죠. 섹스를 알려주는 몽마학원에서 섹스를 거부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그것도 인큐버스 교육생, 아니, 엄연히 말하면 차기 섹서 지망생인데 말이죠.”

“그렇지... 네 말이 맞다. 자, 그럼 어서 바지를 내리고 고추를 꺼내봐라. 어디 네가 조루가 아니라는걸 증명해보란 말이다.”

13번은 지능적이었다. 여기서 내가 바지를 까봤자 발기가 되지 않는다는건 알고 있을 거다. 그렇게 되는 순간, 나는 당연히 이 학원에 있을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섹스를 하지 못하는 섹서가 있다? 발기부전이라면 더 말할 가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고추를 꺼내지 않는다면 그의 말에 동의하는 꼴이 된다. 따라서 자동적으로 86번의 이미지는 갈보년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젠장.

내가 그 음료만 받아마시지 않았어도... 그냥 시원하게 박아버리고 정상적인 섹스를 해버리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다. 젠장. 대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교실 뒷문이 열리면서 내가 잘 알고 있는 실루엣이 등장했다.

“아이언 메이든..?”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이름을 말해버렸다. 젠장. 저 여자는 또 왜 저기서 나타나는 거야?

“섹스♡ 섹스하고 싶어♡ 섹스♡”

모두가 “우와!”하면서 그녀의 자태를 감상했다. 미친 듯이 완곡한 곡선으로 이뤄진 아이언 메이든의 몸매는 가히 여타 다른 서큐버스 교직원들을 방불케 만들었다. 폭발적인 실루엣은 단언컨대 모든 남성기를 발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수업을 맡은 서큐버스 교직원은 아이언 메이든을 보자마자 머리에 손을 얹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구스트가 말하길, 아이언 메이든은 이곳에 있는 비공식 빌런같은 느낌이라 교직원들도 손을 댈 수 없다고 했다. 릴리아가 아이언 메이든이 하는 짓은 뭐든 뒤를 봐주고 있다는 식이었다. 얘길 듣기로는 아이언 메이든이 릴리아의 자매라던가 뭐라던가... 아니면 약점을 쥐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는데 나는 이쪽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왜냐하면 릴리아와 아이언 메이든은 완전히 다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릴리아가 작고 귀여운 스타일이라면 아이언 메이든은 크고 섹시했던 거다.

릴리아는 빈유. 아이언 메이든은 거유. 릴리아의 키는 미취학 아동 수준이었고 아이언 메이든은 키가 180이 넘었다. 릴리아가 일본풍의 미녀라면 릴리아는 브라질 삼바풍의 미녀. 그 어떤 매치도 되지 않았으니 이 정도면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아무튼지간에 그런 이유에서 아이언 메이든은 성큼성큼 교실 안으로 들어왔고 인큐버스 교육생들은 저마다 부푼 설렘을 안고 그녀의 행방을 쫓았다.

당연히 아이언 메이든의 선택은 나였고 좌중은 다시금 놀라움에 빠진다.

“내 사랑♡ 쪽쪽♡ 왜 안 찾아왔어♡ 넌 공짜라니까♡ 섹스가 공짜라고♡ 쪽쪽♡”

13번이 말한 진짜 섹스에 미친 갈보년이 찾아왔다. 13번은 의외의 등장에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나 역시 놀란건 마찬가지였다. 뒤에 있는 86번의 눈치를 보면서 두손을 들었지만, 무방비 상태의 나임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오는 커다란 젖가슴을 어찌 막으리. 뭉클거리며 얼굴이 가슴에 파묻혔고 그와 동시에 뒤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기승위 자세가 완성됐다.

내 위에 올라탄 아이언 메이든은 내 손을 자기 엉덩이쪽으로 가져다 놓고는 곧바로 내 바지 지퍼를 내리고 말랑말랑한 고추를 꺼냈다.

“어윽... 아이언 메이든..! 나, 지금..!”

“쉿! 닥치고 있어. 오늘은 내가 도움을 주러 온 거니까.”

“응?”

아이언 메이든은 그 깜찍한 눈 한쪽을 감으면서 내게 윙크를 날려줬다.

그리곤 아직 서지 않은 내 고추를 누가 볼세라 자기 보지에 쿰척거리며 넣어버렸다.

“어흑..!”

문제는 아이언 메이든의 보지가 얼마나 빡세게 조여댔는지 발기가 되지 않은 허물허물한 내 고추가 자극을 받았다는 거다.

이러면... 가능성이 없지 않겠는데?

당연히 발깅 대한 가능성이었다.

외부요인으로 인해 발기능력을 잃어버린 고추가 조여오는 압력 탓에 어쩌면 설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퍼억­ 퍼억­ 퍼억­

“하앙♡ 하앙♡ 하앙♡ 역시 좋아...♡ 이거♡ 오랜만이라굿!”

“오랜만..?”

86번이 살짝 열이 뻗쳐 있는 모습을 볼 수는 있었으나 그러면 어떤가. 이 상황을 모면할수만 있다면 이게 최선이라는걸 알고 있으니 나중에라도 설명을 해줘야겠다.

“하앙♡ 하앙♡ 우캬앙♡ 좋아아하아♡”

분명 좋을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아이언 메이든은 아랫도리로 애액을 질질 흘러내렸고 삽입구간을 그렇게 크게 하지도 않고 아래에서 비비적거렸다. 나는 연신 그녀의 엉덩이를 붙잡고 촉감을 즐기고만 있을 뿐이었다.

아, 그런데 왜인지 모를 배덕감 때문에 가슴께가 다시금 불타오르고 있었다. 호르몬이 왕성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거다. 갑작스레 호르몬이 다운되면서 기분도 안 좋아졌던 나는 아이언 메이든이라는 히로인의 등장에 급작스레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때, 이번 수업에 관심이 많았던 교직원들이 안으로 들어와 나와 아이언 메이든의 섹스를 구경하면서 평가하기 시작했다.

“아이언 메이든을 이렇게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은 처음이야.”

“애초에 화장실에서 절대 나오지 않지. 전에도 화장실에서 나온걸 본 사람이 있지만, 그렇다고 별관 밖으로 나온적은 없었어!”

“역대급이라는 얘기지.”

“근데 가동범위를 봐. 아이언 메이든의 엉덩이가 쳐대는 건 남자의 허벅지를 때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가까운 거리지. 거의 비벼댄다고 볼 수 있어.”

“그 얘기는 지금도 충분히 스팟을 건드리고 있다는 얘기군. 그것도 마찰이 아주 좋다는 얘기야.”

“아이언 메이든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딱 적당한 크기라는 소리네.”

“지금껏 대물도 있었겠지. 근데 유독 이 남자에게만 집착하는 이유는 하나.”

“섹서가 될 재목이다. 확실해.”

“그럴수록 오늘 있을 대전이 더 보고 싶어지잖아.”

“와 그나저나 이 소리를 들어봐. 안에서 얼마나 쪼여주면... 이런 소리가 나?”

“크하... 섹스하고 싶어지네.”

“천상에서 박수를 치는 듯한 소리야. 쩍쩍거리면서도 안에서는 천상의 액체가 흐른다. 이것이야말로 빛과 소금이 아닌가.”

누가 보면 전설의 맛집 리뷰라도 하는줄 알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그렇게 관찰하는 바람에 아이언 메이든의 보지와 내 사타구니 사이의 내 흐물텅한 기둥이 보일까봐 조마조마했다.

어떻게든 허공에 삽질하듯 연기를 하는 중인 아이언 메이든이다. 골뱅이같은 내걸 자기 보지 안에 간신히 밀어넣고 위아래로 흔드는게 아니라 자동차 변속기 움직이듯 상하좌우로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이제는 내가 할 때였다.

여기서 머뭇거렸다간 아이언 메이든의 명성까지도 추락하고 말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13번이 뭔가 수상했는지 우리 둘의 섹스 현장으로 걸어왔다.

“뭔가 이상합니다. 계속 보벼대기만 하고 털 스치는 소리만 들리잖아요.”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다. 아이언 메이든의 보지에서는 찌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온갖 야릇한 소리가 다 나고 있었다. 13번이 괜히 의심 가득했기 때문에 들리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그의 의심은 사실이었고 우리는 그걸 감추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키스였다.

상체를 일으켜서 아이언 메이든을 끌어안으며 서로 마주보는 자세를 취했다. 여전히 아이언 메이든의 허리는 움직였고 그렇다고 내 성기가 그녀의 보지에서 빠져나올 일은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키스.

키스는 되도록 질척거리면서도 진하게 했다.

86번이 보고 있지만, 할 수 없다. 이 부분에서 나는 배덕감을 느꼈다. 현장에서 보란 듯이 바람을 피는 느낌이랄까. 썩 괜찮은 맛이 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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