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몽마학원 수석졸업생인 나와 그녀들-112화 (112/159)

〈 112화 〉 112. 하급 몽마 따위가 내 밥그릇에 손을

* * *

내 눈에만 보이는 듯한 이 몽마는 이제 막 몽마 자격을 딴 모양인지 어줍잖게도 앉아 있었다. 고위급 몽마들은 아예 다른 곳에서 정신연결을 해서 여자의 무의식으로 들어가지만, 하급 몽마일수록 가까이 붙어서 귓속말을 하듯 해야 무의식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따라서 루는 지금 몽마에게 걸린 상황이었다.

이래서 병원에 갈 문제는 아니라고 했던 거구나.

그러니까 한 마디로 루는 지금 발정이 난 상태였다.

내 스마트폰이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또 리카였다.

“리카야...”

­ 매니저님! 어디 가셨어요? 저희만 쏙 빼놓고?

“그러니까 내 말을 좀 끝까지 들어봐. 루가 아프대...”

­ 루가요? 하, 하필 지금요?

“사람이 아픈데 그런 말이 나오니?”

­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고요.

“너는 따로 나랑 얘기해. 이건 팀으로써 지적할 부분이야. 아픈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먼저 안아줄줄 알아야지.”

­ 알겠습니다... 죄송해요, 매니저님.

“거기서 제이랑 딱 기다리고 있어.”

아무래도 리카는 훈육이 필요할 것 같다. 철저한 육봉교육대로 인도해야 할 듯 싶다.

그나저나 루를 어떻게 한다... 루랑은 그닥 친하지도 않은데다가 옆에서는 절친인 아민이 지켜보고 있어서 발정을 달래주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래, 이대로는 힘들겠지. 나는 결국 지켜보고 있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잠깐 자리를 비켜줄래?”

“에? 왜요? 도와줄 필요없나요?”

“도와줄 필요없어. 어떻게든 내가 알아서할테니까 좀 비켜줘.”

“아, 알겠습니다.”

역시나 아민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자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거다. 제시카가 나를 믿고 있으니까 아민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어이, 몽마.”

내가 정확히 몽마를 향해 말하자 귓속말로 루를 괴롭히던 몽마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내쪽으로 틀었다.

“누, 누구냐? 내가 보이냐?”

“그럼. 아주 잘 보이지.”

나는 씩 웃어줬다.

“지금 안에서 뭔 짓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 여자는 내가 특별관리하는 여자다.”

“크윽... 네 놈이 뭐길래?”

“나? 나 섹서지.”

“감히 섹서 따위가 몽마에게 못하는 말이 없구나.”

사실 섹서는 몽마보다 한단계 아래일 수밖에 없다. 물론 지옥의 지휘상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어디든 그렇듯 능력이 우선되는 사회라는 건 변함이 없다. 이제 막 신입으로 들어온 몽마 따위가 섹서를 무조건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너 시청악신 몇 명이냐?”

내가 묻자 몽마는 당황했는지 땀을 삐질 흘렸다.

생긴건 빼빼 마른 고블린같이 생겨서 루의 무의식 속에서는 꽃미남의 모습으로 그녀를 꼬실 생각을 하니 아주 역겹기 그지 없었다.

“대답 못하는 걸 보니 하꼬 중에 하꼬인 모양이구나?”

“내가 하꼬여도 다 잡은 물고기를 내줄 수는 없어! 이제 곧 있으면 나한테 다리를 벌릴 거라고!”

“흠... 과연 그럴까?”

나는 루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몽마는 안중에도 없고 루만을 바라보며 그녀의 몸에 내 몸을 포갤 정도로 가까이 붙었다.

“하아... 하아...”

달뜬 숨을 가쁘게 쉬는 루.

루의 피부는 완연한 브라운톤이었다. 태닝을 하지 않은 순수 100%의 브라운 컬러. 여기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모습을 보니 아랫도리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손바닥을 싸악 올렸다. 매끈한 다리가 땀과 함께 범벅이 되면서 내 손을 적셨다.

“흐읏... 하악..!”

루는 내 손길을 받고 약간은 몸을 움츠리면서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자 몽마는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버럭 화를 냈다.

“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몽마 새끼야. 내가 몽마 학원 수석졸업자다. 너 따위를 대처하는 방법은 잘 알고 있지. 무의식에서 나를 이길지 현생 감각에서 내가 이길지를 놓고 대결하는 거다. 내가 이기면 썩 꺼져. 하지만 너가 이기면 루는 네 거다. 합리적이지?”

“크윽... 내, 내가 잡은 무, 물고기라니까...”

“지금 내 방송 시청자가 천신 55명에 악신이 350명이다. 이 합리적인 대결제안을 무시하면 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내 든든한 시청신들은 언제든지 튀어나올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감히 권력으로 나를 누르려들었다니 멍청한 놈이었다. 내 시청신들의 수를 들은 몽마는 화들짝 놀라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크윽... 그, 그건...”

“그러니까 닥치고 네 놈이 할 일을 해라. 나는 내가 할 일을 할 테니까. 최선을 다해. 알겠냐?”

내가 애무를 다시 재개하자 몽마 녀석도 루의 귓가에 대고 다시 속삭이기 시작했다.

“으응...”

루는 내 손길이 닿을때마다 몸을 움찔움찔거렸다.

무의식의 자극보다 현생의 자극이 더 좋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루와 나는 아직 섹트너십 관계의 초식도 지나지 않은데다가 어떤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자극이 약할 수도 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다. 아무리 나와 이 몽마와의 격 차이가 날지라도 큰 실수를 하거나 방심하면 질 수도 있는 일이다.

나는 최선을 다 해서 루를 애무해나갔다.

땀에 젖은 핑크색 반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음부에 가까운 부분을 살포시 문지르고 눌러줬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역시나 땀에 젖은 티셔츠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노브라다. 그래서 꼭지가 빳빳하게 발기되면서 티셔츠 위로 도드라지게 올라왔던 거다. 티셔츠 안쪽은 후덥지근했다. 마치 사우나에 들어간 것처럼 집어넣은 손에 땀이 나기 시작할 정도였다.

그래도 안쪽의 질감은 정말 좋았다.

인종에 따라 피부를 만질 때의 느낌이 다르다. 특히 이런 동남아쪽 피부는 잡티 없이 말끔해서 만질 때 시원촉촉한 느낌이 나는 법이다. 매끈매끈해서 만질수록 중독되는 피부다. 몽마학원에서도 쉽게 맛볼 수 없는 찰진 맛이 난다.

이런 루를 저따위 몽마에게 넘길 수는 없다.

젖가슴을 열심히 애무하다가 티셔츠를 들어올린 후에 상체를 시원하게 만들어줬다. 그리곤 잡아먹듯 젖꼭지를 신랄하게 물고 빨아댔다.

후릅­ 츄르릅­!

귓속말을 하며 집중하던 몽마도 내 애무에 감탄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가 하는걸 지켜봤다.

‘멍청한놈... 넌 끝이다..!’

젖꼭지의 자극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루의 무의식 세상은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그녀는 마침내 눈을 가늘게 떠서 나를 올려다봤다.

“흐으음... 매, 매니저님?”

“으윽... 이런, 젠장...”

몽마는 자기가 당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는지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이미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늦어버렸다.

시청신들의 보복 수준은 소문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기에 하꼬방 방장인 몽마는 갑자기 몸을 뒤틀더니 괴상한 소리를 내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만 했다. 살이 타들어가는 것보다도 더 끔찍한 고통일 것이다.

그러니까 왜 꺼지라고 할 때 꺼지지 않았는지.

나는 혀를 차고 고개를 저으며 하던걸 마무리 지었다.

열어제낀 루의 티셔츠를 내려주고 반바지 속에 넣었던 손도 뽑아냈다.

“괜찮니, 루?”

“으으... 매니저님 나한테 대체 무슨 짓을...”

“루를 낫게 하려면 어쩔 수 없었어. 날 믿어줘.”

“흐윽... 그거야 믿긴 믿는 부분이지만... 뭐, 뭔가 당했다... 랄까요... 내 여길 막 핥았던 기억이...”

“미안해. 앞으로는 이런 일 절대 없을거야, 루. 이제 좀 어떤거 같아? 열이 내려가는거 같아?”

“아뇨. 열은 안 내려가는데 정신은 차릴 수 있을거 같아요...”

그녀는 말끝을 흐리며 눈을 내리깔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초췌해진 몸을 바라보며 부끄러워하기 시작했다.

그럴만도 했다. 거의 반나체가 된 상태에서 옷은 늘어날 데로 늘어나 자칫 잘못하면 부끄러운 부분을 보일 수도 있었고 땀으로 흠뻑 젖어서 땀내까지 나니까 말이다.

“그러면 나는 애들 데려올게. 볼일 보다가 들린거라서.”

나는 그렇게 루가 있는 방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뒤쪽에서 루가 나를 불렀다.

“매, 매니저님..!”

“응?”

뒤를 돌아보자 루는 아주 과감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다리는 M자 형태를 만들고 브라운톤의 얼굴은 새빨갛게 변질되서는 나를 하염없이 유혹했다.

“저... 저... 아직 다 안 나은거 같아요.”

“뭐라고?”

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입술끝이 꿈틀거리고 말았다.

이건 생각지도 못한 전개였다.

루와 나는 아무런 접촉도 없었고 공감대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그녀가 내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걸 보면 확실히 지금 열이 많이 올라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꼭 사타구니에 미약이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아..!’

나는 내 손에 조금 묻어있던 젤을 떠올렸다.

‘미친... 설마 그 소량의 젤로 이렇게 됐다는 거야?’

루는 보란 듯이 내게 손을 뻗어서 자길 안아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 아파요... 빨리... 아까처럼...”

나는 성큼 그녀에게 한발짝 다가갔다.

“루...”

“매니저님...”

나는 지그시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살짝 어루만져줬다.

“어디가 아픈데?”

“음... 이쪽... 여기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자신의 다리 사이 정중앙을 가리켰다.

“가려운 거야?”

“맞아요. 가렵기도 하고 좀 화끈거리기도 해요. 어떡해요..?”

뭔가 이상했다.

루의 상태가 아무리 봐도 이상했다. 그녀의 말투나 하는 행동들 하나하나를 곱씹어 본다면 결코 정상적인 패턴은 아니었던 거다.

아무리 봐도... 설마...

“루.”

“네, 매니저님...”

“우리 이래도 되는 걸까?”

“되죠... 여긴 꿈속이니까...”

아무래도 지금이 꿈이라고 착각하는 모양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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